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00화 (100/187)

100화 : 이게 이렇게 되네?

잠실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3루 측엔 엔젤 트리플스 프런트 사무실이 있다.

오후 다섯 시 사십 분.

직원들은 하나둘 퇴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비시즌 중에는 프런트 직원들 퇴근 시간은 여섯 시이기 때문이다.

스카우트팀 오형준 팀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퇴근길에 치킨 한 마리 사서···.’

그때 M자형 탈모 머리와 뚱뚱한 체형의 중년 남자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스카우트팀으로 다가왔다.

트리플스의 이기혁 단장이다.

오형준은 그를 발견하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퇴근 시간 다 됐는데 일을 시키진 않겠지?’

“오 팀장.”

오형준은 엉거주춤 일어나며 대답했다.

“네, 단장님.”

“강대한 말이야. 강대한! 어떻게 설득할 방법 없어?”

‘젠장···. 오늘도 정시 퇴근은 글렀네.’

“어려울 거 같습니다. MLB 진출 의사가 확고합니다. 이미 대학 원서도 넣었다고 하고···.”

“대학 원서야 취소하면 되는 거고!”

오형준도 알고 있다.

문제는 그걸 결정하는 건 강대한이다.

오형준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왜 또 이래? 오전까지는 이제 강대한 포기하고 새로운 신인을 찾아보자고 해놓고···.’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단장님, 강대한은 포기하고 차라리 새로운···.”

이기혁 단장은 턱살을 푸들푸들 떨며 큰소리로,

“스타병 걸려서 지랄을 떠는 독고준이랑 자기가 세계 최고 유망주인 줄 알고 뻗대는 강대한 새X를 생각할 때마다 분통이 터져서 안 되겠어! XX! 내가 이러려고 재근이랑 홍진철을 포기한 줄 알아!?”

오형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길래 제가 트레이드하지 말자고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심지어 오형준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홍진철을 뽑는 게 더 이득이라고 주장했었다.

강대한은 고등학교 1학년까지 정말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점차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반면에 홍진철은 기복 없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카우트 사이에선 강대한의 잠재력의 한계가 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하지만 이기혁 단장은 아직도 강대한, 강대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설득해도 소용없다.

왜냐면···.

‘강대한이 아깝고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고 본인의 선택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거겠지.’

이기혁의 자존심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랑 재계약 때마다 피해를 받았다.

여은포 때도 프런트 직원들이 전부 지명을 반대했는데, 반드시 투수로 다시 전향하게 만들겠다며 지명하더니 설득은커녕 2군에만 처박아 두고 있다.

‘단장만 아니었으면, 진짜···.’

그때 이기혁이 소리쳤다.

“하여튼! 강대한 그 자식 멱살을 잡아서라도 끌고 와! 알겠어!?”

“······.”

“왜 대답이 없어!?”

“···노력해보겠습니다.”

“노력 말고 잘하고! 잘!”

“···네.”

이기혁은 어깨를 추욱 늘어트린 오형준을 못마땅한 얼굴로 보다가 몸을 휙 돌렸다.

그리고 단장실로 향하며 생각했다.

‘오 팀장 저 자식 까라면 깔 것이지. 말이 많아! 쯧.’

그나저나···.

‘드래프트부터 FA 시장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된 소득이 없네···. 이러면 큰일인데···.’

이번 시즌 8위를 하면서 모기업에서 단장 교체 얘기까지 나왔다.

다행히 사장이 힘을 써줘서 한 번 더 기회를 얻었지만, 스토브리그 시작부터 성과는커녕 손해만 보고 있다.

그래서 강대한에 더 집착하는 거다.

‘계약금을 더 부르면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나중에 MLB 진출도 지원하겠다고···.’

그때였다.

단장실 앞에 목발을 짚은 남자가 서 있었다.

이기혁은 고개를 갸웃하며,

‘누구지···?’

그때 목발의 남자, 고민수는 이기혁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더니 구십 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기혁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어? 어? 누, 누구···?”

그러자 고민수는 고개를 들며,

“의성고 야구부 XX기 고민수입니다.”

“응? XX기···?”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라고 해도 야구부 후배를 전부 기억하는 게 아니니까.

‘가만···. 고민수라고···? 분명···.’

“김 감독님의···?”

고민수는 눈가를 움찔했지만, 불편한 감정을 내색하지 않고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제 장인어른입니다.”

고민수의 정체를 파악한 이기혁은 대놓고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타이탄스 스카우트팀 팀장이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지?”

그 순간, 고민수는 침을 꿀꺽 삼키며 한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기혁 단장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습니까?]

[이번에 계약 해지될 뻔했는데 사장의 도움으로 간신히 재계약했다고···.]

[엔젤 그룹 지인한테 듣기론 시범경기까지 뚜렷한 성과를 못 내면 바로 아웃이라고 하더군요.]

[아···.]

[그 점을 잘 이용하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고 팀장이 이기혁이랑 조금 친해졌으면 좋겠는데···. 할 수 있죠?]

[그게···.]

[이번에도 잘하면 슈퍼카 수리비를 좀 더 탕감해줄게요.]

[하, 하겠습니다!]

고민수는 손에 들고 있는 홍삼엑기스 상자를 내밀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방문했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존경하는 선배님 얼굴을 뵙고 싶어서 이렇게 연락도 없이 찾아왔습니다! 이건 약소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고등학교 후배가 갑자기 찾아와서 존경한다며 선물을 내밀다니···.

이기혁은 콧방귀를 꼈다.

“뭔 속셈으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수작 부릴 생각하지 말고 당장 꺼져. 내가 타이탄스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져서 밤에 잠도···.”

고민수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이기혁과 친분을 쌓고 한수의 다음 지시를 이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슈퍼카 수리비가 탕감되고···.

‘우리 가족의 평화를 지킬 수 있어!’

그래서 고민수는 목발을 집어 던지고···.

-털썩!

이기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선배님, 무례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저 좀 살려주십시오!”

“뭐, 뭐야! 이, 이봐, 왜 이래? 여기서 이러지 마!”

“부탁드립니다!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제발···.”

“아, 거, 사람 참, 갑자기 찾아와서 이게 무슨···!”

이기혁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러다가 괜히 구설수라도 돌면 피 보는 건 그였다.

이기혁은 인상을 팍! 쓰며,

“···얘기 들어줄 테니, 일단 들어와! 들어오라고!”

고민수는 속으로 ‘됐다!’라고 생각하며 목발을 잡고 일어나며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단장실로 들어갔다.

= = = = = = =

이틀 뒤, 타이탄스 단장실.

포수 마스크를 쓴 한수는 소파에 앉아 고민수 팀장이 제출한 트리플스와 트레이드 관련 보고서를 확인하고 있었다.

‘3대 3 트레이드라···.’

동시에 눈앞에 창이 떠올랐다.

【길우현(Silver 등급, 투수), 황태식(Bronze 등급, 투수), 신동태(Bronze 등급, 타자)를 보내고, 양기주(Gold 등급, 투수), 장문원(Platinum 등급, 타자), 여은포(Diamond 등급, 투타)를 영입했습니다.】

한수는 생각했다.

‘이게 이렇게 되네?’

길우현과 황태식, 신동태는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40명 중에서 38위와 39위, 37위를 했다.

길우현은 티라노스에서 데려온 선수인데, 꼴찌팀인 타이탄스에 있는 걸 창피하게 생각하며 계속 티라노스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Silver 등급이지만 실력은 나쁘지 않아서 정신 차리라고 2군으로 보냈더니, 훈련에도 참여하지 않고 매일 농땡이만 부렸다.

황태식과 신동태는 박치수의 꼬임에 넘어가 코인에 빠진 선수다.

둘 다 2군으로 보내서 정신을 차리길 바랐다.

특히, 황태식은 Bronze 등급이지만, 일단 투수니까.

불펜 투수로 활용할 수 있단 생각이었지만···.

두 사람의 기량은 계속 떨어졌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여전히 코인을 하고 있었다.

코인 때문에 빈털터리가 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다.

그래서 길우현, 황태식, 신동태 셋 다 트리플스에 던져줄 당근으로 활용하기로 한 거다.

대외적으론 마무리 투수 양기주를 얻기 위해서다.

【양기주】【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2%)

(타이탄스 코치진: 32%)

(타이탄스 프런트: 34%)

결론: 경기장의 맹획(孟獲)입니다. 팔꿈치 수술 후유증이 미세하게 남아서 볼 컨트롤이 어려웠지만, 삼 개월이면 완벽히 회복되고 구속도 좀 더 오를···(중략)···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일곱 번 농락하는 유인구.

2. 강심장

···(중략)···

【호감도: + 1%】

양기주는 내년이면 서른여섯 살의 노장인데, 재작년 팔꿈치 수술 이후로 기량이 급속도로 떨어졌고, 재활을 위해 2군으로 갔지만, 기량이 회복되지 않았다.

트리플스 구단은 에이징 커브가 왔다고 판단했지만, 한수는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 덕분에 양기주가 곧 완벽히 회복되고 구속마저 오른다는 걸 알게 됐다.

한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생각했다

‘시범경기 때 양기주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 배 아파할 트리플스를 생각하면 즐겁네. 흐흐.’

.

.

.

트리플스 구단은 양기주의 회복을 반쯤 포기했지만, 십 년 가까이 팀에서 뛴 선수라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했다.

그때 타이탄스에서 길우현과 황태식, 김명태를 줄 테니, 양기주와 장문원을 달라며 3대 2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물론 많은 이들이 반대했다.

길우현이 요즘 잘나간다고 해도, 아직 양기주에 비할 바는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스카우트 팀장 오형준이 강하게 반대했다.

“양기주 선수 팔꿈치는 다 나았어요. 볼 컨트롤은 차차 회복될 거고 내년에는 분명 제대로 활약해줄 겁니다.”

그러나 이기혁 단장은 이미 고민수 팀장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오형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건 자네 생각이고, 재활코치도 에이징 커브가 왔다고 보잖아. 다른 팀 스카우트들도 다 그렇게 생각해. 헐값 되기 전에 처리해야지.”

“처, 처리라뇨! 에이징 커브가 왔다고 해도 양기주 선수가 쌓아온 경험치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는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길우현의 비공식 구속이 155km/h야. 아직 발전 가능성도 있고···. 체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마무리나 셋업맨으로 활용하기 딱 좋다고!”

“길우현은 멘탈이 좋지 못합니다. 타이탄스로 트레이드되고 계속 겉돌고 있고···.”

“그건 꼴찌팀에 있기 싫어서지.”

오형준은 ‘우리 팀도 하위권입니다!’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타이탄스 구단에서 강대한에 대한 게 미안하다며 황태식이랑 김명태까지 보내주기로 했어. 구색 맞추려고 우리도 장문원을 보내주는 거지만···. 어쨌든 우리가 이득이라고! 특히, 황태식 그놈이 공이 나쁘지 않잖아? 수비만 받쳐주면···.”

‘양기주는 안 되는데···.’

결국 이기혁의 고집대로 3대 2 트레이드가 이뤄지려는 찰나, 갑자기 2군 선수 여은포가 이기혁 단장을 찾았다.

= = = = = =

트리플스 단장실.

이기혁은 맞은편에 앉은 여은포를 보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여은포는 그에게 역린과도 같다.

이기혁은 여은포 부모한테 돈을 받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를 지명했다.

여은포의 부모는 고리대금으로 큰돈을 벌고 과거를 청산한 졸부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아들을 위해서 뒷돈을 먹이기로 유명했으니까.

물론!

한때 괴물이라고 불렸던 유망주니까.

투수로 다시 전향만 시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어느 정도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이 모양 이 꼴이다.

심지어···.

[우리 아빠한테 돈 받았죠?]

[뭐, 뭐···.]

[입은 다물어 드릴게요. 대신 제가 뭘 하든 터치하지 마세요.]

[이, 이게···.]

[그리고···. 육성 선수 테스트 볼 때 장문원이라고 있는데···. 걔 합격시켜 주세요.]

[이런 미, 미친놈이···! 어디서 혀, 협박을···!]

[협박 맞습니다.]

[······!?]

[···그러니까 제 말대로 해주십쇼. 아셨습니까?]

···이런 일까지 겪었다.

이기혁은 그날 이후로 여은포를 무시했다.

2군에 박아두고 아예 없는 선수 취급한 거다.

그런데···.

‘이 자식이 왜 여기에···.’

“부탁할 게 있어서 왔습니다.”

“부탁? 하! 웃기는 소리 하지 말고 꺼져. 네 부모한테 받은 돈도 다 돌려줬으니, 더는···.”

“저도 타이탄스로 보내주세요.”

“뭐···?”

“제가 있으면 불편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야! 인마!!! 이 건방진 XX가 어디서 이래라저래라야! 너 내가 만만···!”

여은포는 담담히 주머니에서 폰을 꺼냈다.

그리고 녹음 파일을 하나 재생했다.

[이 단장님,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 드래프트 때 우리 애를 꼭 좀···.]

[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은포는 이번 드래프트 때 제가 꼭 뽑도록···.]

이기혁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 이게 뭐야!?’

여은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시잖습니까? 우리 아빠가 어디 허투루 돈을 쓰는 사람입니까? 다 대비를 해두지···.”

“너, 너···.”

“타이탄스로 보내주시면 삭제해드릴게요.”

“크으윽···.”

이기혁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제길···. 제기랄···!’

“알았으니까 꺼져!”

“감사합니다.”

여은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장문원과 있었던 일을 떠올랐다.

[여은포···. 이딴 식으로 트리플스 육성 선수가 되면 내가 고맙다고 할 줄 알았어!?]

[인마, 고지식하게 굴지 말고, 너희 어머니 생각도 좀 해라. 너 하나 잘 되길 그렇게 바라는데···. 하여튼 우리 아빠가 돈 좀 많잖냐? 그래서···.]

[지랄하지 마!!!]

[···야, 말이 좀 세네. 딱 까놓고 말해서 네 실력으로 합격 될 리가 없잖아. 애써 생각해서 도와줬더니···.]

[···진짜 변한 게 없구나. 역시 너랑은 ‘그때’ 연을 끊었어야 했는데···.]

[뭐? 야! 나도 너희 어머니만 아니었으면 너랑 이딴 식으로···!]

[여은포!!!]

[······.]

[···그래! 존X 고맙다. 네 덕분에 육성 선수로 뽑혔고,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게 됐어! 그러니까! 이제 나 좀 그만 비참하게 만들어라! 알겠어!?]

[······.]

여은포는 단장실 밖으로 가며 생각했다.

‘그 자식한테는 빚진 거 같아서 찜찜하고···. 괜히 엄한 데서 처맞진 않을까 신경도 쓰이고···.’

“장문원 그 자식, 이번에도 지랄하려나?”

그리고 다음 날.

이기혁은 프런트 직원들에게 여은포를 포함한 3대3 트레이드를 진행하라는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렸다.

당연히 모두가 반대했다.

타이탄스에서 3명을 보내준다고 해서 마지못해 양기주를 포함한 트레이드에 동의했는데···.

갑자기 여은포도 보내라니!

‘단장님 미친 거 아냐?’

‘그렇게 타이탄스를 욕하더니, 뭐 하는 거야?’

‘혹시 타이탄스 단장직 약속받은 거 아냐?’

‘저 양반이 벌써 노망이 들었나···.’

‘여은포까지 보내면 우리 손해 아닌가?’

그러나 결국 이기혁의 고집을 꺾지 못했고.

다음 날, 이기혁은 고민수한테 연락했다.

“내가 말이야. 빚지는 걸 무척 싫어해. 그런데 이번 트레이드 아무리 생각해도 후배한테 빚을 지는 거 같아서···. 선수 한 명 더 보내서 3대 3 트레이드하려고 하는데 어때?”

실상은 전혀 다르지만, 이기혁은 이렇게라도 해야지만 속이 편할 거 같았다.

고민수는 조금 의아해했지만, 선수를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저, 저야 감사한데···.]

“뭐, 고마우면 다음에 또 한 턱 쏘라고. 그럼, 오늘 중으로 트레이드 관련 서류 보낼게.”

[네···!]

그렇게 3대 3 트레이드가 이뤄진 거다.

.

.

.

타이탄스 단장실.

한수가 트레이드 관련 보고서를 내려놓자, 눈앞에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성공적인 트레이드 성과에 축하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한수는 눈가를 찡그렸다.

‘박수? 포인트나 이런 선물은 없고?’

-띠링!

【영웅 도감 ‘오자양장(五子良將) - 위(魏)의 다섯 대장’을 완성했습니다.】

【영웅 도감 ‘폐월(閉月)을 사랑한 천하무쌍’을 완성했습니다.】

한수는 생각했다.

‘영웅 도감이나 확인하라는 거냐···.’

그때 맞은편에 앉아 있던 고민수가 말했다.

“이기혁이 여은포까지 보내줄 줄은 몰랐습니다. 설마, 이것도 예상하신 겁니까?”

“뭐, 예상까진 아니고···.”

한수도 어떤 사연 때문에 이렇게 된 건진 모른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 팁을 보고 어쩌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다.

고민수는 한수를 보며 감탄했다.

‘역시 구단주님의 선견지명은···.’

한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하여튼 고 팀장이 수고가 많았어요. 수리비는 일부분 탕감해줄게요.”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만 가보세요.”

“네!”

한수는 고민수가 단장실에서 나가자 중얼거렸다.

“자~ 그러면 보상을 받고, 쇼핑 좀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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