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17화 (117/187)

117화 : 나이스.

찰스 스팅은 타이탄스와 재계약을 하고 내년에는 반드시 15승을 달성하자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페르난도 킴 감독과 박동준 코치가 1선발로 염철수를 염두에 뒀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는 입단 삼 년 차부터 이 년 연속 타이탄스 1선발이었다.

그런데 아직 데뷔 무대도 갖지 않은 신인에게 1선발을 내주다니···.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

그때 에이전트가 내셔널 리그의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왔다며 타이탄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떠나는 게 어떻냐고 했다.

[빅리그로 귀환이라고! 네 꿈이었잖아?]

[······.]

찰스 스팅은 스무 살에 메이저리그 마운드 밟았지만, 한 시즌도 버티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그는 다시 빅리그로 귀환을 꿈꿨지만···.

트리플 A, 더블 A, 싱글 A···.

점점 메이저리그와 멀어졌다.

그러다가 에이전트가 외국 리그를 경험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신영 타이탄스와 계약했다.

그때 그의 나이 고작 스물넷이었다.

타이탄스의 첫인상은 정말 답이 없었다.

이 팀에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찰스 형! 쏴라있네!]

[마! 찰스 형! 힘내라!]

[찰스 형! 파이팅!]

[찰스 행님! 오늘도 잘 부탁해!]

나이는 어린데 노안이라 ‘찰스 형’이라고 놀리듯 불렸지만···.

왠지 모르게 좋았다.

그는 미국에선 경험해보지 못했던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게 좋아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고···.

점점 성적은 오르더니 작년에는 14승까지 했다.

덕분에 메이저리그에서도 영입 제안이 왔다.

하지만 걱정됐다.

‘과연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찰스 형하고는 무조건 재계약이지!]

[찰스 형! 내년에도 잘 부탁해!]

[찰스 형! 타이탄스를 부탁해요~!]

···타이탄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비록 2선발로 밀려난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에이전트에게 메이저리그로 갈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가족들이 만류했다.

부모님은 아들이 메이저리그 복귀를 포기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결국 에이전트와 가족들을 설득하다가 한국행이 늦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소희 팀장한테 연락이 왔다.

[찰스 선수, 구단주님께서 팀 합류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면···.]

구단주의 최후통첩.

찰스 스팅도 구단주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지체할 시간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말했다.

[제 꿈은 타이탄스 영구결번입니다. KBO 최초의 용병 영구결번이요!]

그의 등번호는 20.

스무 살에 올랐던 메이저리그의 마운드를 잊지 않기 위해···.

언젠가 다시 돌아가기 위해···!

20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제 다르다.

그는 이 등번호가 타이탄스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다.

그렇게 찰스 스팅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 = = = = = =

타이탄스 단장실.

찰스 스팅은 귀국하자마자 한수를 찾았다.

그는 늦은 이유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수는 이미 뒷조사를 해서 찰스 스팅이 귀국이 늦은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오케이.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 꼭 지키세요.”

“예.”

“가봐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왜냐면···.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를 통해 그의 각오가 진심이란 걸 알았으니까.

-띠링!

【찰스 스팅이 인생이 전환점이 될 ‘새로운 꿈’을 찾았습니다.】

【찰스 스팅의 정보창이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어떻게 업그레이드됐으려나···.’

한수는 찰스 스팅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띠링!

【찰스 스팅】【Gol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6%)

(타이탄스 코치진: 40%)

(타이탄스 프런트: 30%)

결론: 경기장의 황개(黃蓋)입니다. 노안(老顔)이라 황개에 비유된 게 아니라 황개가 손씨 가문에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한 것처럼, 찰스 스팅도 타이탄스에 대한 충심(忠心)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좌투좌타

【특기】

1. 배트를 꺾는 철편(鐵鞭) 컷 패스트볼 [비활성화]

2. 노안류(老顔流) 포커페이스

3. 빅리그 출신의 자존심

4. 마운드의 아이돌

5. 삼진만이 활로다!

6. 고육지계(苦肉之計)도 마다하지 않는 투수

【호감도: + 19%】

한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Silver 등급 선수가 Gold 등급이 됐다.

그리고 비활성화 상태인 첫 번째 특기가 시선을 끌었다.

‘컷 패스트볼···. 강력한 속구가 주력인 찰스가 익히면 좋은 무기가 될 거야.’

특기 활성화 주문서를 하나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 쓸 생각은 없다.

찰스 스팅의 특기는 물음표 상태가 아니고, 이미 명칭도 붙어 있다.

‘찰스는 컷 패스트볼을 어느 정도 습득한 상태야. 어쩌면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완벽하게 익힐지도 몰라.’

한수는 타이탄스 전력이 올라간다는 생각이 들어 씨익 웃었다.

= = = = = = =

타이탄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이 발표됐다.

【타이탄스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

[감독 1명]

페르난도 킴

[코칭 스태프 10명]

장보형, 장 줄리앙, 이종규 ···(중략)··· 박동준

[투수 20명]

문희동 ···(중략)··· 홍진철, 기용찬, 염철수···(중략)··· 여은포, 전예준, 김태규(2군), 장은수(2군), 한민석(2군)

[포수 4명]

하민철, 강민수, 홍연준, 이곤

[내야수 10명]

이소호, 윤진호 ···(중략)··· 김유빈(2군) 서동진(2군), 양동식(2군)

[외야수 7명]

오재근 ···(중략)··· 고대현(2군)

2군과 신인 선수들이 많이 포함된 명단을 본 팬들은 반신반의했지만, 한수에 대한 믿음이 커서 지켜보자고 했다.

하지만 몇몇 선수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김유빈에 대해서였다.

김유빈은 한병도와 함께 트리스플에서 온 투수였다.

그런데 스프링캠프 명단에 타자로 이름이 올라갔다.

팬들은 의아했다.

└김유빈, 얘···. 투수 아니었나?

└맞음. 벌처스 패전처리투수.

└근데 왜 내야수에 이름을 올렸지?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님?

└타이탄스에 전화해봄. 착오 아니래. 김유빈 내야수 맞음.

└장난치나?

└십 년 넘게 투수였던 선수를 왜 타자로 전향시킨 거지?

└전향시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고?

└이러다가 이번 시즌에 1군으로 콜업하겠네.

그때 김유빈이 ‘갈매기 치킨’ 광고를 찍는다는 소문이 퍼졌다.

김유빈과 타이탄스의 새로운 치어리더들이 사이좋게 촬영하는 모습까지···.

└김유빈 XX 잘생겼네.

└얼굴로 스프링캠프 참가명단에 넣은 건가?

└김유빈 양옆에 선 치어리더 예쁘다. 누구지?

└왼쪽에 있는 치어리더는 나대교임. 작년까진 치어리더 후보였음. 오른쪽 치어리더는 최혜선임. 부상 씽 농구팀 소속 치어리더였음.

└김유빈, 최혜선 둘이 잘 어울리네.

└타이탄스가 김유빈은 돈벌이용 선수로 키울 생각인 듯함. 그래서 투수도 그만두게 하고, 광고 촬영도···.

김유빈은 뛰어난 스위치히터로 성장 중인데, 돈벌이용 선수라니!

타이탄스 홍보팀은 즉각 반박 기사를 냈지만, 팬들은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오히려 타이탄스 프런트가 솔직하지 못하다며 비난하는 팬들이 많았다.

한수의 팬들도 이번에는 나서지 않았다.

그들도 김유빈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장은수에 대한 거다.

└장은수? 누구지?

└경력이 없는데?

└투수인데 경력이 전혀 없다고?

└그런데 어떻게 투수로 뽑힌 거?

└설마 야구 문외한을 뽑진 않았겠지.

그리고 타이탄스에서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어디선가 카더라 뉴스가 흘러나왔다.

장은수가 디자인을 전공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거다.

심지어 그는 유서 깊은 가문의 막내로 하고 싶은 건 다 해야만 하는 철부지이고, 이번에 타이탄스 투수가 된 것도 부모님과 구단주의 친분을 이용했다는 거다.

디자인 전공과 유서 깊은 가문의 막내라는 걸 빼면 전부 거짓이었지만, 팬들은 난리가 났다.

└집어치워라.

└경험도 없는 철부지 애송이를···. 타이탄스 또 꼴찌 되려고 작정했네.

└마! 걍 해체해라!

└타이탄스 아주 잘 돌아가죠?

└이한수 구단주 실망입니다.

└이 구단주도 어쩔 수 없었던 거 아닐까?

└유서 깊은 가문 어디냐?

└신영 그룹보다 끗발 좋은 가문 막내 인가?

└이 구단주님, 아버지 꿈을 위해서라도 장은수는 버려야 합니다.

└장은수 방출해라.

└장은수 방출 안 하면 타이탄스는 그냥 해체해라.

타이탄스 구단은 해명 기사를 냈다.

[장은수 선수와 관련된 소문들은 모두 유언비어에 불과합니다. 구단주님과 장은수 선수는 애리조나 마무리 캠프 때 처음 만났습니다. 구단주님은 장은수 선수의 뛰어난 잠재력에 감탄했고, 삼고초려 끝에 이소호 선수까지 나서서 장은수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하 생략)··· ]

그러자 여론은 세 개로 갈라졌다.

타이탄스 구단을 믿어보자는 팬들과 일단 지켜보자는 팬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는 의견이었다.

스프링캠프 명단 발표부터 시끄러운 타이탄스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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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스 단장실.

한수는 강덕수의 보고를 받아 이번에 김유빈과 장은수와 관련된 소문을 퍼트린 인물인 ‘찢어진황금깃발’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야구 커뮤니티 회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전에 이정호 포수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려서 고소한 ‘부러진황금깃발’이란 야구 커뮤니티 고인물이 떠오르는 아이디였다.

‘부러진황금깃발’의 정체는 술주정뱅이 아저씨였고, 처벌을 받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다.

한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는 ‘찢어진황금깃발’을 꼭두각시로 부리려는 거 같네. 누군지 파악 못 했어?”

강덕수는 면목이 없다는 듯,

“죄송합니다. 부러진황금깃발을 추궁해봤는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아마 약점을 잡혔거나···.”

“평생 입을 다물 정도의 보상을 받았겠지.”

“···네.”

한수는 팔짱을 끼며 혹시 이재수가 벌인 짓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제인 정의 디자인 때문에 경거망동하지 못할 거야. 그리고 이번 일은 이재수가 벌인 거 같진 않아.’

“···다른 루트를 통해서라도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지 알아내. 계속 이런 식으로 유언비어를 퍼트리면 선수단 사기에도 좋지 않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운영팀 이소희 팀장이 들어왔다.

“구단주님, 보고드릴 게 있는데···.”

“알겠어요. 덕수야, 그만 가봐.”

“네.”

이소희는 강덕수와 인사를 나눈 뒤, 한수에게 서류철을 내밀며,

“신영 투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참관단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총 쉰다섯 명이 참관단 신청을 했습니다.”

“쉰다섯? 꽤 많네.”

작년에는 스프링캠프 참관단 인원이 스물둘이었는데, 거의 두 배 넘게 늘었다.

“김유빈 선수 갈매기 치킨 광고 이후에 신청자가 스무 명 정도 늘었습니다.”

“음···. 김유빈 팬클럽이 참가한 건가?”

“아마도 그런 거 같습니다.”

“그 사람들 벌처스 팬일 텐데···.”

“저희로선 나쁠 게 없습니다.”

“뭐, 그건 그렇지. 오케이. 이대로 진행하라고 하고, 참관단에게 주는 상품들 준비도 실수 없이 잘해요.”

“알겠습니다.”

이소희가 나가고, 한수는 달력을 보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내일 스프링캠프 출발이네.”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썼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Lv 10 상점으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현재 보유한 포인트는 335 Point입니다.】

공교롭게 Lv 10 상점으로 업그레이드가 됐다.

하지만 포인트가 부족해서 아이템을 살 순 없고, 다시 업그레이드하려는 순간,

-띠링!

【구단주님, Lv 10 상점에 도달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위대한 천사 H가 당신한테 선물을 보냈습니다.】

【3,000 Point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상점 물품 50% 할인권 1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인재 특성 변경권 1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인재 Gold 등급 확정 진화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당신의 앞날에 축복이 함께하길. By – 천사 H】

【현재 3,335 Point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수는 눈을 크게 뜨며 중얼거렸다.

“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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