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 통합 우승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요?
부산 해운대구, 고급 한정식 식당 청운정, 어느 룸.
독고준은 약속 시간이 됐는데도 동백 스포츠 박 기자가 나타나지 않자 인상을 찡그렸다.
분명 출발한다는 메시지까지 받았는데···.
‘도대체 왜 안 오는 거야?’
그는 박 기자한테 전화를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드르륵!
룸의 여닫이문이 열렸다.
독고준은 박 기자가 왔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문 앞에 서 있는 한수를 보고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다, 당신이 여긴 왜···.”
“식당에 밥 먹으러 왔지. 왜 왔겠어요?”
한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룸으로 들어오더니, 독고준 맞은편에 앉았다.
“앉아요. 올려다보기 목 아프네.”
“······.”
독고준이 천천히 앉자 한수는 메뉴판을 향해 고갯짓하며 말했다.
“먹고 싶은 걸로 시켜요.”
“···뭐 하자는 겁니까?”
“듣고도 모릅니까? 밥 사주려는 거 아닙니다. 아, 겸사겸사 술도 한 잔, OK?”
"그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 당신이 여긴 왜···!"
그 순간, 한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어이, 독고준.”
“뭐···.”
“아직도 감이 안 잡혀? 널 도와줄 사람은 없어. 너는 오재근이랑 트레이드될 거야. 왜냐고? 내가 그걸 원하거든.”
“이, 이···.”
한수는 팔짱을 끼며 말을 계속했다.
“트리플스에서 트레이드를 받아들이면 동백 스포츠 박 기자가 제일 먼저 기사를 쓸 거야. 불꽃 투수 독고준, 팀을 위해 트레이드를 수락! 팀의 미래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떠나는 에이스···. 캬, 헤드라인 죽이지?”
“뭔 개소리야! 내가 언제 수락을···! 난 타이탄스에서 안 떠나! 팬들이 가만있을 거 같아!? 난 타이탄스의 에이스야! 지금 당장 SNS에···!”
“SNS···. 안 하는 게 좋을 텐데.”
“뭐?”
“당신이 협조를 안 하면···. 내일 데일리 아이리스에서 이런 기사가 터질 거예요. KBO 유명 투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참여···.”
독고준은 깜짝 놀라더니 다급히 입을 열었다.
“나, 나는 아니야! 그, 그건···!”
“알아요. 알아. 前 홍보팀장 마재호 씨의 소개로 기업에 투자했는데, 알고 보니 불법 도박 사이트였다는 거잖아요.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투자금도 다 뺐지만···. 과정이 뭐가 중요해? 투자한 건 사실이잖아.”
“······!”
한수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당신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나? 내가 이런 거를 좀 잘해요. 뒷조사 같은 거. 의심이 아주아주 많거든. 흐흐.”
독고준은 생각했다.
‘이 자식···.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한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했단 기사가 나가면···. 우리 둘 다 마이너스잖아요. 당신은 선수 생활 끝나고, 나는 오재근 선수를 못 데려오고···.”
“······.”
“우리 좋게 갑시다. 당신은 팀을 위해 떠난 좋은 선수가 되고, 나는 원하는 선수 얻고. OK?”
독고준은 대답 없이 고개를 떨궜다.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던 한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같이 밥 먹을 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내 제안은 받아들인 걸로 알고 일어날게요.”
“···죄송···.”
“······?”
“···건방지게 굴어서···. 죄송합니다···.”
“······.”
독고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수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제발, 타이탄스에서 계속 던질 수 있게···.”
“사과는 OK. 근데 타이탄스에는 계속 있을 수 없어요. 댁이 떠나야 타이탄스 승률이 10%는 오르거든.”
“······!”
“대신···. 불법 도박 사이트 건은 입 다물어 드릴게. 아! 겸사겸사 마재호 씨도 처리해드리죠. 따지고 보면 전부 마재호 때문 아닌가? 독고준씨가 찍 소리도 못하고 타이탄스에서 쫓겨나는 건?”
“······.”
“그럼, 수고!”
한수는 피식 웃으며 룸에서 나갔다.
혼자 남은 독고준은 허탈한 표정을 짓더니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비틀거리다가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때 휴대폰 벨이 울렸다.
타이탄스 삼재(三災) 마재호였다.
독고준은 이를 뿌드득 갈더니 전화를 받았다.
[준아, 박 기자랑 만나고 있어? 홍보팀에 말해서 기자 회견 준비···.]
“이 마주작 새X야!!! 너 때문에···!!!”
[뭐, 뭐 주, 주작···? 뭔 소리야?]
“닥쳐! 다신 연락하지 마! 이 사기꾼 XX야!!!”
그는 휴대폰을 벽으로 던지며 괴성을 내질렀다.
= = = = = = =
한수가 뒷좌석에 타자 강덕수가 물었다.
“빨리 나오셨네요?”
“뭐, 그렇지. 출발해.”
“네.”
차가 출발하자 한수는 강덕수에게 말했다.
“동백 스포츠 박 기자랬나?”
“네.”
“지역 언론사랑 좋은 관계 맺는 게 좋지. 적당히 당근 던져주면서 이새롬처럼 우리 편으로 만들어.”
“알겠습니다.”
-띠링!
옆자리에 있던 포수 마스크에 느낌표가 떠올랐다.
한수는 생각했다.
‘임무 7이 완료된 건가?’
곧바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임무 7을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5 Point를 획득합니다.】
【현재 13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무 8이 생성됐습니다.】
‘양 사장이 스카우트팀 팀원을 전부 뽑았나 보네.’
그는 임무 메뉴를 선택했다.
『임무 8』
【구단주님!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재밌는 보물찾기를 해봐요! 다이아몬드 1개, 백금 1개, 황금 2개를 쟁취하세요!】
└Diamond 등급: 0/1
└Platinum 등급: 0/1
└Gold 등급: 0/2
【보상 : 5 Point】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Diamond 등급은 염철수, Platinum 등급은 홍진철···. Gold 등급은···.’
한수는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등록되어있는 정보창들을 살피다가 어제 등록했던 서울 웅담고등학교 최민준의 정보창과 잠재 레벨을 확인했다.
【최민준: Gold 등급, 타이탄스 선수 재능 81%】
【레벨: 32 / 81 (현재 레벨 / 잠재 레벨)】
【특성: 배드볼히터 A】
최민준은 도루 성공률이 높고 타격력까지 좋은 교타자다.
오재근이 1번 타자를 맡고, 최민준이 2번 타자로 하면 테이블세터는 지난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해질 거다.
‘4번 타자 이소호가 득점을 쫙쫙 뽑아낼 수 있겠지. 어떻게든 최민준을 우리가 지명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문제는 최민준을 노리는 팀이 많다는 거다.
‘1라운드에는 무조건 홍진철을 뽑아야 해. 2라운드까지 최민준이 남아있을까?’
고민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벗고 휴대폰으로 고민수 팀장에게 전화했다.
[구단주님, 안녕하십니까?]
“너무 딱딱하네요. 편하게 인사해요, 편하게. 앞으로 두고두고 볼 사이인데.”
[아닙니다. 이게 편합니다.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드래프트에서 지명할 선수들은 정했나요?”
[아직 베스트는 아니고, 윤곽은 잡았습니다.]
“그래요? 혹시 웅담고 최민준도 포함되어 있나요?”
[웅담고 최민준은 1라운드에 신성 스페이스(인천 우주인)에서 지명할 확률이 높아서 제외했습니다.]
신성 스페이스는 NK 드레이크스가 해체된 뒤, 인천에 새롭게 창단된 프로 구단이다.
한수의 할아버지, 故 이태백 회장이 제일 싫어했던 신성 그룹 모기업이고···.
창단하자마자 정규시즌 10연승의 기록과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하여튼 신영 그룹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하필 신성 스페이스···. 걔네랑은 말이 안 통하는···.’
한수는 말이 없자, 고민수가 물었다.
[···혹시 웅담고 최민준을 원하십니까?]
“맞아요. 최민준이 우리 타이탄스 2번 타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네요.”
[음···.]
한수는 고민수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고민수】【Platinum 등급】
【재능】
(타이탄스 프런트: 94%)
결론: 프런트의 서황(徐晃)입니다. 고교 시절 유망주였지만 혹사와 학교 폭력으로 은퇴···
(···중략···)
【특기】
(···중략···)
3. 안목 [교타자, 강타자, 포수, 내야수, 외야수, 중견수.]
4. 안목 [신인왕] - 신인 드래프트 전용 특기
【호감도: + 10%】
‘타이탄스 프런트 재능 94%···. 이 사람이라면 혹시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고 팀장, 최민준···. 신성 스페이스에 지명 못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게···.]
고민수는 확실히 대답을 못 했다.
신성 스페이스는 부족할 게 없는 팀이라 뭔가를 내주고 최민준을 가져오는 것도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방법으론 어렵다.
한수는 고민하는 고민수에게 미끼를 던졌다.
“최민준이 우리 팀 선수가 된다면···. 수리비와 피해보상금 일부를 탕감해드리죠.”
[······!?]
“OK?”
고민수는 결국···.
[···알겠습니다.]
미끼를 물었다.
한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럼, 고 팀장만 믿습니다. 아! 지명할 선수들 정리 끝나는 대로 나한테 보내줘요.”
[···네.]
그렇게 두 사람은 전화 통화를 끝냈다.
그때 강덕수가 말했다.
“실장님, 거의 도착했습니다.”
한수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생각했다.
‘스카우트팀 정비도 끝났고 보석들도 찾았으니···.’
한창 장사 중인 돼지국밥 타이탄스 식당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수는 중얼거렸다.
“이제 최고의 세공사를 고용해야지”
= = = = = = =
신영 타이탄스 사무실.
고민수는 휴대폰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리비를 탕감해준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긴 했는데···. 신성 스페이스에서 최민준을 포기할 리가 없는데···.’
최민준은 뛰어난 베드볼히터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악착같이 늘리고, 심지어 도루 성공률까지 높다.
그래서 고교 최고의 타자는 양성도이지만, 제일 상대하기 싫은 타자는 최민준이라는 말도 있는데···.
‘최민준은 스페이스의 야구 스타일과 잘 맞는 선수야. 스페이스의 단장과 감독이 쉽게 포기할 리가 없는데···.’
더군다나 모기업끼리 사이도 안 좋으니···.
‘최민준을 우리가 지명하려면 더 큰 걸 내줘야만···.’
“아냐. 그럼 안 돼. 손해 보는 거래는 할 필요가···.”
고민수는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이소희가 지나가며 물었다.
“고 팀장님, 왜 그렇게 한숨을 내쉬세요?”
“이 팀장님···.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트리플스랑 트레이드는 어떻게 됐습니까?”
이소희는 살포시 웃으며 말했다.
“트리플스에서 트레이드 수락했어요. 오재근 선수랑 3라운드 3순위 지명권은 저희 거예요.”
“잘됐네요. 그럼, 홍보팀에 보도 자료 준비하라고 해야겠네요.”
“네, 독고준 선수 인터뷰 준비도 해야 하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니에요. 고 팀장님이야말로 몸도 편치 않으신데···.”
“괜찮습니다. 워낙 강골이어서요.”
고민수는 살짝 미소를 지었지만, 신성 스페이스를 생각하니 다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소희는 ‘설마?’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고 팀장님, 혹시 구단주님이 따로 시키신 일이라도 있으세요?”
“···그게···.”
“편히 말씀하세요. 동료끼리 서로 도와야죠.”
“이 팀장님···.”
고민수는 감동한 눈빛으로 이소희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구단주님께서 웅담고 최민준을 원하십니다.”
“최민준은 스페이스와 얘기가 오가고 있는 선수 아닌가요?”
“네···.”
이소희는 이마를 짚으며 생각했다.
‘꼬맹이, 얘는 쉽게 가는 게 없네. 에휴···.’
“···일단 스페이스에 얘기는 해봐야겠지만, 그쪽에서 우리한테 원하는 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페이스 선수진은 이미 화려하니까요. 오히려 뛰어난 유망주를 데려와서 팜을 키우는 게 이득이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 팀장님, 아무래도 최민준은 포기해야 할 거 같은데요?”
고민수도 어려운 일이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하는 데까진 해봐야죠.”
“고 팀장님···.”
“얘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고민수는 인사를 한 뒤 휠체어를 밀며 사무실 밖으로 향했다.
이소희는 그런 그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봤다.
양승진한테 얘기를 들어서 고민수가 어떤 상황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생각했다.
‘피해보상금 때문에 저렇게 절박한 건가? 꼬맹이가 최민준 데려오면 차감해준다고 했나?’
“신성 스페이스···. 신성 그룹···. 신성···.”
신성 그룹이라면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수가 안타까워도 그녀가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나 싶었다.
동료이긴 하지만, 오늘 처음 봤고···.
그때 고민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구단주님께서 웅담고 최민준을 원하십니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단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꼬맹이가 이정호 선수 아들만 아니었어도···.”
한숨을 푹 내쉰 그녀는 사무실에서 나와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게 누구야? 이 실장! 얼마 만에 연락하는 거야?]
“···회장님, 너무 오랜만에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그간 기체 강녕하셨습니까?”
[하하, 나야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서 편안히 잘 지내고 있지. 자네야말로 잘 지내지? 내가 물러난다고 자네까지 그만둘 필요는 없었는데···.]
“아닙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이죠. 그리고 저도 하고 싶었던 일이 있어서 그만둔 겁니다. 너무 마음 쓰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래, 그래···. 그런데 무슨 일로 연락한 거야?]
이소희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회장님, 이런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이번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성 스페이스가 웅담고 최민준을 지명하지 않게 해주실 수 있습니까?”
신성 그룹 차재덕 회장은 한참 동안 대답이 없었다.
이소희는 긴장해서 침을 꼴깍 삼켰다.
차재덕 회장을 십 년 가까이 모신 그녀는 그가 공사 구분이 확실한 사람인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처음으로 하는 부탁이니 어쩌면···!
그때 차재덕이 말했다.
[이 실장, 그런데 말이야···.]
“네, 회장님.”
[대체 신인 드래프트가 뭔가?]]
“······!”
이소희는 아차 했다.
차재덕 회장이 유도 말고는 다른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단 걸 깜박했다.
신성 스페이스 창단도 차재덕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 창단된 거다.
“회장님, 신인 드래프트라는 건···.”
그녀는 차재덕 회장에게 야구 교습을 시작했다.
= = = = = = =
그 시각, 돼지국밥 타이탄스.
한수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심상호의 정보창을 확인하고 있었다.
【심상호】【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7%)
(타이탄스 코치진: 60%)
(타이탄스 프런트: 89%)
결론: 프런트의 고순(高順). 대부분 업무에 평균 이상의 효율을 낸다. 그중에서 육성 분야는 Platinum 등급에 비견된다. 그가 육성하는 신인, 2군 선수들은 함구구(陷球鷗: 상대 구(球)단을 함(陷)락하는 갈매기(鷗))라 칭해질 거다.
【적성】
1순위: 육성팀.
2순위: 스카우트팀.
【특기】
1. 함구구(陷球鷗) 육성
2. 응원의 마에스트로
3. 우리 선수가 달라졌어요!
4. 본능적인 재능 파악
【호감도: + 87%】
‘역시 육성팀 팀장은 상호 아저씨가 맡아야 해!’
그때 심상호가 돼지국밥을 들고 테이블로 다가오자,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심상호는 테이블에 돼지국밥 뚝배기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맛있게 먹어.”
“고맙습니다. 아저씨 그리고···.”
“응?”
“···타이탄스 프런트에서 일해보실래요?”
“뭐···?”
한수는 입구의 타이탄스 황금 깃발을 가리키며,
“다시 타이탄스 황금기를···.”
“······.”
“아니지. 아니지. 황금기를 뛰어넘어···. 타이탄스 통합 우승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