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화 : 그냥 트레이드 카드로 쓰자.
7월이 됐다.
타이탄스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단 한 번도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성적도 다른 팀과 비교해 압도적이었다.
[1위] 신영 타이탄스: 78승 2무 9패
[2위] 신성 스페이스: 62승 2무 25패
[3위] ST 위닝스: 57승 1무 31패
(중략)
[6위] 신아 재규어스: 34승 2무 53패
[7위] 엔젤 트리플스: 33승 1무 55패
(중략)
[9위] 대명 티라노스: 23승 3무 63패
[10위] 한영 벌처스: 20승 1무 68패
전반기에만 자그마치 79승.
작년 1위였던 신성 스페이스가 8월이 지나서 70승이 넘었으니,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적이다.
패배했던 경기도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저 운이 없었다고나 할까?
상대 타자들이 너무 뛰어났거나, 상대 투수들이 정말 약 빤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잘 던졌을 때다.
2번의 무승부는 6월에 펼쳐진 신성 스페이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기록했는데, 4선발로 합류한 외인 투수 잭 마티니와 5선발 기용찬이 출전했었다.
잭 마티니가 출전한 경기는 양 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고, 기용찬이 출전한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잭 마티니 투수는 고민수와 공명량이 찾아낸 Platinum 등급 투수였다.
【잭 마티니】【Platinum 등급】
【재능】
(타이탄스 선수: 91%)
(타이탄스 코치진: 11%)
(타이탄스 프런트: 8%)
결론: 경기장의 위연 문장입니다. 반골(反骨) 기질이 있어서 고압적인 감독이나 코치, 선배와 팀 생활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사람 다루는 기술이 능숙한 페르난도 킴 감독은 잘 지도할 수 있을 겁니다. 승부욕이 강해서 ···(중략)···.
【포지션】
1순위: 투수
【투타】
좌투좌타
【특기】
1. 절대 굴복하지 않는 승부욕.
2. 타자의 기대를 배신하는 공.
···(중략···
【호감도: 2%】
두 사람은 이 선수를 찾느라 미국에서 보름 넘게 고생했다.
한수는 등급은 마음에 들었지만, 반골 기질 때문에 조금 망설였지만, 결국 계약했다.
하여튼, 이 두 번의 무승부 경기를 본 전문가들은 스페이스가 타이탄스를 거의 완벽히 분석했다며 앞으로 경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다음날, 염철수가 마운드에 올랐고 노히트노런으로 스페이스 타선을 압살하고 무려 10점 차로 승리했다.
【샛별 염철수! 퍼펙트게임에 이은 노히트노런!】
【MVP 염철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염철수! 신인왕, MVP, 최동원상 경쟁 단연 선두!】
7월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전문가들은 전반기 총평을 했다.
우선, KBO의 사이영상인 최동원상 경갱 중간 결산은···.
【최동원상 경쟁 중간 결산】
[1위] 염철수(타이탄스)
17경기 17승 0패 / ERA: 0.31
[2위] 홍진철(타이탄스)
17경기 14승 2패 / ERA: 1.55
[3위] 기용찬(타이탄스)
16경기 13승 2패 / ERA: 1.72
1위부터 3위까지 타이탄스 선수가 차지했다.
홍진철과 기용찬도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고, 그 외에도 같은 팀 장은수도 식스맨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단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염철수였다.
0점대 ERA로 아직도 제대로 공략한 팀이 없었다.
지난 시즌 타격 5관왕 유정호를 비롯한 날고뛰는 선수들도 모두 염철수한테 무릎을 꿇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17경기를 출전해서 전부 이겼단 사실이다.
이대로 가면 1982년에 박철중 선수가 기록한 단일 시즌 22연승을 뛰어넘을지도 몰랐다.
다음으로 MVP 경쟁 중간 결산은···.
【MVP 경쟁 중간 결산】
[1위] 염철수(타이탄스)
17경기 17승 0패 / ERA: 0.31
[2위] 장문원(타이탄스)
109안타(1위) / 28홈런(공동 2위) / 84타점(1위)
[3위] 윤진호(타이탄스)
88안타 / 30홈런(1위) / 79타점(2위)
역시나 1위부터 3위까지 타이탄스 선수들이 차지했다.
염철수는 이번에도 당연히 1등이었고, 2위와 3위는 장문원과 윤진호가 차지했다.
장문원은 5월부터 한층 더 진화하며 어마어마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안타 1위, 홈런 공동 2위, 타점 1위를 차지했다.
타율은 무려 4할을 넘기며 압도적인 1위였다.
같은 팀 윤진호, 손재현과 함께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인왕 경쟁 중간 결산은···.
【신인왕 경쟁 중간 결산】
[1위] 염철수(타이탄스)
[2위] 장문원(타이탄스)
[3위] 홍진철(타이탄스)
역시나 1위부터 3위까지 타이탄스가 차지했다.
덕분에 타이탄스 팬들은 난리가 났다.
└진짜 살다 살다 이런 날이 다 있네?
└눈물이 난다···.
└꿈이면 깨지 마···.
└빛길 엔딩은 아니겠지?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진짜 이번 시즌 타이탄스 대박이네.
└전부 갓단주 이한수 덕분이지.
└이한수가 리빌딩 ㅈㄴ 잘함.
야구 전문가는 물론, 타이탄스 팬들은 이 모든 게 한수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는 안목 때문만이 아니었다.
구단을 운영하는 방식.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수많은 혜택.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해결하는 행동력.
심지어 그는 타이탄스의 모든 경기를 직관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구단에 대한 애정.
오죽하면 다른 구단 선수 중에 타이탄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가장 지명받고 싶지 않고···.
선수들이 트레이드되느니 은퇴하는 게 낫다고 하던 최악의 팀에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팀이 된 거다.
이 모든 게 한수 덕분이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커뮤니티에선 이런 얘기도 나왔다.
└올스타전에 타이탄스 선수로 줄 세우는 거 아님?
└에이, 설마···. 전부는 오바고 10명 정도.
└줄 세울 확률 100% 예상한다.
└100% ㅇㅈ
그리고 7월 초.
올스타전 베스트 12 팬들과 선수들의 투표가 마무리됐다.
재규어스, 빌런스, 트리플스, 티라노스, 벌처스로 구성된 ‘나눔 팀’은 재규어스에서 8명의 선수가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고, 트리플스에서 2명, 티라노스에서 1명, 빌런스에서는 유정호 타자가 출전하게 됐다.
그리고 타이탄스, 위닝스, 스페이스, 드래곤스, 그리즐리스가 속한 드림 팀은···.
【드림 팀 베스트 12】
선발투수: 염철수(타이탄스 / 전체 최다 득표)
중간계투: 문희동(타이탄스)
마무리투수: 여은포(타이탄스)
포수: 하민철(타이탄스)
1루수: 안종렬(타이탄스)
2루수: 윤진호(타이탄스)
3루수: 손재현(타이탄스)
유격수: 김효철(타이탄스)
중견수: 오재근(타이탄스)
우익수: 장문원(타이탄스)
좌익수: 김유빈(타이탄스)
지명타자: 이소호(타이탄스)
···12명 모두 타이탄스 선수가 차지했다.
팬들의 예상이 정확했다.
심지어 염철수는 올스타 팬 투표와 선수 투표에서 모두 최다 득표하며 올 시즌 최고 스타로 우뚝 솟았다.
그렇게 7월 15일 아침이 됐다.
= = = = = = =
신영 호텔 서울 지점, 레스토랑.
한수는 테이블에 앉아 조식을 먹으며 스포츠 기사를 읽고 있었다.
어제 타이탄스 2군이 속한 남부 리그가 승리했다는 기사였다.
타이탄스 2군 한민석의 기사도 보였는데, 그는 2이닝 3탈삼진 무안타를 기록하며 우수 투수상을 받았다.
한수는 생각했다.
‘1군에 한 번 더 올려서 기회를 줘볼까?’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 확대 엔트리가 실시된다.
그러면 1군에 총 33명의 선수를 등록할 수 있고, 31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그래서 타이탄스도 5명의 선수를 1군 엔트리에 추가해야 한다.
하지만 한민석은 아직도 Silver 등급이라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다.
한수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다가 중얼거렸다.
“그냥 트레이드 카드로 쓰자. 우수 투수상도 받았으니 눈독 들이는 구단도 있을 거고···.”
타이탄스로 오고 싶어 하는 선수는 많다.
‘최고의 구단주 가이드’가 있으니 그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수는 식사를 마치고 종업원에게 커피를 주문한 뒤에 이소희한테 전화를 걸었다.
[구단주님,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 출근했어요?”
[네, 방금 사무실 들어왔습니다.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한민석이랑 트레이드할만한 선수 좀 찾아보세요.”
[2군의 한민석 투수요? 음···. 알겠습니다. 일단 포지션 가리지 않고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케이. 아~ 그리고 오늘 선수들 회식 장소는 차질없이 예약된 거죠?”
오늘 잠실 구장에서 펼쳐지는 올스타전이 끝나고, 타이탄스 1군 단체 회식이 있다.
회식이 끝이 아니고, 한수는 선수와 코치진들을 위해 여러 가지 선물과 이벤트도 준비했다.
모두 임무 28을 완료하기 위해서다.
이소희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식당 예약이랑 선수들 전반기 1위 기념 선물까지 준비됐습니다.]
“잘했어요.”
[아닙니다. 또, 시키실 건···.]
“없어요. 그럼, 수고해요.”
한수는 전화 통화를 끝내며 생각했다.
‘오늘 드디어 임무 28을 완료한다.’
『임무 28』
【구단주님, 5월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이 화목하기 위해선 가장이 책임이 막중한데요. 구단도 하나의 가족 공동체입니다. ···(중략)··· 행복한 구단을 만들기 위해 총 네 번의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해보세요! 특별하지 않은 애매한 이벤트는 달성으로 취급하지 않을 겁니다!】
└① 팬을 위한 이벤트: [달성]
└② 선수를 위한 이벤트: [미달성]
└③ 코치진을 위한 이벤트: [미달성]
└④ 프런트 직원을 위한 이벤트: [달성]
└보상: 3,000 Point, ‘Platinum 등급 진화권 [선수 전용]’, ‘재능 수치 1% 상승권’, ‘잠재 레벨 1 상승권’
임무 28은 5월에 받았지만,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
프런트 직원들은 일요일 경기가 끝나고 단체 회식을 가졌다.
모두 월요일이 휴무라 마음 편하게 놀았고, 간단하 이벤트 진행했더니 조건을 달성했다.
하지만 선수와 코치진 이벤트는 쉽지 않았다.
월요일 휴무나 경기 중간마다 이런저런 이벤트를 했지만, 조건은 달성되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였다.
‘시즌 중이라 마음 편하게 놀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오늘 단체 회식을 잡았다.
올스타 경기가 끝나면 7월 20일까지는 경기가 없으니 선수들이나 코치진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테니까.
한수는 생각했다.
‘임무 28을 빨리 완료해서 김유빈을 Diamond 등급으로 만들어야지.’
원래 임무 28의 보상 중 하나인 ‘재능 수치 1% 상승권’은 홍진철 투수한테 쓰려고 했다.
그런데 홍진철이 7월 초에 자력으로 Diamond 등급이 됐다.
그래서 다음 타자로 93%의 재능을 보유한 김유빈과 손재현 중에 고민하다가, 먼저 94%가 되는 선수한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김유빈이 먼저 94%로 올랐고, 김유빈한테 ‘재능 수치 1% 상승권’을 사용하기로 정했다.
한수는 종업원이 가져온 커피를 마신 뒤 중얼거렸다.
“임무 28을 조금 빨리 완료했으면, 올스타전과 관련된 임무도 받았을 거 같은데···. 아쉽네.”
하지만 이미 떠난 열차였다.
한수는 아쉬운 마음을 떨쳐내며 오늘 올스타전 경기와 선수, 코치진과 함께 할 회식을 기대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침내 올스타전 경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