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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32화 (132/187)

132화 : 찾았다. 제갈공명!

사회인 야구단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가 있기 며칠 전···.

한수는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와서 선수들과 코치진들의 휴가를 보내줬다.

삼일이었지만,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무척 좋아했다.

‘호감도가 많이 올랐겠는걸?’

한수는 오랜만에 ‘구단주님도 나메크인 최고 장로처럼···.’ 스킬을 사용했다.

‘구단주님도 나메크인 최고 장로처럼···.’은 선수의 잠재 레벨과 특성을 올려주는 스킬이다.

잠재 레벨은 1에서 2를 무작위로 올려주고, 특성은 무조건 한 단계 진화다.

물론 제한 조건이 있었다.

호감도 30%가 넘는 선수에게만 사용할 수 있고, 한 선수에게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번에 마무리 캠프가 끝났을 때는 염철수, 이소호, 홍진철, 기용창, 하민철, 강민수에게 ‘구단주님도 나메크인 최고 장로처럼···.’을 사용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윤진호도 호감도가 올라서 사용했었다.

‘어디 이번에는 몇 명이나 될까?’

-띠링!

호감도가 + 30%가 넘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김유빈(Platinum 등급)】

【장문원(Platinum 등급)】

【안종렬(Gold 등급)】

【찰스 스팅(Gold 등급)】

【김효철(Gold 등급)】

한수는 5명에게 모두 스킬을 적용했다.

【김유빈】 : 잠재 레벨 1 상승 [90], 특성 진화 ‘스위치히터 S+’

【장문원】 : 잠재 레벨 2 상승 [92], 특성 진화 ‘5툴 플레이어 S’

【안종렬】 : 잠재 레벨 2 상승 [73], 특성 진화 ‘9번이라 불린 사나이 S+’

【찰스 스팅】 : 잠재 레벨 1 상승 [76], 특성 진화 ‘도루 킬러 S’

【김효철】 : 잠재 레벨 2 상승 [80], 특성 진화 ‘위기 해결 S’

모두가 기대되는 성장을 했다.

특히, 김효철의 위기 해결 S 특성은 발동 확률이 75%로 올랐다.

‘중요한 경기에 대타로 사용하면 아주 좋겠어.’

한수는 한국 시리즈 결승에서 김효철이 만루홈런을 때리는 상상을 하며 피식 웃었다.

‘흠···. 그런데 생각보단 선수들 호감도가 낮네. 호감도 작업을 해야겠는데···.’

사실 선수들은 한수에 대한 존경심이나 믿음은 있었지만, 호감도는 별로 높지 않았다.

한수가 눈 밖에 난 선수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 모습 때문이다.

한수는 선수들 정보창을 살피며 30% 호감도에 근접한 선수를 찾아냈다.

【장은수(Diamond 등급)】 : 호감도 28%

【손재현(Platinum 등급)】 : 호감도 29%

‘이 두 명인가···.’

한수는 일정을 체크하고···.

‘이틀 뒤 저녁이 좋겠네.’

그는 두 사람에게 각각 이틀 뒤에 저녁 식사를 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 홍 선수한테도 한턱 쏘기로 했지?’

추가로 홍진철한테도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세 사람한테 답장이 왔다.

└홍진철: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손재현: 제주도 여행 중입니다~ 제주도로 올래요?

└장은수: 메뉴가 뭐예요?

장은수에게 소고기라고 답장을 보내자 ‘콜!’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한수는 이틀 뒤 ‘와룡 소고기 전문점’에서 홍진철, 장은수와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 = = = = = =

1차, 2차 스프링캠프가 끝내고 1군 선수들은 삼일의 휴가를 보냈다.

부산이 고향인 선수들은 가족들과 시간도 갖고 친구들도 만나며 시간을 보냈고, 다른 지방에서 온 선수들은 이번 기회에 고향으로 향했다.

물론 타지방에서 온 선수가 모두 부산을 떠난 건 아니다.

우선, 여은포는 안종렬과 함께 ‘타이탄스 박민희 치어리더’ 깜짝 팬 미팅 행사에 참여했다.

박민희 팬클럽 소속 우수 등급 이상 회원과 일반 신청자 중 무작위로 뽑은 오십 명만 참가할 수 있었다.

여은포는 스프링캠프 때 ‘미니 사랑 뿅!’에 가입한 뉴비였지만, 부회장인 안종렬 덕분에 금방 우수 등급 회원이 됐다.

여은포가 이 팬미팅에 참가한 이유는 박민희가 지난 이 년 동안 늘 최혜선을 팬 미팅에 데려와서 친한 동생이라며 팬들한테 인사를 시켜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는 최혜선은 오지 않았다.

“종렬 형님···. 혜선 씨, 어딨습니까?”

“이상하네···. 작년에는 분명 데려왔는데···.”

“형님···.”

“인마,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댔어. 오늘은 우리 민희 누나에 집중해.”

“······.”

이때 최혜선은 장연수 치어리더 팀장에게 특훈을 받고 있었다.

장연수는 장은수 투수의 누나로 한수가 치어리더 팀장으로 만들기 위해 반협박으로 데려온 인재인데, ‘대중의 마음을 저격하는 백발백중 안무 구성’, ‘S급 안무 연구가’, ‘호랑이 안무 선생님’ 같은 특기를 보유했으며, 대학교 응원단을 창단해서 전국 대회 우승까지 시킨 뛰어난 리더다.

그녀는 타이탄스 응원팀에 와서 치어리더들 재능이 모두 뛰어나서 정말 놀랐다.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재능을 보유한 게 최혜선이었다.

장연수는 생각했다.

‘얘는 치어리더로 끝날 레벨이 아닌데···. 잘만 키우면 월드 스타도···.’

물론 지금은 전혀 그럴 레벨이 아니었다.

치어리더 중에서 제일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점점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더니, 스프링캠프 참관단을 하고 와서는 재능이 폭발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눈빛이 좋아졌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 같네.’

그렇게 최혜선은 장연수와 매일매일 응원 안무를 연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서울 출신 최민준은 훈련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그는 늘 함께 걸어갈 줄 알았던 홍진철이 노히트노런을 한 데 반해,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충격에 도저히 쉬고 있을 수 없었다.

이종규 타격 코치는 너는 너고 홍진철은 홍진철이라며 너무 신경 쓰지 말라 했고, 타격 보조 코치 타이거 쇼트도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며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그때는 알겠다고 했지만···.

‘···정규 시즌이 얼마 안 남았어. 이러다가는 최종 엔트리에 들지도 못할 거야. 그럴 순 없어···. 나도 반드시···.’

현재 KBO 1군 등록은 28명까지 할 수 있으며, 출전 선수는 26명이다.

시즌 중반이 8월쯤에는 확대 엔트리가 실시되어 33명까지 등록할 수 있고, 출전 가능 선수는 31명이다.

최민준의 목표는 28명 안에 드는 거다.

‘반드시 1군이 될 거야!’

그리고 최민준과 마찬가지로 고향에 가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는 선수가 또 있었다.

바로, 2군에 소속된 투수 장은수였다.

그의 부모님은 아직도 야구 하는 걸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장은수는 2군 숙소에서 지내면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투구 훈련이 아니고, 1루 커버와 번트 대처 훈련, 송구 같은 수비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런 훈련을 하는 건 장은수가 너클볼 말고는 야구에 대해 제대로 배운 게 없기 때문이다.

2군 투수 코치가 크게 소리쳤다.

“은수야! 오늘 여기까지만 하자!”

“헉···. 헉···. 왜요···? 저 아직···.”

“너 이틀 뒤 선발이잖아. 체력 관리해야지.”

“아···.”

장은수는 훈련 장비들을 정리하며 투덜거렸다.

“이제 수비에 감이 좀 잡혔는데···.”

“너무 조급해하지 마. 잘하고 있으니까.”

“네···.”

“그보다 선발인데 긴장 안 돼?”

“어차피 사회인 야구단이랑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더 긴장해야지.”

“왜요?”

“사회인 야구단이랑 해서 만약 지기라도 하면···. 팬들한테 엄청 욕을 먹을걸?”

“아···. 그러네요. 구단주 그 인간은 왜 이런 경기를 잡았대?”

“인마, 구단주님께 그 인간이 뭐냐···. 듣기라도 하면···.”

“우리 둘뿐인데 뭔 상관이에요.”

“어휴···. 하여튼! 이제 곧 1군 최종엔트리 결정되는 거 알지? 거기 들고 싶으면 제대로 해. 알겠지?”

장은수는 흘러내린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배시시 웃더니,

“알겠어요. 근데 설마···. 지겠어요?”

“방심하지 마.”

“네~!”

장은수는 훈련 장비를 들고 걸어가며 생각했다.

‘오늘 구단주가 소고기 쏘는 날이지.’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잔뜩 먹어야지.”

= = = = = = =

부산, 와룡 소고기 전문점, 주차장.

이소희는 SUV에서 내리더니 간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별로 오고 싶지 않았는데···.’

이소희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수경 고등학교 야구부 동창회 때문이다.

그녀는 수경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2학년까지 투수를 했었다.

이정호 포수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물론 쉽지 않았다.

특히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실력으로 찍어눌렀지만···.

고등학교부터는 그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아무리 센스가 뛰어나고, 영리하게 던져도,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녀는 스트레스를 받았고, 야구부원들과 마찰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꿈도, 약속도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친구의 믿음까지···.’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원래는 동창회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방민준: 어이, 남편~ 마누라가 장가가는데 안 올 거야?

└이소희: ㅁㅊㄴ 누가 남편이야.

└방민준: 한 번 배터리는 영원한 배터리 몰라?

└이소희: ㅈㄹ···.

└방민준: 하여튼! 안 오면 청첩장 없다. 꼭 와~!

방민준은 중학교부터 그녀와 배터리를 했던 친구다.

뛰어난 리드 실력의 포수였는데, 그녀가 야구부에서 반쯤 쫓겨나다시피 탈퇴했을 때···.

‘남편 없이 마누라 혼자 경기장에서 뭐 하냐? 됐어. 아버지 가게나 물려받으련다~.’

···함께 야구부를 그만둔 친구다.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

방민준의 부탁을 거부할 순 없었다.

그리고···.

└방민준: 명량이 놈도 오기로 했어~

···공명량.

그녀의 또 다른 친구다.

[이대로 포기한다고? 야구판을 뒤집어엎자고 지껄이며 끌어들일 때는 언제고···. 이렇게!?]

[명량아···. 미안해···. 하지만 야구를 포기한 건 아니야 선수는 아니지만···.]

[닥쳐.]

[······.]

[이럴 거면···. 그냥 멋대로 살게 놔두지···. 왜···.]

이소희는 한숨을 푹 내쉬며 와룡 소고기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그때였다.

“어라~? 이 팀장, 여긴 웬일입니까?”

“구단주님···.”

한수가 나타났다.

그녀는 당황했다.

‘왜 여기에···.’

한수는 포수 마스크를 쓴 채 다가오더니,

“오늘 왜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었나 했더니···. 혹시 데이트라도 있는 겁니까?”

“아닙니다. 동창회가 있어서···.”

“아하~.”

“구단주님은 여기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아~ 저는···.”

대답하던 그녀의 시선에 한 남자가 보였다.

왜소한 체격에 안경을 쓴 부드러운 인상의 남자···.

이소희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명량아···.”

한수는 움찔했다.

‘명량? 설마···.’

뒤를 돌아보고 한수는 눈을 크게 떴다.

강덕수가 조사해온 자료에 있던 공명량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남자의 몸에서 오색찬란한 빛이 뿜어졌다.

한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띠링!

【공명량】【Diamond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81%)

(타이탄스 코치진: 97%)

(타이탄스 프런트: 100%)

결론: 프런트의 제갈공명입니다. 다재다능한 만능형 천재입니다. 영입만 하면 어디서든 활약할 인재입니다. 체력 조건만 더 좋았어도 선수로서 재능도 Platinum 등급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는 코치보다 프런트 역량이 훨씬 뛰어납니다. 그가 잘하는 건 기모(奇謀)가 아니고, 선수단을 다스리고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열정(熱情)’이 없는 공허한 사람입니다. 뛰어난 머리를 지녔음에도 백수처럼 지내다가 등 떠밀려 대~충 9급 공무원이 되고, 대~충 사회인야구팀에 들어가서 대~충 심심풀이로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를 영입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팁 ①: 공명량을 영입하기 위해선 이소희의 힘이 필요합니다.

【적성】

1순위: 프런트

2순위: 코치진

3순위: 내야수, 외야수

4순위: 투수

【특기】

1. 하늘이 내린 다재다능 천재 [비활성화]

2. 슈퍼컴퓨터급 데이터 야구 [비활성화]

3. 가시밭길을 이겨내는···. [비활성화]

4. 내가 키운 S급 구단 [비활성화]

5. 포구할 땐 칠종칠금(七縱七擒) 안 함 [비활성화]

6. 금(琴)을 치듯 공도 잘 침 [비활성화]

7. 수비를 서화(書畫)처럼 잘함 [비활성화]

8. 추풍오장원(秋風五丈原) - 가을에 컨디션 ‘최악’

【호감도: 0%】

‘찾았다. 제갈공명!’

지금까지 봤던 정보창 중에서 가장 범상치 않았다.

‘흐흐, 이거 잭팟이네.’

그는 정보창에 공명량 영입을 위해선 이소희의 힘이 필요하다고 하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이 팀장이랑 아는 사이인가? 이거 영입에 도움이 되겠는데?’

그런데···.

‘이 둘 분위기가 좀···.’

공명량은 심드렁한 눈으로 그녀를 보더니, 무시하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이소희는 씁쓸한 얼굴을 했다.

한수는 가만히 이소희와 공명량을 번갈아 보더니,

“···왜 똥 씹은 표정입니까? 전 남친입니까?”

“아, 아닙니다. 그냥 친구인데···. 조금···.”

“조금 뭐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구단주님 식사 맛있게 하세요. 그럼···.”

이소희는 한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식당 안쪽으로 향했다.

한수는 그녀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입구로 들어온 장은수 때문에 무산됐다.

장은수는 소고기 먹을 생각에 싱글벙글하며 인사했다.

“구단주님, 안녕하세요~!”

“···장 선수 왔군요.”

“네! 오늘 완전 많이 먹을 테니 각오하세요.”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먹어요. 홍 선수는 이미 와 있으니 어서 가죠.”

“네~!”

한수는 이소희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묘한 눈빛을 하더니,

‘···그래, 내일 물어보면 되지.’

그러나 이소희는 다음날 연차를 내고 출근을 안 했다.

그리고 이틀 뒤.

타이탄스 2군과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상동 구장에서 펼쳐졌다.

한수는 홈팀 더그아웃에 앉아 자이언츠팀 벤치 쪽에 앉아 있는 공명량을 보며 생각했다.

‘이 팀장과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얼마나 대단한 인재인지 볼까?’

잠시 후, 1회 초 경기가 시작됐다.

타이탄스 선발 투수는 장은수였다.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와인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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