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격
이것의 변신은 단순히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녀석이 가지고 있던 전반적인 능력과 밀도와 중량이 늘어나 버린 것 같았다.
“변수네. 그것도 더럽게 큰 변수.”
한마디로 잘못 들어가게 된다면 정말로 치명상 정도가 아니라 일격사할 수 있을 정도의 극한의 돌진이 만들어진 거였다.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이 모두가 이 상황을 숨 막히게 볼 수밖에는 없었다.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야?”
“아무리 경이라고 해도 저런 괴물과 정면충돌은,,,”
“기사들은 보통 강박관념이 있잖아.”
그 정도로 많은 자의 예측을 어긋나게 할 정도 예상외의 난관이 바로 펼쳐진 거나 다름이 없었다.
시온도 지금 앞에서 달려오는 저 녀석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는 않았다.
‘안 되지. 안돼.’
이대로 옆으로 피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저런 공격의 특징상 방향을 제어하지 못해서 바로 지금까지 잘 보호해오고 있던 사람들에게 들어갈 것인데 그렇게 하자니,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 같은 문제도 자기가 잘못을 해서 생긴 것이라는 것을 시온은 인지하고 있었던 거였다.
“시험은 어느 정도 했고 최대치는 모르지,,,”
영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닌 게 지금 자기가 습득한 용격점에 대해서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제대로 써본 적은 아직은 없었던 거였다. 고작해봐야 실비아한테 한번 써봤는데 실비아한테 썼을 때도 나름 생포를 한다고 진정으로 이 힘을 쓰지는 않았다.
그냥 이대로 돌진해 보는 게 나을 거였다. 대신 진심으로 저 녀석을 후려쳐야겠다는 마음가짐 각오를 했다.
“오케이.”
항상 다음 전투를 준비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전력으로 내리쳐본 적은 드문 상황이기는 했었는데 어쨌든 지금 문제에 대해서 얄팍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거였다.
“맞서 달려라. 할 수 있지?”
지금 타고 있는 재해 맹수가 머뭇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시온은 그것의 목줄을 죄며 오히려 용감하게 달려 들으라고 재촉을 했다. 그렇게 소리를 재차 치기도 했다.
이 정도 되는 영수라면 분명히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랬다.
그 말을 들어서인지 확실히 일반 영수가 아닌지라 이 녀석은 맹렬하게 그것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고 이제 충돌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온은 자신의 가슴팍에 가지고 있던 용환이 붉게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씁...? 뭐야 이 뜨거움은.”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고 그것이 용격점을 가동시키고 있는 신체와 마나가 섞인 그 반반의 치열한 질량감 있는 그 순환에 끼얹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시온은 제대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이해를 하지를 못 했지만, 분명히 자기가 펼치려고 하는 용격점은 수준이 아닌 것 같았다.
분명히 좀 더 다른 종류의 것이었고 저번에 했을 때하고는 빛무리 같은 것이 모이는 게 달랐다.
여기에 있는 에너지가 정확히는 화염이겠지만 이것들이 용환을 관통을 하면서 지금 시전하고자 하는 용격점의 매개체인 메이스에 모이기 시작했고
“못 보겠다.”
“닥치고 저길 봐봐.”
“.........”
그것은 상대의 크기를 가늠을 하기 위해서 걸고 있던 메이스의 거대화 마법의 결합을 해서 순간적으로 5m를 찍어버릴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불방망이가 되고 있었다.
이거 자체를 유지해야 하는 문제도 있는데 일단은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일반 기사라면 시도도 하지도 못할 그런 기괴한 공격이나 다름이 없었다.
최소한 여기에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경량화 마법이 걸려 있거나 무게 자체가 탄소가 낮은 재질이어야 할 것인데 그거를 떠나서 시온이 지금까지 푸른 액으로 축적해왔던 근력은 이것을 감당하기에 충분했다.
‘만약에 말이지. 실패한다면, 뭐 죽진 않겠지.’
그러고 나서 그 황소 같은 돌진의 한가운데에 내리치기 위해서 맹수에게 뛰라고 주문을 했고 맹수는 재빠르게 뛰어올랐는데 이제 해야 할 일은 타이밍을 맞춰서 내려치는 일밖에는 없었다.
이런 것을 누구에게 시킨다고 한다면 이것도 어렵다고 할 수많은 기사가 있지만, 어차피 시온도 사실 이런 거는 되게 어렵다.
그냥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달려오고 맞서 달려가고 이런 서로의 가속도가 얽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의 재능적인 스펙으로 공격을 한다면 100번을 시도하면 100번을 다 실패할 거라는 것을 시온은 알고는 있었다.
“맙소사 신이여!”
“벼랑 끝에서의 충돌,,,,”
하여튼 어차피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앤드류의 비술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유지할 수 있는 술식에만 집중을 하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손목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둔탁한 충돌이었다. 거대한 마나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일시 후 소강상태.
순간적으로 퍼져버리기 전에 그 고요함이 있었고 이어서 그 바람이 몰아치기도 전에 손목과 그 팔목과 어깨를 따라서 전신을 통해서 무언가 거대한 것을 후려쳤다는 느낌이 빠르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인지하고 나서부터 이어지는 것은 마나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반탄력이었고 동시에 이 맹수 역시 안간힘을 다해서 힘을 보태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지만 이런 것들 모두가 방금 일격의 보탬이 되었다.
‘부러진 것 같지.’
그렇게 뭔가가 부러진 듯한 느낌과 소리가 이어서 울리더니 이어서 육중한 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소리가 이어졌다.
먼지가 동시에 피어올랐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이 느낌의 일격사였다.
반탄력만으로도 맹수는 뒤로 쭉 밀려났는데 시온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맹수에게서 뒤로 넘어져서 굴렀다가 바닥에 간신히 착지했다.
“쓰읍..”
이어서 곧 먼지가 빠르게 줄어들었고 옅어진 그것 사이로 머리가 박살이 난 그것이 보였다.
예상했던 대로 한 번에 보내버린 거였다. 방금 그게 뭐였는지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지만 지금은 이 장애물을 한 번에 지워버렸다는 거에 그리고 만족감을 느꼈다.
“뭐 하나. 빨리 움직여라.”
“그..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넋 놓고 있는 것은 비단 방금 뻗어버린 저 앞에 재해 영수뿐만이 아니었다.
“움직여! 시온 경이 해결했으니까. 너희들은 죽도록 뛰기만 하면 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온 경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방금 전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 행렬이 정지해버렸다. 시온은 빠르게 거기로 뛰어들어가 이 녀석이 가지고 있을 영단을 찾기를 시작했다.
사실 이 정도 급이라면 가지고 있는 가죽마저도 엄청난 고가의 팔리게 될 재료지만 지금은 이것을 처리할 수 있을 만한 여유가 없었다.
따라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영단 정도는 챙겨야지 수지가 맞지.’
더불어 여기에다가 이 사체를 놓고 간다면 앞에 있을 위험에 대해서도 상당량의 수준을 낮출 수 있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뿔이랑 가죽이랑.”
“기사들 이쪽으로 와서 각하를 도와 양쪽으로 잡아!”
“아니야. 부르지 마.”
영수들은 서로를 잡아먹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가장 강한 영수였다.
이 정도 영수를 여기에다 놓는다면 이제 꼬이게 될 녀석과 앞으로 꼬이게 될 녀석이 한 번쯤은 고민해볼 것이다.
굳이 전투를 벌여야 할 정체불명의 자보다는 이미 놓인 녀석과 그런 녀석을 노리고 있는 다른 영수들을 처리하는 것이 훨씬 나았기 때문이었다.
“이거를 버리고 간다고요. 하. 계륵이네 미치겠어. 이 재료라면, 너무 아까운데. 하다못해 핏방울 조차도 구할 수가 없는... 각하?”
“버려 빨리. 그리고 제자리로 돌아가. 이것은 우리를 지켜줄 더미가 될 거니까.”
에슬린이 이 같은 점에 관해서 물었는데 가지고 가자는 얘기는 했지만 시온은 이미 이것의 목적을 정해뒀다.
“여전히 그 페이스는 진짜. 저번보다 더 빨라지셨는데요.”
“숙련도가 늘었으니까.”
순식간에 깊은 곳까지 갈라내고 그 안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영단을 발견했다.
검기도 하고 붉기도 하고 흰색이 섞여 있는 영단이었는데 그 수준이 아주 높다는 것은 굳이 테스트해보지 않아도 맨눈으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여기다가 내버려 둬서 더미로 만든다.”
시온은 거기에 대한 더미에 대해서 에슬린에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그 과감함이 놀라운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이것을 가져갈 수 있다면 단단히 재정에 도움이 될 것인데 고생해서 얻은 것들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그런 부분을 고민하는데도 얼마 걸리지 않았고
별로 대수롭지도 않게 생각을 하는 것을 보고 남모를 감동까지 한 상황이었다.
‘계산이 너무 빨라. 하지만 이건 손익을 보려고 한 건 아니지. 더불어서 마법사라면 가지지 않을 지혜까지. 하. 배워야 할 게 또 늘었어.’
대부분 귀족이라면 지금 데리고 있는 사람들을 희생하더라도 이것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었다.
또는 이들을 보고 끌고 가라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 이런 상황이라고 해도 말이다. 특히 이러한 결단을 실비아도 아주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여우 같기도 하고 과감하면서 그렇다고 정이 없지 않아,,,’
자기의 오빠와 비교를 하면서 말이다. 오빠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훌륭한 선택과 그리고 결정 그리고 알게 모르게 이어져 있는 군주로서의 덕목이 잘 녹아 있었고
진짜 귀족을 본 것만 같은 진짜 지배자를 본 것만 같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내가 기대했던 사람은 아니야,, 분명히 출신이 낮다고 하지 않았어. 시온 니벨룽.”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러니까 더 유명하죠.”
“진짜 있을 수가 없잖아.”
“뭐가 말입니까?”
“.......”
그리고 시온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많은 영수가 여기에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여기에 시온에게 달려들 예정이었던 나무 형태의 재해 영수가 쿵쿵거리면서 걸어오다가 방향을 바꾼 거였다.
‘시차가 절묘하게 떨어졌네. 동시에 상대할 뻔했는데.’
시온도 여러 마리의 재해 맹수를 상대하는 것은 부담이 심한 일이었다.
지금 계속해서 마나를 쓰기만 해서 마나 수련을 통해서 다시 리셋을 시켜야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계속해서 마나를 쓰고만 있었다.
방금 전에 일격으로 다시 마나를 뭉텅이로 써버렸기 때문에 지금 남아 있는 마나는 이제 한 20% 정도밖에는 없었다.
그나마 이것도 가지고 있던 각종 회복 단약을 먹어서 보충이 되는 거지만 어쨌든 그쪽으로 가는 재해 영수만 해도 벌써 세 마리.
그 정도로 용환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쏙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알 수 있었다.
“뒤에서 소리 나는 거 봐 본격적으로 자기들끼리 노리기 시작했잖아.”
“아니, 아니. 기합 넣고 더 빨리 움직여!”
“대단한 지혜야. 일부러 그것을 내버려 둔 이유가 이랬구나.”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하는지 뒤에서 엄청난 소리가 연달아서 나기 시작하고 그런 와중에 드디어 길이 열리고 깨끗한 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온은 그것을 보자마자 선두를 실비아 보고 이끌라고 한 뒤에 빠르게 후위로 가서 상황을 몰아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해안가로 모인 인원은 거의 피해가 없었다. 아직도 저 섬 안에서는 문제가 많이 있어 보이기는 했지만, 일단은 그 망명자들을 다 빼 온 거였다.
‘좋아. 좋아. 좋은 흐름이야.’
오히려 진격 속도가 너무 빨랐던 탓에 기사들을 투입했던 귀족 측보다 빨리 오게 되었다.
중간에 보고를 듣고 나서 보니 예상했던 것대로 일이 잘 해결한 모양이었다. 그나마 좀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지금 고드가 부상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가장 위중한 문제를 맡았고 그 역시 용환으로 제어되지 않는 영수와의 충돌이 있었던 거였다.
재해 영수까지는 아닌데 그에 준하는 영수였던 것 같고 고드는 그것을 처리하는데 부상을 입어서 지금 저쪽에 뻗어 있었다.
“이런 또 이런 꼴을 보이네. 하지만 그때보다 가슴이 더 뜨거운걸 와하하하하.”
“....?”
그래도 그 얼굴은 드디어 제대로 살고 있다 드디어 해야 할 것을 했다는 기쁨으로 넘쳐 있어서 에릭과 고드 두 명 다 좋은 만족을 하지 않았을까.
이 정도로 이렇게 이것을 욕망할 정도였다면 분명히 이번 선택 때문에 나중에 다른 얘기를 하거나 언제든지 황제 쪽에 붙어서 편을 바꿀 상황도 있었을지 몰랐다.
“구원자!!”
“위대한 시온 니벨룽을 뵙습니다. 고대했던 만남을 이런 식으로 이뤄내다니.”
“아, 음. 반갑군. 황제의 사위로서 자네들을 돕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네. 부상자들은?”
그리고 귀족들과 왕족들이 쏟아져 오기 시작했다. 시온의 기사들은 그냥 수준이 아니었고 모두 다 강체술을 익힌 기사들이었기에
여기에 나인만 부족의 전사에 도움까지 있어서 그런지 영수에게 사망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이렇게 해서 그때 고민했던 충분한 결과를 보게 된 것 같았다.
“나이가 상당히 어리구나. 니벨룽 왕.”
“반갑소.”
그리고 노년의 왕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