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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02화 (102/187)

102화 : 운이 좋았네.

한수는 어제 봉사활동을 마치고 들어와서 ‘산타 구단주의 착한 선수를 위한 선물(Platinum 등급)’ 스킬을 사용한 뒤, 염철수만 선물을 받은 걸 확인하고 실망하며 곧장 잠에 빠졌다.

그는 잠에서 깨자마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염철수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띠링!

【염철수】【Diamon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99%) 【 +1 ↑】

(타이탄스 코치진: 12%)

(타이탄스 프런트: 10%)

결론: 경기장의 조운 자룡(子龍)입니다. 심지가 곧고, 강직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노력파입니다.

···(중략)···

【특기】

1. 흔들리지 않고 침착한 Ace 마인드

2. 염라대왕 슬라이더

3. ??? 커터(미개발)

4. 철인(鐵人)

5. 헌신(獻身)의 아이콘

6. 신비한 회복력

7. 승부의 화신

8. 도깨비 무브먼트

【호감도: + 85%】

염철수의 재능은 또 올라서 99%가 됐다.

그리고 특기에도 ‘염라대왕 슬라이더’라는 유니크 특기가 개발됐다.

한수는 씨익 웃었다.

‘흐흐, 아주 좋네. 남은 한 개도 주문서를 써볼까?’

그러자 알림창이 나타났다.

-띠링!

【염철수 선수는 성장도 S+ 특성을 보유한 선수입니다. 미개발, 비활성화된 특기를 활성화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은 다른 선수에 비해 훨씬 적습니다. 그러므로 ‘특기 활성화 주문서(Diamond 등급)’는 다른 선수에게 사용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생각했다.

‘일리 있는 말이네. 흠, 그러면 누가 좋을까?’

등록된 선수 정보창을 살펴보다가 한 선수에서 멈췄다.

바로 장은수의 정보창이었다.

【장은수】【Diamon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98%)

(타이탄스 코치진: 13%)

(타이탄스 프런트: 15%)

결론: 경기장의 만인지적(萬人之敵) 연인(燕人) 장비입니다만···. 지금 당장 선수로 쓰기에는 단점이 많습니다. 야구에 대한 지식도 달리고, 체력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가 던지는 마구(魔球) 덕분에 장비로 비유되기에 충분합니다.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괴력(怪力)

2. 철완(鐵腕)

3. 마구(魔球) 나비가 춤추듯···.

4. 만인지적(萬人之敵) 승부욕

5. 견제를 낭중취물(囊中取物)처럼···.

6. ???

7. ???

8. ???

【호감도: 5%】

언제쯤 미국에서 올지는 모르겠지만,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가 타이탄스 선수로 인식하고 있으니까 오기는 반드시 올 거다.

‘일단 얘한테 주문서 하나 사용하자.’

【장은수 선수에게 ‘특기 활성화 주문서(Diamond 등급)’ 1개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오케이!’

그리고···.

-띠링!

【장은수 선수가 여섯 번째 미개발 특기가 활성화됩니다.】

【장은수 선수가 특기 ‘강한 악력’을 습득했습니다.】

‘에이, 유니크 특기가 아니네.’

아쉬웠지만, 너클볼을 던지는 장은수에게 나름 어울리는 특기 같았다.

그때였다.

-띠링!

【특기 ‘괴력(怪力)’이 하위 호환 특기 ‘강한 악력’을 흡수합니다.】

【괴력이 유니크 특기 ‘괴력난신(怪力亂神)’으로 진화합니다.】

“오! 이건 또 뭐야?”

한수는 장은수의 정보창을 다시 확인했다.

【장은수】【Diamond 등급】

···(중략)···

【특기】

1. 괴력난신(怪力亂神)

2. 철완(鐵腕)

3. 마구(魔球) 나비가 춤추듯···.

4. 만인지적(萬人之敵) 승부욕

5. 견제를 낭중취물(囊中取物)처럼···.

6. ???

7. ???

8. ???

【호감도: 5%】

여섯 번째 특기는 다시 미개발 상태가 됐고, 첫 번째 특기가 ‘괴력난신’으로 바뀌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한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생각했다.

‘운이 좋았네. 흐흐.’

“그럼 즐거운 아침 식사를 하러 가볼까?”

= = = = = = =

“문원아, 아침 먹어!”

장문원은 엄마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멍하니 그걸 바라보는데···.

“장문원!”

엄마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일어나요.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고 거실로 나가자, 엄마는 이미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장문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이렇게 일찍 출근해요?”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어. 그보다 너 짐은 다 챙긴 거지?”

“옷만 있으면 되는데요, 뭐···.”

“그래, 그럼, 오늘 입단식 잘하고···. 타이탄스 가서도 잘해.”

장문원은 대답을 안 하고 입술을 우물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저기, 엄마···.”

“왜?”

“그게···.”

장문원은 ‘그냥 같이 부산으로 가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출근 준비를 하는 엄마에게 그런 말을 할 순 없었다.

아빠와 이혼하고 그를 혼자 키우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직장이다.

‘걱정은 되지만···.’

“···밥 잘 챙겨 드시라고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요.”

“얘는~ 내가 술을 언제 많이 마셨다고 그래? 아! 그보다 은포 어머니한테 연락 왔어. 은포도 너랑 같이 타이탄스로 간다며?”

장문원은 눈가를 살짝 찡그렸다.

하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뭐···. 그렇게 됐어요.”

“너희는 어쩜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붙어 다니니? 그래도 은포도 함께 간다니, 엄마가 걱정을 한시름 덜었어. 걔가 너랑 달리 싹싹해서···.”

“엄마, 중요한 미팅 있다면서요.”

“어머, 내 정신 좀 봐. 문원아, 그럼 밥 먹고~ 설거지해놔~!”

“네···.”

“그럼, 우리 아들 파이팅!”

“다녀오세요.”

엄마는 장문원의 볼에 뽀뽀한 뒤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잠시 현관문을 바라보던 장문원은 엊그제 여은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하는데, 이번 트레이드에 내가 포함된 건 나도 모르는 일이야.]

[······.]

[괜히 지랄하지 말라고···. 전처럼.]

장문원은 식탁 의자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이미 소문 다 났는데, 뭐가 모르는 일이냐. 멍청한 놈···.”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언제까지 여은포를 신경 쓰면서 지낼 순 없어. 이건 나한테 좋지 않아. 엄마가 일을 그만두고 편하게 지내게 하려면···. 내가 빨리 성공하는 수밖에 없어.’

장문원은 숟가락을 꽉 쥐며,

‘타이탄스에서는 반드시 1군으로 갈 거야.’

부정한 방법 말고, 오로지···.

“내 실력으로···!”

장문원은 단호한 눈빛을 하며 과거에 있었던 떠올렸다.

.

.

.

적토고 야구부 감독은 학부모가 주는 후원금에 따라 주전을 뽑는 쓰레기였다.

물론 개중에는 예외도 있었다.

정말, 정말 눈부신 재능을 가진 학생은 후원금을 적게 내도 주전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문원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엄마랑 이혼하면서 약속한 양육비라도 제대로 줬으면 괜찮았을 텐데···.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양육비를 준 적이 없다.

하여튼!

장문원은 결국 만년 후보였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스카우트에 눈에 들지 못하고 프로 진출은 요원하다.

눈치 빠른 학생들은 1학년 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했지만, 장문원은 그런 눈치도 부족했다.

결국 그는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훈련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이런 장문원과 달리, 그의 소꿉친구 여은포는 샛별처럼 찬란한 재능과 돈 많은 부모님까지 가졌다.

부러웠지만, 질투하진 않았다.

친한 친구니까.

그러니까···.

진심으로 응원했다.

장문원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문원, 이번 주말리그 때 좌익수로 나가. 타수는 8번이다.]

기적이 일어났다.

드디어 감독이 그의 노력을 알아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원아, 나중에 떡볶이 사라.]

[······?]

[너 주말리그 주전 나가는 거. 내가 감독한테 부탁한 거거든.]

[······!]

[그 양반이 우리 아빠한테 후원금을 좀 많이 가져갔냐? 이럴 때 좀 써먹어야···.]

장문원은 절망했다.

그는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그리고···.

[여은포, 다시는 이딴 짓 하지 마. 또 이러면 앞으로 너 안 봐. 알겠어?]

[인마, 그게 도와준 친구한테 할 말이냐? 감독이 호락호락한 인간인 줄 알아? 네 실력으론 돈 없으면 백날 연습해도 주전 못 뛰어! 이러다가 너 프로 문턱도 못 밟고···.]

[닥쳐! 내가 알아서 해!]

[······!]

···소중한 친구와 소원해졌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장문원은 결국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육성 선수의 문을 두드렸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아서 서울에 연고지를 둔 구단으로 테스트를 받았고···.

그리즐리스와 빌런스는 떨어졌다.

하지만 트리플스는 합격했다.

여은포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기회를 놓칠 순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트리플스 2군에 입단했지만···.

그는 또 절망했고···.

여은포와는 연을 끊어버렸다.

그렇게 이 년이 흘렀고···.

장문원은 타이탄스로 트레이드됐다.

.

.

.

한수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하며 강덕수가 조사해온 장문원과 여은포에 대한 자료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이놈의 야구판은 왜 이렇게 청춘 드라마를 많이 찍는 거야? 쯧.”

그는 자료를 테이블 한쪽에 내려놓고, 태블릿 PC로 KBO에서 발표한 다음 시즌 일정을 확인했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원래는 일정을 좀 더 일찍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2연전 편성이 폐지되고 개막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3연전이 되면서 마지막 검토를 위해 발표가 늦어졌다고 했다.

한수는 생각했다.

‘2연전이고 3연전이고 뭐가 뭔지 모르겠네. 하여튼 다 이기면 되는 거 아냐?’

맞는 말이다.

이기면 되는 거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 일정을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해야 한다.

다음 정규시즌은 4월 1일 토요일에 개막하고 각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펼친다.

보통 3월 마지막 주에 개막하는데, 이번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 8일부터 3월 21일까지 열려서 일정이 미뤄졌다.

‘WBC라···. 우리 팀은 이소호, 윤진호, 오재근, 하민철 정도만 후보였나?’

감독에 따라 윤진호, 오재근, 하민철은 빠질 수도 있지만, 이소호는 무조건 포함될 거다.

이소호는 특성 ‘조선의 4번 타자(S+ 등급)’를 보유하고 있어서 외국인 또는. 외국 국적을 보유한 선수에게 강하다.

감독들이 이소호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가 세계 대회에서 성적이 무척 좋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시범 경기 일정도 있고···. 타이탄스를 생각하면 넷 다 차출이 안 됐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으려나.’

한수는 살짝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하다못해 병역특혜라도 있으면 하민철은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낼 텐데···. WBC는 그런 것도 없으니···.”

하지만 9월에 있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면 참가 선수들에게 병역특혜가 주어진다.

‘이때는 우리 팀 에이스들이 많이 참가해줬으면 좋겠는데···. 특히, 기용찬 선수는 꼭···!’

기용찬은 스물일곱 살인데, 한국으로 재귀화하면서 빠르면 내후년쯤엔 군에 입대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군 문제를 해결할 좋은 기회다.

‘물론 기용찬이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선 다음 시즌에 맹활약해야 하지만···.’

100% 국가대표로 발탁할 거라고 믿는다.

159km/h의 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뽑으면 미친놈 소리를 들을 거야. 어쨌든 WBC와 아시안게임 일정은 그렇다 치고···.’

어쨌든!

정확한 시범 경기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우선 개막전 일정을 확인했다.

개막전은 재작년 최종 팀 순위 기준 상위 5개 팀의 홈 경기로 편성된다.

그리고 타이탄스 개막전 상대는···.

21시즌에 5위를 했고, 지난 시즌엔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거머쥔···.

폭풍의 손자, 타격 오 관왕 유정호가 있는···!

‘자람 빌런스···!’

장소는 빌런스의 홈구장 고척이다.

개막전까지 아직 삼 개월도 더 남았지만···.

한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기대되네.”

그는 뉴스 기사를 보던 폰을 내려놓고 아침 식사를 즐겼다.

그리고 타이탄스 프런트 오피스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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