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3화 (243/304)

새로운 게임

간밤에 소동이 있고 나서 시온은 따로 공간을 마련해서 새로 배운 마법을 익히는데 몰두했다. 

사실 이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몇 개 더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워든으로 올라가게 되는 선포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워낙 거대한 직위이기 때문에 단순히 하사한다고 끝이 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황제의 승계식만큼이나 중요하게 제국에서 다뤄지는 것이었다. 

적어도 이 작위에 대해서는 그저 권리만 퍼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시온은 상당한 시간을 수도에 머물러서 수도 내에서 중임을 맡아야 했다. 이것까지 노리고 있는 바였을지도 몰랐다. 

돌아가게 된다면 너무나 많은 힘을 결집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차라리 이 안에다가 묶어놓기를 바란 것일지도 몰랐다.

마인츠에게 부탁을 했는데 기사를 준비해달라고 했다.

“수도기사 출신의 서원 기사들로 말인가? 조건이 까다롭군. 대마법 저항 도구에, 검술의 수준과, 경력까지.... 흠..”

마인츠도 왜 그런지 궁금한 모양이지만 어쨌든 딸의 목숨을 구해줬기에 아예 부탁을 거절하기는 자신에게 빚진 것이 너무 컸기에 아무 말 없이 마인츠 가문에 속해 있던 기사들을 뽑아다가 시온이 원하는 장소에서 대기를 시켜줬다. 

시온은 이들에게 새로 익힌 그림자 마법을 써볼 생각이었고 이들에게는 각종 저항 액세서리를, 도구를 가지고 오라고 다시 언질을 줘뒀다. 

이 무력화 마법이 얼마나 격이 높은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힘이 너무 없는데.”

“시온 경이 보는 앞인데 소문 못 들었어. 점심 먹으면 다 게워낼 거라고.”

그리고 몇 가지 긴장된 대답이 기사들 사이로 오간 후에 시온은 이들에게 최대한 저항해 보라고 주문을 해본 뒤, 

회의가 넘쳐 보이는 마인츠의 팔짱 앞에서 에테르 그림자 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마법에 일가견이 있다는 건 알지만 대마법 방어진이 걸려 있는 장비는 정신에 데미지를 입힌다는 건 알고 있을 거라고. 흠?”

거대한 마나가 몰아닥치자 시온을 중심으로 해서 공기가 팡하고 퍼져나갔다.

시온이 평소에 힘을 숨기고 있어서 대부분은 이러한 격차에 놀라서 입이 떨어지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맨날 이렇게 큰 마나를 과시하고 다니는 것도 오히려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을 통해 배운 바가 있었다.

차라리 필요할 때 끄집어내는 것과 차라리 적에게 자신의 가진 것에 전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곳의 생활을 통해서 철저하게 익혔다. 

어쨌든 그런 와중에 본격적인 그림자 마법이 펼쳐졌다. 

시온이 가지고 있던 그 어떤 무력화 방법보다도 강력한 술법이었다. 

그나마 단점이라고 한다면 반드시 그림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당연히 밤에는 그 효과가 더구나 낮았고 실제로 이런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에 그 힘이 절정에 다다른다고 볼 수 있었다. 

물론 비밀리에 누군가를 암살할 생각이라면 그림자를 달아놨다가, 

그 사람이 혼자 고립되는 시간이나 자야 하는 시간에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 수도 있기에 다양한 응용 방법이 연구하다 보면 개발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시온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착각 중 하나는 시온이 가지고 있는 마나가 너무나 많아서 이러한 거대한 그림자 마법이 펼쳐지는 것이지, 

어지간한 경지에 마법사라면 고작 해봐야 이런 강력한 무력화 마법은 한두 세 명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림자?!”

“원칙을 지켜. 삼분 내로, 배운 대로 움직여.”

“선제후의 앞이다. 장래가 걱정된다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마.”

어쨌든 시온의 마법이 벌어지자마자 주문했던 대로 기사들이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순수한 근력과 장비를 이용해서 자기에게 달라지는 그림자에 대해서 저항을 하는 그런 난동이 복잡하게 벌어졌다, 

누가 보면 무도회라도 하는 것 같은 웃을 수도 있는 그런 장면이었지마는 그 당사자들은 지금 입안에 침이 싹 마를 정도로 극한의 긴장과 두려움의 연속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하나둘씩 그림자에 잡혀서 몸이 쇠사슬 같은 걸로 꼼짝할 수 없게끔 결박이 돼서 무릎이 꿇려졌다. 

“시발.. 뭔 힘이.”

이것은 시온이 구현한 쇠사슬로 굳이 이렇게 생각을 구현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단은 쓰기 좋게끔 생각한 것이 바로 이러한 형태의 구현이었다.

가진 근력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검술의 숙련에 따라서 그림자와 근접 사투를 벌이기에 공격을 성공한 자들은 조금 더 시간을 더 벌 수 있었고, 

가지고 있는 도구가 뛰어나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저항을 일으켜서 시간을 더 벌 수 있었지만, 

차례차례 15명에서 20명 정도가 꼼짝하지 못하고 거기에 묶여서 하나하나 무릎을 꿇게 되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처음에는 시온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팔짱을 끼고 있던 마인츠는 어느새 턱을 벌리고 시온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자기 기사들에게 있는 상황을 번갈아 보면서 충격에 빠져 있었다. 

“진짜 이거는..”

“오늘 끝나고 술이나 들이켜야겠어, 이런 치욕을.”

“시온 경, 아니 워든 각하의 마법이 이 정도 경지일 줄이야. 각하, 수고하셨습니다···.”

사방에서 끙끙대는 소리가 남았고 시온은 이것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확인을 했다.

조금만 더 연습한다면 실전에서 달려드는 상대 여기에서도 침착하게 사용해서 그들을 봉쇄하거나 잡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필요한 포로가 있다면 이렇게 골라서 무력화만 시켜도 그들이 몸값을 받아내기만 한다면 엄청나게 이득이었고 유리했다. 

협상 자체도 돈으로 안 되는 협상도 많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자식이나 형제를 잡는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협상 자체의 밸런스가 기울어져서 시온이 원하는 바대로 일을 전부 다 진행하게 할 수 있을 거였다. 

“안에서 계속 거대한 마나가 오는데. 오빠.”

“그...그러면 조금 있다 들어가야 되는거 아닌...가. 시온 각하는 무서운 분...분이야.”

“흥. 나한테는 자상하신 분이야. 내 남편이 되실 수도 있으니 오빠는 언행을 확실히 해. 나 머리빨 잘 받았어? 뭐해? 괜찮냐고 오빠.”

“잠...잠깐.. 저건 ...대체.”

뒤늦게 온 마인츠의 장남과 딸은 자신들의 기사들이 무력해져 있는 것을 보고 자기 아버지보다 더 당황했다.

ㆍㆍㆍ

시온은 개인적으로 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젊음의 비약에 대해 제조를 해야 했다. 

그때 의도가 다르게 생겨난 비약이지만 이 비약이 선제후들에 마음에 쏙 든 모양이었다. 

특히 몇 명은 여자 욕심이 아주 많은 타입이었는데 이런 자들은 그냥 단순히 흥미 삼아 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무릎을 꿇고 빌 정도로 시온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어린 애들이랑 놀아 나는 게 좋다고 해도, 그래도 그리 절박하게 굴다니. 이것도 하나의 약점을 쥔 거겠지.’

이런 자들은 아예 시온의 앞으로도 노예나 가까운 상태에 빠졌다고 봐도 될 것이었다. 

적어도 이 비약을 제조하는 기술을 시온이 독점하고 있다면 말이었다.

초기에 계약과 다르게 몇 명은 아예 다시 황제에게로 돌아갔고 그렇게 몇 명은 확고하게 시온의 사람이 되었지만, 

일단은 시온이 얻고자 한 새로운 선제후라는 타이틀과 아니 그 이상으로 시온에게 주어진 두 개의 관리자와 그 관리자를 대표할 수 있는 워든이라는 거대 작위를 얻었으니,

초기에 시온이 계획하고 있던 목표를 한참이나 상위에서 얻었다고 볼 수 있었다.

이어서 빠르게 새로운 워든의 탄생을 알리는 선포식이 다가왔다. 

쨍쨍한 오후였고 인구 900만의 수도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성세를 이끌었다고 여겨지는 황제의 단상이 거대하게 놓여 있었고 그곳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중앙 분수대를 중심으로 양쪽 끝에는 네 개의 거대한 기둥이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빼곡하게 사람들이 머리만 보일 정도로 보여 있었는데 기사와 온갖 귀족들이 상석의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뒤로 단상을 따라서 각종 가문의 깃발이 문장기가 그것을 들고 있는 사람들과 그런 비슷한 그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당연히 가장 맨 위에 그것을 누비고 있는 것은 황제의 가문이 블랙파이어 가문의 문장기였고 그리고 시온은 그 아래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앞에 벌어질 일은 시온의 가문인 니벨룽 가문의 문장기가 이 위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사람이 많이 모여서 그런지 되게 시끄럽군.’

아래에는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이 있었다. 그동안 바빠서 보지 못했었는데 사실 가주의 자리를 이미 아버지에게서 자연스럽게 받아냈다. 

그러니 본 가주가 바로 자신인 셈이었고 분가 형태로 나눠진 것이 지금 원래 가졌던 장남 형이 가지고 있던 바로 그 가문이었다. 

사람이라는 것이 이렇게 형제라고 해도 간사한 것이 분가로 나뉘게 된다고 해도 지금 자신에게서 얻어먹을 수 있는 콩고물만 계산해본다고 해도, 

한낱 변두리 산 구석에 존재했던 남작 정도에 불과한 그 작은 가문으로서는 다시는 누리기 힘들 권세를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아직 공작이라는 작위도 하나 내리지 않은 상태이기는 했다.

이거는 앞으로 차차 할 거기는 한데 그전에 형들이 과연 사과할지 안 할지에 대해서 염두에 두고 있기는 했다. 

가주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고 한다면 곧바로 분가해서 새로운 가문으로 독립을 해버렸을 거지만 희한하게도 모든 지위를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바친 것이었다. 

하여튼 가족이기 때문에 제일 높은 단상이 그중 하나에 아버지를 비롯한 형들이 하나씩 잘 잡고 있었고 여동생도 와 있었다. 

결혼해서 애를 가진 여동생도 있었는데 그 어찌나 자신을 뜨겁게 바라보는지 아주 옛날에 생각해보면 웃음이 잘 정도였다. 

왜냐하면 거의 사생아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었던 것이 당시의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아내가 비공식적으로 좀 있어서 가장 서열이 낮은 시온 같은 경우는 정말로 거의 평민과 다름없는 생활을 아니 그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는 생활을 했었다.

그때는 그것도 기회라고 생각하고 앞날을 위해서 차곡차곡 사냥 기술부터 열심히 배웠지만 말이다. 

“어, 시작된다! 저 가문 문장이 시온 니벨룽의 니벨룽 가문!”

이어서 거대한, 웅장한 군악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흥분은 전쟁보다도 그 한복판보다도 더 뜨거웠다.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짖고 있었는데 이것은 자신의 인기가 제국에서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거 자체만으로도 황제 스스로가 또한 불리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의 얼굴이 더욱더 굳어졌다. 민중의 인기를 얻는 것조차도 하나의 권력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이었다. 

제국에서 시온의 입지는 더욱더 튼튼하다는 것 새로운 질서는 계속해서 벌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이 이렇게 다시 한번 증명이 되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사실 시온 입장에서는 이것 또한 느닷없이 벌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보통 민중의 인기를 얻으려면 기부와 공연 하여튼 많은 부분에 있어서 돈이라는 것을 써야만 했다. 

그들에게 식량을 지급하든지 아니면 공식적으로 거대한 검투 시합이나 아니면 기사를 선출하기 위한 기사 대회를 연다든지 다양한 대회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자신의 가문과 그리고 그 개최자의 그 권력자의 이름을 높여 서로가 치열하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별들의 전쟁을 하기 마련이었다. 

시온은 당연히 제국의 수도에서 별로 있지도 않았고 가끔 기사로서 출마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남부의 전쟁과 서부의 전쟁에서 치열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전쟁의 연속과 각종 암투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제국 수도에다가 그 제국에 사는 수도 사람들에게 돈을 쓴 경우는 아예 없다고 봐도 좋았는데 이렇게 이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황제가 긴 축사를 하기를 시작했고 새로운 워든과 새로운 권력자 탄생과 그리고 어마어마한 크기 깃발이 점차 모두가 볼 수 있게끔 올라가기 시작했다. 

“남서부의 관리자이며 니벨룽 왕국의 왕이자 기사이며 마법사인 시온 니벨룽에게 새로운 작위인 워든을 내리며...”

세 개의 반지가 계속해서 올라가서 황제의 가문인 블랙파이어 드래곤 문장 아래에 위치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제국 내에서의 두 번째 권력자라는 것이 명백하게 증명이 되고, 만 세상에 알리는 작업이기도 했다. 

이 광장에는 단순히 제국 시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든 관련된 사절단이 관련된 귀족이 관련된 상인들이 눈과 귀를 모아 철두철미하게 분석하며 구경을, 관찰을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또한 제국의 위기를 구해줄 수호자일 것을 공표하는 바이며, 시온에게 새로운 임무를....”

이들이, 이 본 것을 다시 각 나라의 권력자에게 보고를 함으로써 시온이 그들에게 두 번째 제국의 권력자로서 인지가 되는 순간 니벨룽 가문의 위세는 말할 수 없이 거대하고 커질 것이었다. 

그런데 황제가 여기의 말미에다가 붙인 새로운 언급은 시온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의 내용이었다. 

지금 처해진 제국의 외세 문제를 시온이 처리할 것이라는 약조를 그냥 딱히 물어본 적도 없이 그냥 발표해버린 거였다. 

‘아 이게 노림수였나.’ 

그래도 이 워든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대신 수행한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굳이 이런 법으로 쓰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대답은 거의 예스에 가까웠지만 어쨌든, 

지금은 황제가 노리는 바에 따라서 그럴싸하게 연기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었다. 

약간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할 수 없이 그 의무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황제의 요구를 승낙했다.

그리고 완전히 워든의 직위에 오르고 제국 시민의 지진이 날 듯한 환희에 찬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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