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0화 (10/187)

10화 : 저는 뭐든 할 겁니다.

신영 타이탄스 회의실.

한수는 사무실로 오라고 한 뒤 곧바로 나갔다.

회의실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김종문 단장은 한수가 나간 문을 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했다.

마재호가 김종문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단장님, 이게 말이 됩니까? 구단주 얼굴을 못 알아봤다고 마케팅팀 막내로 가라뇨!? 이딴 갑질이 어딨습니까?!”

“······.”

김종문이 턱을 쓰다듬으면서 말이 없자, 마재호는 불안한 눈빛을 했다.

“다, 단장님, 저 정말 마케팅팀으로 가야 합니까?”

단장이 프로야구 프런트의 책임자라고 알려졌지만, 어디까지나 최종결정권자는 사장이다.

그러나 지금 사장은 해임됐고···.

‘구단주가 임시로 사장 대행을 하겠지. 그리고···.’

마케팅팀과 경영기획팀은 사장이 관리하는 부서다.

김종문은 생각했다.

‘내 오른팔인 마 팀장을 마케팅팀 막내로 보내겠다는 건···. 경고야. 아무리 구단주라도 나를 직접 공격하는 건 부담스러우니까, 마 팀장을···.’

그때 마재호가 큰 소리로 김종문을 불렀다.

“단장님!”

김종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식 발령이 난 거도 아닌데, 호들갑 떨지 마. 구단주가 기선제압을 하려고 저러는 거뿐이니까.”

“저, 정말입니까?”

“그래.”

“하지만···. 구단주는 박 사장도 단칼에···.”

“박종철은 잘릴 만한 짓을 한 거고.”

“······.”

“신경 쓰지 마.”

“···알겠습니다.”

김종문의 확신에 마재호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배인 전주희 밑으로 들어가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으니까.

그때 스카우트팀 팀장 윤재규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일단 나갈까요? 구단주님 지시잖아요.”

그러자 경영기획팀 팀장 서동민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 그럴까요?”

‘김종문 단장한테 붙을까 했는데···. 구단주가 엄청난 또라이 같아.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

마케팅팀 팀장 전주희는 기다렸다는 듯 일어났다.

“먼저 가볼게요!”

전주희에 이어서 서동민, 윤재규가 차례차례 회의실에서 나갔다.

전력분석팀 팀장 권재중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윤재규, 저 X끼···. 뜻을 함께하겠다고 하더니, 뭐? 구단주님 지시? 박쥐 같은 새X···!”

육성팀 팀장 이재민도 혀를 차며 말했다.

“서 팀장은 어떻고? 견마지로 어쩌고 하더니···.”

김종문은 여유롭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진정들 하고, 우리도 사무실로 가지.”

= = = = = = = =

한수는 회의실에서 나오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이소희에게 말했다.

“비서 씨, 마재호 팀장 마케팅팀으로 발령내요.”

“마 팀장을 정말 마케팅팀 막내로 보내려고요?”

“네.”

이소희는 당황스러웠다.

한수가 그냥 기선제압을 하려고 마재호를 마케팅팀으로 보내겠다고 한 줄 알았는데···.

“반발이 심할 거 같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한수의 냉정한 목소리에 이소희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서동민 팀장한테 전달해두겠습니다.”

서동민에게 전달하는 이유는 경영기획팀이 인사, 총무, 재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로 걸어갔다.

이소희는 뒤따라가며 물었다.

“포수 마스크는 계속 쓰고 계실 건가요?”

“네.”

“···왜 쓰시는 거예요?”

한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생긴 얼굴 보호하려고.”

“······.”

이소희는 썩은 표정을 지었다.

한수는 신경 쓰지 않고 눈앞의 창들을 바라봤다.

바로, 프런트 책임자들의 정보창이다.

강덕수에게 지시해서 프런트 핵심 인물을 조사해둬서 이름과 얼굴을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보기만 해도 정보창이 나타난 거다.

‘타이탄스 삼재(三災)는···.’

마재호는 개똥 취급이었고, 전력분석팀 권재중은···.

【권재중】【Iron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0.1%)

(타이탄스 코치진: 0.7%)

(타이탄스 프런트: 2%)

결론: 개똥도 개똥 나름. 배변 봉투가 필요해요.

【적성】

없음.

【특기】

1. 농땡이.

한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전력분석팀이면 중요한 부서 아냐? 이건 아니지. 덕수한테 얘 좀 더 털어보라고 해야겠네.’

먼지 한 톨이라도 나오면 처리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음은 육성팀 이재민···.

【이재민】【Bronze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1%)

(타이탄스 코치진: 10%)

(타이탄스 프런트: 39%)

결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네요.

【적성】

1순위: 전력분석팀

【특기】

1. 통계학.

한수는 눈을 반짝였다.

똥통에서 동전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권재중을 쳐내고 얘를 전력분석팀으로 보내면 되겠네.’

이어서 경영기획팀 서동민을 확인했다.

특별한 게 없는 Iron 등급이었다.

적성은 경영기획팀이 1순위라 일단 놔두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은 김종문 단장···.

【김종문】【Silver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1%)

(타이탄스 코치진: 45%)

(타이탄스 프런트: 63%)

결론: 선수 출신 단장으로 능력은 있지만, 독사 같은 인물입니다. 감당되면 활용해보세요.

【적성】

1순위: 단장

2순위: 스카우트팀

【특기】

1. 안목 [내야수 전용].

‘결론이 뭐 이래? 도발하는 건가?’

김종문이 호의적이지 않은 건 눈치챘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까···.

‘김종문도 좀 털어보자. 약점 잡고 팀을 위해 헌신하게 만들어야지.’

이어서 전주희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전주희】【Bronze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0.01%)

(타이탄스 코치진: 1%)

(타이탄스 프런트: 50%)

결론: 프런트 직원으로 적합합니다.

【적성】

1순위: 마케팅팀

2순위: 경영기획팀

3순위: 비서실

【특기】

1. 인재 활용.

2. 야근

전주희는 모난 데가 없는 인재였다.

‘계속 마케팅팀을 맡겨도 될 거 같고···.’

마지막으로 스카우트팀 팀장 윤재규였다.

그런데 다른 정보창과 모양이 달랐다.

한수는 발걸음을 멈추며 생각했다.

‘혹시 비서 씨처럼···.’

【윤재규】【Bronze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5%)

(타이탄스 코치진: 51%)

(타이탄스 프런트: 10%)

결론: 선수 출신으로 코치에 적합합니다.

【적성】

1순위: 배터리 코치

2순위: 투수 코치

【특기】

1. 지도 [포수 전용]

이소희처럼 등급이 높은 게 아니고, 다른 계열의 정보창이라 모양이 달랐던 거다.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배터리 코치라···.’

분명 이소희가 쓴 보고서에 배터리 코치의 방관으로 투수와 포수 관계가 좋지 못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흠···. 이건 고민해봐야겠네.’

그때 이소희가 물었다.

“어디 불편하세요, 구단주님?”

“아뇨. 잠깐 생각할 게 있어서요.”

한수는 다시 사무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 = = =

신영 타이탄스 사무실.

한수가 포수 마스크를 쓴 채 팔짱을 끼고 서 있고, 맞은편에 프런트 직원들이 모여 있다.

직원들은 한수를 보며 생각했다.

‘포수 마스크는 뭐야?’

‘저 사람이 구단주라고?’

‘컨셉인가···.’

‘또라이인가?’

직원들 반응을 살피던 이소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포수 마스크 좀 벗지···. 왜 저러는 거야?’

한수는 프런트 직원들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실망했다.

‘전부 Iron 등급이네.’

심지어 권재중(전력분석팀 팀장)처럼 참담한 정보창도 보였다.

한수는 날카로운 눈빛을 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네.’

비시즌 기간은 무척 중요하다.

이때 팀을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성적이 결정되니까 말이다.

한수는 우승을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자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타이탄스의 새로운 구단주, 이한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직원들은 김종문 단장의 눈치를 봤다.

그때 김종문이 먼저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이어서 직원들도 박수를 쳤다.

-짝짝짝···.

그 모습을 본 한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몇몇 직원은 한수의 잘생긴 외모를 보고 움찔했다.

‘와···. 연예인이야, 뭐야?’

‘스캔들이 괜히 나는 게 아니네···.’

‘잘생긴 또라이였네.’

그때 한수는 입을 열었다.

“비시즌이라 곧 퇴근이죠? 길게 말하진 않겠습니다. 제가 구단주로서 바라는 건 두 가지입니다.”

꼴찌로 시즌을 종료하자마자 구단주가 바뀌었다.

일장연설이 늘어지겠다 싶어서 직원들은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한수의 연설은 짧고 명료했다.

“정규시즌 1위, 한국 시리즈 우승.”

직원들은 움찔했다.

팔 년 연속 꼴찌를 한 타이탄스가 1위? 우승!?

모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한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이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 저는 뭐든 할 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종문 단장을 보며,

“뭐든.”

단호하게 말했다.

김종문 단장은 눈썹을 씰룩였지만 이내, 피식 웃으며 박수를 쳤다.

다른 직원들도 김종문을 따라서 어색하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한수는 직원들의 박수가 멈추자 말했다.

“자, 오늘 회식은 제가 쏘겠습니다. 특별한 일 없으면 모두 참석해주세요.”

그 순간, 김종문 단장이 손을 들더니, 몹시 송구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구단주님, 저는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회식에 참석하기 힘들 거 같습니다.”

그러자 사무실 분위기가 묘해졌다.

한수는 그 변화를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 어쩔 수 없죠.”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타이탄스 삼재(三災)가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들었다.

“구단주님, 저는 오늘 할아버지 제사라···.”

“저는 설사병이 나서···.”

“오늘 장모님 생신이라···.”

미소 띤 얼굴로 말하는 게 신뢰 되진 않았지만, 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전력분석팀, 홍보팀, 육성팀 직원들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회식을 빠지겠다고 했다.

눈치를 보던 서동민도 선약이 있다며 빠졌고···.

윤재규는 미소 띤 얼굴로,

“여자친구랑 데이트 약속이 있습니다.”

그의 말에 다른 직원들은 흠칫했다.

‘아니, 저런 이유를 대면···.’

‘아무리 그래도 데이트 때문에 빠지는 건···.’

‘윤 팀장님, 왜 저래?’

한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연애 사업···. 중요하죠. 가보세요.”

“감사합니다, 구단주님.”

한수는 전주희를 쳐다봤다.

“전 팀장은요?”

“저는···.”

전주희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더니···.

‘김종문 단장의 뜻을 따르는 건 싫은데···. 괜히 같은 편 취급 받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전부 불참하겠다고 하는데 나만 가겠다고 하면···.’

그녀는···.

“···어머니가 아프셔서요. 집에 일찍 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수는 전주희를 빤히 보다가, 포수 마스크에 느낌표가 떠오른 걸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임무 완료했나 보네. 뭐, 좋아. 덕분에 좋은 빌미를 만들었어.’

한수는 그의 눈치를 살피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OK. 그럼 단체 회식은 다음에 하는 걸로 하죠. 그럼, 이상!”

그가 사무실에서 나가자 이소희와 강덕수도 뒤따라 나왔다.

강덕수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실장님, 저것들 작정하고 개수작을 부리는 거 같은데 단체로 손 좀 봐줄까요?”

“됐어.”

“하지만···.”

“됐다고. 오히려 잘 됐어.”

이소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뭐가 잘 됐다는 건가요?”

“직원들이 개같이 나오니 저도 예의를 갖출 필요가 없어졌잖아요. 흐흐.”

“···직원들은 죄가 없어요. 김종문 단장 때문에···.”

“무지한 것도 죄죠.”

“······.”

한수는 서슬 퍼런 눈빛으로 말했다.

“곧 알게 될 겁니다. 본인들이 믿고 잡았던 줄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 사실을···.”

“······.”

이소희는 복잡한 표정으로 한수를 쳐다봤지만, 뭐라고 더 말하진 않았다.

그때 한수가 웃으며 물었다.

“오늘 회식은 우리 셋이 할까?”

강덕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실장님!”

그러나 이소희는 고개를 저었다.

“전 빠지겠습니다.”

“왜요?”

“소개팅이 있어서요. 그럼.”

“······.”

그녀는 한수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조금 쌀쌀맞은 그녀의 모습에 한수는 생각했다.

‘내가 너무 놀렸나? 그런데···.’

“···정말 소개팅 가는 건가?”

강덕수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냥 핑계 아닐까요? 실장님을 불편해하는 거 같은데···.”

“······.”

“그보다 예약해둔 식당은 어떻게 할까요? 아니면, 저희 둘이라도···.”

한수는 말없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임무 4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Point 1가 지급됩니다.】

임무 4는 프런트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회식 제안을 하지만, 참여를 강요하지 않는 거다.

‘완벽히 달성했군.’

【현재 Point 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포수 마스크를 벗으려는 순간,

-띠링!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임무 5가 생성됐습니다.】

『임무 5』

【구단주님! 새로운 사장을 임명해주세요.】

【보상 : 4 Point】

한수는 눈을 반짝였다.

‘이번 건 포인트가 좀 세네?’

그때 강덕수가 재차 물었다.

“실장님···. 식당은···.”

“예약 취소해.”

강덕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한우 좀 먹나 했더니···.’

“···알겠습니다.”

그때 한수가 말했다.

“부산 왔는데 해산물로 먹자.”

“네? 그럼···.”

“랍스터.”

“바로 식당 예약하겠습니다!”

활기차게 전화하는 강덕수.

한수는 피식 포수 마스크를 벗으려고 했다.

그 순간,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띠링!

【등록된 인재 정보가 30명이 넘었습니다.】

【‘호감도 시스템’이 오픈됩니다.】

한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했다.

‘호감도 시스템···? 이건 또 뭐야?’

-띠링!

【호감도 시스템은 타이탄스 프런트 직원, 코치진, 선수들이 구단주님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를 수치화해주는 시스템입니다.】

【호감도는 +와 –로 구분됩니다.】

【호감도는 정보창 하단부에 표기됩니다.】

한수는 식당을 예약 중인 강덕수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강덕수】【Silver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1%)

(타이탄스 코치진: 3%)

(타이탄스 프런트: 58%)

결론: 프런트 직원에 적합.

【적성】

1순위: 홍보팀

(이하 생략)

【특기】

1. 스캔들, 찌라시, 악성 루머 막기

(이하 생략)

【호감도: + 100%】

한수는 강덕수의 호감도가 +100%인 걸 확인하고 피식 웃었다.

‘덕수답네.’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때 강덕수가 전화 통화를 끝내며 말했다.

“실장님, 식당 예약했습니다.”

“좋아. 오늘은 배 터지도록 먹자.”

“알겠습니다!”

= = = = = = =

강덕수가 찾은 맛집은 수영구에 있는 ‘크랩 랜드 전복 공주’였다.

강덕수는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완전 맛집이랍니다.”

“이름은 특이하네.”

강덕수는 식당 건너편에 있는 종합 병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병원 환자들이 몸보신하려고 여기 자주 찾는대요.”

“랍스터 먹으러?”

“아뇨, 전복죽이요.”

“···여기 랍스터 맛집 맞지?”

“네!”

두 사람이 크랩 랜드 전복 공주로 들어가려는데, 문이 열리더니 낯익은 사람이 나왔다.

바로, 이소희였다.

한수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여기서 소개팅한 거예요?”

“···그러는 구단주님은···.”

“밥 먹으러 왔죠. 그런데 소개팅남은 어딨어요? 아! 나 조금 주책인가?”

“···아뇨, 딱히···.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이소희는 인사를 하고 두 사람을 지나쳐갔다.

그때 강덕수가 속삭였다.

“실장님, 이 비서 소개팅이 잘 안 됐나 봐요.”

“글쎄···.”

한수는 멀어져가는 이소희를 쳐다봤다.

왠지 모르게 그녀한테 자꾸 시선이 갔다.

‘···Platinum 등급 인재잖아. 그래서···.’

그때 이소희가 크랩 랜드 전복 공주 쇼핑백을 들고 있는 걸 발견했다.

한수는 생각했다.

‘소개팅하고 음식 포장을 하진 않지···.’

이소희는 길 건너편 종합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수는 잠시 팔짱을 끼고 고민하더니,

“덕수야, 먼저 먹고 있어라.”

“네? 실장님! 어디 가세요?!”

강덕수의 부름에 대답도 하지 않고, 한수는 이소희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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