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70화 (70/187)

70화 : 어떤 마구를 던지는 거지?

오전, 신영 패션 본사, 사장실.

이재수 사장은 여우처럼 생긴 영업팀 신흥만 부장에게 버럭 소리쳤다.

“제인 정이 왜 디자인을 안 주겠다는 건데!?”

신영 패션은 올해 초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 제인 정과 힘을 합쳐 High-End 등급의 고품격 의류 브랜드 ‘J&J’를 런칭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제인 정이 주로 활동하는 유럽 시장에서는 J&J의 인지도가 나날이 높아졌다.

덕분에 신영 패션의 주가도 계속 오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인 정이 스프링 시즌 디자인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신흥만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말했다.

“그게 이한수 실장이 직접 오지 않는 한 디자인은 없을 거라고···.”

“미친X! 사업이 애들 장난이야!? 이거 계약 위반 아니야?!”

“계약서에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되어 있어서···. 회사에 피해를 준다고 해도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어떤 미친 XX가 그딴 계약을 했어!”

신흥만은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이한수 실장입니다···. 아마 제인 정과 친분이 있어서 이런 계약을···.”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망나니 새끼···! 제인 정이랑 당장 약속 잡아! 내가 직접 만날 거야!”

“오늘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젠장, 되는 일이 없군···.”

이재수는 한숨을 푹 내쉬다가 신흥만을 보며 버럭 소리쳤다.

“넌 대체 뭐 하는 XX야!? 디자이너 관리도 똑바로 못해?!”

“제인 정은 이한수 실장이 전담해서···.”

“이한수 없으면 J&J 엎어? 그럼? 그 책임은? 누가 질래? 네가 질 거야?!”

“···죄송합니다···.”

이재수는 이를 갈며 생각했다.

‘J&J가 이제야 탄력을 받고 있는데···. 적어도 이번 달까지는 디자인을 받아야만···.’

안 그러면 내년 스프링 시즌은 날리는 수밖에 없다.

이때 신흥만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한수 실장한테 부탁해보시는 건···.”

“뭐? 부탁? 신 부장, 지금 장난치나?”

“이것 말곤 디자인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계약을 이렇게 한 이한수 실장의 책임도···.”

이재수는 코웃음을 쳤다.

“이한수 그 자식은 내가 제인 정의 디자인을 못 받아서 곤란해하는 걸 알면 약점으로 이용할 놈이라고!”

신흥만도 한수와 이재수가 사이가 안 좋은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이 문제는 좀 다르지 않나···. 신영 패션이 타격을 입으면 이한수도 손해인데···.’

“사장님, 11월 안에 디자인을 받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제인 정이 J&J를 떠난다는 찌라시라도 돌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주가가 오르지 않아서···.”

“그건 지난 분기 실적이 좋아서 그걸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오기 힘드니까 오르지 않는 거고!”

“······.”

신흥만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실적을 만든 장본인이 이한수 실장이라는 사실도···.

‘이한수의 빈자리가 이렇게 컸나···.’

이때 이재수는 인상을 쓰며 생각했다.

이창호 부회장이 신영 그룹 총수가 되기 위해 몹시 신경 쓰는 시기다.

그런데 신영 패션 주가에 타격을 입으면···.

‘정말 X 되는데···.’

그렇지만···.

“이한수한테는 연락하지 마. 제인 정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미국에서 돌아오는 대로 약속을 잡아. 알겠어?”

“···네.”

“나가봐!”

신흥만은 사장실에서 나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인 정이 언제 올 줄 알고···. 이건 사장님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거 같은데···. 이러다가 부회장님 눈 밖에 나면 나까지···.’

신흥만은 휴대폰을 꺼내 한참을 고민하더니,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그리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바로···.

“이한수 구단주님, 안녕하십니까? 신흥만 부장입니다.”

한수였다.

= = = = = = =

애리조나주,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근처, 호텔 룸.

한수는 창밖을 바라보며 신흥만 부장과의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한수 구단주님께서 제인 정을 한 번 만나주셨으면 해서···.]

“신 부장의 뜻은 잘 알겠어요. 하지만 이재수 사장이 알아서 한다고 했죠?”

[구단주님, 이 사장은 지금 잘못된 판단을···.]

“에이~ 이재수 사장, 재수 없긴 해도 능력은 있는 사람입니다. 한 번 믿고 기다려봐요.”

[구단주님···.]

“그럼, 수고해요!”

한수는 통화를 끝내며 중얼거렸다.

“이재수, 똥줄 좀 타겠네.”

그는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이 카드를 어떻게 쓰는 게 좋으려나~?’

그때 방문이 열리고 강덕수가 들어왔다.

“구단주님, 장은수 어딨는지 파악했습니다.”

“오케이. 바로, 출발하자.”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챙기며 말했다.

“그리고 제인 정 연락 왔다고 했었지? 마무리 캠프 끝나는 날 맞춰서 약속 잡아봐.”

“알겠습니다.”

그렇게 둘은 장은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 = = = = =

애리조나주, 피마카운티 투손, ‘Bang! Week! 펍’.

모자를 눌러쓴 긴 머리 남자, 장은수는 콧노래를 부르며 펍 담벼락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리고 있는 건 미인도(美人圖)였다.

한복이 베이스인 서양식 드레스를 입은 무척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때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장은수는 펍의 주인 알렉스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알렉스, 거의 다 끝나가요. 조금만 더···.”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그림이 멋지네요.”

장은수는 움찔하며 붓을 멈췄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포수 마스크를 쓴 정장 남자와 덩치 큰 남자가 서 있었다.

장은수는 당황했다.

‘뭐야, 이 사람들은?’

그때 포수 마스크를 쓴 남자, 한수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장은수씨 맞으시죠? 그림이 참 멋지네요.”

“···절 아세요···?”

“네.”

“······?”

한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신영 타이탄스의 구단주 이한수라고 합니다.”

‘타이탄스···?’

“그거···. 한국의 야구팀 아닌가요?”

“맞습니다.”

“···야구팀 구단주님이 절 어떻게 아시는 거죠?”

“그건···.”

이때 한수는 ‘부산 갈매기의 삼륜안(三輪眼)’으로 장은수를 쳐다봤다.

그 순간···.

장은수의 몸에서 오색찬란한 빛이 환하게 뿜어졌다.

‘역시 다이아몬드 등급···!’

그리고 화려하고 멋진 정보창이 나타났다.

-띠링!

【장은수】【Diamon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98%)

(타이탄스 코치진: 13%)

(타이탄스 프런트: 15%)

결론: 경기장의 만인지적(萬人之敵) 연인(燕人) 장비입니다만···. 지금 당장 선수로 쓰기에는 단점이 많습니다. 야구에 대한 지식도 달리고, 체력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가 던지는 마구(魔球) 덕분에 장비로 비유되기에 충분합니다.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괴력

2. 철완

3. 마구(魔球) 나비가 춤추듯···.

4. ???

5. ???

6. ???

7. ???

8. ???

【호감도: 0%】

한수는 주먹을 꽉 쥐었다.

‘프런트가 아니고 선수구나!’

아직 특기에 비활성화된 부분은 많았지만, 마구(魔球)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대체 어떤 마구를 던지는 거지?’

호리호리한 체형을 봐선 힘이 셀 거 같진 않았다.

이어서 잠재 레벨은···.

【이름: 장은수】

【레벨: 20 / 96 (현재 레벨 / 잠재 레벨)】

【특성: 장판파의 강심장 S】

잠재 레벨은 염철수와 동급이다.

그리고 예상보다 현재 레벨이 높았다.

‘혹시 야구를 하는 건가?’

이때 장은수는 한수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인상을 쓰며 재차 물었다.

“이봐요. 내 말 무시하는 거예요? 절 어떻게 알고 찾아오신 거냐고요?”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는 비밀입니다.”

“뭐라고요···?”

한수는 웃으며 말했다.

“전 당신을 선수로 스카우트하러 왔습니다.”

장은수는 멍한 표정을 짓더니 곧 짐을 챙기며,

“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그대로 Bang! Week! 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한수 옆에 있던 강덕수가 말했다.

“···너무 뜬금없이 지르신 거 같아요.”

“목적을 명확하게 말하는 게 괜한 오해 안 생기고 좋아.”

“아무리 그래도 디자인 전공을 하는 사람한테···.”

“뭐, 오늘은 안면을 익혔으니 됐어.”

한수는 Bang! Week! 펍을 빤히 바라보며,

“이제 차근차근 공략하면 돼. 호텔로 돌아가자.”

“네!”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 = = = = = =

한수가 장은수 공략에 애쓰던 어느 날.

타이탄스 선수들이 애리조나에 도착했다.

몇몇 선수들은 마무리 캠프를 애리조나로 온 게 꿈만 같은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첫날 훈련이 시작됐다.

동시에 한수도 할 일이 많았다.

‘구단주가 캠프 훈련을 보우하사 스킬 사용!’

이건 25 Point로 구매한 Platinum 스킬이다.

[구단주가 캠프 훈련 보우하사···.]

└종류 : 구단주 전용 스킬

└등급 : Platinum

└설명

① 마무리 캠프, 스프링 캠프, 전지 훈련 등의 훈련 때 훈련 효과 버프를 줍니다. 선수들 노력 여하에 따라 성장 속도 대폭 상승합니다.

② 가장 성장을 많이 한 선수 2명에게는 특별 강화(+1 ~ +2)가 추가됩니다. 투수의 경우에는 구위와 관련된 강화, 타자의 경우에는 타격과 관련된 강화가 이뤄집니다.

③ 단, 구단주가 캠프 훈련에 함께 해야 합니다.

【구단주님이 마무리 캠프에 함께 참여한 걸 확인했습니다.】

【‘구단주가 캠프 훈련을 보우하자’가 적용됩니다.】

【‘실시간 노력 등수’ 창이 생성됩니다.】

-띠링!

【실시간 노력 등수】

└선수 전체 훈련 효과 상승 +10%

└상위 5명은 추가 버프 적용

└하위 3명은 디버프 적용

1등: 염철수(Diamond 등급)(투수) [훈련 효과 +5%]

└‘이 공 어렵네. 체인지업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2등: 기용찬(Platinum 등급)(투수) [훈련 효과 +4%]

└‘몸쪽으로 던지려고 하는데 자꾸 바깥에 꽂혀···.’

3등: 안종렬(Bronze 등급)(타자) [훈련 효과 +3%]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처럼 스윙~’

4등: 윤진호(Diamond 등급)(타자) [훈련 효과 +2%]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5등: 김효철(Gold 등급)(타자) [훈련 효과 +1%]

└‘이루수와 호흡이 중요한데···. 힘드네···.’

···(중략)···

38위: 손재현(Platinum 등급)(타자) [훈련 효과 –1%]

└‘용찬이는 거의 회복된 것 같은데···. 난 언제쯤···.’

39위: 강민수(Gold 등급)(포수) [훈련 효과 –2%]

└‘철수는 정말 눈부신 재능을 가졌네···. 이런 게 천재인 거지···.’

40위: 길우현(Silver 등급) [훈련 효과 –3%]

└‘타이탄스···. 돈은 많나 보네···. 꼴찌 주제에 마무리 캠프로 애리조나를···. 그래도 싫어···.’

상위 다섯 명은 신경쓸 게 없었지만···.

손재현, 강민수, 길우현은 케어가 필요해보였다.

‘손재현한테는 슬슬 아이템을 줄까?’

한수는 아이템 보관함에서 손재현에게 장착시킬 아이템을 선택했다.

[검이라면 역시 꼴리검]

└종류 : 타자 전용 장비

└등급 : Platinum 등급

└설명

바야흐로, 어린이날···. 4년 연속 리그 꼴찌를 했던 어떤 팀의 팬은 250도루, 250홈런을 달성한 상대 팀 레전드를 향해 검을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① 정신력 +1

② 타격력 +1

③ 주력 +1

② 몸쪽,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에 대한 공포 면역

그리고 곧바로 손재현한테 착용시켰다.

【손재현이 ‘검이라면 역시 꼴리검’을 착용했습니다!】

【손재현(Platinum 등급)이 아이템 효과를 받습니다.】

【손재현의 장비 슬롯이 1칸 채워졌습니다.】

【손재현 장비 슬롯 : [ 1 / 6 ] 】

한수는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좋아~! 손재현이 얼마나 잘 치나 확인하러 갈까?’

그는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훈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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