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10화 (110/187)

110화 : 어떤 사람인지 좀 알아볼까?

봉사활동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온 한수는 임무 19 보상을 확인했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임무 19의 두 번째 ‘보육원 봉사 8시간 (2/2)’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임무 19를 완료했습니다. 1,000 Point가 지급됩니다.】

【현재 1,750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무 20이 생성됐습니다.】

한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1,750포인트. 흐흐, 다시 포인트 부자구나.’

업그레이드된 Lv 5 상점으로 들어갔다.

Lv 5 상점에는 다이아몬드 등급 아이템이 두 가지 추가됐다.

[무쇠팔 레전드 투수의 금테 안경] (Diamond 등급)

└액세서리 아이템

└설명

① 커브 낙차 +3

② 패스트볼 구속 +3

③ 정신력 + 3

④ 체력 + 2

⓹ 특기 ‘초고속 폭포수 커브’ 획득

└1,250 Point

[옴 마니 반메 훔] (Diamond 등급)

└구단주 전용 스킬

└설명

① 한 달에 한 번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② ‘정보’의 주제는 랜덤입니다만, 선수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나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등을 알려줍니다.

③ 선수마다 ‘한 가지’ 정보만 나옵니다.

④ 주문은 ‘옴 마니 반메 훔! 누가 재채기를 했어?’입니다.

└2,050 Point

첫 번째는 ‘무쇠팔 레전드 투수의 금테 안경’은 전부터 구매하고 싶었던 금테 안경 시리즈의 끝판왕이 분명했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건···.

‘구단주 스킬 ‘옴 마니 반메 훔’ 같은데···.’

이건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기간에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스킬이야.’

그렇다면 300 Point를 더 모아야 하는데···.

‘일단, 임무 20을 확인하자.’

한수는 곧바로 임무 메뉴로 접속했다.

-띠링!

『임무 20』

【구단주님, 보너스 임무입니다. 현재 구단주님께서 투자하신 영화 ‘타이탄스 1988’을 몇 명이나 관람할 거 같으세요? 관람객 수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 지급합니다! 단, 부정한 행위로 동원된 관람객 숫자는 카운트하지 않습니다!】

└보상

① 1만 명 달성 – 30 Point

② 10만 명 달성 – 300 Point

③ 100만 명 달성 – 3,000 Point

④ 1,000만 명 달성 – 30,000 Point

⓹ 영화 개봉과 동시에 축하금 500 Point 지급

임무 내용을 확인한 한수는 인상을 찡그렸다.

‘영화 개봉은 아직 한참 남았는데···. 그리고 100만을 넘지 못하면 포인트도 얼마 안 주네.’

“어쩔 수 없네. 벌처스와 트레이드로 김유빈을 데려와서 영웅 도감을 완성해야겠네.”

김유빈은 정보창에 유비로 비유되는 인재다.

그를 영입한다면···.

【도원결의(桃園結義) - 최강의 의형제(義兄弟)】

【삼영전여포(三英戰呂布) - 천하무쌍과 삼 형제】

‘최상급 영웅 도감 두 개를 완성할 수 있어!’

한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 = = = = = =

타이탄스와 벌처스의 3 대 2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타이탄스에서는 1군에서 평범하게 활약했던 김명태, 2군의 강타자 신동우, 꾸준히 2할은 치지만 수비력이 부족해 2군으로 보내진 오두기까지 세 명의 타자 보냈다.

벌처스는 구속은 평범하지만, 제구력이 무척 뛰어난 필승조 투수 한병도와 패전처리투수 김유빈을 보냈다.

불펜 투수가 필요했던 타이탄스와 타격력이 부족한 벌처스가 서로 필요한 선수들을 트레이드한 거지만···.

타이탄스 팬들은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한병도 하나 얻자고 너무 큰 출혈을 낸 거 같음···.

└신동우는 너무 아까운 거 아님? 2군에서 존X 날아다니던데···.

└한병도가 잘 던지기는 하는데 성질머리 장난 아니라던데···.

└한병도 포수 리드 안 따르고 고집부리다가 경기 말아먹는 일도 많다고 하던데···.

└한병도 + 쓰레기 투수 얻으려고 셋이나 보내는 건 잘못된 거 같네. 차라리 쓰레기 투수 말고 2할 정도 치는 타자 한 명 데려오지.

└벌처스가 퍽이나 타자를 보내겠다.

└김유빈은 배팅볼 투수급 아니냐?

└이번에 팔꿈치 수술까지 했다던데···.

김유빈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승리는커녕, 홀드, 세이브 경험조차 없는···.

그야말로 패배를 위한 투수.

그의 영입으로 인해 한동안 잠잠했던 악플러들도 하나둘 활동을 개시하려는 찰나,

└마! 이한수 구단주가 김유빈 데려오자고 한 건데, 입 다물고 있어라!

└이 구단주님은 다 계획이 있으심.

└타이탄스에 해가 될 짓을 할 분이 아님.

└이 구단주가 관여한 트레이드는 다 결과는 좋았음.

└홍진철, 오재근, 기용찬, 양창진, 양기주, 전예준, 장문원 다 좋았음.

└공형찬이랑 여은포는 왜 뺌?

└둘 다 아직 경기를 안 뜀.

└다 꺼지고, 그냥 장문원이 대박임.

└맞아. 무안타 타자에서 사이클링히트 타자로 진화!

└독고준을 침몰시킨 무명 타자 장문원.

└탈G 효과 제대로 받은 장문원 꽃길만 걷자!

└김유빈도 갑자기 각성할지 모름.

└패전처리투수에서 강속구 타자로 각성 ㄱㄱ!

한수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높아서 악플러들의 활동은 다시 사그라들었다.

그때 기사 하나가 터졌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한수 구단주 ···(중략)··· 연말이든 새해든 가리지 않고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 ···(중략)··· 모두가 지나치는 거리 청소부터 시작해서 소외된 이웃들이 지내는 요양원 ···(중략)··· 새해에는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아침부터 ···(중략)···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봉사활동이 암중에 이뤄졌다는 ···(중략)··· 본 기자는 제보를 받고 ···(이하 생략)··· ] 데일리 강철 리그, 이루리 기자.

한수가 임무 19를 달성하기 위해 해왔던 봉사활동 기사였다.

└이 구단주님, 멋지십니다.

└트레이드든 뭐든 믿고 맡깁니다.

└우리 보육원임. 구단주 아저씨가 선물 사줌.

└제가 일하는 요양원에도 오셨어요. 비서랑 둘이서 어찌나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시던지···.

└아침에 출근하는데 이 구단주님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거리를 청소하는 걸 몇 번 봄.

└이한수 구단주는 타이탄스가 담기에 너무 큰 그릇 아니냐?

└이한수 구단주를 국회로 보내자.

└부산 시장 시키는 게 어때?

└그거 좋네. 다음 선거가 언제냐?

└ㄴㄴ 이한수 구단주는 계속 타이탄스에 계셔야 함.

한수에 대한 타이탄스의 팬들의 애정은 점점 더 깊어졌다.

= = = = = = =

타이탄스 단장실.

한수는 소파에 앉아 데일리 강철 리그 이루리 기자가 쓴 기사를 읽으며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이야~ 우리가 준비하던 기사보다 잘 뽑혔네. 타이틀부터가 기가 막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한수 구단주~! 키야~! 안 그러냐, 덕수야?”

맞은편에 앉아 있던 강덕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습니다. 아주 입에 착 달라붙는 타이틀입니다.”

“데일리 강철 리그라···. 어딨는 언론사야?”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인터넷 신문사입니다. 설립된 지 오 년 정도 됐는데, 스포츠와 관련된 이런저런 잡다한 기사를 쓰는 곳입니다.”

“편집장이 누구야?”

“강건이라고 데일리 아이리스 출신 기자입니다.”

“호오~ 그래? 적당히 성의 표현해놔. 기사 퀄리티 보니까 나중에 도움 될 거 같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내려던 기사는···.”

“접어. 강철 리그에서 시작했으니 우후죽순 기사가 쏟아져 나올 거야. 괜히 우리까지 나설 필요는 없지.”

“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권순민 부산 시장한테 걸려온 전화였다.

“이 양반이 웬일이래? 덕수야, 나가봐.”

“네!”

“아~ 내일 입단식에 강철 리그 기자도 초청해. 기왕이면 이번에 기사를 낸 이루리 기자로, 오케이?”

“알겠습니다.”

강덕수가 나가자 한수는 곧장 전화를 받았다.

“권 시장님~ 전화를 늦게 받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회의 중이어서···.”

[아냐, 업무 시간에 갑자기 연락한 내 잘못이지.]

“잘못은요~ 그런 말씀 마십쇼. 그보다 무슨 일로···.”

[이 구단주, 우리 당 시의원으로 출마해보는 게 어때? 내가 확실히 밀어줄게.]

한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대통령을 시켜준다고 해도 꺼지라고 할 판국인데, 시의원이라니···.

‘이 양반이 미친 건가···.’

[당에서 자네 얘기가 나와서 말이야. 아직 젊으니까 지금 시의원으로 시작하면 금방···.]

한수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저는 타이탄스 구단주가 좋습니다. 정치는 권 시장님 같은 덕망이 높으신 분들이 하셔야죠. 저는 괜찮습니다.”

[하하, 사람 참···. 그렇지만 자네도 부산시에서 영향력이 만만치 않아. 그러니까···.]

“아휴~ 그런 말씀 마시죠. 저는 타이탄스 우승시키기도 바쁜 사람입니다. 다른 건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끙···. 그렇다면 알겠네. 그래도 생각 바뀌면 말해. 자네라면 언제든 환영이니까.]

“마음만 받겠습니다.”

한수의 칼 같은 거절에 권순민도 더는 시의원 제안을 하지 않았다.

[아~! 그리고 다음번에 우리 자이언츠 경기도 한 번 보러 오게. 이번에 새로운 투수가 입단했는데, 공이 죽여주거든!]

권순민 시장은 사회인야구팀 자이언츠의 주장이자 선발투수다.

한수는 공무원들에게 절대 무적이었던 권순민의 공을 떠올리며,

‘고위 공무원을 영입한 건가? 아니면, 국회의원?’

사회인야구팀에 별로 관심은 없었지만, 권순민과 관계를 생각해서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땐 제가 회식 쏘겠습니다~!”

[이 사람, 큰일 날 소리 하네. 회식비는 더치페이야. 그러니까 몸만 오게. 아~ 그런데 말이야···.]

“······?”

[올 때 기용찬 투수 사인 좀 받아줄 수 있나?]

권순민은 좌완 파이어볼러인 기용찬에게 푹 빠졌다.

오죽하면 투구폼까지 기용찬처럼 바꿨다.

덕분에 자이언츠 승률은 더 떨어졌지만···.

하여튼!

“물론이죠. 사인볼로 드릴까요?”

[그럼 더 좋지! 고마워! 자네 회식비는 내가 낼게!]

“쏘는 거 금지 아닙니까?”

[기용찬 선수 사인에 대한 답례야. 답례!]

그렇게 한수는 비밀 친구 권순민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뒤 통화를 끝냈다.

‘자, 이제 김유빈이 어떤 사람인지 좀 알아볼까?’

김유빈은 정보창에 ‘경기장의 한중왕 유비’로 비유되는 Platinum 등급 인재다.

재능 수치는 90%이고, 잠재 레벨은 ‘40 / 89 (현재 레벨 / 잠재 레벨)’이다.

특성도 ‘스위치히터 S’로 노력 여하에 따라 KBO 미키 맨틀이라 불릴 수도 있는 선수다.

문제는 그가 현재 투수라는 사실이다.

한수는 고민수 팀장에게 들은 얘기를 떠올렸다.

광양대에서 스카우트해온 타이탄스 1군 타격 메인 코치 이종규는 광양대 감독을 맡기 전에 한영 벌처스 2군 타격 코치를 했었다.

그리고 그때쯤 김유빈이 벌처스에 입단했고···.

‘이종규 코치가 김유빈한테 타자로 전향하라고 했는데 거절했다고 했지.’

김유빈도 조금 흔들린 거 같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투수를 그만둘 수 없다고 했다.

한수는 생각했다.

‘뭔가 사연이 있단 말인데. 이런 사람은 설득하기 쉽지 않지.’

하지만 어떤 사연이 있든 간에 한수는 입단식 이후에 김유빈을 타자로 전향시킬 계획이다.

그래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파악하기로 했다.

이미 강덕수한테 지시해서 김유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조사해둔 상태다.

한수는 두툼한 서류 뭉치를 보며 생각했다.

‘두껍네···.’

천천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내용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한 부분에서 눈가를 움찔하며 읽던 걸 멈췄다.

[타이탄스 응원단 치어리더 손미나와 연인 관계임.]

‘이건 또 뭐야···. 손미나랑 사귀고 있다고? 그런데 손미나는 왜 남자친구를 놔두고 나대교랑만 붙어 다닌 거지? 싸우기라도 했나?’

사실 전(前) 연인 관계이지만, 강덕수의 실수였다.

그러나 한수는 그런 사실은 모르고···.

“흠···. 손미나한테 도움을 받아볼까?”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됐다.

손미나는 성격도 털털하니 부탁하면 들어줄지도 몰랐다.

‘오늘 응원단 연습이 있댔지?’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쓰며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단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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