소설리스트

113화 (113/304)

제국마법물품소(1)

제국의 마법 물품소와 경매장이 한곳에 뭉쳐있기 때문에 내부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편이었다.

당연히 위로 갈수록 신분과 그 사람이 가지는 명성에 따라서 들어갈 수 있는 층과 없는 층으로 나뉘게 된다.

“공정초를 가지고 있으시다는 말씀이십니까?”

공정초는 당연히 희귀 목록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수도라고 해도 이런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오는 사람은 드문 편이었다.

이러한 일에 아주 능숙한 마법사도 공정초를 가져오는 일은 드문 편이었는데 기사가 가져오는 것은 더 드물었다.

“공정초를, 그 귀한 것을 어디서 얻으셨습니까?”

서품 마법사인 에슬린 조차도 탐을 낼 정도의 물건이었고 그 역시 이것을 팔겠다는 시온의 생각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잠깐, 확인만 되겠습니까?”

경매장답게 물건을 확인하고 위에다가 얘기를 넣겠다는 뜻이었고 당연히 이런 구조라는 것을 알고 있던 시온은 살짝 그것을 보여주었다.

“진품!!”

“오랜만에 공정초를 보는군.”

에슬린도 사고 싶은지 눈치를 살살 볼 정도였다. 확인한 소브레이가 바로 위층으로 안내했다. 엘리베이터 비슷한 것이 있었다.

순수하게 마법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시온은 이것이 상당히 신기했다. 사람 생각하는 것이 어째 비슷한 것이다.

단번에 상층부에 도달했는데 이곳은 정말로 신분이 제한되는 곳이었고 따라서 시온 혼자만 갈 수 있었다.

심지어 서품 마법사인 에슬린과 카롤리나도 서품이 중위밖에는 되질 않아 들어가지 못하는 그런 장소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오고 있습니다.”

이곳엔 시종이 많았다. 시온 앞에는 고급스러운 찻잔이 놓이고 간단한 디저트가 나왔다.

그러나 손에 대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몰려왔다. 마법사들이었다.

꽤 높은 직책으로 보였고 한눈에 봐도 사치스러운 면이 있어서 모두 귀족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시온 니벨룽 님. 그 명예와 명성과 용맹함은 여기까지 진동했습니다. 저는 벡타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사인지 용병인지 알 수 없는 자들이 주르륵 들어왔다. 말과는 다르게 꽤 위협적이었다.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겁을 줘서 협상을 좀 더 유리하게 잡아가나 보군.’

“공정초를 한 번 볼 수 있겠습니까?”

“내가 부탁한 것은?”

“아 물론 가져왔습니다. 왜 이런 것을 찾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그가 모를 수밖에 없었다. 시온만 알고 있는 고대의 제조법의 방법이었으니까.

공정초를 보여주자 그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변했다가 무표정해졌다. 그 모습을 시온은 놓치지 않았다.

“여기 풍뢰초가 있습니다. 한 번 확인해 보십시오. 가장 신선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조금 전에 얼굴을 봤었던 소브레이가 들어와서 앞에서 벡타르에게 속삭였다.

“못 들어오게 했습니다.”

“잘했다.”

‘공정초라니 이게 얼마나 귀한 건데 분명히 이 가치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고 있을 터. 아마 마법사를 대동해서 가격을 보려고 했겠지만 이러면 볼 수가 없지.’

시온을 가장 높은 곳으로 끌고 온 이유가 하나 더 있었던 것이었다. 기사들은 자기들의 것이 아니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것은 명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명예가 심하면 심할수록 더 그랬다.시온의 공정초를 단숨에 싼 값으로 사려는 것이었다.

풍뢰초를 일단 받아들인 시온이 공정초를 가운데에 두고 입을 열었다.

“이게 얼마쯤 하겠습니까?”

시온도 생각이 있었다. 제국의 마법 물품소라면 공상초도 있을 가능성이 컸다. 공상초가 있다면 더욱더 강력한 조합이 가능했다.

그러니 가격을 물어봤다가 공상초의 보유 여부를 물어보고 곧바로 거둘 생각이었다. 

그냥 물어보면 당연히 없다고 할 것인데 이런 식으로 경매장을 이용할 것처럼 하다가 거둬 가려는 것이 시온의 생각이었다.

만약 말만 잘 맞는다면 공정초를 넘기고 웃돈을 얹혀서 살 수 있다면 사려고 했다.

“이건 가짜 같습니다.”

“?”

“경이 기사인지라 잘 모르시는군요. 어쨌든 검증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시간도 꽤 걸립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아마도 이 물건을 사신 것 같은데 시온 경도 당했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어쨌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부리는 이들은 어떤 물건의 흠이라도 잡아낸답니다. 그리고 최대한 좋은 값에 내드릴 겁니다.”

“.......”

시온은 마법사였지만 아무래도 수도와의 거리가 먼 탓에 시온을 완전히 기사로 인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제국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이니 하여튼 걱정은 놓으십시오.”

“공상초를 가지고 있습니까?”

“공상초? 그것은 또 어떻게 아셨습니까? 죄송하지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러면 알겠습니다. 그냥 없던 일로 하죠.”

시온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이 찻잔과 디저트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알았다.

‘여기에 무언가를 탔군.’

아마도 무색무취의 약간 결정을 애매하게 만드는 것이 타 있을 것 같았다. 흔한 일이었다.

이곳에서는 걸리지만 않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는 세상이다.

그만큼 제국이라는 틀에서 나오는 힘은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도 개인에게 많이 있다고 봐야 했다.

그리고 시온이 공정초를 가져가려고 하는데 그것보다 빠르게 그의 손이 먼저 공정초를 쥐었다.

“왜 그러십니까?”

“음, 시온 경이 남방 구석에 있어서인지 여기에 규칙을 모르시는군요. 이 물건을 저희가 맡아서 최대한 보호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검증도 해드리고요. 그러니······.”

시온은 드디어 인내심의 한계를 맛봤다. 어이가 없었다. 그냥 그대로 벡타르의 손을 찍어 버렸다. 바닥이 흔들릴 정도의 힘이었다.

소리도 굉장했고 뼈 부러지는 소리도 대단했다. 

“끄아아!!”

시온의 행동은 곧장 이어졌다. 뒤에 있는 자들도 놀랐지만 시온의 행동이 더 빨랐다. 한 번에 하나씩 뼈가 부러졌다.

주먹으로 하는 기술도 마법으로 각인해놔서 그야말로 물 흐르듯이 하나씩 부러뜨렸다.

가벼운 수준으로 회복될 정도의 부상을 하나씩 입히는 것이다. 다섯 명이 다리든 팔이든 하나씩 다 부러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살······. 살려주십시오!”

“일단은 공상초가 있나?”

“있······.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사야겠다.”

“소···. 소브레이 가져와!”

“나를 너무 우습게 봤다.”

“여기는 제국 한복판입니다. 나는···.”

“그래. 한 마디 더 해봐. 다음 손도 부러진다.”

시온은 그렇게 말하자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벨저 공의 사생아라더니 이건 괴물이 아닌가.’

네로빙거 가문의 사생아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그것은 시온이 황제의 피가 이어져 있다는 소문이기도 했다.

그러니 이 행동으로 그의 머릿속에는 시온이 이곳에서 이 일을 무마시켜줄 수 있는 자가 있다고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나를 물 먹이려고 하다니 나를 너무 만만하게 본 거 아닌가?”

“그···. 그럴 아악!”

“솔직히 말하자. 자 봐라.”

시온이 그의 앞에다가 마법사 패를 보여줬다. 그의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번졌다.

“같은 마법사로서 네 수법은 너무 멍청했다. 제국의 이름과 황제의 법을 들먹이면 내가 그 말을 들을 것 같았나? 자 어떻게 할 생각이었지?”

“그···. 그것이···. 아악!! 그대로 바꿔치기하려고 했습니다.”

“좋아. 그러면 너는 지금 그 직책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목이 매달릴 수도 있다. 마음대로 황제의 법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으니까 말이야.”

“나는 친구가···.”

“나도 친구가 많다. 벨저 공은 내 선배시지.”

‘역시 벨저 공이 뒤를 봐주고 있었나. 선배라니, 그러면 숨겨진 아들이 맞는구나.’

여기까지 시온의 말을 듣자마자 그는 시온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포기했다.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대로 휘말려 직책을 잃는 정도가 아니라 목이 잘릴 수도 있었다.

소브레이가 공상초를 가져왔다. 시온이 그것을 챙겼다.

“자 이것에 대한 대금은 따로 묻기로 하겠다. 물론 알아서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알겠습니다. 반드시 비밀을 지키겠습니다. 용서만 해주신다면.”

“음,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고 여기 있는 애들 통제할 수 있나?”

시온이 그렇게 물었다. 그러나 힘을 준 상태였기에 그의 악 소리가 한 번 더 이어졌다.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시온은 대충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자리를 나왔다. 풍뢰초, 공정초, 공상초 다 챙긴 상황이었다. 

물론 공상초에 대한 값은 따로 주긴 해야 하는데 그 정도 금액은 대충은 가지고 있었다.

시온이 아래로 내려오자 필립스, 에슬린, 카롤리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끝났습니까?”

“음, 재밌는 사람이더군요.”

“벡타르가요? 그럴 리가.”

“압니까?”

“안 좋은 소문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공정초는....”

“그냥 제가 쓸까 합니다. 가격을 너무 쉽게 부르더군요.”

“아, 역시.”

공정초, 공상초, 풍뢰초를 이용한 정수를 하나 제작할 수 있었다. 시온은 바로 정수 제작대를 빌릴 계획을 잡았다.

‘잘 풀렸군. 조금 더 두고 보기는 해야겠지만. 공상초까지 얻었으니 빨리 만들어 볼까.’

분명히 단숨에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마나를 얻을 수 있었다.

“시온 경. 같이 좀 가셔야겠습니다.”

호른 백작과 피에르가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시온을 불렀다.

“음?”

“괴레의 몸값에 대한 것을 높이로 가셔야죠.”

“아, 그거 말인가. 그럴까.”

“저희끼리 하는 것보다 같이 계시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괴레는 현재 지하감옥에 가 있고 그 목은 이미 제국의 소유나 다름이 없었다. 

그가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고 이제 어떻게 죽느냐와 그 소유권이 어떻게 넘어가느냐만이 남게 되었다.

이러한 일은 제국의 도시대장이 하게 되는데 호른 백작이 도와준다는 한 것은 이 몸값을 좀 더 끌어올려 주겠다는 뜻이었다.

드래곤 도시 경비대를 이끄는 경비 대장은 시온을 보고 매우 감탄한 것 같았다.

‘뛰어나고, 날렵하고, 잘 단련돼있군. 분명히 휀트를 쓰러트린 자답다.’

휀트의 이름은 가이언보다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그 휀트를 이겼다는 소문은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괴레를 단독으로 잡으셨다고요.”

“그렇게 됐습니다.”

“그거 놀랍군요. 이렇게 제국의 질서를 수호하신다니.”

말이야 그런데 괴레의 목에 걸려 있는 값은 좀 낮은 편이었다. 

“델리 경. 이거 오랜만입니다.”

“호른 백작?”

“이렇게 또 뵙는군요. 라레테저닛 가문은 항상 경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피에르도 안면이 있는 모양이었다. 셋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시온은 일이 잘 풀려간다는 것을 알았다.

시온은 대충 이들의 이야기가 풀린 것 같자 자리에서 나와 정수 제작에 대한 방법을 천천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만들기만 하면 바로 다음 단계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렇게 되면 쌓여 있는 마법서를 한 번에 주파할 수 있었다.

‘환영미로진.’

가장 흥미롭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괴레가 바친 마법서인 환영미로 설치마법의 진본이었다.

그렇게 몇 가지 생각이 끝나가고 있을 때 델리가 나와서 시온에게 말했다.

“이렇게 인맥이 넓으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금액은 법이 있으니 이런 식으로 지급되겠지만 제가 따로 보석을 챙겨드리겠습니다. 경에게는 당연히 그럴 만한 영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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