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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44화 (144/187)

144화 : 정중히 모셔 와.

타이탄스의 구단주가 바뀌고, 그가 프런트를 뒤집어엎고 파격적인 리빌딩을 할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었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괜히 팔 년 연속 꼴찌를 했겠는가?

└타이탄스는 답이 없다.

차라리 그냥···.

[해체하는 게 답이다.]

하지만 연습 경기, 청백전, 시범 경기를 통해서 조금씩 희망을 보여줬고, 팬들은 기대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즌에는 꼴찌는 탈출하겠어.

└혹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거 아냐?

└지금까지와는 뭔가 달라. 어쩌면···.

└타이탄스도 가을에 야구를 할지도 몰라!

하지만 이런 기대감도 다른 팀의 팬들에게는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갈매기 XX들은 새대가리라 벌써 까먹은 건가? 타이탄스가 매년 이렇게 기대감만 주고 꼴찌 하는 거 잊었나?

└타이탄스는 DTD가 운명이죠.

└갈매기 끼룩거리는 소리 XX 시끄럽네.

└여름쯤 되면 부산항에 부르면서 질질 짜는 갈매기들 모습이 눈에 훤하다.

└타이탄스는 봄에만 잘하죠.

└정규시즌 시작하면 바로 본 실력 나오겠지.

타이탄스 팬들은 반박하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다.

왜냐면 전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이라면 타이탄스 팬들은 강하게 반박했을 거다.

그러나 타이탄스가 팔 년 연속 꼴찌를 하면서 팬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패배 근성이 자리 잡아버렸다.

그렇게 정규시즌이 시작됐다.

그리고···.

【타이탄스 신인 투수 염철수, 개막전 ‘퍼펙트게임’ 달성! KBO 최초의 ‘퍼펙트게임’···!】

【염철수! 미친 슬라이더로 타격 5관왕을 제압!】

【타이탄스, 지난 시즌 한국 시리즈 준우승팀 빌런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연승】

【신인 투수 홍진철, 너클볼러 라이언 킴을 상대로 완벽한 피칭! 개인 첫 승···!】

【괴물 투수 여은포! 무결점 마무리투수로 귀환!】

【지난 시즌 물빠따는 잊어라! 타이탄스 화력 폭발!】

【이 선수를 주목하라! 타이탄스 9번 타자 안종렬···!】

【27살 신인, 손재현! 시즌 3호 홈런 작렬!】

【100마일의 사나이 기용찬! 이십여 년 만에 한 경기 연속 탈삼진 기록을 깨다!】

【타이탄스! 파죽지세 5연승!】

···타이탄스 팬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기대했다.

【타이탄스! 스페이스와 1위 자리를 놓고 3연전···.】

【스페이스와 1차전 타이탄스 선발 투수는 퍼펙트게임의 주인공 염철수···!】

갈매기가 인천에 상륙한 외계인을 물리치고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할 거라고!

= = = = = = =

부산, 신성 스페이스 숙소, 회의실.

스페이스 구단 임정태 단장과 강원식 감독, 수석코치 조진현 그리고 QC 코치 정경운은 타이탄스와 빌런스의 개막전 분석 영상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각도에서 찍힌 염철수의 와인드업 영상.

느린 화면으로 녹화된 타이탄스 타자들의 배트 스윙.

타이탄스 내야, 외야수들의 수비 영상까지···.

그리고 영상 재생 멈추고···.

임정태 단장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화면 속에서 양손을 높이 들며 환호하는 염철수를 보며 아쉬운 눈빛을 했다.

왜냐면 신성 스페이스도 염철수의 재능을 알아보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타이탄스에 뺏기고 말았다.

임정태는 생각했다.

‘아깝다. 아까워. 이한수 구단주만 아니었으면 저 선수가 우리 선수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는 강원식 감독을 보며 물었다.

“염철수 공략법···. 찾았습니까?”

“···일단 투 스트라이크 이전에 공략해야 합니다.”

“슬라이더 때문인가요?”

“네.”

강원식 감독은 정경운 QC 코치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정경운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렸고, 회의실 화면에 염철수의 개막전 경기 데이터가 나타났다.

강원식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염철수는 슬라이더를 거의 결정구로 던졌습니다. 그래서 슬라이더를 던지기 전에 승부를 보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흠···. 그런데 이건 볼 배합을 바꾸면 끝 아닌가요?”

“그래봤자 남은 결정구는 투심 패스트볼입니다. 무브먼트가 좋긴 하지만···. 우리 타자들이 못 칠 건 없습니다. 조금만 높게 날아온다면 홈런을 노려봐도 좋고요.”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요?”

“그건···.”

강원식 감독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염철수가 실투하는 걸 기다리는 게 최선입니다.”

휘는 각도가 큰 초고속 슬라이더.

쉽게 공략할만한 공이 아니다.

강원식의 말대로 실투 아니면, 스페이스 타자들의 실력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임정태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답답하군. 답답해.’

“타자들 공략은 어떻습니까?”

“일단 데이터는 투수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다만, 종잡을 수 없는 선수가 몇 명 있어서···.”

“누굽니까?”

화면에 선수 네 명의 사진이 나타났다.

【손재현】 【안종렬】 【김효철】 【김유빈】

임정태는 활짝 웃고 있는 손재현의 사진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였고, 임정태는 손재현한테 신성 스페이스 2군으로 들어와서 재활 치료를 하면서 선수 생활을 다시 시작해보자고 제안을 했었다.

그러나 손재현은 타이탄스로 가버렸다.

[미안해요. 저, 타이탄스로 가게 됐습니다. 타이탄스 구단주랑 내기했는데 져버려서요.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하하.]

사실 그때 당시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고교 시절 손재현은 뛰어난 유망주였지만, 벌써 십 년 가까이 지난 일이다.

강산도 변하는 세월인데, 손재현의 재능도 빛을 잃었을 거고, 입스 극복이 쉽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손재현은 벌써 3호 홈런을 터뜨리고 있었다.

임정태는 또 한숨을 내쉬었다.

‘타이탄스···. 정말 얄밉네. 얄미워···.’

강원식 감독이 입을 열었다.

“손재현···. 볼 상황에도 배트를 휘둘러서 종잡기 힘든 친구입니다. 그리고···. 예고 홈런을 하는 등 트래시 토크로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리는데 능합니다. 투수들한테 주의 주긴 했는데···.”

“트래시 토크가 아니고 원래 그런 놈입니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무시하라고 하세요.”

“아는 사이십니까?”

“그냥 뭐···.”

임정태가 뒷말을 흐리자, 강원식은 눈치껏 다음 선수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안종렬입니다.”

“음···. 이 친구, 정말 많이 발전했죠.”

“원래도 근성이 있는 선수였습니다. 다만, 센스나 기술이 부족했었는데···. 이번에 타이탄스로 부임한 QC 코치가 전담해서 타법부터 전부 뜯어고쳤다고 합니다.”

“아~ 그 수학 선생님을 하던···.”

“네.”

“거참, 무슨 만화도 아니고 수학 선생님이···.”

강원식 감독도 임정태라 똑같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선수 분석이 먼저였다.

“안종렬은 올해 시범 경기와 정규시즌에 총 21경기 출전했고 9회 타석에 11번 섰습니다. 그리고···. 홈런 6개, 3루타 2개, 2루타 1개, 안타 1개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두 번도 풀카운트는 넘어가는 접전 끝에 아웃을 당했죠.”

“뒷심이 강하다는 거군요? 대책은 있나요?”

“위험한 상황만 아니라면 9회에선 거를 겁니다.”

“음···.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은 김효철···. 이 친구는 알고 있으니 넘어가죠.”

김효철은 작년 타이탄스와 했던 연습 경기 2차전 때 연타석 홈런을 때리며 타이탄스의 승리를 견인한 선수다.

김효철은 타율이 높지 않다.

유격수이지만 수비력도 평범하다.

하지만 김효철은 특별하다.

그는 팀이 궁지에 몰렸을 때마다 공격에서든, 수비에서든 한 건씩 해줬다.

그래서 다른 구단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선수고, 타이탄스에 트레이드 요청도 많이 하고 있지만···.

‘이한수 구단주가 절대 트레이드 안 한다고 못을 박아버렸지.’

아무리 생각해도 한수가 너무 얄미웠다.

임정태 단장은 또 한 번 한숨을 내쉬고 네 번째 선수 사진을 바라봤다.

포토샵으로 보정을 했다고 착각할 정도 잘생긴···.

“김유빈···. 이야~ 정말 잘생기긴 잘생겼네.”

“하하, 패전처리 투수면서 팬클럽까지 생겼던 친구니까요. 연예인 했으면 크게 됐을 겁니다.”

“그러게요. 흠, 그런데···.”

임정태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 친구 스프링캠프 청백전 이후로 한 번도 출전 안 하지 않았나요? 청백전 때도 딱히 큰 활약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습니다. 발이 빠른 걸 제외하면 별다른 활약이 없었죠. 수비 실력도 평균 이하였고···.”

“그럼···.”

“그런데도 타이탄스 단장과 감독은 김유빈을 1군 엔트리에 올렸습니다.”

“······.”

“어째서일까요?”

“음···.”

임정태도 조금 불안해졌다.

이미 이한수 구단주나 페르난도 킴 감독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건 파악했다.

그런 사람들이 전력 외 선수를 엔트리에 올렸을 리 없다.

강원식 감독은 말했다.

“투수로 활동했던 선수라 타자로서 데이터도 거의 없습니다.”

“검집에서 뽑기 전에는 뭔지 모른다는 거군요.”

“네.”

“흠···. 알겠습니다. 일단, 경기를 해봐야 알겠군요.”

“맞습니다. 야구는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내일 우리 선발은 윌슨이죠?”

“맞습니다.”

스페이스 1선발 외인 투수 윌슨 폰스.

그는 작년 개막전에 9이닝 퍼펙트를 달성했었다.

그래서 팬들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완벽한 ‘퍼펙트게임’ 달성한 염철수와 그의 대결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

임정태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윌슨 컨디션 관리 잘 부탁합니다. 내일 경기에선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아셨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스페이스 구단은 각오를 다졌다.

= = = = = = =

타이탄스 프런트 오피스, 단장실.

한수는 내일 시구를 하기로 한 권순민 시장과 통화를 끝내고 포수 마스크를 착용했다.

-띠링!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에 접속했습니다.】

【최고의 구단주가 되는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현재 보유한 포인트는 6,500 Point입니다.】

【임무 24를 진행 중입니다.】

‘좋아. 그럼 임무 23 보상을 사용해볼까?’

바로, ‘다이아몬드 등급 배트 아이템 교환권’이다.

한수는 Lv 16 상점에 접속해서 배트 종류 아이템을 검색했다.

그리고 두 개의 아이템을 찾았다.

[眞 검이라면 역시 꼴리검]

└종류 : 타자 전용 배트 장비

└등급 : Diamond 등급

└설명

바야흐로, 어린이날···. 4년 연속 리그 꼴찌를 한 어떤 팀의 골수팬은 250도루, 250홈런을 달성한 상대 팀 레전드 선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습니다! 그로 인해 야구장을 찾은 수많은 어린이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검은 그때 충격을 받은 어린이들의 공포가 담긴 마검(魔劍)입니다.

① 정신력 +2

② 타격력 +2

③ 주력 +1

④ 몸쪽,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에 대한 공포 면역

⓹ 어린이날에 장타력 +3

└1,500 Point

[남두오성? 아니죠~ 오늘부터 남두육성이에요!]

└종류 : 타자 전용 배트 장비

└등급 : Diamond 등급

└설명

너희 알고 있니? 궁수자리에 속하는 별은 모두 6개야. 그리고 말이야. 내가 바로 여섯 번째 별! 남두육성이라고!

① 타격력 +2

② 선구안 +2

③ 주력 +1

④ 우타자일 경우 타격 정확도 +2

⓹ 좌타자일 경우 장타력 +1

⓺ 타이탄스 홈구장에서 장타력 +1

└2,000 Point

‘이 두 개가 가장 좋아 보이네.’

한수는 고민하다가 둘 다 구매하기로 했다.

‘眞 검이라면 역시 꼴리검’은 포인트로 구매하고, ‘남두오성? 아니죠~ 오늘부터 남두육성이에요!’는 교환권으로 구매했다.

【현재 보유한 포인트는 5,000 Point입니다.】

‘좋아!’

‘眞 검이라면 역시 꼴리검’은 손재현 선수한테 장착시켰다.

그가 원래 착용하고 있던 플래티넘 등급 배트 ‘검이라면 역시 꼴리검’은 내일 출전하는 강민수 포수에게 장착시켰다.

그리고 ‘남두오성? 아니죠~ 오늘부터 남두육성이에요!’ 아이템은···.

‘이건 이 사람을 위한 아이템이네.’

바로, ‘스위치히터’ 특성을 보유한 김유빈 선수다.

한수는 김유빈에게 아이템을 장착시킨 뒤 그의 정보창을 살폈다.

‘흠···. 슬슬 출전시켜도 될 거 같은데···.’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강덕수 비서가 들어왔다.

“구단주님, 찾았습니다.”

“뭘 찾아?”

“김유빈 선수 아버지 말입니다. 행방을 찾았습니다.”

한수는 눈을 반짝이더니 포수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

“정중히 모셔 와.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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