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침공의 서막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는군.’
현재 시온이 가진 영지는 총 네 개였다. 움드, 구스타, 사보이, 아르본, 고즈만 촌락.
그중에 촌락은 이제 군사 항구가 되어 가고 있었다.
게다가 이것들이 가지는 가치가 긴밀해지고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시온이 가지고 있는 고렘들이 미친듯한 속도로 인프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시에 지어지는 건축물, 그리고 각 도시를 잇는가도, 거기에 따라오는 각종 자원의 시너지.
‘함대까지 이어졌고 이제는....’
시온은 몸집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가 판이 벌어진 서부지대와 각 백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온 공작님. 고렘 하나하나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황제가 한 번 시온에게 고렘을 산다고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을 정도다.
당연히 이것을 넘긴다는 것은 양쪽의 의견이 통일돼야 하고 어떤 협정이 있다고 해도 시온은 넘길 생각이 없었다.
모두가 고렘의 확보에 미쳐 있었다. 이제는 속성 마법사보다 이쪽 계열의 고렘을 더 노릴 정도였다.
하지만 시온 쪽의 마법사들이 이탈하기는커녕 오히려 시온 쪽으로 마법사가 이탈해오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시온에게 서약을 하는 수많은 마법사.
“시온 공작님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
“명성만 듣고 찾아왔습니다.”
명성이 쌓이면 이런 장점이 생긴다. 거절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이젠 수익도 잘 잡히고 있으니.
이제 노려야 할 것은 서부 지역이었다. 서부에서 느껴지는 소식들.
심상치 않았다.
시온이 제대로 털었던 탓인지 카페 왕국은 서부 지역을 뺏기는커녕 오히려 영토를 번번이 잃고 축소되어 가고 있었다.
서부에서 새롭게 나라를 일으킨 바르셀 왕국과 그곳을 지원하는 어떤 누군가.
‘왕국 급일 수도 있는데 제국의 황제일 수도 있지.’
시온도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시온이 체격을 키워나가는 동안 다른 세력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마탑은 고렘 조종술을 기반으로 혁명이 일어났다. 시온이 했던 것들을 관음하기만 해도 기반이 잘 돼 있어서 비슷하게 따라올 수 있었던 것.
이어서 제국도 아래쪽을 시온이 막아주니 전체적으로 이득을 너무 크게 봐서 정비란 정비는 다 하고 오히려 카페 왕국을 공격해, 다양한 확장을 재개하고 있었다.
시온은 고심했다.
서부로 나갈지 아니면 지금 마탑과 라레테저닛을 대비를 할지.
원래 서로서로 못 잡아먹어서 연신 전쟁 중이었던 이 둘은 어느덧 동맹을 맺어 시온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시온과 협력을 맺으려다가 시온이 계속 중립적인 상태를 유지,
현 황제와 노선을 같이하겠다는 의지를 암묵적으로 보이자 두 세력이 그렇게 판단을 한 것이다.
사실 오해라면 오해인 것이 시온이 이들과 협상을 거부한 것도,
동맹을 거부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현재 고렘 문제와 몇 가지 취약한 부분을 독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였단 것이다.
‘공격적인 마법사의 영입도 한몫하기는 했지만.... 이거 오해를 너무 산 것 같단 말이지.’
라레테저닛에서 대놓고 시온과 맞닿은 곳에서 슬슬 교전의 준비를 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어느 쪽도 만만치 않은 결정이기는 한데.’
위치적으로 시온은 항상 불리했다. 사방이 적이니. 그것이 순식간에 제패해나갔다고 해도...
시온은 얼마 전에 유비드 가문을 완전히 봉신으로 받아들였다.
가장 큰 세력의 봉신이 생김 셈.
“바르셀 왕국 쪽으로 배치를 잡는다.”
시온의 결정에 회의장이 뜨거웠다. 그 정도로 현재 마탑과 라레테저닛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시온은 요새 무상 마법 학교까지 구상하고 있는 와중이었고, 사보이 지역에 짓기 시작했다.
질 좋은 마법사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마나를 쌓는 법에 집중할 예정이었다.
하급 정수야 서식지 두 개에서 모이는 것이 상당하니, 그것을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 활용하는 방안도 괜찮을 것 같았다.
고렘을 배분을 하고 시온은 아르본 쪽으로 신규 보병대를 움직이라고 명령을 했다.
‘새로운 전술의 도입이다.’
마리온이 그간 시온을 보면서 언급했던 건 고렘을 활용하면서 그때그때 간이 축성 비슷한 것을 하면서 전장의 구도를 잡자는 의견을 내줬다.
그때 아르강 전투에서 시온에게 크게 당하면서 얻은 교훈이기도 했다.
언덕이라는 것과 앞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폭우가 만들어 낸 압도적인 교환 비율.
그것을 좀 더 응용하자고 한 것.
그래서 시온은 그것을 훈련 시킬 계획이었다.
‘그 전에... 해야겠지.’
ㆍㆍㆍ
시온은 사보이 지역에 세 번째 비술을 옮길 계획을 잡았다.
방대한 마나가 옮겨져야 하고 이것의 모태가 될 만한 마나의 집결지와 그만한 건물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완공된 거였다.
“수고했다.... 대단하군.”
코논을 철광지대 쪽으로 옮겼고 그동안 같은 건축 실력을 갖춘 벤츨이 각종 최신의 지식을 동원해 만든 건물은 상상 초월이었다.
막대한 예산이 듬뿍 들었지만, 그것을 이겨낼 정도의 현재 수익은 대단했다.
아무렴 스물네 시간 돌아가는 금 생산지의 생산력은 시온이 지금 감탄하는 와중에도 쌓여가고 있다는 거다.
‘현재는 물량이 쌓이면 바로바로 거래를 해주곤 있지만... 좀 더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금 가공 산업이 커져야지..’
현대인으로서 시온의 통찰은 다른 귀족과는 차원이 달랐다.
대강 윤곽을 잡고 시온은 거대한 이곳에 이전마법을 걸었다.
“대단한....”
모두가 이번 새로운 축전기와 시온의 마나에 감탄을 했다. 시온과 축전기의 마나만 활용을 해도 그것만으로도 반을 채울 정도.
그리고 움드에 있던 세 번째 비술이 이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푸른 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데 그때마다 이곳에 참여하고 있는 마법사들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리고 이전이 됐다.
“흠...”
세 번째 비술은 지금 시온이 만든 축전기와 비슷한 논리를 돌려주는 거였다.
일종의 연구소와 이쪽 고렘의 통제였다.
시온이 명령을 내리면 어느 정도 알아서 해주는 거다.
시온도 아직은 뭐가 뭔지 몰라서 잘 확인을 하진 않았지만, 이제 이것을 제대로 가동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물 덩어리가 와서 시온에게 말했다.
‘........’
정확한 이해는 되진 않지만, 인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대강의 의사소통이 되는 것 같았다.
거기다 상호 연결 적인 구성이 있어서 시온이 어떤 무언가의 개념을 알려주면 그것을 응용해서 시온이 말한 바의 연구에 돌입하게 되는 것.
‘되네?’
시온은 지금 가지고 있는 고렘의 채광 기술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서 넌지시 말했다.
그리고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대신에 고렘을 붙여 달라는 건가...’
고렘을 빌려서 그것을 연구하겠다는 것.
오르도에게 말하자 믿지 않는 분위기지만, 데리고 온 고렘이 자신의 명령권 밖으로 즉 명령권이 넘겨져서 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제 가볼까.’
시온은 다시 작은 협해를 넘어 서부 지역으로 출발했다.
서부 지대는 그곳대로 독특한 환경이 섞여 있었다. 땅의 지대가 전체적으로 복잡했고, 대부분이 더운 지방이었다.
뜨거운 태양과 두 곳의 사막지대가 있는 장소.
하지만 비옥한 곳은 비옥한지라 최대 생산지대인 일강의 범람지대를 따라 거대한 도시가 즐비해 있다.
시온은 아르본에서 한참은 넘어선 지역에 도착했다.
군대는 천천히 올 것이고 일단은 지형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덥군...암반도 많고.’
하지만 이곳저곳 많은 자원이 즐비한 땅으로 보였다. 저번의 경험에 의하면 생각보다 발견되지 않은 땅이 많은 고로 시온의 눈에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지역으로 보였다.
다만 지금 자신의 지역이 아니라는 문제가 있었다.
그렇게 그곳에 막대한 진지 공사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시온이 굴리고 있는 열 기의 고렘과 두 기의 고렘을 데리고 온 것이다.
여기에 아르본에서 가져온 빵빵한 마나 축전기까지 준비는 완벽했다. 세밀한 작업은 보병들이 와서 해야 한다고 하지만 열 두기의 고렘이 대강의 뼈대는 잡을 수 있었다.
‘한 가지 더 발견한 점은...’
강철 고렘에 세 번째 비술을 운영하는 그 물 덩이가 결합이 된 거였다.
시온은 이름을 드류, 라고 붙였다.
여기서 안 중요한 사실은 드류와 심연의 고렘 둘 다 시온의 의사를 말하지는 못해도 이해를 하고 다른 고렘에게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였다.
쓸만한 석재와 철근이 미친 듯이 쌓여가고 있는데 필립스가 와서 시온에게 말했다.
“시온 공작님! 바르셀 왕국이 이쪽으로 군대를 보내고 있답니다.”
“벌써? 샤를은 뭘 하고 있는데.”
“샤를의 군대는 격파당해 샤를 왕은 도주. 바르셀 왕국이 지역을 흡수하고 강제 협상을 받아냈습니다.”
“내가 너무 괴롭혔나.”
살짝 많이 챙겼다는 느낌이 들 정도.
“이것을!”
시온이 전서를 받아들고는 이해했다. 선전포고였다.
‘아마도 내가 생각했던 것이 맞아떨어지긴 했구나.’
바르셀 왕국이 알바 대국을 등지고 시온에게 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지원엔 알바 대국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에슬린과 마리온의 추측엔 라레테저닛과 마탑의 지원이 들어가 있다는 것.
군사적인 것은 아니지만, 식량이나 마법 물건이나 얼마든지 전쟁에 도와줄 만한 것은 넘쳐 흘렀다.
그러니...
‘나를 두고 비밀 협약을 맺었다는 것이군. 그게 맞아 보이고..’
시온의 급성장과 시온이 가지고 있는 고렘의 가치를 탐을 낸 각 세력이 시온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전면 공격은 아니니까. 설마 황제까지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토사구팽이란 말은 여기에선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시온은 그것을 항상 경계하고 있었다.
움드를 내준 것은 거기를 지키라는 것이었지 그곳을 기반으로 해서 세력을 형성하라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크면 황제 입장에서는 시온을 통제할 수가 없는 법....
시온은 그렇게 공공의 적이 되어가고 있던 거였다.
이어서 여러 관측이 계속 시온에게 보고가 되고 있었다.
대군이 아르본을 향해 출발했다는 거였다.
시기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규 보병대가 아르본으로 배를 타고 오는 중이었고 코르도바에게 철광 지대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를 부르면.
대략 축성이 형성되어갈 때쯤 마주 보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소식을 들은 시온의 군대가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속도를 높여 도착한 것이다.
준비가 잘 돼 있던 상황이라 축성 작업도 빠르고 기본적인 간이 가도 만들기도 빨랐다.
그리고 양쪽의 군대가 서로 마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당황한 것은 바르셀 왕국 쪽이었다.
-아니 대체 얼마나 됐다고 벌써!!
-마탑이나 라레테저닛 쪽에서 말한 바가 확실해 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전쟁에서만 이긴다면....
대치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어차피 본 군이 묶였다 해도 알바 대국에서부터 지원해 줄 군대를 기다리면 되기에 시간은 바르셀 왕국 편이었다.
이렇게 지원받고 있던 면이 속속히 드러나게 되니 시온이 샤를 왕이 왜 졌지? 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정도였다.
아무리 군재가 있는 자라고 해도 결국, 규모 적인 면을 이기는 건 불가능한 것이다.
“시온 공작님의 선견지명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휘했습니다. 이렇게 절묘한 곳에 축성 작업에 미리 들어가시다니요. 적들을 요격할 유격대를 짜보겠습니다.”
코르도바가 감탄하며 시온에게 의견을 건네고 곧바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결론은 유격대를 돌리기엔 조금 시기가 이르지 않느냐의 얘기였다.
시온이 참여하면 모르겠지만, 수뇌부로서는 시온 보고 유격대를 이끌어 줄 수 없느냐가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
시온도 영 방법이 그것밖에는 없으면 그렇게 하려고 마음을 잡고 이들의 회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건조해진 주변에 저 멀리서 무언가가 형성되는 게 느껴졌다.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모래 폭풍?”
건조한 사막을 끼고 있는 서부 지대에는 종종 비 대신에 이런 모래의 폭풍이 일어나기도 했다.
적들의 입장에선 시기가 참 공교로운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