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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43화 (43/187)

43화 : 백만 달러로 하죠.

청백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한수의 흥미를 끄는 선수가 출전하지 않아서일까?

어제처럼 흥분되진 않았다.

대화를 나누던 이소희

관중석에 혼자 남은 한수는 상점 메뉴를 선택했다.

【Lv 1 상점에 접속했습니다.】

【현재 7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포인트를 보며 혀를 찼다.

‘빨리 임무 9를 완료하고 포인트를 더 모아야겠어.’

그는 기용찬을 위한 아이템이 뭐가 좋을지 살폈다.

‘소중한 사람의 머리에 폭투했다고 해서 전력투구 못 하는 거라면···. 정신력을 높여주는 아이템···.’

[뇌(腦)제의 싸구려 법력]

└종류 : 선수 전용 부적(소모 아이템)

└등급 : 실버

└설명

① 정신력 +1 (트라우마, 입스 극복에 유용)

② 중복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필요 포인트: 6 【구매가 1 Point 상승】

염철수에게 사용했던 아이템이다.

그런데 눈살이 찌푸려졌다.

‘뭐야? 분명 5포인트였는데? 왜 가격이 올랐지?’

그의 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띠링

【전에 구매했던 아이템은 가격이 오릅니다. 수요에 따른 판매 전략입니다.】

‘이래선 소모성 아이템을 대량 구매하는 건 어렵겠는데···.’

일단 ‘뇌(腦)제의 싸구려 법력’은 킵하고 다른 아이템을 찾았다.

7포인트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을···.

스크롤을 계속 내리던 중, 한수는 멈칫했다.

‘찾았다!’

[패전투수 Thanks Dragon의 소중한 1승]

└종류 : 선수 전용 액세서리

└등급 : 골드

└설명

투수 Thanks Dragon은 롯X와의 일전에서 1승을 기록합니다. 이 1승은 Thank Dragon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준 소중한 1승입니다.

① 정신력 + 2

└필요 포인트: 7

소모성 아이템은 아니어서 장비 슬롯을 1개 사용하지만, 6포인트를 소모해서 ‘뇌(腦)제의 싸구려 법력’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골드 등급 아이템치곤 엄청 좋은 거 같진 않지만···.’

바로 구매하지 않고 아이템 명칭 옆에 있는 ♡를 선택해서 관심 아이템으로 등록했다.

‘기용찬을 육성 선수로 계약하면, 그때 구매하자!’

= = = = = = =

기용찬은 라커룸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었다.

청백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1회에 무려 6실점을 하고, 2회에도 시작부터 홈런을 맞았다.

그나마 아웃카운트를 올릴 수 있었던 건, 다른 수비수들이 분투해준 덕분이다.

장보형 감독이 더는 무리하지 말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라고 한 것도, 한수가 별다른 말 없었던 것도 전부···.

‘테스트는 끝났다는 거겠지···.’

그의 공을 본 사람들은 아마도 ‘역시 배팅볼 투수네···.’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는 안경을 벗으며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용병 계약은 물 건너갔네.”

기용찬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다.

다만, 후회 없이 던져보고 싶었는데···.

그는 어두운 얼굴로 짐을 챙겨 라커룸에서 나갔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당신은···.”

아까 불펜에서 만났던 염철수였다.

기용찬은 고개를 갸웃했다.

‘왜 여기 있는 거지? 혹시 나한테 볼일이 있나?’

잠시 머뭇거리던 염철수가 입을 열었다.

“힘내세요.”

“네?”

뜬금없이 힘내라는 응원에 당황했다.

염철수는 깊은 눈빛으로 기용찬을 바라보더니, 진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와인드업 중간에 어깨 힘을 빼시는 걸 봤어요.”

“뭐···?”

기용찬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더그아웃에서 내가 힘 빼는 걸 어떻게 봤다는 거야?’

그가 놀라든 말든, 염철수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사실 저도···.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거든요.”

“······.”

기용찬은 염철수가 던졌던 공을 떠올렸다.

하루 이틀 연습한다고 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친구도 입스가 왔었던 건가? 어떻게 극복한 거지?’

염철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구단주님께서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다시 공을 다시 던질 수 있게 됐어요.”

“구단주님이요···?”

“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빛에는 한점 그늘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용찬은 생각했다.

‘이한수 구단주는 굉장히 성격이 특이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거 같았는데···. 마음의 상처를 잘 보듬어주는가 보네? 의외네···.’

“그러니까 선배님도 힘내세요. 분명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 말에 문득 옛 추억이 떠올랐다.

고민수가 야구를 포기하지 못하게 붙잡아 줬지만, 야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막막했었다.

타자로 전향해야 하나 고민할 때···.

소중한 사람이 말했다.

[좌완투수로 전향하자.]

[왼쪽 눈은 안경을 쓰면 되잖아.]

그는 기용찬이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응원을 해줬다.

[야! 걱정하지 마! 네가 좌완투수로 성공하는 거에 내 XX 두 쪽을 다 건다. 나중에 모른 척하면 죽는다!]

[매일 기도하듯이 생각해! 내 왼쪽 팔에는 흑염룡이 잠들어 있다! 흑염룡이 깨어나는 순간, 야구판을 불태워버릴 거다!]

기용찬은 그 사람 덕분에 좌완투수로 성장해나갔다.

그리고···.

[제구 신경 쓰지 말고 전력투구해봐!]

[괜찮아. 어디로 날아와도 잡아줄게! 눈 감고 던져도 된다고!]

···충격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기용찬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그때 이소희가 다가오며 말했다.

“대화 중에 실례하겠습니다.”

“아! 이 팀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염철수와 인사를 나눈 이소희는 기용찬에게 말했다.

“기용찬 선수,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무슨 일로···.”

“계약을 하고 싶습니다.”

“···뭐, 뭐라고요?”

기용찬이 당황하며 되묻자, 이소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재차 말했다.

“기용찬 선수, 우리 타이탄스와 육성 선수 계약해주세요.”

기용찬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육성 선수라고···?’

그때 염철수가 밝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선배님! 축하드려요! 우리 이제 한팀이네요! 같이 훈련할 수 있겠어요!”

“어? 아니, 이게 무슨···. 이 팀장님···.”

이소희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구단주님께서 기용찬 선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계세요.”

“······!”

“자세한 얘기는 장소를 옮겨서 하는 게 어떠세요?”

“······.”

기용찬은 일단 얘기를 들어보자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혼자 남은 염철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역시 구단주님은 좋은 분이야!”

···착각을 했다.

= = = = = = =

타이탄스 2군 구장, 귀빈실.

한수는 소파에 앉아 고민수 팀장이 보낸 외국인 용병 명단을 확인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찰리 숀이라는 투수에 대한 정보였다.

【찰리 숀 (29)】

국적: 미국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평균 구속: 96마일(154km/h)

평가: 마이너리그 AAA팀에서 4선발로 활약하다가 재작년 NPB로 감. 자이언츠에서 1선발을 ···(중략)···.

ERA: 2.58(올 시즌 NPB)

예상 계약금: 95만 달러

‘투수는 찰리 숀뿐인가?’

그는 외야수들을 쭈욱 살폈다.

【페르난도 라몬 (30)】

국적: 쿠바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평가: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하위 타선에서 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계속 실패했고 작년엔 손목 부상으로 다른 선수에게 외야수를 뺏기고 더블 A로 강등될···(중략)···.

AVG: 0.248 (올 시즌 트리플 A)

예상 계약금: 80만 달러

【헨리 브래드 (27)】

국적: 미국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평가: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타율이 뛰어나지만, 수비 실책은 많은 편. 팀원들과 불화설이 자주 ···(중략)···. 현재 트리플 A에서 활약 중.

AVG: 0.301 (올 시즌 트리플 A)

예상 계약금: 100만 달러

【로빈 애플 (29)】

국적: 미국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평가: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2년 정도 활동한 뒤, 대만, 일본에서 활동한 타자. 장타력은 떨어지지만, 수비 실책이 적고, 타율이 준수하다. 송구 능력과 빠른 발을 가졌다.

AVG: 0.241 (올 시즌 NPB)

예상 계약금: 60만 달러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민했다.

‘실제로 봐야 등급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내가 직접 외국으로 갈 순 없고···.’

그때 노크와 함께 이소희가 귀빈실로 들어왔다.

“구단주님, 실례하겠습니다.”

“계약은 어떻게 됐어요?”

그녀는 가방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며,

“기용찬 선수와 계약했습니다.”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재활 훈련과 시력교정술을 받는 건···.”

“오케이 했습니다. 기용찬 선수도 본인이 즉시 전력감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서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한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오케이! 다행이네요. 그러면 심상호 팀장이랑 장보형 감독한테 기용찬 재활을 맡기세요.”

“알겠습니다.”

이소희는 수첩에 한수의 지시사항을 메모했다.

한수는 그녀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믿음직하단 말이지.’

그는 고민수가 보낸 명단과 그녀를 번갈아 보더니,

“이 팀장, 톡으로 용병 후보 명단을 보낼게요. 고 팀장이랑 상의해서 계약할 만한 용병을 골라보세요.”

“제가요?”

“그래요. 필요하다면 해외 출장을 다녀와도 되고요.”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알겠습니다.”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수는 빙긋 웃으며 그녀에게 용병 후보 명단을 보냈다.

“믿을게요, 이 팀장.”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외야수는 이 팀장에게 맡기고, ’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이소희는 한수의 승인을 받고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투수와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카를로스 디아즈 (31)】

【Gold 등급: 타이탄스 선수 재능 86%】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메이저리그에서 4, 5선발을, 트리플 A에서 2, 3선발을 하던 투수로 평균 구속은 98마일(157.7km/h)의 파이어볼러다.

그리고 다음 날.

이소희는 한수 앞에 빨간 머리의 백인 용병을 데리고 나타났다.

“구단주님, 로빈 애플 선수입니다.”

바로, 외야수 용병이다.

로빈 애플은 무척 무뚝뚝한 인상이었다.

그는 말없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한수는 부산 갈매기의 삼륜안(三輪眼)으로 로빈 애플을 바라봤다.

그의 몸에서 금색 빛이 흘러나왔고, Gold 등급 정보창이 나타났다.

-띠링!

【로빈 애플】【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4%)

(타이탄스 코치진: 55%)

(타이탄스 프런트: 33%)

결론: 경기장의 마대(馬岱)입니다.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지만, 헌신(獻身)까지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대우를 받는 만큼 활약합니다. 즉, 계약금이 높을수록 열심히 한다는 소리입니다. 기동력이 무척 뛰어납니다. 그가 도루에 최선을 다한다면···. 재밌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포지션】

1순위: 외야수(중견수, 우익수)

2순위: 3루수

【투타】

우투좌타

【특기】

1. 등가교환의 법칙 [대우받은 만큼 실력 발휘]

2. 무척이나 놀라운 기동력

3. 정교한 타격

4. 튼튼한 신체

5. 정교한 수비

6. 빠른 송구

【호감도: 1%】

한수는 피식 웃었다.

‘이 팀장이 금덩이를 주워왔군. 역시 믿음직스러워. 그나저나 등가교환의 법칙이라고? 재미있는 특기네.’

“수고했어요, 이 팀장.”

이소희는 담담히 말했다.

“로빈 애플 선수와는 55만 달러로 계약했습니다.”

고민수가 언급한 로빈 애플의 예상 계약금은 60만 달러였다.

그러나 이소희는 로빈 애플의 에이전트와 협상을 해서 55만 달러에 계약한 거다.

한수는 힐끗 로빈 애플을 쳐다봤다.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

계약금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 보였다.

“55만 달러 말고.”

“네?”

“······?”

“백만 달러로 하죠.”

이소희는 깜짝 놀랐고, 로빈 애플은 눈을 반짝였다.

한수는 씨익 웃으며 물었다.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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