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1화 (161/304)

대량의 마나

‘백 오십 개라고.’

그 눈빛이 이런 뜻이었구나.

시온은 이들의 눈빛을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이번 성장에 쓰려고 했던 것은 백 개니 나머지는 이들에게 포상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거기까지 나머지는 너희의 몫이다.”

시온이 그렇게 말하자 이들이 놀랐다. 일한 대가로 정수를 주는 영주나 마법사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이 정수의 가치가 다른 정수보다 높다는 것을 이들은 그것을 제작해서 누구보다 잘 알았다.

시온이 함을 챙기고 흡수하기 위해 돌아가는데 이 같은 소문이 다시 한 번 퍼졌다.

퍼지게 되니 시온이 일한 만큼에 대한 그 수고를 잊지 않고 되돌려 준다는 이야기가 되어서 모두가 더 박차게 일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시온은 쌓아둔 백 개를 두고 신중하게 할지 안 할지를 완전히 결정해야 했다.

물론 시도하기 위해 준비했지만 시온은 이것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정수를 많이 흡수해왔던 시온이다.

여기엔 솔직히 요행이 있었다.

전부 다른 정수들이었고, 그리고 시기마다 질이 좋고 급이 더 높은 정수가 손에 쥐어졌다.

이런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공상초로 만들 수 있는 정수가 거의 시중에 도는 것 중에 제일 좋은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 위의 것들은 고위계 마법사들이나 대마법사들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물건들이었다.

단순히 실력만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운이 따라줘야 했다.

‘잘못하면 바로 마력 폭주로군.’

이론적으로 가능은 했지만, 마력 폭주가 일어나게 되면 한 달 정도는 마나가 없이 살아야 했다.

그거 자체로 위험하기도 했지만 고렘에 대한 것이나 세 번째 비술을 생각해보면 그만큼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 번째 비술을 생각하면 이것의 성공 여부가 이 세 번째 비술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가 없었다.

‘많은 마나는 절대로 실패하는 법이 없지.’

시온은 그 간단한 사실을 거듭 확인해왔었다.

이 고비를 넘긴다면 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모든 것이, 개인적으로나 이제 영지 적으로나 더 큰 것들을 노릴 수 있었다.

“해보자.”

망설임도 잠시 결정하고 나서는 손과 머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예전을 생각해보면 참 능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시온을 천재로 알고 있지만 시온은 철저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영리하게 굴려 나갈 뿐이었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마나가 많아진 탓에 다양한 부류의 행동각인술을 기록시킬 수 있었고 이러한 동작 역시 각인이 되어 있기에 실수란 것이 있을 수가 없었다.

함을 다 열어서 한 곳에 놓았더니 많은 트롤의 핵으로 만든 정수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다만 이거 하나는 준비를 해둬야겠군.’

시온은 막상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잊어버린 것을 떠올렸다는 듯이 마탑에서 가져온 보석을 하나 꺼냈다.

그루드가 준 것으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그 어떤 마석보다도 효율이 높은 것이었다.

그래 봐야 대마법사가 가진 것이 많은 것이지 그가 가지고 있던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시온은 여기에 항상 했던 데로 푸른 액을 부었었다.

지금까지 푸른 액이 무언가를 만들어낼 확률은 거의 일 프로도 되지 않았다.

가끔 생각이 나면 실험을 한 번씩 해보는데 거의 먹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 뒤부터는 이러한 짓을 하지 않고 모두 복용하는 것으로 해결을 보곤 했는데.

오랜만에 그 성과가 있었다.

마석에는 푸른색의 전기가 흐를 정도의 이제는 대마법사인 그루드가 탐낼 정도의 물건이 되어 있었다.

‘거인의 눈.’

정확한 마석의 이름은 아니지만 시온은 이 정도 크기에 이 정도 흐름이 몰아치며 강도 높은 마나를 저장시키는 마석을 한 개 알고 있었다.

고대에 존재했을 거라고 추측되던 그냥 문구로만 전해져오는 것을 말이다.

“잊을 뻔했네. 진짜로.”

그래서 이렇게 이것까지 놓으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시작을 했다.

중하급 정수라 해도 백 개 정도 되는 물량이 되면 기이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시온의 안색이 바로 나빠졌다.

하나로 뭉쳐놓고 보니까, 그냥 다루기 힘든 어떤 것이 되어가고 있던 거였다.

순간 육 미터가 넘는 재해 급의 트롤이 구름처럼 그려질 정도였다.

물론 진짜가 아닌 환상이라는 것을 시온은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시온의 작업이 다시 한 번 움드를 요동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엄명 때문에 안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자들과 기사들의 다툼이 일어났다.

동시에 그것을 신경 쓰기도 힘들 정도로 시온은 이 거대하다 못해 이런 식으로 세상에 들어나 본 적이 없는 유형.

그런 육 미터의 트롤이 시온을 내리찍었다.

하지만 환상이란 걸 알고 있기에 눈 하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사들이 옆에 있었다면 그 용맹함에 감탄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이 형체를 해결하기에는 어떠한 방도도 보이질 않았다.

‘무리였나?’

시온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무시했다.

그러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녹이는 작업이 일어나자 트롤은 십 이미터의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되고 있었다.

거대한 작업실에 새로운 가공간이 만들어져 시온과 대척하는 듯한 환상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면 조금만 정신력이 약해도 진짜로 이 거대화된 트롤의 공격이 들어와 뭉개져 버릴 수도 있었다.

“마나가 부족한데...”

시온이 가진 마나도 거대한데 그 많은 마나가 거의 바닥을 보였다.

집중하고 관리하는 데에 온 정신을 다 모으고 있는 판에 이러한 것에 제대로 반응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거인의 눈이라는 거대 마석을 준비해놓고서도 그 존재를 잊고 있을 정도의 집중력과 대치였다.

거의 한계점에 봉착했다. 트롤의 몸은 더 커져서 십육 미터가 됐다. 마지막 승부였다.

그러나 시온의 마나는 거의 바닥. 그때 준비해놓은 거인의 눈이 트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

시온도 이 마석에 이러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마당에 갑자기 벌어진 이런 숨겨진 효과는 시온에게 있어서 동아줄을 넘어서 단번에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만한 수준의 도움이었다.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버리자 트롤은 흡수당하지 않으려고 바닥을 잡고 발버둥을 쳤으나 거인의 눈이 단번에 트롤을 깔끔하게 빨아버렸다.

시온은 마석을 통해서 그냥 넘겨받기만 하면 되는 수준의 난이도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거대한 마나가 시온에게 점차 그리고 파도처럼 밀려 들어와서 연성이 되어 갔다.

얼마 전에 있던 공상초로 얻은 정수의 연성이 만들어낸 그 순간의 흡입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움드령에 나타났다.

땅이 순간 흔들리고 구름이 흩어지며 움드외의 근방에 있는 투링가 백국과 유비드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영지까지의 마나가 일순간 시온을 향해 빨려 들어왔다.

“대...대마법사의 마나.”

“고위계 마법사가 탄생했다!”

항상 그 직책이 있어야 만이 대마법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의 마나를 가진 자도 대마법사라고 불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시온의 나이에 그 정도 마나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수십 년을 각고의 노력과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도 만들어질까 말까 한 것이 대마법사의 마나였고.

보통은 그것도 초기엔 백 여년이 넘는 동안 등장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지금의 대마법사들과 고위 마법사들은 몇 세대에 걸친 마나를 이어받은 거였다.

비밀이지만 그런 식으로 천재적인 자질의 제자를 구해 세대를 넘기듯이 마나를 쌓아온 거였다.

시온이 방금 빨아들인 마나는 순간 이곳에 있는 수많은 마법사를 착각하게 할 만한 수준의 마나였다.

물론 정확히 따지자면 시온은 육 단계 마지막 부분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시온의 자질을 생각하면 역사에 처음 있을 일이 벌어진 거였다. 

마나의 질과 양만으로는 능히 고위계 마법사와 정면 승부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워어어...”

시온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마나가 한 번에 몰아쳐서 연성이 되었다.

‘거인의 눈이 아니었으면 이대로 부상을 크게 입었을 건데.’

시온도 몰랐던 특이한 효과가 이 거대한 마나를 움켜쥘 수 있게 했다. 

하나 확실한 것은 이 중하급 정수로는 두 번은 같은 짓을 못할 거라는 거였다.

이론적이나 예측을 한 것이나 거의 맞아 떨어졌지만,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맞아 들었고 시온은 하마터면 모든 일에 거대한 차질을 빚을 뻔했다.

“후우.......”

문이 벌컥 열리고 기사와 마법사들, 에슬린, 카롤리나, 오르도, 코논, 벤츨 등등이 뛰어왔다.

“이건 대체!!!”

“이 거대한 마나는??? 시온 백작님, 설마 그 작업을 정말로 한 것입니까??”

“대마법사의 탄생이다!”

“후광이!!...”

물론 가라앉을 일이었지만 지금은 막 연성을 끝난 상황이었다. 온몸에서 만들어내는 흐름은 후광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에슬린은 자신이 경고하고 대립을 세웠었던 시온의 이론이 맞았다는 것을 알자 소름이 돋았는지 부들부들 떨었다.

“에슬린. 자네의 경고가 맞았다. 이건 잘못하면 사람이 죽겠군.”

“그렇다면 이 결과는 어떻게 만드셨습니까!!”

“음.. 운?”

여기에 들어온 수십 명 중 한 명도 시온의 말을 믿는 자는 없었다. 시온이 그냥 장난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시온은 거인의 눈이라는 마석을 숨기기로 했기에 이렇게 말을 했다. 사실 진짜였다.

이론은 마지막 부분에서 한참은 모자랐고 그대로 크게 다칠 예정이었는데 그것을 거인의 눈이라는 마석의 숨겨진 효과가 그것을 해결해 버린 것이라....

‘이렇게 되면 세 번째 비술, 그리고 두 번째 비술의 확률이 많이 늘어나겠군.’

심지어 드래곤 상회의 버만에게 전서를 보내 당장 수도에 있는 가장 좋은 고렘들을 이곳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시온이 이렇게 고렘을 이용해서 극한으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었으나 시온이 걱정했던 것보다 뜻밖에 이곳이 더 보수적이고 눈으로 보지 않는 것은 믿지 않는 경향이 심해서 이러한 쪽과 관련된 것들을 시온이 계속해서 독점하고 있었다.

“이거 성을 좀 수리를 해야겠는데.”

조금 전의 충격으로 성의 일부가 박살이 났다. 

그 정도로 엄청난 일이 이곳에 아마도 이번 해를 넘기기 어려웠을 움드의 성에서 일어났다.

ㆍㆍㆍ

시온이 이렇게 일을 진행하고 있는 도중 카페 왕조의 승리 왕이라 불리는 샤를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병력을 소집하고 있었다.

카페 왕조에서 두 세기 만에 가장 출중한 능력이라고 평가를 받는 샤를은 이미 왕국의 크기를 두 배로 키워놓은 상태였다.

그 정도로 호전적이기도 하고 거기에 걸맞은 능력과 젊음으로 거침없이 정복에 성공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중이었다.

이런 정복왕이자 승리왕이라 불리는 샤를에게 여러 가지 치명적인 문제 때문에 무너져 가는 제국의 등불로 떠오르고 있는 시온의 존재가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유비드 가문은 원래 카페 가문에게 종속된 가문이었다.

그 외에 알게 모르게 움드 쪽을 기점으로 제국 안으로 치고 들어가려던 계획이 시온이라는 한 명의 기사 출신에게 뒤집혀버린 상황이었다.

사실 이 정도만으로는 이러한 결정이 되지는 않았다.

샤를은 움드쪽보다는 여전히 서쪽으로 뻗어 나가는 쪽을 더 가치 있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성미셀기사단이 박살이 난 것뿐만이 아니라 그 반절이 시온에게 투항을 한 것을 넘어서 검을 바꿔 버리자 눈이 뒤집혀 버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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