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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79화 (79/187)

79화 : 원하는 선수가 누굽니까?

ST 위닝스와 연습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신영 타이탄스 선수들은 전술 교육만 받고 자유시간을 갖게 됐다.

반면에 ST 위닝스 선수들은 연습 경기를 패배해서 특타 훈련과 펑고 훈련을 받고 있었다.

심지어 투수들까지 수비 훈련에 참여했다.

코치들은 지옥 교관이 따로 없었다.

“똑바로 안 해!”

“야! 그걸 빠뜨리면 어떻게 해?!”

“배트에 힘이 빠졌잖아!”

“프로면 프로답게 하자! 응!?”

ST 위닝스 선수들은 죽을 맛이었지만, 불평도 할 수 없었다.

팔 년 연속 꼴찌인 타이탄스한테 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불만은 쌓이고 쌓여 비난의 화살이 되어 한 사람에게로 향했다.

바로, 연습 경기 선발 투수로 나가서 10실점을 한 안민혁이었다.

‘안민혁 저 XX 때문인데 타이탄스한테···.’

‘실력도 개판인데 인성도 개판인···.’

‘저 XX, 트리플스에서도 선배들 두들겨 패고···.’

‘미국에서 야구 배우고 왔다고 존X···.’

원래 이 정도로 안민혁을 싫어하진 않았지만···.

안민혁은 어제 2회 초 강민수와 두 번째 대결에서 안타를 맞았고, 최선을 다해서 수비하려고 슬라이딩까지 했던 황재혁한테···.

[병X 꼰대! 그걸 놓쳐!?]

···라고 소리쳤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9명의 선수가 함께 뛰는 팀 스포츠다.

안민혁의 말은 팀워크를 무너뜨리는 행동이었다.

심지어 안민혁은 어제 투구 수가 너무 많아서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벤치에서 쉬고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얄미워 보였다.

안민혁도 눈치가 있어서 팀원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다.

‘젠장···.’

기분이 참 더러웠다.

고등학교 때는 이런 적이 없었다.

그는 늘 주인공이었고, 경기에 패배해도 그의 잘못이 아니고 다른 팀원의 탓이었다.

황재혁한테 했던 비난도 고교 시절에 비하면···.

그때 포구 훈련으로 땀에 흠뻑 젖은 문정준이 다가왔다.

“안민혁.”

“···왜요?”

“여기서 쉬지 말고 숙소로 가. 코치님께는 내가 말씀드릴게.”

“거슬리니까 꺼지라는 겁니까?”

“그래.”

“······!”

“괜히 팀 분위기 더 망치지 말고 가.”

문정준은 몸을 휙 돌리며,

“숙소에서 곰곰이 생각해봐. 네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안민혁은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X발···. 왜 나한테만 XX이야···.”

그러더니 벤치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향했다.

= = = = = = =

타이탄스 선수들은 오늘 자유시간이다.

대부분은 선수는 투손 시를 구경하기 위해서 숙소에서 나갔다.

강민수와 같은 숙소를 쓰는 연습 경기의 페드로 박종구는 자칭 아메리칸 힙합 스타일로 한껏 멋을 내며 말했다.

“민수 형, 저는 오늘을 위해서 솔로였던 게 분명합니다.”

“그러냐···.”

“흐흐흣, 오늘 미국인 여친을 만들고 올 겁니다!”

“영어도 못하면서 무슨···.”

“고글 번역기도 있고, 보디랭귀지도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그리고 말이죠. 언어는 중요하지 않아요.”

“······?”

강민수가 고개를 갸웃하자 박종구는 씨익 웃으며,

“남자는 자신감입니다. 자신감. 흐하핫.”

새가슴으로 유명한 박종구 입에서 자신감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강민수는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때 숙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청재킷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안종렬이 들어왔다.

그는 가슴 주머니에 꽂아둔 선글라스 끼며,

“종구야! 헌팅 준비됐냐?”

“네! 형님!”

“좋아! 가즈아!”

“네!”

강민수는 멀어지는 두 사람을 보며 중얼거렸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그러더니 허기진 배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배고픈데 뭐라도 먹을까?’

그는 숙소에 있는 식당 말고 바람도 쐴 겸 밖으로 나갔다.

‘근처에 햄버거 가게가 있던 거 같았는데···.’

그리고···.

“······.”

“······.”

···안민혁과 만났다.

같은 곳에서 마무리 캠프를 하고 있고, 숙소도 근처이니 마주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오늘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안민혁은 똥 씹은 표정을 하더니 바닥에 침을 퉤! 뱉으며 강민수를 지나치려고 했다.

강민수는 주먹을 꽉 쥐더니 입을 열었다.

“너한테만은···.”

“······?”

“···절대 지지 않아.”

“이 미친 근육 돼지 XX가···. 연습 경기 한 번 이겼다고···.”

“나는!!!”

“······!”

강민수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안민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근육 돼지가 아니야!!!”

“······!”

“한 번만 더 그렇게 부르면 가만 안 둬!!!”

안민혁은 강민수의 기세에 놀라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더니,

“뭐, 뭐···. 이 근육···.”

“······.”

그러자 강민수가 가슴과 팔 근육을 불끈거리며 다가왔다.

안민혁은 흠칫하며 뒤로 한 발자국 더 물러났다.

‘이 자식···. 고등학교 때보다 근육이 두 배는···.’

“에이···. 썅···. 너 다음에 두고 보자···!”

그리곤 잽싸게 도망쳤다.

강민수는 도망치는 안민혁을 보고 있으니 고등학교 때 입은 상처들이 하나둘씩 아물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

환한 미소를 지었다.

= = = = = = =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근처, 햄버거 가게.

한수는 창밖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강민수를 보며 말했다.

“그리하여 괴롭힘을 당했던 소년은 훌륭하게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양아치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이야~ 멋지네.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아요.”

한수는 시선을 돌려 맞은편을 보며,

“원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에이~ 우리 선수끼리 이러지 맙시다. 감독님도 안민혁 과거사 전~부 알고 있잖아요.”

“······.”

원종현이 미간을 찡그리자, 한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가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거든. 원 감독님은 나랑 비슷한 부류야. 의심이 무~척 많아. 아마 밑에 있는 선수들 뒷조사 전~부 했을걸?”

정답이다.

원종현은 선수들을 완벽하게 지휘하기 위해 그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한수는 씨익 웃으며,

“안민혁 폭행 영상 말입니다···.”

“······.”

“원 감독님께 넘기겠습니다.”

“······!”

원종현은 연승 경기에서 져서 평화로운 방법으로 폭행 영상을 얻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원종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원하는 게 뭡니까?”

“트레이드.”

“전예준으로 부족합니까?”

“그 선수는~ 우리 페르난도 감독이 원하는 거고요. 사실 저는 마음에 안 듭니다. 최대 구속이 120km/h 대의 볼을 던지는 투수를 뭐하러 데려옵니까? 안 그렇습니까?”

한수가 지금 하는 말은 진심이 아니다.

그저 전예준을 홀대하는 원종현의 호감을 사기 위해 하는 말이다.

‘구속이 느려도 골드 등급의 선수가 맹탕일 리가 없지~!’

한수는 전예준의 정보창을 떠올렸다.

【전예준】【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2%)

(타이탄스 코치진: 60%)

(타이탄스 프런트: 70%)

결론: 경기장의 전예(田豫,)입니다. 백마고 에이스였지만, 팔꿈치부상으로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중략)···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좌투좌타

【특기】

1. 느림의 미학

2. 초저속 폭포수 커브

···(이하 생략)···

한수도 요즘 야구 공부를 많이 해서 느림의 미학이 얼마 전 그리즐리스에서 은퇴한 유명한 투수를 지칭하는 말이라는 걸 알았다.

‘그 선수만큼만 던져준다면···. 나이스지!’

원종현은 한수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래도 현금 트레이드를 또 할 순 없습니다. 단장의 반대가 클 겁니다. 사실 전예준도 어려운 건데···.”

“압니다. 어렵다는 거 알고 말고요. TMI 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원 감독님이 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뭐, 뭐라고요?”

한수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면···. 이 영상은 오늘 중으로 저녁 뉴스에 뜰 겁니다. 동료 폭행으로 징계를 받았던 KBO 투수, 이번에는 타 구단의 신인에게 폭력을···.”

“이봐! 당신!”

“워~ 워~ 진정하세요. 여기 미국입니다. 행패 부리다가 총 맞습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하는 한수.

원종현은 그의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

“오늘 중으로 연락해 주세요.”

“······.”

“뭐···. 정 내키지 않으면 안민혁을 포기하든가요. 그럼, 저한테 질질 끌려다닐 일도 없잖아요?”

정말 짜증 나지만···.

한수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안민혁은 천재야. 그놈이 제대로 성장만 하면···.’

···안민혁이라는 보석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한수가 원하는 선수가 누군지를 듣고 결정하자고 생각했다.

“원하는 선수가 누굽니까?”

그러자 한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위닝스 2군의 타자 공형찬입니다.”

원종현은 눈가를 움찔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형찬은 백마고 출신의 타자로 삼 년 전 ST 위닝스에 지명된 선수다.

안민혁보다는 한살이 많은데, 고교 리그 때 둘은 라이벌 관계였지만···.

‘그것도 다 옛말이지.’

왜냐면 공형찬 그놈은···.

‘포텐이 다 끝난 놈이니까.’

위닝스 단장이 싸고돌아서 계속 2군에 남겨두고는 있지만, 작년부터 프런트에서 방출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원종현은 고민했다.

‘그놈을 넘기면 안민혁의 폭행 영상 걱정이···. 애초에 안민혁과 사이도 좋지 않고···.’

바로 수락하면 모양새가 좋지 못하니까 일단···.

“···고민해보고 내일까지 연락을 드려도 될까요?”

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론이죠.”

= = = = = = =

햄버거 가게 근처 주차장.

한수는 강덕수가 차 문을 열어주자 타면서 말했다.

“제인 정 강연이 몇 시랬지?”

“여섯 시입니다. 지금 출발하면 강연 시작 전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오케이.”

한수는 뒷좌석에 앉자마자 포수 마스크를 썼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현재 250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려 250 Point를 모았다.

상점을 업그레이드 해도 되고, 갖고 싶었던 아이템이나 스킬을 구매해도 된다.

하지만 일단은 놔두기로 했다.

‘임무 16을 완료하고 포인트를 어떻게 쓸지 생각하자.’

『임무 16』

【구단주님, 뭐니 뭐니해도 중요한 건 인재입니다. 뛰어난 재야의 인재 1명을 ‘직접’ ···(중략)···】

└완료 조건

① 재야(타 구단에 소속되지 않은)의 인재를 영입하세요. (0/1)

② 보상

···(중략)···

Platinum 등급: 70 Point

Diamond 등급: 100 Point

【보상 : ?? Point】

한수는 원종현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공형찬을 달라고 하니까 좋아 죽네.’

그는 공형찬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공형찬】【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9%)

(타이탄스 코치진: 31%)

(타이탄스 프런트: 30%)

결론: 경기장의 공손찬 백규(伯珪)입니다. 고교 시절 4번 타자로 홈런왕을 할 만큼 뛰어난 슬러거였습니다만, 현재는 1할 타율도 안 나옵니다. 이유는 고교 졸업 이후 급성장한 근육과 현재 타법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스스로는 물론 코치진도 깨닫지 못하고 계속 장타를 위한 타법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단타를 노리는 타법을 변경하면 좋은 결과를···(중략)···

【포지션】

1순위: 타자(삼루수 / 일루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 타법 【개발 중】

2. 백마 질주

···(이하 생략)···

한수는 씨익 웃으며,

‘공형찬은 내가 자~알 키워줄게! 흐흐.’

그렇게 그는 애리조나 대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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