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 웰컴, 여포.
타이탄스와 트리플스의 연습경기, 엔꼴라시코가 펼쳐진다는 소식에 야구팬들은 많은 관심을 가졌다.
최근 트레이드나 FA로 입단한 선수들만 출전한다고 하지만,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리플스 선발 투수가 타이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독고준이라는 소식에 더욱 열기가 뜨거워졌다.
└독고준이 타이탄스를 상대로 공을 던지다니···.
└타이탄스 타자들 심정이 어떨까?
└어떻긴? 독고준 조X고 싶어 할걸? 독고준 친한 후배 말고는 존X 무시했다던데?
└어찌 됐든 재밌는 경기가 펼쳐졌으면 좋겠네.
└그런데 타이탄스 타자 라인업이 왜 이러냐?
└그러게. 오재근 빼면 다 신인급 아니냐?
└처음 보는 이름이 많네.
└공형찬이나 전예준은 유명한 애들 아니냐?
└그런데···. 장문원은 누구냐?
└트리플스에서 데려온 선수임. 퓨처스리그에서 몇 경기 뛰었는데 무안타였음.
└근데··· 왜 4번임?
└타이탄스가 전(前)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독고준을 배려해서 라인업을 짠 건가?
└타이탄스 감독이 뇌 빼고 짠 거 같은데···.
└괜히 엔꼴라시코가 아니라고···!
그리고 경기 당일이 됐다.
경기는 타이탄스 2군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1회 초, 타이탄스의 수비.
선발 투수 양기주는 성공적으로 3아웃을 잡아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건 아니지만, 노련하게 3아웃을 잡았다.
└양기주 역시 노련하네.
└트리플스는 얘를 왜 버린 거임?
└대신 길우현 데려왔잖아.
└길우현 구속 빼고 볼 거 있냐?
└양기주 공이 좀 빨라진 거 같다?
└양기주 탈G 효과 보는 거냐? 선수 인생 2막 시작인가?
그렇게 1회 초가 끝났다.
타이탄스 2군 경기장, 관중석.
한수와 나란히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던 트리플스 이기혁 단장은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그는 양기주가 수비수들과 하이 파이브 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양기주 구위가 왜 저렇게 좋아졌지? 2주 전까지만 해도 엉망이었는데···.’
불현듯, 불안감이 엄습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타이탄스의 수작에 놀아나서 오재근과 홍진철을 놓쳤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젠장···. 설마, 아니야. 아닐 거야.’
그때 한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야~ 다행이네요.”
“네?”
“양기주 선수 말입니다~. 엊그제 테스트할 때는 엉망이었거든요···.”
“그, 그랬습니까?”
“네. 그런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 거 같습니다. 친정팀 상대로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무리하는 거 같기도 하고···. 흠···. 팔꿈치를 생각해서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기혁은 한수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듣자 안색이 조금 밝아졌다.
‘그래, 양기주는 에이징커브가 확실해. 이번 트레이드는 잘한 거야···.’
여은포를 보낸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조련할 수 없는 야생마는 차라리 없는 게 나았다.
그보다 타이탄스에서 트레이드돼서 온 황태식 투수가 마음에 들었다.
‘독고준이랑 달리 선배, 후배들이랑도 잘 어울리고···. 무슨 동호회도 만든 것 같던데···. 후후, 팀 담합에 도움이 될 거 같아.’
하지만 애석하게도 황태식이 만든 동호회는 친목을 위한 게 아니고 코인 정보를 교환하고 투자하는 모임이다.
황태식은 박치수한테 당했던 것처럼 트리플스 선수들을 코인의 늪에 빠뜨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이기혁은 히죽 웃으며,
‘이번 트레이드는 우리 트리플스 승리야.’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때 한수는 실실 웃고 있는 이기혁 단장을 힐끔 보며 생각했다.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가? 보기보다 순진한 사람이네. 괜히 미안해지네···.’
사실 양기주는 며칠 전 테스트에서 전성기 시절에 근접한 구위를 선보였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얼마 뒤엔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한수는 전력 노출을 피하려고 양기주에게 연습경기에서 전력투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트리플스 상위 타선을 깔끔하게 잡아낸 거다.
‘좋아. 아주 좋아. 흐흐.’
그리고 1회 말 타이탄스의 공격이 시작됐다.
마운드에는 불꽃 투수 독고준, 타석에는 국가대표 2번 타자 오재근이 섰다.
승부는 가운데로 136km/h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 독고준의 승리였다.
트리플스 팬들은 환호했다.
└키야~ 독고준 자신감 쏴라있네~!
└오재근 타격력 많이 죽었네.
└독고준 데려왔다고 욕한 새X 대가리 박아!
└불꽃 투수답네! 이대로 타이탄스 씹어 먹어버리자!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오재근이 성급했네.’
그런 뒤 독고준을 쳐다봤다.
그는 불꽃 투수란 별명에 딱 맞는 이글이글 불타는 눈빛으로 타이탄스 벤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수는 피식 웃었다.
‘쫓겨나더니 독기가 바짝 올랐네.’
그는 옆자리에 놔둔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러자 독고준의 승리에 기분 좋게 웃고 있던 이기혁 단장이 얄밉게 물었다.
“포수 마스크 쓰시려고요~? 다큐에서 봤습니다. 그거 쓰시면 마음이 편안해지신다고요? 우리 독고준 투수 때문에 긴장되시나 봅니다?”
“네, 뭐···.”
“하하, 이해합니다. 독고준 투수의 구위가 아주 매섭지요? 우리 트리플스 코치진들이 투구폼을 확실하게 교정해줬거든요. 그래서···.”
한수는 이기혁 단장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독고준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동시에 독고준의 몸에서 은색 빛이 흘러나왔다.
-띠링!
【독고준】【Silver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78%) [+ 18 ↑]
(타이탄스 코치진: 10%) [+ 7 ↑]
(타이탄스 프런트: 3%) [+ 2 ↑]
결론: 마재호에게 속아 불법 스포츠 도박 업체에 투자했던 과실로 인해 타이탄스에서 쫓겨났습니다. 타이탄스에 대한 애증(愛憎)을 발판 삼아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포수들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우투우타
【특기】
1. 승부사
···(중략)···
4. 분노는 나의 힘 [New]
5. 투심 패스트볼 사냥꾼 [New]
【호감도: - 40%】
예전과 같은 Silver 등급 정보창이었다.
하지만 재능 수치도 많이 올랐고, 새로운 특기도 생겼다.
한수는 피식 웃었다.
‘복수의 칼날이라도 간 건가? 재밌네.’
그때 2번 타자 최민준이 타석에 섰다.
올해 타이탄스에 지명을 받은 고교 최고의 배드볼히터다.
‘레벨은 43이네. 그동안 열심히 했군. 어디 정보창은···.’
-띠링!
【최민준】【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5%) 【+ 3 ↑】
(타이탄스 코치진: 81%) 【+ 1 ↑】
(타이탄스 프런트: 80%)
결론: 경기장의 여몽(呂蒙)입니다. 문무를 겸비한 인재입니다.
···(중략)···
【특기】
1. 선구(選球)의 마안(魔眼)
2. 도루 타이밍 예측
3. 수비 포인트 예측
4. 매우 정교하고 예리한 타격 [등급 ↑]
5. 볼 카운트 먹는 하마
6. 투심 패스트볼 킬러 [New]
【호감도: 15%】
최민준도 많은 발전을 했다.
특히 염철수의 공을 상대하면서 타격 관련 특기가 새로 생성됐다.
공교롭게도 독고준의 ‘투심 패스트볼 사냥꾼’의 카운터인 ‘투심 패스트볼 킬러’였다.
그 결과···.
-따아악!
최민준은 독고준의 투심 패스트볼을 치며 출루했다.
‘좋군.’
그러자 옆에 앉은 이기혁이 부럽다는 듯 말했다.
“최민준의 배트 컨트롤이 예리하네요. 저 공을 안타로 만들다니···.”
“에이~ 운이 좋았지요.”
“허~ 이 구단주님, 너무 약한 척하시는 거 같습니다. 저도 보는 눈이 있는데···.”
한수는 별다른 대꾸하지 않고 빙긋 웃었다.
그리고 3번 타자 안종렬이 타석이 섰고,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웃을 당했다.
이기혁은 눈을 반짝이며,
“안종렬 저 친구···. 배트 스윙이 굉장히 깔끔해진 거 같습니다. 스페이스랑 연습경기 때까지만 해도 저렇지 않았는데···. 이번에 새로 부임한 타격 코치 솜씨가 좋은가 봅니다?”
“그런가요? 제가 보기엔 그냥 오늘 컨디션이 좋은 거 같은데요?”
이기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수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아주 능구렁이가 따로 없군. 전력 노출은 끝까지 피하겠다는 건가? 이 자식 설마, 양기주 테스트 결과가 나빴다는 것도 사기 아니야?’
그때 타석에 장문원이 섰다.
이기혁은 턱을 쓰다듬으며,
‘음···. 쟤는 분명···.’
여은포의 협박을 받고 육성 선수로 입단시킨 선수다.
코치진들은 무척 성실하지만, 재능이 없는 친구라며 안타까워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안타를 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지? 저런 놈을 4번으로 세웠다고? 아무리 테스트해보고 싶다고 해도 이건 우리를 조롱하는 거 아닌가?’
이기혁은 포수 마스크를 쓴 한수를 몰래 째려본 뒤, 마운드의 독고준한테 시선을 돌리며 생각했다.
‘삼진시켜버려!’
= = = = = = =
불꽃 투수 독고준은 타석에서 물러나는 안종렬이 아쉬운 표정을 짓는 걸 발견하고 인상을 썼다.
‘내가 타이탄스에 있을 땐 고개도 못 들던 새X가···! 저딴 표정을···! 건방진 X···.’
그때 타석으로 4번 타자 장문원이 들어섰다.
독고준은 숨을 고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 지금은 흥분할 때가 아니지. 나를 버린 타이탄스···. 아니, 이한수 구단주 그 XX한테 빅엿을 먹이는 게 중요해. 그러기 위해선···.’
늘 무시하던 포수 리드까지 따를 준비가 되어 있다.
포수는 타석에 선 장문원을 힐끗 보더니 정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을 요구했다.
과감한 리드였지만···.
포수는 2군에서 장문원과 함께 선수 생활을 한 덕분에 그가 타격력 제로라는 걸 알고 있다.
‘어디로 던져도 치지 못할 거야.’
독고준도 난생처음 들어보는 애송이가 본인의 공을 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역동적인 와인드업!
전력을 다한 투구!
독고준은 생각했다.
'긁혔어!’
제대로 느낌이 왔다.
역대급 포심 패스트볼이다.
아마 구속도 신기록···.
그 순간···.
-따아아아악!
강렬한 타격음이 들렸고, 그가 던진 공이 하늘을 갈랐다!
포수가 벌떡 일어나며 외야수한테 뒤로 빠지라고 신호를 보냈고···.
독고준은 타석에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장문원을 보며 와락 인상을 찡그렸다.
“씨X···.”
그는 쓰고 있던 모자를 집어 던졌다.
= = = = = = =
이기혁은 잠시 문자를 확인하고 있었다.
신영 마트에서 홈런 쿠키를 세일한다는 광고 메시지였다.
‘이놈의 광고 메시지는 거부를 해도 맨날 오네. 짜증 나게···.’
그때 한수의 탄성이 들렸다.
“오오!”
이기혁은 흠칫하며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하늘 높이 날아가 담장을 넘는 타구와 쓰고 있던 모자를 집어 던지는 독고준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타이탄스 벤치에서 들려오는 페르난도 킴 감독의 외침!
“이게 바로 탈젤 효과···. 언빌리버블···!”
이기혁은 와락 인상을 썼다.
그는 흥분한 얼굴로 베이스를 밟으며 홈으로 향하는 장문원을 쳐다봤다.
‘저놈이 홈런을 쳤다고!?’
트리플스에서 무안타를 기록하던 선수가 타이탄스로 가서 홈런을 치다니!
이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때 한수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1점 남았군. 기다려라, 여은포. 너도 이제 곧 타이탄스 1군에 뼈를 묻게 될 거야. 흐흐.”
이때 숙소에서 늦잠을 자고 일어난 여은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감기인가? 조금 오한이 드네···.’
여은포는 휴대폰을 보며 중얼거렸다.
“···연습경기는 어떻게 됐으려나···. 문원이 그 자식, 또 안타 하나 못 치고 자책하고 있겠지? 쯧···.”
= = = = = = =
장문원은 홈을 향해 달려가며 생각했다.
‘홈런···. 내가 홈런을 쳤어.’
경기 중에 베이스를 밟고 달리는 느낌.
절망한 표정의 상태팀 투수.
혀를 차며 실망하는 수비수들.
환호하는 더그아웃의 동료까지···.
모두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익숙해지고 싶어···. 이 느낌에···.’
트리플스와의 연습경기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하라고 해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내가 정말 해냈어···!’
동시에 한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한테는 보입니다. 노력 말고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나는 장문원 선수 재능이요.]
[내 눈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란 말입니다. 오케이?]
‘구단주님···.’
소중한 친구 여은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한테도 듣지 못했던···.
온전히 그의 능력을 믿어주는···.
너는 재능이 있다는 그 말···.
장문원은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 관중석 쪽에 앉아 있을 한수를 찾았다.
그리고 한수를 향해 허리를 깊이 숙이며,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
.
.
이날 연습경기의 승자는 타이탄스였다.
10 대 5.
대승이었다.
그리고 장문원은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몇 년 동안 무안타를 이어오던 선수의 각성.
야구팬들은 탈젤 효과 제대로 받은 선수가 탄생했다며 난리가 났고···.
한수는 여은포에게 계약서를 내밀며,
“내 승리네?”
“······.”
“뭐해, 서명해야지.”
여은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러자 한수는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웰컴, 여포.”
여은포는 한수 손을 잡고 대충 악수를 나누며 말했다.
“···제 이름은 여은포입니다.”
“어쨌든 앞으로 1군에서 열심히 하라고. 돈 받은 만큼. 오케이?”
여은포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기한 것도 있고···.
‘계약 연봉을 이렇게 많이 줄지는 몰랐는데···. 흠, 이러면 대충하긴 조금 눈치 보이는데···. 어쩔 수 없지.’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수는 씨익 웃으며,
“오케이. 기대할게!”
= = = = = = =
새해가 밝았다.
한수는 어머니한테 서울로 와서 밥이라도 같이 먹잔 연락을 받았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오정숙이 이사장으로 있는 복지 재단에 심어둔 정보통을 통해 이번 식사 초대가 어떤 자리인지 들었기 때문이다.
‘대명 그룹 회장 손녀와 맞선이라니. 웃기지도 않아.’
대명 그룹 회장 손녀는 외모는 예쁜데 미친X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도 오정숙이 그녀를 한수의 짝으로 선택한 이유는 재계 서열 10위인 대명 그룹의 힘으로 이창호 부회장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수는 맞선 따위 관심 없었다.
‘하나뿐인 인생인데.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결혼도 해야지. 정략혼은 개뿔!’
그리고 애초에···.
“내 꿈은 회장이 아니고, 신영 그룹 대주주가 돼서 배당금 잔뜩 받으며 놀고먹는 거라니까. 거참, 귀찮게 하네.”
여동생 이희수한테도 연락이 왔다.
[오, 오빠, 오랜만에 식구끼리 오붓하게 식사하자. 오빠 얼굴 본 지 너무 오래돼서 까먹겠어.]
빤히 오정숙의 지시를 받은 걸 아는데···.
입에 발린 말을 하길래, 한수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내가 서울 가면 네가 할배한테 물려받은 한남동 저택 불살라버릴 거야.”
[뭐? 뭐? 왜, 왜 그런···?]
“왜긴?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공시지가 탑 3에 드는 저택을 편~하~게 물려받고 호의호식하고 지내는 네가 얄미워서지. 누군 유산 상속받으려고 부산에서 개고생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 그건 할아버님께서···.]
“됐고. 내일 당장 올라가서···.”
[오, 오지 마! 아, 안 와도 돼!]
“정말? 그럼, 네가 엄마한테 잘 말해. 오케이?”
[···응···.]
여동생은 다루기가 너무 쉬웠다.
하여튼.
한수는 새해에도 타이탄스를 위해 바삐 움직였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임무 19 완료였다.
임무 19 완료까지 보육원 봉사활동 8시간만 남았다.
사실 임무도 임무지만, 유망주들을 관리하려는 이유도 있다..
‘종호랑 진만이가 연습을 많이 했으려나.’
한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새해 선물을 잔뜩 사서 동산 보육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의외의 인물과 만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유빈입니다.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보육원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바로, 한영 벌처스 패전처리투수 김유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