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 임무 9를 완료했습니다.
인천, 신성 스페이스 구단 단장실.
스페이스 단장 임정태는 책상에서 서류 검토를 하고 있었다.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스카우트팀 팀장 신민호가 초코 우유를 마시며 들어왔다.
“하하, 단장님! 좋은 오후입니다.”
임정태는 껄렁한 신민호의 모습에 못마땅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뭐야? 왜 그렇게 실실 웃어?”
“왜 그러긴요~! 운영팀장한테 들었어요. 타이탄스 놈들이랑 연습 경기 잡았다면서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야. 타이탄스에서 수락해야지.”
“에이~ 제가 단장님을 모릅니까? 오케이 할 거라고 예상하고 제안한 거잖아요.”
임정태는 피식 웃더니 팔짱을 끼며,
“근데 타이탄스랑 연습 경기를 잡았는데 자네가 실실 웃는 거야?”
“타이탄스 그 자식들한테 신인 드래프트 때 당한 걸 복수할 좋은 기회잖아요! 이번 연습 경기 때 우리 선수들이 타이탄스를 그냥 확!”
임정태는 혀를 차며 말했다.
“연습 경기는 연습 경기일 뿐이지. 뭔 복수야. 이번 경기는 선수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거야.”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고···. 왜 온 거야?”
신민호는 툴툴거리며 서류를 내밀었다.
“외국인 용병이요. 좌타자로 잘빠진 놈 하나 찾으셨잖아요.”
“흠···.”
임정태는 서류에 적힌 선수를 확인했다.
【헨리 브래드 (27)】
국적: 미국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평가: 메이저리그 구단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애지중지 키웠던 강타자. 수비 실책은 많지만 타격력이 뛰어남. 승부욕이 강해서 종종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중략)···. 현재 트리플 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 3번 타자(좌익수)로 활약 중.
AVG: 0.301 (올 시즌 트리플 A)
예상 계약금: 100만 달러
“헨리 브래드? 얘, 파이리츠에서도 손 놔버린 애 아냐?”
“그래도 실력은 확실합니다. 우리는 얠 지명 타자로 쓸 거니까 수비 실책도 상관없고···. 얘가 WAR이 6.01이에요. 이런 애 다시 없습니다.”
임정태는 가만히 서류를 확인하다가 물었다.
“타이탄스 스카우트팀도 얘랑 접촉하지 않았어? 걔들은 왜 얘를 안 잡았어?”
“걔들은 타율보다는 수비에 집중한 거죠~! 철벽 수비인 우리랑 달리, 걔들은 엉망진창이잖아요.”
“흠···.”
단장은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민했다.
‘인성에 문제 있는 놈을 데려올 필요가 있나? 아무리 트리플 A 3할 타자라고 해도···.’
“···감독은 뭐래? 야생마 같은 놈 데려와도 괜찮대?”
“컨트롤 할 자신 있답니다.”
“···그럼, 계약 진행해봐.”
“알겠습니다. 그런데 단장님···.”
“왜?”
“이번 연습 경기···. 스타튜브로 방송할 건가요?”
“그건 왜?”
“그야 타이탄스가 우리한테 져서 꼴빠들한테 까이는 걸 보고 싶어서···.”
“허튼 소리하지 말고, 계약이나 똑바로 해!”
“네···.”
신민호가 투덜거리며 단장실에서 나가자, 임정태는 한숨을 푹 내쉬고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
그때 그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타이탄스 양승진]
임정태는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아이고~ 양 사장, 잘 지냈어?”
[임 단장님, 오랜만입니다. 그보다 재밌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재밌는 제안은 받아들일 건가? 자네들도 용병 계약이랑 신인 계약도 빠르게 했으니, 테스트해보고 싶지 않나?”
[곧 마무리 캠프입니다. 테스트는 그때···.]
“에이~ 청백전 백날 해봐야 실전 한 번만 못한 거 알면서~ 왜 그래?”
[단장님, 우리 팀 아직 감독도 없습니다.]
“에이~ 연습 게임인데 뭘 다 갖추려고 해. 2군 감독이 해도 되잖아? 우리가 1군 전부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돕고 살자고, 응?”
양승진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알겠습니다.]
“하하! 고마워!”
= = = = = = =
타이탄스 사장실.
양승진은 전화 통화를 끝내며,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한수를 쳐다봤다.
“연습 경기 받아들였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에 스페이스 홈구장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수고했어요.”
“스타 튜브를 통해서 중계방송도 할 건가 봅니다.”
“우리도 준비하세요.”
“알겠습니다.”
한수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콧노래를 불렀다.
양승진은 그런 한수를 빤히 보다가 물었다.
“즐거워 보이시네요.”
“그렇게 보이나요?”
“네.”
한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뭐, 우리 타이탄스가 시즌 1위 팀을 상대로 얼마나 선전할지 기대가 되네요.”
“너무 기대하시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이번 시즌 스페이스와 우리의 상대 전적은···.”
“알아요. 1승 15패라는 거.”
참담한 일이지만···.
타이탄스는 올해 창단된 스페이스를 상대로 딱 한 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그것도 스페이스의 주요 타자들이 부상으로 결장을 한 덕분에 간신히 이긴 거였다.
한수는 말했다.
“그래도 신인이나 용병들도 새로 왔고···. 또, 오재근 타자도 트레이드해서 데려왔잖아요.”
“구단주님, 혹시···. 염철수 선수를 선발로···.”
“에이~ 염 선수를 벌써 내보일 순 없죠. 고이고이 간직하다가···. 시즌 개막전에 빵! 터뜨려야지.”
양승진은 안도했다.
‘장보형 감독이 염철수를 제대로 키워보고 싶다고 했어. 육성이 끝나기 전에 경기에 투입해서 괜히 흠집을 내면 안 돼.’
그때 한수가 말했다.
“대신, 다른 선수들을 테스트해보려고요.”
“2군이요? 누구요?”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양승진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한수가 뭔가 깊이 생각할 때마다 포수 마스크를 쓴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때 한수는 선수들 정보창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는 네 명의 선수 정보창을 불러왔다.
첫 번째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한 폭풍고 홍진철 투수다.
【이름: 홍진철】
【레벨: 40 / 86 (현재 레벨 / 잠재 레벨)】
【특성: 체력관리 S】
‘레벨이 40이 됐네. 기량이 출중하니 바로 프로 레벨로 금방 올라왔네.’
이어서 정보창 내용을 확인했다.
【홍진철】【Platinum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94%)
(타이탄스 코치진: 11%)
(타이탄스 프런트: 3%)
결론: 경기장의 서황(徐晃)입니다. 엄격하고 검소한 성격처럼 마운드에서 던지는 공 하나하나를 신경 씁니다. 수비수들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선호 ···(중략)···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너구리.
2. S급 맞춰잡기.
3. 강심장.
4. 뛰어난 제구력.
5. 견제의 스페셜리스트.
6. 뛰어난 볼 배합
7. ??? 커브 【훈련 중】
【호감도: + 79%】
한수는 일곱 번째 특기가 생긴 걸 확인하고 눈을 반짝였다.
‘커브를 훈련 중이구나. 가만? 커브?’
그는 장보형 2군 감독의 특기를 확인했다.
【장보형 2군 감독의 특기】
1. 재활의 요술사
2. 투수 육성 스페셜리스트
3. S급 불펜 활용
4. 금쪽같은 내 커브 [잠재 Lv 80 이상 투수에게만 전수 가능]
5. 숨겨 왔던 나의~ 팜볼 [잠재 Lv 90 이상 투수에게만 전수 가능]
한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장 감독한테 커브를 배우고 있구나! 좋아, 좋아. 홍진철은 이번 연습 경기에 데려가서 출전시키는 걸로 하고···.’
다음은 포수에 뛰어난 재능을 보유했지만, 외야수를 고집하는 문제아 강민수였다.
【이름: 강민수】
【레벨: 45 / 69 (현재 레벨 / 잠재 레벨)】
【특성: 안방마님 B】
‘레벨은 지난번이랑 똑같군. 외야수 하는 걸 보니까 프로 선수급은 아닌 것 같았는데···. 그럼, 이건 포수로서 레벨인가?’
한수는 강민수의 정보창도 확인했다.
【강민수】【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0%)
(타이탄스 코치진: 39%)
(타이탄스 프런트: 41%)
결론: 경기장의 마충(馬忠) 덕신(德信)입니다. 도량이 크고 다른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핵인싸입니다. 팀의 분위기메이커로도 활약할 수 있습니다. 준수한 능력치를 가졌지만, 그의 발목을 잡는 건 열등감입니다.
【포지션】
1순위: 포수
2순위: 내야수
3순위: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투수의 요람
2. 안방마님의 트래시 토크
3. 포수 리드의 정석
4. 근육 송구
5. 기대 안 했을 때 터뜨리는···.
【호감도: 15%】
‘역시 포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라고 해야겠어. 하지만 하민철 포수가 있는데 연습 경기 때 내보일 필요는 없겠지.’
그리고···.
‘요즘 염 선수 투구 연습을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한수는 강민수를 패스한 뒤에 세 번째 선수의 레벨을 확인했다.
【이름: 최민준】
【레벨: 37 / 81 (현재 레벨 / 잠재 레벨)】
【특성: 배드볼히터 A】
‘홍진철보다 성장이 더디네. 37이면 프로 레벨에 약간 못 미치는데···.’
한수는 고민하다가 정보창을 확인했다.
【최민준】【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1%)
(타이탄스 코치진: 79%)
(타이탄스 프런트: 80%)
결론: 경기장의 여몽(呂蒙)입니다. 문무를 겸비한 인재입니다. ···(중략)··· 뛰어난 눈과 반사신경을 보유했지만, 신체 능력은 평균보다 떨어집니다. 근육 트레이닝이 시급합니다.
【포지션】
1순위: 내야수 /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선구(選球)의 마안(魔眼)
2. 도루 타이밍 예측
3. 수비 포인트 예측
4. 매우 정교한 타격
5. 볼 카운트 먹는 하마
【호감도: 3%】
‘특기들은 좋지만···.’
2군에서도 최민준은 즉시 전력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단 레벨 40을 찍어야지. 최민준도 패스.’
한수는 네 번째 선수를 확인했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새가슴이 되는 슬픈 남자···.
바로, 박종구다.
【이름: 박종구】
【레벨: 48 / 72 (현재 레벨 / 잠재 레벨)】
【특성: 레일건 송구 B】
‘레벨이 올랐어. 외야수 훈련을 계속 시키라고 지시한 덕분인가? 어디 정보창을 보면···.’
【박종구】【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0%)
(타이탄스 코치진: 6%)
(타이탄스 프런트: 2%)
결론: 경기장의 유엽(劉曄)입니다. 어깨도 강하고, 구속, 구위, 제구 모두 평균 이상은 합니다만···. 어마어마한 새가슴입니다. 마운드에 서면 ···(중략)···.
【포지션】
1순위: 외야수
2순위: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마운드 위의 새가슴
2. 주인공 본능
3. 용수철 점프 캐치
4. 매우 정확한 송구
5. 매우 날렵한 몸놀림
6. 깔끔한 다이빙 캐치 【New】
【호감도: 0%】
한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야수에 어울리는 특기가 또 생겼네. 좋아, 좋아.’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그러자 양승진이 물었다.
“2군 선수 중에 누구를 출전시키실 겁니까?”
“홍진철, 박종구요.”
양승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1군 코치진들하고 얘기를 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선수 기용은 코치진의 선택에 달렸으니까요.”
“오케이. 그럼, 페르난도 킴과 계약을 서둘러야겠네요.”
“페르난도 킴이 거절할 수도 있으니, 플랜 B도 생각해두셔야 할 거 같습니다.”
그때 노크와 함께 이소희가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 두 분 다 아직 여기 계셨군요.”
한수는 웃으며 물었다.
“이 팀장, 무슨 일이에요? 혹시 페르난도 킴이랑 벌써 계약했나?”
장난으로 물었는데···.
“네.”
진심으로 돌아왔다.
한수와 양승진 둘 다 놀란 표정을 짓자, 그녀는 계약서를 한수에게 내밀며 말했다.
“프런트 오피스를 구경하고 있길래 바로 계약하자고 했습니다.”
“이 팀장···. 저돌적이네.”
“2년 계약으로 계약금 포함 9억으로 계약했습니다.”
본인이 적당하다고 한 금액으로 계약했다.
한수는 계약서를 살피며 생각했다.
‘대단하네···.’
그는 이소희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이 팀장, 수고했어요. 오늘 회식할까? 내가 쏠게.”
그러나 이소희는 고개를 저으며,
“아뇨. 오늘부터 1군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해야 해서 바쁩니다.”
“쉬엄쉬엄해요.”
“쉬면서 하고 있습니다. 방출 명단은 윤가희 사원이 정리해서 메일로 보낼 겁니다. 그럼, 이만···.”
이소희는 다시 사장실 밖으로 나갔다.
양승진이 엄지척을 하며 말했다.
“이 팀장을 고용한 건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대단합니다, 구단주님.”
한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삼일 뒤···.
【선수 연봉 협상을 완료했습니다.】
【임무 9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30 Point를 획득합니다.】
【현재 30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무 10이 생성됐습니다.】
한수는 30 Point를 보며 고민했다.
‘아이템을 살까? 상점을 Lv 2로 업그레이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