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영지(2)
보석 무역이 절로 들어오게 되다니.
그만큼 믿을만하다는 얘기였다.
어떤 시비가 붙어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
그런 것들이 상인들에게서 빠르게 퍼진 것이다.
하지만 궁금한 점은 워렌도프 가의 결정이 재해 영수를 잡은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것이다.
“하나 물어볼 게 있다.”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백작님.”
“나와 거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 내가 투링가 백국을 공격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재해 영수를 잡아서 그런 것인가?”
둘 다 관련이 있겠지만, 이 자가 온 시기를 생각해보자면 애매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재해 영수를 공격한다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시온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두 손으로 시온의 손을 잡았다.
보석 무역은 홀랜드 공작이나 투링가 백국을 경유 하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움드 쪽으로 무조건 오겠다는 뜻.
일단 무역을 보호해야 하니 보병을 대줄 때 받는 보호 세를 받을 수 있고, 영지를 통과할 때 받는 관세부터, 영지 내에서 여정을 휴식할 때 쓰는 돈.
그리고 보석의 보호자로서 시온의 이름과 니벨룽 가문의 이름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주 내용이다.
그렇게 되니 움드의 늘어난 인구와 맞물린다. 움드의 상권도 힘도 영향력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
결과적으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대작업들, 건축부터, 보병의 증강, 각종 인프라, 쓸만한 자들의 고용, 이 모든 게 기회의 폭이 늘었다는 거였다.
‘재해 영수를 잡기를 잘했다.’
그때 걱정하던 부분은 인식이 나빠질 거라는 우려였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이렇게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 연속적으로 굴러들어왔다.
게다가 나빠지기는커녕 시온의 유명세를 더 높였다.
“그렇군.”
시온의 눈치를 보던 둘이 갑자기 시온에게 준비하던 내용을 제안했다.
“백작님. 단순히 무역 거래가 아니라 저희를, 저희의 가문을 이 움드에 투자하게 해주십시오.”
“?”
에졸리노의 로마노 가문이나 토렌의 워렌도프 가문 둘 다 상인계 귀족으로 금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이 투자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수준이 아닐 거였다.
이들의 자금을 받으면서 건축물을 짓거나 유흥 시설을 짓는다면 지금은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해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
지금 시온의 수입은 얼마 전의 움드령에 비하자면 믿기지 않는 정도다.
“거절할 이유가 없지.”
잠시 생각을 하던 시온이 확답을 내주자 그들이 성공했다는 손짓을 취했다.
‘음?’
사실 시온이 해야 했다.
새로운 동맹이 맺어지고 이득을 위해 움드에 고강도의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두 가문도 괜히 이러는 게 아니다.
시온의 이름값에 대해 시온에게 치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차피 기존의 거래자에서 편을 바꿔 시온에게 갈아탄 이상, 시온을 더 중심으로 더 강력하게 도와줘야 자기들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이 많아진다는 이 간단한 논리가 이들에게 작용하고 있는 거였다.
시온이 재해 영수를 잡는 동상이 만들어지는 것은 움드의 화젯거리 중 하나였다.
대리석을 내주고 그것을 조각하게 하고 허락과 더불어 자유롭게 만들라고 명령한 사실이 잘 퍼졌다.
과시욕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구를 허락해줬다는 식으로 퍼진 것이다.
어쨌든 시온이 이런 대리석을 지원한 까닭은.
당연히 여기에 걸려 있는 효과 때문이었다.
웅성웅성.
그것이 완성되어 갈수록.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 주위가 갖은 녹색의 씨앗이 퍼져나간 것이다.
“신께서 시온 백작을 인정하신 것이다!”
이런 소문이 또 돌 정도의 군중으로선 신기한 현상이었다.
시온도 사실 신기했다.
말로만 들었지 자신이 중심이 되어 사람들의 염원이 작용해 마법적 효과가 부여될 줄이야.
“풍요의 형제에요.”
카롤리나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치료계파답게 빠르게 어떤 기운이 깃들었는지 알아차렸다.
아이 정도의 효과도 귀했다.
적어도 시온이 명성을 잃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믿는 것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그때까지 이 효과는 지속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작품들은 인기나 명성이란 것으로 유지되는 면이 많아서 유지되는 게 쉽지는 않은 편이었다.
‘이번 믹 생산은 기대해도 되겠군.’
믹이라고 밀처럼 생긴 것인데 이곳에서는 밀보다 주식이었다.
겨울을 제외하고 삼 계절에 생산이 가능한 주 식량이었다.
물론 밀도 키웠다.
그리고 형제니까 풍요의 마법 효과가 조금 낮은 거였다.
여신급이나 신화급이 풍요의 마법 효과 중 최고로 강력했다.
아마도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이덴을 이용한 건축물이 여신급이나 신화급의 효과가 걸릴 터였다.
‘오르도를 키워야 한다.’
시온이 데리고 있는 자 중 건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자는 오르도였다.
십오 년 정도 고렘에 매달린 오르도는 고렘의 몸값과 유지비를 벌기 위해 많은 건축 판에서 일했었다.
마탑에 오르도를 보내서 관련된 서적을 죄다 가져오게 하고 익히게 하는 것.
정작 중요한 거래는 직접 해야겠지만, 건축에 대한 것은 오르도에게 맡길 예정이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예????”
영수를 사냥하는 기사에 대한 대형 석상의 모습은 영웅을 의미했다. 그 모습엔 아직 익숙지 않았다.
늘어난 마법사만큼 두 기의 고렘은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이 작업량이 가능할지, 그리고 늘어난 수재민이 여기에 머물게 할 만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지는 약간 추측이었는데 결과를 보아하니 충분했다.
강철 고렘의 결과물이 심연의 고렘의 결과물을 상당히 앞섰다.
그 정도로 전투가 아닌 생산 부분에서는 강철 고렘이 중요했다.
심연의 고렘도 여기를 쫓아가게 할 만한 방법이 있긴 했지만 여기다가 그 녀석을 풀어버리면 오히려 역효과로 영주민이 겁을 먹을 수도 있다.
어쨌든 간단한 집을 지어주는 일의 진척이 벌써 진행도가 빨랐다.
무거운 것을 두 고렘이 집중적으로 나르니 나머지 부분은 놀고 있는 많은 인력을 시온이 고용을 해서 일단은 돌리는 것이다.
르만 남작의 일을 맡겨놨었던 초이를 다시 불렀었다.
초이에게는 따로 마법사를 붙여서 능력을 키워주고 있었다. 돌아와서 보니 단계가 넘어가 있었다.
“주인님의 명을 받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나?”
“명령하신 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하지만 주인님이 이루신 일에 반의반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노예 마법사인 초이가 시온에게 가진 생각은 진심이었다.
말로만 듣던 것과 이곳을 와서 변하고 있는 움드의 대한 것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아직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나? 나는 노예를 별로 둘 마음이 없는데, 원한다면 자유를 말해라. 그리고 나에게 다시 서약하면 되지 않나.”
“아닙니다. 저는 이쪽이 더 좋습니다.”
‘여전히 꽉 막혔군.’
하지만 시온이 모르는 점이 있다면 은근히 초이의 위치를 부러워하는 자가 많다는 점이다.
필립스가 종자에서 기사로 승격되었지만, 계속해서 종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내가 너를 부른 것은 르만은 피에르에게 맡기고 너는 이곳의 무역을 맡아줬으면 한다.”
“?!!!”
초이가 깜짝 놀랐다.
놀랄 만도 했다.
시온이 말하는 것이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세 개의 무역권, 비단, 보석, 향 이것의 관리자에 초이를 두려는 거였다.
계속 본 결과 초이는 이런 쪽에 상당한 재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설마 이번 로마노 가문과 워렌도프 가문의 사다리로 저를 쓰시려는 것은?”
“어, 잘 알고 있군. 바로 맞췄다. 그 일을 네가 맡아줬으면 한다.”
“영...영광입니다. 하지만 저같이 천한 신분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랬다.
아무래도 신분체계가 강해서 이런 직위에 올린다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니 반발도 있을 수밖엔 없다.
“감당할 수 있지 않나?”
많은 뜻이 담겨 있는 단어였다.
어차피 전권을 잡은 지라 대놓고 반발할 사람은 존재하지를 않았다.
즉 문제가 된다고 하면 시기라든지 능력의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일 것인데 그것의 여부를 물어본 거다.
당연히 고민할 것도 없이 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매우 감동한 눈치였다.
곧 이런 직위의 부여가 영지에 돌았다.
초이에게 이런 관리자의 위치를 주었다는 사실은 시온이 다른 귀족과 달리 신분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평판이 추가로 생겼다.
ㆍㆍㆍ
마탑에 직접 가야 할 일이 있어서 시온은 그곳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지에 대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됐고 지금 마탑에 가서 거래해야 할 게 있었던 거다.
그 사이에 토어스틴이 찾아왔다.
토어스틴 외 네 명의 활약은 요즘 대단한 수준이어서 트롤이 움드쪽으로 실려 오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한눈에 봐도 저번보다 볼이 더 핼쑥해진 그의 고뇌가 느껴질 정도다.
“백작님. 간청 드리고 알려드릴 일이 있습니다.”
“뭔가? 빨리 말하게. 내가 곧 마탑으로 떠난다는 사실은 들었겠지? 금방 돌아오긴 할 거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다.”
“그래서 이렇게 달려온 것입니다. 이번에 잡으신 재해 영수의 흔적이 움드에 새겨진 것 같습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보아하니 저번의 재해 영수의 진급 내단을 확보한 게 문제가 된 듯했다.
이 현상이 움드에 생긴 거다.
저번의 마탑이 발표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재해 영수의 내단이 나타난 그 흔적의 영향으로 움드쪽으로 몬스터와 하급 영수가 끊임없이 온다는 뜻이었다.
“흠.”
처음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렇게 서식지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재해 영수가 뜻밖의 효과를 더 가져온 거였다.
감당할 수 있으면 위기가 아닌 법이다. 사냥만 할 수 있다면 재료를 끊임없이 공급받게 된다.
토어스틴이 요청하는 바는 영수잡이의 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거였다.
‘그런데 영수잡이는 몸값이 다 비싸단 말이지.’
시온은 굳이 영수잡이를 용병으로 더 데려올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런 부분은 규모 적으로 아낄 필요가 있었다.
“키울 수 있나?”
“키우란 말입니까?”
“보병이나, 기사나 한번 차출을 해보고 골라서 가르쳐봐라. 그 권한을 줄 테니까 말이야.”
“알..알겠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지금 물량이 상당히 쌓였습니다.”
그렇군.
초이가 이미 이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해둔 바가 있어서 곧바로 에졸리노와 토렌을 불렀다.
“시온 백작님을 뵙습니다.”
“아직 우리가 어떤 것을 내 영지에 지을 것인지 정하지는 않지 않았나. 내가 거기에 제안을 하나 할까 하는데 영수 거래소는 어떻겠나.”
영수 거래소, 몬스터 거래소, 그리고 그것을 처분할 수 있는 거래소는 물량만 확보되면 나쁜 사업이 아니었다.
이것 자체로 이런 것들을 노리는 용병 산업도 들어올 가능성이 컸다.
물론 다 세수와 관련이 있으니 많이 이런 것을 모을수록 시온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더 높아져만 간다.
“안목이 대단하시군요.”
“저희도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지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하겠는가?”
“허락만 해주신다면 가문의 자금을 끌어와 보겠습니다.”
둘 다 의욕이 넘쳐 보였다.
여기에 이들이 지을 건물에 고렘으로 인력의 비용을 낮출 수 있으니 당연히 건물 자체가 더 거대하게 지어질 거였다.
이 같은 일의 결정은 바로 이루어졌고 엄청난 양의 금액이 다시 움드를 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재해 영수의 진급 내단을 해결을 봐야 하는데.’
입을 막긴 했는데 지금쯤이면 그 정보마저도 사고팔고 해서 시온이 재해 영수의 진급 내단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사방팔방 돌았을 거였다.
판은 키우면 키울수록 좋은 법.
재해 영수의 내단은 필시 영지 여러 개와 거래가 될 정도일 거였다.
아니면...
‘다시 내가 쓸 수도 있지.’
포레스트 웜과 계약한 고렘이 심연의 고렘이었다면 과연 이것과 연결이 될 만한 고렘은 뭘지 궁금했다.
마탑도 분명히 이것을 노릴 것이다.
마탑에서는 아마 항구도시를 주겠다 할지도 몰랐다. 항구도시, 그렇다.
예전 마법사 자격을 땄을 때 갈지 말지 고민하던 그곳을 말이다.
급성장하는 영지(2)
보석 무역이 절로 들어오게 되다니.
그만큼 믿을만하다는 얘기였다.
어떤 시비가 붙어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
그런 것들이 상인들에게서 빠르게 퍼진 것이다.
하지만 궁금한 점은 워렌도프 가의 결정이 재해 영수를 잡은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것이다.
“하나 물어볼 게 있다.”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백작님.”
“나와 거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 내가 투링가 백국을 공격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재해 영수를 잡아서 그런 것인가?”
둘 다 관련이 있겠지만, 이 자가 온 시기를 생각해보자면 애매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재해 영수를 공격한다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시온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두 손으로 시온의 손을 잡았다.
보석 무역은 홀랜드 공작이나 투링가 백국을 경유 하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움드 쪽으로 무조건 오겠다는 뜻.
일단 무역을 보호해야 하니 보병을 대줄 때 받는 보호 세를 받을 수 있고, 영지를 통과할 때 받는 관세부터, 영지 내에서 여정을 휴식할 때 쓰는 돈.
그리고 보석의 보호자로서 시온의 이름과 니벨룽 가문의 이름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주 내용이다.
그렇게 되니 움드의 늘어난 인구와 맞물린다. 움드의 상권도 힘도 영향력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
결과적으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대작업들, 건축부터, 보병의 증강, 각종 인프라, 쓸만한 자들의 고용, 이 모든 게 기회의 폭이 늘었다는 거였다.
‘재해 영수를 잡기를 잘했다.’
그때 걱정하던 부분은 인식이 나빠질 거라는 우려였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이렇게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 연속적으로 굴러들어왔다.
게다가 나빠지기는커녕 시온의 유명세를 더 높였다.
“그렇군.”
시온의 눈치를 보던 둘이 갑자기 시온에게 준비하던 내용을 제안했다.
“백작님. 단순히 무역 거래가 아니라 저희를, 저희의 가문을 이 움드에 투자하게 해주십시오.”
“?”
에졸리노의 로마노 가문이나 토렌의 워렌도프 가문 둘 다 상인계 귀족으로 금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이 투자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수준이 아닐 거였다.
이들의 자금을 받으면서 건축물을 짓거나 유흥 시설을 짓는다면 지금은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해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
지금 시온의 수입은 얼마 전의 움드령에 비하자면 믿기지 않는 정도다.
“거절할 이유가 없지.”
잠시 생각을 하던 시온이 확답을 내주자 그들이 성공했다는 손짓을 취했다.
‘음?’
사실 시온이 해야 했다.
새로운 동맹이 맺어지고 이득을 위해 움드에 고강도의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두 가문도 괜히 이러는 게 아니다.
시온의 이름값에 대해 시온에게 치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차피 기존의 거래자에서 편을 바꿔 시온에게 갈아탄 이상, 시온을 더 중심으로 더 강력하게 도와줘야 자기들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이 많아진다는 이 간단한 논리가 이들에게 작용하고 있는 거였다.
시온이 재해 영수를 잡는 동상이 만들어지는 것은 움드의 화젯거리 중 하나였다.
대리석을 내주고 그것을 조각하게 하고 허락과 더불어 자유롭게 만들라고 명령한 사실이 잘 퍼졌다.
과시욕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구를 허락해줬다는 식으로 퍼진 것이다.
어쨌든 시온이 이런 대리석을 지원한 까닭은.
당연히 여기에 걸려 있는 효과 때문이었다.
웅성웅성.
그것이 완성되어 갈수록.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 주위가 갖은 녹색의 씨앗이 퍼져나간 것이다.
“신께서 시온 백작을 인정하신 것이다!”
이런 소문이 또 돌 정도의 군중으로선 신기한 현상이었다.
시온도 사실 신기했다.
말로만 들었지 자신이 중심이 되어 사람들의 염원이 작용해 마법적 효과가 부여될 줄이야.
“풍요의 형제에요.”
카롤리나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치료계파답게 빠르게 어떤 기운이 깃들었는지 알아차렸다.
아이 정도의 효과도 귀했다.
적어도 시온이 명성을 잃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믿는 것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그때까지 이 효과는 지속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작품들은 인기나 명성이란 것으로 유지되는 면이 많아서 유지되는 게 쉽지는 않은 편이었다.
‘이번 믹 생산은 기대해도 되겠군.’
믹이라고 밀처럼 생긴 것인데 이곳에서는 밀보다 주식이었다.
겨울을 제외하고 삼 계절에 생산이 가능한 주 식량이었다.
물론 밀도 키웠다.
그리고 형제니까 풍요의 마법 효과가 조금 낮은 거였다.
여신급이나 신화급이 풍요의 마법 효과 중 최고로 강력했다.
아마도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이덴을 이용한 건축물이 여신급이나 신화급의 효과가 걸릴 터였다.
‘오르도를 키워야 한다.’
시온이 데리고 있는 자 중 건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자는 오르도였다.
십오 년 정도 고렘에 매달린 오르도는 고렘의 몸값과 유지비를 벌기 위해 많은 건축 판에서 일했었다.
마탑에 오르도를 보내서 관련된 서적을 죄다 가져오게 하고 익히게 하는 것.
정작 중요한 거래는 직접 해야겠지만, 건축에 대한 것은 오르도에게 맡길 예정이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예????”
영수를 사냥하는 기사에 대한 대형 석상의 모습은 영웅을 의미했다. 그 모습엔 아직 익숙지 않았다.
늘어난 마법사만큼 두 기의 고렘은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이 작업량이 가능할지, 그리고 늘어난 수재민이 여기에 머물게 할 만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지는 약간 추측이었는데 결과를 보아하니 충분했다.
강철 고렘의 결과물이 심연의 고렘의 결과물을 상당히 앞섰다.
그 정도로 전투가 아닌 생산 부분에서는 강철 고렘이 중요했다.
심연의 고렘도 여기를 쫓아가게 할 만한 방법이 있긴 했지만 여기다가 그 녀석을 풀어버리면 오히려 역효과로 영주민이 겁을 먹을 수도 있다.
어쨌든 간단한 집을 지어주는 일의 진척이 벌써 진행도가 빨랐다.
무거운 것을 두 고렘이 집중적으로 나르니 나머지 부분은 놀고 있는 많은 인력을 시온이 고용을 해서 일단은 돌리는 것이다.
르만 남작의 일을 맡겨놨었던 초이를 다시 불렀었다.
초이에게는 따로 마법사를 붙여서 능력을 키워주고 있었다. 돌아와서 보니 단계가 넘어가 있었다.
“주인님의 명을 받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나?”
“명령하신 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하지만 주인님이 이루신 일에 반의반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노예 마법사인 초이가 시온에게 가진 생각은 진심이었다.
말로만 듣던 것과 이곳을 와서 변하고 있는 움드의 대한 것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아직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나? 나는 노예를 별로 둘 마음이 없는데, 원한다면 자유를 말해라. 그리고 나에게 다시 서약하면 되지 않나.”
“아닙니다. 저는 이쪽이 더 좋습니다.”
‘여전히 꽉 막혔군.’
하지만 시온이 모르는 점이 있다면 은근히 초이의 위치를 부러워하는 자가 많다는 점이다.
필립스가 종자에서 기사로 승격되었지만, 계속해서 종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내가 너를 부른 것은 르만은 피에르에게 맡기고 너는 이곳의 무역을 맡아줬으면 한다.”
“?!!!”
초이가 깜짝 놀랐다.
놀랄 만도 했다.
시온이 말하는 것이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세 개의 무역권, 비단, 보석, 향 이것의 관리자에 초이를 두려는 거였다.
계속 본 결과 초이는 이런 쪽에 상당한 재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설마 이번 로마노 가문과 워렌도프 가문의 사다리로 저를 쓰시려는 것은?”
“어, 잘 알고 있군. 바로 맞췄다. 그 일을 네가 맡아줬으면 한다.”
“영...영광입니다. 하지만 저같이 천한 신분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랬다.
아무래도 신분체계가 강해서 이런 직위에 올린다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니 반발도 있을 수밖엔 없다.
“감당할 수 있지 않나?”
많은 뜻이 담겨 있는 단어였다.
어차피 전권을 잡은 지라 대놓고 반발할 사람은 존재하지를 않았다.
즉 문제가 된다고 하면 시기라든지 능력의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일 것인데 그것의 여부를 물어본 거다.
당연히 고민할 것도 없이 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매우 감동한 눈치였다.
곧 이런 직위의 부여가 영지에 돌았다.
초이에게 이런 관리자의 위치를 주었다는 사실은 시온이 다른 귀족과 달리 신분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평판이 추가로 생겼다.
ㆍㆍㆍ
마탑에 직접 가야 할 일이 있어서 시온은 그곳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지에 대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됐고 지금 마탑에 가서 거래해야 할 게 있었던 거다.
그 사이에 토어스틴이 찾아왔다.
토어스틴 외 네 명의 활약은 요즘 대단한 수준이어서 트롤이 움드쪽으로 실려 오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한눈에 봐도 저번보다 볼이 더 핼쑥해진 그의 고뇌가 느껴질 정도다.
“백작님. 간청 드리고 알려드릴 일이 있습니다.”
“뭔가? 빨리 말하게. 내가 곧 마탑으로 떠난다는 사실은 들었겠지? 금방 돌아오긴 할 거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다.”
“그래서 이렇게 달려온 것입니다. 이번에 잡으신 재해 영수의 흔적이 움드에 새겨진 것 같습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보아하니 저번의 재해 영수의 진급 내단을 확보한 게 문제가 된 듯했다.
이 현상이 움드에 생긴 거다.
저번의 마탑이 발표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재해 영수의 내단이 나타난 그 흔적의 영향으로 움드쪽으로 몬스터와 하급 영수가 끊임없이 온다는 뜻이었다.
“흠.”
처음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렇게 서식지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재해 영수가 뜻밖의 효과를 더 가져온 거였다.
감당할 수 있으면 위기가 아닌 법이다. 사냥만 할 수 있다면 재료를 끊임없이 공급받게 된다.
토어스틴이 요청하는 바는 영수잡이의 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거였다.
‘그런데 영수잡이는 몸값이 다 비싸단 말이지.’
시온은 굳이 영수잡이를 용병으로 더 데려올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런 부분은 규모 적으로 아낄 필요가 있었다.
“키울 수 있나?”
“키우란 말입니까?”
“보병이나, 기사나 한번 차출을 해보고 골라서 가르쳐봐라. 그 권한을 줄 테니까 말이야.”
“알..알겠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지금 물량이 상당히 쌓였습니다.”
그렇군.
초이가 이미 이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해둔 바가 있어서 곧바로 에졸리노와 토렌을 불렀다.
“시온 백작님을 뵙습니다.”
“아직 우리가 어떤 것을 내 영지에 지을 것인지 정하지는 않지 않았나. 내가 거기에 제안을 하나 할까 하는데 영수 거래소는 어떻겠나.”
영수 거래소, 몬스터 거래소, 그리고 그것을 처분할 수 있는 거래소는 물량만 확보되면 나쁜 사업이 아니었다.
이것 자체로 이런 것들을 노리는 용병 산업도 들어올 가능성이 컸다.
물론 다 세수와 관련이 있으니 많이 이런 것을 모을수록 시온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더 높아져만 간다.
“안목이 대단하시군요.”
“저희도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지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하겠는가?”
“허락만 해주신다면 가문의 자금을 끌어와 보겠습니다.”
둘 다 의욕이 넘쳐 보였다.
여기에 이들이 지을 건물에 고렘으로 인력의 비용을 낮출 수 있으니 당연히 건물 자체가 더 거대하게 지어질 거였다.
이 같은 일의 결정은 바로 이루어졌고 엄청난 양의 금액이 다시 움드를 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재해 영수의 진급 내단을 해결을 봐야 하는데.’
입을 막긴 했는데 지금쯤이면 그 정보마저도 사고팔고 해서 시온이 재해 영수의 진급 내단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사방팔방 돌았을 거였다.
판은 키우면 키울수록 좋은 법.
재해 영수의 내단은 필시 영지 여러 개와 거래가 될 정도일 거였다.
아니면...
‘다시 내가 쓸 수도 있지.’
포레스트 웜과 계약한 고렘이 심연의 고렘이었다면 과연 이것과 연결이 될 만한 고렘은 뭘지 궁금했다.
마탑도 분명히 이것을 노릴 것이다.
마탑에서는 아마 항구도시를 주겠다 할지도 몰랐다. 항구도시, 그렇다.
예전 마법사 자격을 땄을 때 갈지 말지 고민하던 그곳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