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 이참에 업그레이드하자!
‘타이탄스 40년’이 방영되기 이틀 전, 12월 13일.
이창호 부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추가된 최종 편집본으로 조촐한 시사회가 열렸다.
한수의 초대로 동백 스포츠 박편복 기자도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날 동백 스포츠는 ‘타이탄스 40년’ 홍보 기사를 냈다.
[타이탄스 40년의 추억과 진실을 담은 아름다운 다큐멘터리가 곧···.] - by. 박편복 기자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악의적인 기사가 쏟아졌다.
[타이탄스, 논란에 대해 일언반구 해명도 없고 홍보성 다큐멘터리 방영 시작···.] - 마비노 일보
[너희들을 짖어라. 우리는 홍보한다. 갑질 불통 운영의 정석으로 보여주는 타이탄스···.] - 디아블 스포츠
[팬들마저 돌아선 최악의 수를 두는 타이탄스···.] - 나이온 신문
야구팬들의 반응도 좋지 않았다.
└이정호 선수한테 사과도 안 하고 홍보질이네.
└이정호 선수 다시 모셔 와라! 미친 타이탄스야.
└타이탄스···. 이건 좀 아닌 듯.
└이정호 선수가 다큐멘터리 보면···. 에휴.
└야구는 못 해도 깨끗해야지.
└윤창근 티라노스로 보내고, 박치수 방출한 거보면 모름? 타이탄스 이 XX들은 선수를 그냥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거임.
└타이탄스는 해체가 답이다.
└다큐멘터리 방영하지 마라. 이건 진짜 아니다.
그때쯤 골든글러브 후보자들이 발표됐다.
포지션마다 최고로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상이다.
작년에는 이소호 혼자만 후보였는데, 올해는 무려 다섯 명의 후보가 나왔다.
바로, FA 계약을 한 윤진호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오재근 덕분이다.
[지명타자 - 이소호]
이소호는 시즌 전반기는 삼루수였지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발목에 무리가 와서 지명타자 맡았다.
[투수 - 찰스 스팅]
찰스 스팅은 타이탄스 1선발로 활약했다.
그의 대단한 점은 최악의 수비를 자랑하는 타이탄스에서 14승이나 했고, 평균 자책률 3.01이라는 거다.
타이탄스 팬들에게는 찰스 형이라고 불린다.
[포수 – 하민철]
하민철은 시즌 중반에 윤창근이 치질런을 한 뒤 타이탄스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잘생긴 외모만큼이나 뛰어난 포수 능력을 보유해서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점쳐지는 선수다.
[이루수 - 윤진호]
윤진호는 이번 시즌 타율은 2할대로 떨어졌지만, 수비에서만큼은 뛰어난 능력을 선보였다.
그는 실책이 거의 없는 완벽 수비로 유명했다.
[외야수 – 오재근]
국가대표 2번 타자 오재근.
배트 컨트롤이 예전만 못하다, 주력이 떨어졌다 등등 말이 많지만, 외야 수비만큼은 늘 뛰어났다.
트리플스 불펜진이 초토화되지만 않았어도 오재근과 독고준을 트레이드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 할 정도다.
하여튼!
골든글러브 후보가 다섯이나 되는 비약적인 발전에 축하할 일이었지만, 타이탄스 팬들은 대놓고 기뻐하지 못했다.
‘이정호 포수 사건’ 때문에 여러모로 타이탄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팀 야구팬들은 욕을 하기 바빴다.
└꼴찌팀에서 골든글러브 후보가 다섯?
└돈지랄 구단답네.
└배신자들은 후보에서 제외하면 안 되냐?
└선수 개인상인데 어떻게 제외하냐?
└그냥 타이탄스에 후보가 다섯인 게 마음에 안 듬.
└윤진호, 오재근은 내년부터는 골든글러브 못 받겠네. 쯧쯧, 왜 타이탄스로 가서···.
└찰스 스팅은 왜 포함된 거냐? 겨우 14승 투순데.
└타이탄스에서 14승을 한 투수면, 다른 팀에선 30승을 할 수도 있음.
└ㅋㅋㅋ 타이탄스 지옥 수비 ㅋㅋㅋㅋ
└KBO가 미친 거 아니면 타이탄스 선수한테 골든글러브 주면 안 됨.
└타이탄스 이 XX들 협회에 돈 먹이는 거 아님?
└골든글러브는 개인상이라니까.
그리고 12월 15일.
여러 OTT 플랫폼에서 다큐멘터리 ‘타이탄스 40년’이 방영되기 시작했고···.
[···안녕하세요. 저는 타이탄스의 구단주이자 단장인 이한수라고 합니다. ···(중략)··· 신영 패션을 그만두고 타이탄스로 오게 된 이유는 할아버지의 유언 때문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이정호 포수의 꿈인 통합 우승을 ···(중략)··· 네, 맞습니다. 이 포수 마스크는 아버지가 쓰던 겁니다. ···(중략)··· 저는 타이탄스 통합 우승을 이루기 위해 모든 걸 할 겁니다.]
한수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정호 선수와 함께 선수 생활했던 동료들, 이정호를 가르친 코치들 그리고 이정호와 홈에서 충돌했던 윤형식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창호 부회장까지···.
[타이탄스는 형님의 꿈입니다. 저는 한수가 그 꿈을 이어받은 걸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고···.]
동시에 타이탄스 팬들이···.
└···타이탄스 욕한 XX들 대가리 박아라.
└갓단주 이한수 찬양해!
└씨X 다큐멘터리 보고 울긴 처음이다···!!
└난 구단주가 포수 마스크 쓰고 컨셉질 하는 줄 알았는데···. XX 슬프네···.
└갓단주 이한수!
└재벌 2세가 포수였다고? 완전 판타지네···.
└타이탄스! 믿고 있었다고!
└타이탄스 우승 가즈아아아!!!
커뮤니티를 점령했다.
= = = = = = = =
이정호 포수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고 KBO 안팎으로 시끌시끌했다.
그 중심에는 타이탄스와 한수가 있었다.
한수는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전부 거절했다.
그리고···.
“이 팀장, 그동안 타이탄스에 악의적인 기사를 냈던 기자와 스타튜버들 전부 고소하세요.”
“네, 구단주님.”
“양 사장, 데일리 아이리스 이새롬 기자와 인터뷰 좀 해주세요. 우리 구단이 그동안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했는지···. 오케이?”
“알겠습니다.”
“덕수야, 박 기자한테 박치수 방출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해. 그리고 부러진황금깃발 그 자식도 고소해.”
“네!”
그동안 갈아왔던 칼을 휘둘렀다.
‘이걸로 아버지에 대한 건 일단락된 건가?’
일단락 정도가 아니고, 타이탄스 팬들이 급증했고,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한수의 기행과 파격적인 행보도 미화됐다.
그리고 타이탄스 선수단과 코치진, 프런트가···.
‘아버지의 꿈을 위해서 저렇게···.’
‘누가 저런 효자를 망나니라는 헛소문을···.’
‘포수 마스크에 그런 사연이···.’
‘힘내자. 구단주님을 위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꼴찌를 탈출하는 거야!’
‘젠장, 이러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잖아!’
최선을 다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서울 코엑스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한수는 타이탄스 단장실에서 TV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시청하며 기대 어린 표정을 했다.
왜냐면 특별 임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별 임무. 골든글러브를 차지해라!】
└구단주님, 타이탄스 선수들이 골든글러브를 많이 받는다면 최고의 구단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는 거라고 판단됩니다. 골든글러브를 최대한 많이 받으세요!
└골든글러브 수상자 1명당 50 Point 지급.
‘포수나 투수 쪽은 경쟁이 심하지만···. 지명타자랑 이루, 외야 쪽은 기대해 볼 만 해!’
그리고 마침내 수상자가 발표됐다.
【골든글러브 수상자】
[투수 – 박창민 (자람 빌런스)]
[포수 – 양투지 (두성 그리즐리스)]
···(중략)···
[이루수 – 윤진호(신영 타이탄스)]
[삼루수 – 최적(신성 스페이스)]
···(중략)···
[외야수 – 유정호(자람 빌런스)]
[외야수 – 오재근(신영 타이탄스)]
[지명타자 – 이소호(신영 타이탄스)]
한수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소호, 윤진호, 오재근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환호했다.
“나이스!”
‘150포인트 획득!’
곧바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현재 Point를 확인했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특별 임무 보상으로 150 Point를 획득했습니다.】
【현재 270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무 18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임무 내용을 확인하세요.】
【무적구단 Lv 3 상점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새로운 상점에서 다양한 상품을 확인해보세요!】
‘270포인트! 흐흐, 다시 포인트 부자가 되자!’
그리고 기다리던 상점 업그레이드도 끝났다.
한수는 곧바로 Lv 3 상점으로 접속했다.
-띠링!
【Lv 3 상점 업그레이드 기념으로 30 Point를 선물합니다.】
【현재 300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좋아! 삼백 돌파!’
이어서 물품을 차례차례 살폈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에도 Diamond 등급 아이템은 없네.’
Lv 2 상점보다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Platinum 등급까지밖에 없었다.
물론 Platinum 등급 중에도 쓸만한 게 많았다.
[황태자의 유니콘 반지] (Platinum)
└투수 전용 액세서리
└특기 ‘유니콘 종 슬라이더’ 개발 가능성 습득, 구속 +2
└100 Point
[염라대왕의 핏빛 글러브] (Platinum)
└투수 전용 아이템
└슬라이더 구속 +2 / 정신력 + 2 / 특기 ‘투구 속행’ 습득
└90 Point
.
.
.
(이하 생략)
‘흠···. 일단 관심 상품에 등록해두자.’
그때 상점 상단에 적힌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무적구단 Lv 3 상점】
└상점 Lv UP을 위해서 12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업그레이드라···.’
당장 급하게 필요한 아이템도 없고, 포인트도 많으니···.
‘이참에 업그레이드하자!’
【120 Point를 소모해서 ‘무적구단 Lv 3 상점’을 ‘Lv 4 상점’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합니다.】
【업그레이드 완료까지 96시간이 걸립니다.】
【현재 180 Point가 남았습니다.】
“사 일이나 걸리네.”
점점 업그레이드 소요 시간이 늘어나고 있었다.
‘시즌 중에는 아이템이 급하게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업그레이드하면 안 되겠어.’
한수는 이어서 임무 메뉴로 접속했다.
다큐멘터리, 골든글러브 시상식, 이창호 부회장에 대한 것까지···.
생각할 게 많아서 임무 18을 확인하는 걸 깜박하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이번에는···.’
-띠링!
『임무 18』
【구단주님, 최고의 구단은 응원도 최고가 되어야 합니다. 응원단을 새롭게 개편하세요.】
└완료 조건
① 응원단 Diamond 등급 단원 (0/1) [미완료]
② 응원단 Platinum 등급 단원 (1/2) [미완료]
③ 응원단 Gold 등급 단원 (2/3) [미완료]
【보상 : 200 Point, 인재 위치 확인 주문서】
“임무 18···. 욕 나오게 하네.”
하지만 포기할 순 없다.
보상으로 ‘인재 위치 확인 주문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장비로 비유되는 장은수를 찾아낸 아이템이다.
‘이것만 있으면···. 또, 핵심 인재를 찾을 수 있어!’
현재 한수가 찾고 싶은 인재 후보는 둘이다.
최고의 프런트 직원으로 예상되는 인재.
최강의 선수로 예상되는 인재.
‘둘 중 누구를 주문서로 찾을지는 일단 임무를 완료하고 생각하자.’
그나마 다행인 건 골드 등급은 2명이 있는 상태이고, 플래티넘 등급도 1명만 더 찾으면 된다는 건데···.
‘문제는 다이아몬드 등급···. 염병, 상호 아저씨가 옛날에 응원단장을 했으니까 한번 상의해볼까? 연예기획사 같은 데라도 돌아다녀야 하나?’
한수는 응원단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이름: 나대교 / Platinum 등급(94%) / 치어리더]
[이름: 박진주 / Gold 등급(83%) / 치어리더]
[이름: 윤혜미 / Gold 등급(82%) / 치어리더]
···(이하 생략)···
‘응원단장은 Iron 등급···. 탑 아나운서는 Silver···. 다른 치어리더는 Iron에서 Bronze 등급···.’
웃긴 건 가장 등급이 높은 세 명이 메인 치어리더가 아니란 사실이다.
윤혜미와 박진주는 대타로 종종 올라오지만, 나대교는 아직 한 번도 응원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한수는 임무 창을 닫으며 중얼거렸다.
“일단 응원단장을 만나봐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