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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52화 (52/187)

52화 : 플래티넘이었구나!

부산 마이어 호텔 근처, 한정식 식당.

한수 앞에는 화려하고 새하얗게 빛나는 ‘안경 D 레전드의 투지’ 스킬 창이 나타났다.

-띠링!

[안경 D 레전드의 투지]

└종류 : 구단주 전용 스킬

└등급 : Platinum 등급

└설명

선수를 원하나? 원한다면 보여주지! 어디 찾아봐라! 이 세상 모든 선수를 네 눈깔에 담아 봐라!

① 대상의 야구 선수로서 ‘현재 레벨 / 잠재 레벨’을 보여줍니다.

② 투수한테 1년에 ‘딱 1번’ 축복을 내릴 수 있습니다. (체력, 내구력, 구속, 무브먼트 중 하나를 무작위로 강화합니다.) 【사용 가능】

한수는 눈을 반짝였다.

‘안경 D 에이스의 의지’는 신인 선수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안경 D 레전드의 투지’는 누구한테나 사용할 수 있다.

‘나이스! 나이스!’

‘부산 갈매기의 삼륜안(三輪眼)’은 ‘객관적인 능력치 + 타이탄스와 궁합’을 종합해서 선수 등급을 알려준다.

등급이 높다고 무조건 잠재 레벨이 높은 선수는 아니란 소리다.

‘물론 Gold 등급 이상은 거의 다 포텐셜이 높다고 했지···.’

그때 알림창이 떠올랐다.

-띠링!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 법이죠. 궁합이 심하게 나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Gold 등급 이상의 인재들은 영웅에 빗대어 표현될 정도로 잠재력도 뛰어납니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 한수는 생각했다.

‘어쨌든 선수의 잠재 레벨을 알게 된 건 이득이야.’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축복 또한 강화됐다.

안경 쓴 우완투수한테만 쓸 수 있는 조건이 사라지고 강화되는 능력에 구속과 무브먼트가 추가됐다.

그리고···.

‘재사용 대기 시간이 초기화됐어! 염 선수한테 쓰고 스킬 진화시키길 잘했네.’

축복은 염철수의 체력을 2만큼 올려줬다.

한수는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다.

‘흐흐, 누구를 또 축복해줄까?’

투수들의 정보를 쭉 살펴봤다.

우선은 기존에 타이탄스에 있던 선수들이다.

【찰스 스팅(좌투우타): Silver 등급, 재능 75%】

└올 시즌 1선발 / ERA: 3.01

【문희동(우투우타): Gold 등급, 89%】

└불펜 투수 / ERA: 2.00

【장재우(우투우타): Bronze 등급, 재능 58%】

└불펜 투수 (주장) / ERA: 3.87

【김태규(우언우타): Bronze 등급, 재능 49%】

└올 시즌 4선발 / ERA: 5.03

···(이하 생략)···

1선발 찰스 스팅과 셋업맨 문희동을 제외하고 전부 Bronze와 Iron이다.

김태규의 정보창은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하여튼!

‘얘들을 축복해주긴 조금···.’

문희동은 살짝 고민이 됐지만, 역시 고개를 저었다.

한수는 새로 영입한 투수들 정보를 확인했다.

【카를로스 디아즈(우투우타): Gold 등급, 재능 86%】

└트리플 A 3선발 / 평균 구속 98마일(157.7km/h)

【기용찬(좌투우타): Platinum 등급, 재능 94%】

└싱글 A 배팅볼투수 / 중학교 시절 퍼펙트게임

【홍진철(우투우타): Platinum 등급, 재능 94%】

└고교 리그 만년 2등 / 완급조절의 샛별

【염철수(우투우타): Diamond 등급, 재능 94%】

└패전처리 투수 / 미친 성장 속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보석들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한수는 카를로스 디아즈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카를로스 디아즈】【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6%)

(타이탄스 코치진: 10%)

(타이탄스 프런트: 7%)

결론: 경기장의 악진 문겸(文謙)입니다. 작은 체구이지만, 강한 어깨와 힘을 가진 파이어볼러입니다. 타자와의 정면승부를 즐깁니다만, 팀이 위기에 빠지면 지독하리만큼 수비적으로 변합니다.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공성의 달인

2. 불꽃 포심

3. 위기를 즐기는 투수 [주자가 있을 시 구속 +1]

4. 끈끈한 전우애

5. 전력투구(全力投球)

【호감도: 5%】

마음에 드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축복을 받을 건 얘가 아니고···.’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해놨다.

바로,

【홍진철(우투우타): Platinum 등급, 재능 94%】

한수는 웃으며 홍진철을 선택했다.

【홍진철 선수한테 ‘안경 D 레전드의 축복’을 내리겠습니까?】

【예 / 아니오】

곧바로 ‘예’를 선택했다.

【홍진철 선수의 무브먼트가 +1만큼 강화됩니다.】

“좋아. 좋아!”

그때 식당 종업원이 음식을 가지고 왔다.

종업원은 한수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말했다.

“고등어구이 나왔습니다.”

“고마워요. 아, 물도 좀 갖다줘요.”

“네~.”

한수는 일단 식사를 먼저 하자고 생각하며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 = = = = = =

인천의 어느 투수연습장.

홍진철이 투수석에 서 있고, 최민준은 한쪽 벤치에 앉아서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고 있다.

그때 홍진철이 와인드업했다.

전력을 다하지 않고 느긋한 느낌의 투구였지만, 날아가는 구위는 예사롭지 않았다.

-휘이이익! 터어엉!

타석에 꽂히는 공.

최민준은 지루한 표정을 지었다.

‘벌써 18구···.’

다른 선수가 저랬으면 힘 다 뺄 생각이냐고 뭐라 했을 테지만···.

최민준은 홍진철이 너구리 같은 놈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저 녀석처럼 자기 관리가 완벽한 놈도 없지.’

그렇지만···.

‘역시 심심해.’

모바일 게임이라도 하고 있을까 고민하는데, 홍진철이 또다시 와인드업했다.

그리고···.

-휘이이이익! 터어엉!

최민준은 홍진철이 던진 공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옆에서 봐서 확실치는 않지만···.

‘공 끝이 뭔가 달라진 거 같은데···?’

홍진철도 날아간 공과 손을 번갈아 보며 의아한 눈빛을 하더니, 다시 와인드업했다.

조금 더 힘이 실린 투구···.

-휘이이이이익! 터어어엉!

그 순간, 홍진철은 생각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잘 긁히지?’

공을 지켜보던 최민준도 생각했다.

‘볼 끝 존X 더럽네. 장 감독님한테 특별 훈련받는 거 같던데···. 그 덕분인가?’

홍진철은 장보형 감독에게 커브를 배우고는 있지만, 그게 볼 끝을 더욱 더럽게 만들어준 건 아니다.

모든 건 한수의 축복 덕분이다.

홍진철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더니, 최민준을 보며 말했다.

“숙소로 가자.”

“왜? 좀 더 안 던져? 볼끝 좋던데···.”

“20구만 연습할 생각이었어. 가자.”

홍진철이 짐을 챙겨 연습장 밖으로 향하자, 최민준도 그 뒤를 따랐다.

= = = = = = =

한수는 식사를 마치고 호텔 로비에 있는 카페로 와서 핫초코에 고구마 케이크를 주문했다.

그리고 포수 마스크를 다시 썼다.

‘아까 영웅 도감이라는 게 생겼다는 거 같은데···.’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현재 10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임무 11이 미완료 상태입니다.】

【영웅 도감 기능을 확인해주세요.】

한수는 기대 어린 표정을 했다.

메뉴 구성을 보니 제일 아래쪽에,

【영웅 도감】

···라는 선택지가 생겼다.

‘흠···. 도감이라는 걸 보니, 뭔가를 수집하는 느낌인데···.’

한수는 영웅 도감 창을 오픈했다.

그러자 설명창이 나타났다.

【정보창에 역사, 전설, 신화에 기록된 영웅에 비유하여 표현된 인재들을 모으세요. 타이탄스 우승이라는 가시밭길을 걷는 데 큰 힘이 될 겁니다.】

【덱 조합 효과와 보상을 누려보세요!】

【타이탄스로 영입을 해야지만 효과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덱 조합 효과? 보상?’

한때 유행했던 운빨X망 뽑기 게임이 떠올랐다.

설명창을 닫자, 길쭉한 창이 보였다.

거기에는 여러 조합 덱이 적혀 있었다.

【오자양장(五子良將) - 위(魏)의 다섯 대장】

① ???

② 홍진철 [서황, Platinum 등급, 선수]

③ 윤가희 [장합, Gold 등급, 프런트]

④ 김효철 [우금, Gold 등급, 선수]

⑤ 카를로스 디아즈 [악진, Gold 등급, 선수]

【완성도 : 80% (완성 시 보상 100 Point)】

【완성 효과】

└오자양장 전원 체력 + 1, 팀에 대한 충성도 상승

└오자양장 전원 ‘구단주님이 보고 계셔!’ 특기 획득

└선수 인재 구속 + 1

└프런트 인재 정신력 + 1

└코치진 인재 카리스마 + 1

└구단주에 대한 호감도 + 20%

···(중략)···

【박망파(博望坡) 전투의 악연】

① ???

② 염철수 [조운, Diamond 등급, 선수]

③ 기용찬 [하후돈, Platinum 등급, 선수]

④ 김효철 [우금, Gold 등급, 선수]

【완성도 : 75% (완성 시 보상 100 Point)】

【완성 효과】

···(중략)···

【오(吳)의 4대 영장(英將)】

① ???

② ???

③ 최민준 [여몽, Gold 등급, 선수]

④ 하민철 [육손, Platinum 등급, 선수]

【완성도 : 50% (완성 시 보상 120 Point)】

【완성 효과】

···(중략)···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 촉(蜀)의 다섯 명장】

① ???

② ???

③ 염철수 [조운, Diamond 등급, 선수]

④ ???

⑤ 김명숙 [황충, Platinum 등급, 프런트]

【완성도 : 40% (완성 시 보상 180 Point)】

【완성 효과】

···(중략)···

【촉(蜀)의 4명의 현자(賢者)】

① ???

② ???

③ ???

④ 이소희 [서서, Platinum 등급, 프런트]

【완성도 : 25% (완성 시 보상 160 Point)】

【완성 효과】

···(이하 생략)···

한수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타이탄스 통합 우승 한 번 시키자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래도 보상으로 주는 포인트와 덱 효과는 무척 좋았다.

심지어 ‘오자양장(五子良將) - 위(魏)의 다섯 대장’이라는 덱은 한 명의 인재만 더 영입하면 완성이지만···.

‘이거에 얽매이면 안 돼.’

인재를 찾는 것보다, 임무를 완료하면서 포인트를 모으는데 집중하는 게 더 이득이다.

‘인재는 찾으려고 한다고 찾는 게 아니야. 인연이 되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거야.’

영웅 도감에 대한 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벗고 핫초코를 마시며 중얼거렸다.

“내일 연습 경기에서 시구만 하면 임무 11은 완료고···. 임무 12도 쉬운 거면 좋을 텐데···.”

그렇게 그는 여유롭게 디저트 타임을 즐겼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됐다.

= = = = = = =

인천, 스페이스 홈구장.

한수는 타이탄스 1.5군과 스페이스 1군의 연습 경기 시구를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포수 마스크를 쓴 채 아리랑 볼을 던지는 그의 모습에 스페이스 선수들은 폭소했지만···.

“구단주님! 나이스 피칭이었습니다!”

“구단주님! 대단하십니다!”

“우와아아아! 구단주님!”

“느림의 미학을 여기서 보다니! 환상적입니다!”

“멋져요! 구단주님! 와아아아!”

더그아웃의 타이탄스 선수 및 코치진과 관중석에 있는 프런트 직원들은 환호했다.

스페이스 선수들은 어이가 없었다.

‘쟤들 왜 저래?’

‘구단주 너무 빠는 거 아니야?’

‘구단주가 지랄을 많이 하나···?’

‘타이탄스···. 팀 분위기가 변한 거 같은데···.’

한수는 넉살 좋게 웃으며 손을 흔들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원래 벤치에서 관람할 생각이었지만, 약속이 잡혀서 VIP 관중석에서 보게 됐다.

그가 복도에 들어서자 강덕수가 따라붙으며 말했다.

“VIP 관중석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케이. 사람은 어때 보이냐?”

“음···. 좋은 사람 같습니다.”

“그것뿐?”

강덕수가 어색하게 웃자, 한수는 혀를 차며 말했다.

“단둘이 얘기할 거니까. 다른 데서 관람해.”

“알겠습니다.”

잠시 후, 한수는 VIP 관중석에 도착했다.

그리고···.

오른쪽 눈에 흉터가 있는 붉은 머리 남자, 손재현을 발견했다.

손재현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사람이 기용찬을 돕다가 폭투에 머리를 맞은···.’

그때였다.

손재현의 몸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오더니···.

‘······!’

눈부신 Platinum 정보창이 나타났다!

한수는 눈을 크게 뜨며 생각했다.

‘지푸라기인 줄 알았더니 플래티넘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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