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50화 (50/187)

50화 : 별걸 다 시키네.

타이탄스 선수단 식당.

한수는 식판을 들고 앉을 자리를 찾았다.

그때 강덕수가 한쪽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에 자리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문동신과 임형민이 있는 테이블 옆쪽이다.

한수는 두 사람의 정보창을 떠올렸다.

【문동신】【Bronze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18%)

(타이탄스 코치진: 42%)

(타이탄스 프런트: 40%)

결론: 선수 출신(유격수) 코치진입니다. 선수 시절에 유격수이면서도 수비 시야가 좁은 게 크나큰 흠이었습니다. 그래도 노력파입니다.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재능은 없는데, 최선은 다하고, 결과는 안타까운···.

【적성】

1순위: 내야 코치

2순위: 수석 코치

【특기】

1. 강한 정신력

2. 해바라기

3. 교과서 내야 수비

【호감도: 0%】

【임형민】【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52%)

(타이탄스 코치진: 81%)

(타이탄스 프런트: 80%)

결론: 더그아웃의 만총(滿寵)입니다. 선수 출신(투수) 코치진입니다.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두루두루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습니다만, 위기의 상황에도 느긋해서 주변 사람들은 속이 터집니다. 그래도 능력은 뛰어난 편입니다.

【적성】

1순위: 투수 코치(불펜)

2순위: 투수 코치(메인)

【특기】

1. 안목 [불펜 투수]

2. 불펜 용병술

3. 칭찬을 통한 선수 용병술

4. 공 던지기 어렵지? [투수 버프]

5. 저 타자는 걸러! [생존 본능]

【호감도: 5%】

문동신은 큰 기대는 안 되지만, 임형민은 괜찮은 인재다.

다만, 투수 코치(메인)로 영입하려는 신병우와는 성격부터 특기까지 상반된다.

신병우는 냉정한 성격에 투수를 위기로 내몰아서 잠재력을 높이는 스타일이라면, 임형민은 투수를 보듬어주는 방식이다.

‘신병우가 메인 투수 코치가 됐을 때 충돌하려나? 각자 맡은 일만 잘하면 좋겠는데···.’

강덕수가 재차 물었다.

“다른 데로 갈까요?”

“아냐, 저기로 가자.”

한수가 다가오자 문동신과 임형민이 일어나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구단주님.”

“좋은 오후입니다. 두 분 모두 식사 맛있게 하세요.”

“네.”

“구단주님도 식사 맛있게 하세요.”

한수는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문동신은 자리에 다시 앉으며 중얼거렸다.

“···밥 좀 편하게 먹고 싶었는데···.”

“쉿!”

“······.”

임형민의 눈치에 문동신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때 한수가 수저를 들며 물었다.

“문 코치님, 연습경기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애로 사항은 없습니까?”

문동신은 움찔하며 한수를 바라봤다.

애로 사항이야 많다.

구단주가 멋대로 연습경기에 출전시키라고 지시한 2군 선수 셋(홍진철, 박종구, 강민수)도 문제고, 애지중지하는 하민철한테 튜터링을 맡기는 것도 짜증 나고, 새로 부임하기로 한 감독이 실력도 확실치 않은 인물인 것도 싫었다.

성질대로라면 ‘마!!!’하고 소리치며 불평불만을 토로하겠지만···.

그럴 순 없었다.

박종철 사장, 김종문 단장, 남정남 2군 감독, 독고준까지···.

모두 한수한테 대들다가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는 타이탄스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타이탄스는 내 집이야. 절대 쫓겨날 순 없지.’

물론 그렇다고 굽실거리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없습니다.”

구단주와 깊이 연관되지 않을 생각이다.

한수는 피식 웃으며,

“다행이네요. 아! 수석 코치 되는 거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내일 부임하는 페르난도 감독을 잘 부탁해요. 문 코치님만 믿어요.”

“···노력해보겠습니다.”

한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식사를 시작하려 했고, 문동신도 젓가락을 음식으로 가져갔다.

그 순간, 임형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구단주님.”

“왜 그래요, 임 코치님?”

“저는 드릴 말씀이 있는데···.”

“뭔데요?”

문동신은 눈가를 움찔했다.

‘형님, 설마···.’

그는 재빨리 임형민의 발을 툭! 쳤다.

임형민은 움찔하며 문동신을 쳐다봤다.

문동신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눈을 부릅떴다.

‘하지 마요. 하지 마.’

그러나 그의 만류에도 임형민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태규한테 다시 기회를 주실 수 없습니까?”

“태규? 그게 누굽니까? 기회를 달라뇨?”

문동신은 이마를 짚었다.

그러자 임형민이 재차 말했다.

“이번에 방출 명단에 오른 투수 김태규한테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김태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은 아닌데 가물가물했다.

‘아무래도 Silver 등급 이하의 선수인 거 같네···.’

Gold 등급 이상의 선수는 정보창 내용을 외우고 있지만, 그 이하는 필요할 때만 본다.

한수는 잠시 생각하더니,

“운영 팀장이 방출을 결정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 문동신이 말했다.

“형님, 그만!”

“······.”

“구단주님, 식사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저희는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더 드시지. 음식 남은 거 같은데···.”

“아닙니다. 일이 바빠서···.”

문동신은 임형민에게 눈치를 줬다.

임형민은 수심 깊은 얼굴로 일어나며,

“···이만 가보겠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그래요. 수고해요.”

그때 맞은편에 앉아 있던 강덕수가 벌떡 일어났다.

한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너는 왜 일어나?”

“다 먹어서 더 받아오려고요. 구단주님도 한 판 더 가져다드릴까요?”

“아니, 너나 많이 먹어.”

“네!”

한수는 혀를 찬 뒤에 멀어지는 문동신과 임형민 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김태규라···. 이따 명단을 확인해봐야겠네.’

= = = = = = =

타이탄스 단장실.

한수는 소파에 앉아 방출 명단을 확인하고 있었다.

방출 인원은 총 세 명이다.

첫 번째는 박연중이다.

【박연중(27)】

포지션: 투수(우투우타)

ERA: 8.49 / 승패: 1승 8패 / 이닝: 98 / 삼진: 57

박연중은 이번 시즌 성적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1승 9패, 재작년에도 1승 5패···.

엉망진창의 성적을 이어온 선수다.

훈련에 열의라도 보이면 불펜 투수로라도 활용을 하겠는데···.

한수는 보고서 적힌 내용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독고준이랑 붙어먹어서 쓰레기 짓을 했다고?’

심지어 조폭들이랑도 연줄이 있어서, 선수나 코치진 중에선 박연중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런 놈한테는 연봉 1원도 아깝지.’

두 번째 인물은 이연참이다.

【이연참(29)】

포지션: 투수(좌투좌타)

ERA: 5.71 / 승패: 1승 2패 / 1세이브 / 1홀드 / 이닝: 58 / 삼진: 29

이연참은 불펜 투수 중 클로저를 맡고 있다.

신인 때는 무척 재능이 있고 훈련 열의도 넘쳤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 성적이 떨어졌다.

재활 훈련에 더 노력했어야 하는데···.

그는 독고준, 박연중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엉망진창이 됐다.

한수는 이연참이 누군지 떠올랐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 때 올라온 마무리 투수···.’

동시에 이소희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보며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마무리 투수는 뭐가 문제인데요?’

‘···독고준 라인이거든요.’

‘그게 왜 문제입니까?’

‘···하민철 포수랑 사이가 안 좋아요. 아마 리드를 안 따르고 멋대로 던질 거예요. 독고준은 스타성은 있지만, 도량이 좁아요.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들은 심하게 괴롭히죠.’

‘처음 듣는 얘기네요.’

‘선수단에서 쉬쉬하니까요. 독고준의 파벌만 어떻게 처리해도 타이탄스의 승률이 1할은 오를 텐데···.’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이 팀장은 이참에 독고준 끄나풀을 전부 정리할 생각인가 보네.’

이소희가 작성했던 보고서 ‘신영 타이탄스가 팔 년 연속 꼴찌를 하는 이유와 해결 방안’의 내용대로 승률 1할을 올리기 위해서 말이다.

한수는 피식 웃으며 마지막 방출 선수를 확인했다.

‘김태규도 독고준 라인인가?’

【김태규(32)】

포지션: 투수(우언우타)

ERA: 5.03 / 승패: 0승 15패 / 이닝: 79 / 삼진: 81

한수는 인상을 썼다.

박연중보다 패가 더 많은 건 둘째치고 0승 투수라니.

보고서에는 기사 하나가 첨부되어 있었다.

【‘0승 15패’ 타이탄스 김태규, 네 번째 0승 10패 투수 등극! KBO 최다 연패와 타이!】

짧은 기사 내용과 함께 팬들의 반응도 있었다.

└팀은 KBO 최초의 8시즌 연속 꼴찌. 4선발이란 XX는 15연패. 이게 팀이냐?

└김태규 얘는 끝났네.

└이딴 놈이 1차 지명을 받고 타이탄스에 왔냐?

└8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손목 다친 뒤로 맛이 갔네.

└KBO 역사에 한 획을 긋네. 15연패라니···.

└구속이 매년 떨어지네···. 이제 그냥 은퇴해라.

└하민철 포수가 불쌍하다. 리드 좀 따라!

└선발을 왜 이런 놈만 쓰냐고!? 타이탄스 미쳤냐?!

└손목 병X 됐으면 투수를 왜 해!?

한수는 머리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이건 답이 없는데.”

그런데 선수 평가는 후했다.

훈련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며 하민철과 사이도 나쁘지 않고···.

‘손목 수술도 잘 됐지만···. 구위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거군. 좌완 전향은 어렵나?’

한수는 기용찬을 떠올렸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기용찬은 정말 운이 좋은 거고, 대부분 팔이 망가지면 투수 생활을 접는다.

아니면···. 타자로 전향을 하든가.

【현재로선 투수로서 가망이 없다고 판단됨. 타자로 전향을 권했지만, 거절함. 지도자 과정은 아직 생각이 없고 방출에 동의함. 한영 벌처스(대전 짹짹이)의 불펜 투수 영입 제안을 받은 걸로···.】

‘한영 벌처스라···.’

한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김태규의 정보창을 확인하기 위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임무 11도 확인해야겠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한수는 먼저 김태규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김태규】【Bronze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49%)

(타이탄스 코치진: 39%)

(타이탄스 프런트: 19%)

결론: 손목 수술 이후 잘못된 재활 훈련 때문에 재능 등급, 현재 레벨, 잠재 레벨이 모두 대폭 하락했습니다. 기량을 회복하는 데 무척 오래 걸릴지도 모릅니다만···. 버리면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언우타

【특기】

1. A급 완급조절

2. S급 승부 근성

3. 뛰어난 체력

4. ??? [비활성화]

5. ??? [비활성화]

6. ??? [비활성화]

【호감도: 5%】

‘어라? 이것 봐라?’

Bronze 등급이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었는데···.

예사롭지 않은 냄새를 풍기는 정보창이다.

‘이대로 한영 벌처스에 뺏기긴 아까운데?’

한수는 이소희한테 전화했다.

[구단주님, 시키실 일이라도···.]

“김태규 투수요.”

[네.]

“재계약하세요.”

[···0승 15패 투수입니다. 지난 시즌들도 전부···.]

“옛날에는 꽤 던졌다면서요?”

[그건 그렇지만···.]

“한 번 더 기회를 주죠. 그러니까 2군에서 재활에 전념하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대신 연봉은···.”

[올 시즌 성적에 맞게 협상하겠습니다.]

“오케이. 그럼 수고해요!”

한수는 전화를 끝내고 빙긋 웃으며 정보창을 닫았다.

‘그럼, 임무를 확인해볼까?’

한수는 임무 메뉴를 선택했다.

-띠링!

임무 창이 나타났다.

『임무 11』

【구단주님! 스페이스와 연습 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연습 경기라도 시구자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구단주님이 시구하세요!】

└완료 조건: 연습 경기에서 시구하세요

【보상 : 5 Point】

한수는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별걸 다 시키네.”

다음 날.

타이탄스 홈구장에서 페르난도 킴 감독의 취임식 열렸고···.

야구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