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13화 (113/187)

113화 : 인재를 중시하는 구단주이군요.

한수가 ‘옴 마니 반메 훔’ 스킬을 사용하자, 알림창이 나타났다.

-띠링!

【2023년 1월, 타이탄스 선수단 정보를 제공합니다.】

【정보는 선수마다 세 가지를 제공합니다. 키워드 혹은 짧은 문장으로 선수의 생각이나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제공되는 한 가지 정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건 구단주님 역량에 달렸습니다.】

(1군 정보 [확인] / 2군 정보 [확인])

정보를 활용하는 건 구단주의 역량에 달렸다는 말이 묘하게 승부 근성을 자극했다.

한수는 먼저 1군 정보 확인했다.

【타이탄스 1군 정보】

◎ 염철수(Diamond 등급, 조운)(투수)

① 슬라이더

···(중략)···

◎ 안종렬(Silver 등급)(타자)

① 훈련

···(중략)···

◎ 이소호(Diamond 등급, 관우)(타자)

① 이도운 감독

···(중략)···

◎ 찰스 스팅(Silver 등급)(투수)

① 메이저리그

···(중략)···

◎ 여은포(Diamond 등급, 여포)(투수)

① 최혜선

한수는 1군 선수들 정보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이런 식으로 정보를 알려주는군.”

몇 가지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우선 첫 번째···.

‘안종렬 선수···. 언제 Silver 등급이 된 거지?’

분명 얼마 전까지는 Bronze 등급이었는데···.

성장 속도가 꽤 빨랐다.

그만큼 열심히 하는 거겠지만···.

‘괜히 탈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이도운 감독.’

현(現) 티라노스 감독이자 WBC 국가대표 감독이다.

전전 시즌 티라노스 통합 우승을 이끈 감독이다.

“WBC 국가대표 차출···. 벌써 시기가 그렇게 됐나?”

정보에 ‘이도운 감독’이라고 뜬 건 이소호 뿐이다.

‘예상대로 이소호 선수를 데려가려나 보군.’

한수는 강덕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덕수야, 이도운 감독에 대한 정보 내일 점심 전까지 정리해서 가져와.”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타이탄스 단장실.

한수는 강덕수가 조사해온 이도운 감독에 대한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도운 (49)】

전(前) 신영 타이탄스 이루수

전(前) 신영 타이탄스 2군 수비 코치

전(前) 엔젤 트리플스 2군 수비 코치

전(前) 대명 티라노스 2군 수비 코치

···(중략)···

현(現) 대명 티라노스 감독

현(現) WBC 국가대표 감독

└티라노스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

└야수 출신답게 야수들 관리가 철저함.

└혹사 없는 불펜 운용으로 유명함.

└불같은 성격과 달리, 인터뷰는 신중하게 하는 편.

한수는 그의 경력을 살피며 눈가를 움찔했다.

‘타이탄스 이루수 출신이네?’

1997년부터 타이탄스에서 활동한 선수이지만, 무릎 부상으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그는 머리도 좋았고, 야구에 대한 지식도 높아서 곧바로 타이탄스 2군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티라노스 감독을 맡아서 티라노스 최초의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하여튼!

한수에게 중요한 건 그가 이소호를 원하고 있단 사실이다.

‘WBC가 끝나면 거의 바로 시즌 시작이야. 만약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되는데···.’

물론, 4번 타자 이소호의 빈자리를 채워줄 선수들이 있긴 하다.

Diamond 등급 인재로 오호대장군 마초에 비유되는 윤진호 타자.

마찬가지로 Diamond 등급이자 천하무쌍 여포에 비유되는 여은포 타자.

그 외에 이번에 트리플스와의 연습경기에서 각성하며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Platinum 등급의 장문원, 호랑이처럼 기운찬 Platinum 등급 인재 손재현도 있다.

모두 훌륭한 4번 타자이다.

‘그래도 다치면 안 되니까···. 만약 이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아이템이라도 하나 착용시켜 보내야겠네.’

막 아이템 상점에 접속하려는 순간이었다.

양승진 사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구단주님, 좋은 아침입니다.]

“굿모닝! 양 사장, 무슨 일입니까?”

[그게···. 국가대표팀 선수 차출 문제로 기술위원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기술위원회?’

KBO 기술위원회.

이 기구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야구 국가대표팀의 선수 선발을 책임지고 있다.

본래는 위원장 포함 총 일곱 명의 기술위원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지난 11월, 기술위원장이었던 더그아웃의 제갈공명으로 불리는 엄경현이 엔젤 트리플스 감독으로 부임했고, 기술위원 겸 홍보대사였던 대운 드래곤스 레전드 타자 출신의 이성현이 두성 그리즐리스 감독이 됐다.

그래서 기술위원회에 두 자리의 공석이 생겼다.

국가대표 선발 시에 특정 팀에 혜택을 주면 안 돼서 기술위원회는 팀에 소속되지 않은 인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3월에 있을 WBC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말이 많다.

[WBC가 코앞인데 공석이 생긴 KBO 기술위원회.]

[일본 야구대표팀은 WBC에 출전할 12명의 선수를 우선 발표···. 반면에 우리는?]

[일본 메이저리거 대거 합류! 이도류 ‘오타니 슈헤이(LA 에인절스)’, ‘자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시카고 컵스)’ WBC 우승은 요원한가?]

[일본 최연소 퍼펙트게임 달성자 ‘미야모토 루키’ 일본대표팀 합류, 우리가 대항할 타자는?]

[과연 KBO 기술위원회는 대체 무슨 생각···.]

야구팬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병역 특례도 없는 WBC에 구단이 선수들을 내놓을 리가 없지.

└명예가 밥 먹여 주는 게 아니니까.

└자기 구단 선수들 내보냈다가 빅리그 눈에 띄면 뺏기는 건 시간 문제니까.

└선수들도 별로 참가하고 싶지 않을걸? 우승하면 FA 포인트를 60이나 준다지만···. WBC는 우승한 적 없잖아?

└국가대표 뛰다가 다치면 선수 본인 손해지. 구단도 제대로 안 챙겨줄걸?

└명예보다 돈이 중요한 더러운 세상.

└명예가 밥 먹여 주냐? 더럽긴.

└근데 일본에 지는 꼴은 보기 싫은데···.

└꼴찌라도 좋으니, 일본은 이겨라.

└이소호, 윤진호는 무조건 승선해야지. 두 사람이 일본에 강하니까.

└투수가 문제다.

└기술위원회는 무슨 생각일까?

└기술위원회는 타이탄스 급임.

└타이탄스 = 총체적 난국

└이번 WBC는 그냥 탈탈 털리겠네.

└안 보는 게 속 편할 듯.

하여튼!

한수는 물었다.

“이소호 선수를 보내달래요?”

[네, 그렇습니다. 짐작하고 계셨습니까?]

“이 선수가 국가대표에서 워낙 성적이 좋으니까요. 그리고 이도운 감독이 전부터 이 선수를 무척 탐내했으니···. 뭐, 국가대표팀에서라도 밑에 두고 활용해보고 싶어 할 거 같았습니다.”

양승진은 ‘역시 구단주님은 사전 조사가 철저하시군.’이라고 생각하며,

[그러면 차출에 동의하시는 겁니까?]

“흠···. 글쎄요.”

사실 거절하는 거야 쉽다.

이소호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한다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가 FA 포인트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어쩔까···.’

그때 갑자기 임무창이 떠올랐다.

-띠링!

【특별 임무, ‘두 개의 길’이 생성됐습니다.】

한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이건 또 뭐야?’

[구단주님?]

“양 사장, 내가 다시 전화할게요.”

[아, 네···.]

전화 통화를 끝내고, 한수는 임무 메뉴로 접속했다.

【특별 임무, ‘두 개의 길’】

【구단주님! WBC를 앞두고 두 개의 특별 임무가 발생했습니다. 임무를 선택해주세요. 신중하게 생각하신 다음에 당신이 나아갈 길을 선택해주세요!】

① ‘관우야! 포인트를 벌어와라!’

* 구단주님의 지시를 받고 이소호 선수가 WBC 경기에 출전합니다.

└이소호가 WBC 경기에서 1타점을 올릴 때마다 100 Point를 획득합니다.

└이소호가 WBC 경기에서 도루에 성공하면 700 Point를 획득합니다.

└이소호가 WBC 경기에서 호수비를 할 때마다 50 Point를 획득합니다.

└WBC에서 대한민국이 우승하면 5,000 Point를 획득합니다.

└WBC에서 일본전에서 승리하면 3,100 Point를 획득합니다.

└특별 임무 ① 선택 보상으로 ‘???’가 지급됩니다.

②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WBC 출전 여부를 이소호의 선택에 맡깁니다.

└이소호가 WBC에 출전한다고 해도 성적에 따른 Point 획득은 없습니다.

└특별 임무 ② 선택 보상으로 ‘???’가 지급됩니다.

한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이건 또 뭐야?”

= = = = = = =

며칠 뒤, 서울 강남, KBO 사무국 회의실.

조범성 전(前) ST 위닝스 감독은 들고 있던 차출 명단을 책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소호 선수가 작년에 입었던 허벅지 부상이 아직 완치 안 돼서 자람 빌런스의 김현성 선수를 대신 영입했는데···. 이도운 감독도 만족한 거 같고, 이렇게 국가대표팀을 차출 인원을 확정 짓는 걸로 할까요?”

다른 네 명의 기술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범성은 재차 입을 열었다.

“QC 코치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심재열 위원이 수고해주세요.”

현(現) MBS 스포츠 해설 위원인 심재열 위원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WBC 국가대표 선수 포지션별 소속팀】

메이저리거 3명 (야수 3)

신성 스페이스 4명 (투수 2 + 야수 2)

두성 그리즐리스 4명 (투수 2 + 야수 1 + 포수 1)

자람 빌런스 3명 (투수 1 + 야수 2)

ST 위닝스 3명 (투수 2 + 포수 1)

엔젤 트리플스 3명 (투수 2 + 야수 1)

신아 재규어스 3명 (투수 2 + 야수 1)

대명 티라노스 3명 (투수 2 + 야수 2)

대운 드래곤스 3명 (투수 2 + 야수 1)

└우완투수 10명 / 좌완투수 5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

└총원: 30명

【WBC 국가대표 코치진】

감독: 이도운 [현(現) 티라노스 감독]

···(중략)···

불펜코치: 임형민 [현(現) 타이탄스 불펜 코치]

···(중략)···

QC 코치: 심재열 [현(現) MBS 스포츠 해설 위원]

···WBC 국가대표팀이 확정됐다.

야구팬들이 명단을 확인하고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뭔가 임팩트가 없네.

└무난한 구성인데.

└메이저리거 세 명이다.

└전부 야수임.

└얘들로 오타니 슈헤이 상대할 수 있나?

└이소호 왜 빠짐? 위닝스 김병호는 빠른 공 대처도 제대로 못 하는데···.

└이소호 허벅지 부상이래.

└염병, 그냥 아무 이득도 없는 WBC 빠지려는 거지.

└이소호가 그럴 사람은 아니다.

└벌처스랑 타이탄스 선수는 하나도 없네.

└벌처스는 그렇다고 치는데, 타이탄스는 왜 없는 거지?

└오재근은 최근 연습경기에서 독고준한테 발리는 모습 보고 이도운 감독이 실망한 듯.

└윤진호는 티라노스에서 통합 우승하고 난 뒤로 맥아리가 없어서 뺀 듯.

└기용찬 왜 안 씀? 99마일 좌완투수를···.

└검증이 안 된 신인을 국가대표로 뽑았다가 뭔 욕을 먹으려고?

└뭐가 됐든 일본만은 이겨라.

└맞아. 꼴찌 해도 일본은 이겨야 함.

WBC 국가대표팀에 큰 기대를 하는 팬은 없었다.

애초에 WBC는 우승한 적도 없으니까

다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는 건 있었다.

일본은 이겨라!

그래서 국가대표팀은 일본만은 반드시 이기기 위한 특훈에 들어갔다.

이때 한수는 신영 부산 의료원 개인 병실에서 이소호와 만나고 있었다.

이소호는 환자복을 입은 채 침대에 앉아 있었다.

한수는 과일 바구니를 테이블에 올려두며 물었다.

“허벅지는 좀 어떻습니까?”

“괜찮습니다. 조금 느낌이 안 좋아서 검사를 받는 거니까요.”

“받을 수 있는 검사는 다 받고, 확실하게 치료받으세요. 시즌 중에 이러면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한수가 이만 나가볼까 생각하는 순간, 이소호가 입을 열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뭐를···.”

“국가대표 차출···. 저한테 선택권을 준 것 말입니다.”

“아~ 뭐, 별거 아닙니다.”

“이도운 감독이나 기술위원회 측에서 아쉬운 소리를 많이 했다던데···.”

“그딴 건 신경 쓰지 말고 어서 회복이나 하세요.”

“···알겠습니다.”

한수는 특별 임무 ②를 선택했다.

그는 이소호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고, 이소호는 국가대표 출전을 포기하고 느낌이 좋지 않은 허벅지 치료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받은 보상은···.

【특별 임무 ②를 선택하셨습니다.】

【당신은 재화나 도구보다 인재를 중시하는 구단주이군요.】

【특별 임무 ②를 선택한 보상으로 ‘인재 위치 확인 주문서’ 1장이 지급됩니다.】

【인재를 갈망하는 구단주님, 뛰어난 인재를 찾아 페넌트 레이스와 포스트 시즌의 주인이 되세요!】

···장비에 비유되는 너클볼러 장은수와 여포에 비유되는 이도류 여은포를 찾아낸 인재 위치 확인 주문서였다.

하지만 아직 사용하진 않았다.

어떤 인재를 찾을지 아직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여튼!

한수는 이소호에게 말했다.

“몸조리 잘하세요. 병문안은 더 오지 않겠습니다.”

“네.”

“그럼···.”

“저, 구단주님.”

“왜요?”

“그게···. 은수 말입니다.”

“아~ 그렇지 않아도 이 선수한테 장은수씨 안부를 물어보고 싶었는데···. 도대체 언제 온답니까?”

이소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한수에게 말했다.

“부모님 반대가 심한 거 같습니다.”

“흠···.”

“은수는 가출이라도 해서 타이탄스로 오고 싶다고 했는데, 일단 제가 말렸습니다. 부모님과 얘기를 해서 잘 설득해보라고···.”

“이런~ 이런~ 이 선수, 그건 아니죠.”

“네···?”

“장은수 씨가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데, 부모님 허락이 왜 필요합니까?”

“그게···. 음···.”

한수는 말을 잇지 못하는 이소호를 보며 혀를 차더니 말했다.

“장은수씨에 대한 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 선수는 회복에 전념하세요.”

“알겠습니다···.”

한수는 병실 밖에 대기하고 있던 강덕수에게 물었다.

“장은수 부모님 사는데 알지?”

“네. 거기로 갈까요?”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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