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망나니가 구단주를 잘함-175화 (175/187)

175화 : 삼각 트레이드가 좋을 거 같은데요.

주현우는 이소희의 눈빛이 날카로워지자 ‘아차’하며 재빨리 미소를 지우고 시선을 피했다.

이소희보다 먼저 방법을 떠올렸다는 기쁨에 자신도 모르게 실수하고 말았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생각했다.

‘지금 이소희한테 미움을 사서 좋을 게 하나도 없어. 침착하게 천천히···.’

주현우는 타이탄스 프런트 직원 중 두 사람이 무척 껄끄러웠다.

‘첫 번째는 저놈···.’

그는 턱을 괴고 이면지에 낙서 중인 공명량을 쳐다봤다.

공명량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인재란 건 인정한다.

하지만 열의 없는 업무 태도, 일을 해결하는 방식, 기분 나쁜 눈빛, 재수 없는 말투까지···.

전부 마음에 안 들었다.

마주치면 속이 안 좋을 정도였다.

오죽하면 공명량과는 전생에 지독한 악연이 분명하다는 생각까지도 했다.

지금도···.

‘내가 트레이드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낙서나 하고! 사람을 무시해도 정도가 있지···!’

정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들었다.

주현우는 작게 혀를 찬 뒤, 조심스럽게 시선을 돌려 이소희를 쳐다봤다.

‘다음은 이 팀장···.’

다만, 공명량처럼 이소희가 싫은 건 아니다.

오히려 호의를 품고 있었다.

그런데도 껄끄러운 건 그의 ‘꿈’ 때문이다.

주현우의 꿈은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단장 혹은, 사장이 되는 거다.

‘내 생각, 내 의지대로 구단을 운영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대학교 때부터 이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대한민국 야구판에서 비전공자로서 그 꿈을 이루는 건 요원했다.

절망의 늪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한수를 만났다.

[타이탄스 단장이 되고 싶은 겁니까?]

[전력분석팀 팀장으로 오세요.]

[당신의 가치를 증명한다면···. 차후에 단장으로 고용하는 것도 생각해보겠습니다.]

한수는 국밥집 사장을 육성팀 팀장으로, 사장 비서를 운영팀 팀장으로, 트럭 운전기사를 스카우트팀 팀장으로 채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감행한 인물.

한수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능력.

주현우의 마음속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싹텄다.

[쉽진 않을 겁니다. 우리 팀에는 워낙 뛰어난 인재들이 많아서요. 흐흐.]

한수는 그렇게 말했지만, 자신 있었다.

스스로가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빌런스에서 타이탄스로 이적하는 순간 염원하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건 크나큰 착각이었다.

타이탄스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반쪽짜리 꿈’이다.

바로, 이소희 때문이다.

그녀는 공명량처럼 머리만 비상한 게 아니라, 성실하고, 팀에 대한 사랑과 열정도 넘치며,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까지 두터웠다.

심지어···.

‘구단주의 절대적인 지지까지 받고 있지.’

타이탄스에는 이소희 못지않은 인재는 물론, 이소희보다 뛰어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녀보다 한수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은 없다.

누구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한수도 이소희의 의견이라면 손해를 마다하고 들어줄 정도니까 말이다.

그야말로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위치이자, 파고들 틈이 보이지 않는 끈끈한 군신(君臣) 관계다.

연인이라는 찌라시가 헛소문이라고 밝혀졌는데도,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계속 도는 것도 이런 관계 때문이다.

그래서···.

‘껄끄러운 거야.’

이소희가 있는 한, 타이탄스에서 주현우는 영원한 이인자일 수밖에 없다.

그가 단장에 올라도, 사장이 돼도···.

‘구단주는 이 팀장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일 거야.’

어쩌면···.

‘이 팀장이 단장이나 사장이 될지도 몰라. 나는 영원히 전략분석팀에서 머무르고···.’

그건 싫었다.

그렇다고 타이탄스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한수보다 그를 인정해주는 인물은 없으니까.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내가 이 팀장보다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고, 구단주의 최측근이 되어야 해.’

한수는 주현우를 영입하면서 약속했다.

타이탄스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지만, 주현우의 가치만 증명한다면 단장이든 사장이든 시켜주겠다고···.

주현우는 한수를 믿었다.

‘구단주는 절대 허튼소리를 하지 않아. 스스로 한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는 사람이야.’

그래서 늘 이소희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한수가 참여한 회의 때는 더 신경을 썼다.

이건 한수의 눈에 들 기회니까.

물론 성급하게 움직일 생각은 없었다.

조금씩, 조금씩···.

‘가랑비에 옷 젖듯···. 구단주한테 내가 이 팀장보다 뛰어나다는 걸 새겨줄 거야.’

그때 한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주 팀장, 말 안 합니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주현우는 흠칫 놀라며 한수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아! 죄송합니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서 한수가 방법을 말해보란 사실을 깜박하다니···!

‘이건 마이너스인데···. 정신 차리자. 정신 차려.’

주현우는 헛기침한 뒤, 입을 열었다.

“제가 생각한 방법은 연막작전입니다.”

“연막? 허지웅을 내야 거포형 타자로 데려오자는 사실을 숨기자는 건가?”

“···네, 맞습니다.”

대답한 주현우는 ‘역시···.’라고 생각하며 감탄하는 눈빛으로 한수를 쳐다봤다.

한수는 팔짱을 끼며 생각했다.

‘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서 뭔가 했더니···. 일단 들어는 볼까?’

한수는 계속 말해보라는 눈빛을 했다.

주현우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현재 트리플스가 가장 원하는 건 내야 거포형 타자지만, 우리 2군에는 그런 선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트리플스도 2군에서 잘 나가는 한민석이 마냥 싫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대상이 우리이기 때문에···.”

“다 아는 얘기는 됐고. 본론만.”

“네, 우리 추가 엔트리에 2군의 홍연준 포수를 올린다는 정보를 흘리는 겁니다.”

한수는 별 감흥 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민철 혹사 문제를 이용하자는 건가?”

주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맞습니다. 하민철 선수의 피로도가 무척 높다는 사실은 다른 구단은 물론, 팬들도 아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데뷔 이래 처음으로 2할대로 타율이 떨어지기까지 했었으니까요.”

하민철은 염철수가 선발일 때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강민수를 백업으로 쓸 수도 있지만···.

예민한 홍진철은 다른 포수와 배터리를 거부했었고, 찰스 스팅은 하민철의 리드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새로 영입한 외인 투수 잭 마티니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하민철하고만 배터리를 짜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장은수의 경우에는 강민수가 너클볼을 잡지 못한다.

그나마 기용찬은 강민수와 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는 강민수와 배터리로 두 번 출전했고 두 번 다 패배했다.

기용찬이 출전한 16경기 중 유이(唯二)한 패배였다.

두 사람의 호흡은 문제없었다.

다만, 이상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마치 징크스처럼 말이다.

페르난도 킴 감독은 그 뒤로 기용찬과 강민수를 같이 출전시키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하민철은 까다로운 선수들과 배터리를 짜며 쉴새 없이 경기에 출전했다.

그리고 6월 중순쯤···.

늘 3할대를 유지하던 하민철의 타율이 2할대로 떨어졌고, 하민철 혹사 문제가 대두됐다.

하지만 이건 헛소리에 불과했다.

한수는 생각했다.

‘하민철이 투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는 있지만, 타율이 떨어진 건 변경된 타선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

하민철은 작년까지는 3번 내지는 5번 타자로 활동했지만, 올해는 주로 하위 타선에서 섰다.

그래서 타율이 떨어졌던 거다.

그리고 체력 문제는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체력 안배를 위해 중계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강민수와 교체된 적도 있고···.’

혹시 모를 하민철의 시즌 아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날 달부터 박동준 QC 코치가 대책을 마련했다.

바로, 홍진철과 강민수의 호흡을 맞추는 훈련이다.

‘제법 성과가 있어서 후반기부터는 둘을 배터리로 출전시킨다고 했지. 강민수가 1, 3 선발을 맡게 되면 하민철도 부담을 덜 거야.’

즉, 홍연준을 1군으로 데려오는 일은 절대 없다.

한수는 물었다.

“홍연준은 2군 주전 포수니까. 걔를 1군으로 올리면 2군 백업인 양상택이 주전이 되는 거고, 우리는 2군 백업 포수가 한 명 필요하겠네? 그래서 필요한 게 허지웅이다. 뭐, 이런 거짓 정보를 흘리자는 거야?”

“맞습니다.”

한수는 팔짱을 풀고 한 손을 턱을 괴며 말했다.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우수 투수인 한민석을 주전 포수도 아닌, 겨우 백업 포수 데려오는 데 쓰자고? 지가는 개가 웃겠네. 주 팀장, 이기혁 단장이 우리한테 한 번 당했다고 우습게 보는 거야?”

“아닙니다. 이기혁 단장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서 몇 가지 소문을 퍼트릴 겁니다. 구단주님이 한민석 투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과 한민석 투수가 염 선수나 홍 선수를 시기하고 있으며, 1군에 올라가지 못해서 무척 불만이 많다는 소문입니다. 그럼, 한민석을 카드로 쓴다는 타당성이···.”

“이야~ 청산유수네. 청산유수. 그래. 다음은 뭐야?”

한수의 목소리는 장난기가 가득했지만, 눈빛은 그렇지 않았다.

주현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좀 전에 구단주님께서 언급한 홍연준에 대한 거짓 정보를 흘릴 겁니다.”

“이건 첩자라도 이용하려나?”

“···비슷합니다. 그냥 흘린다면 믿지 않을 테니, 이기혁 단장과 가까운 사람들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이기혁 단장은 허지웅이라는 하자 있는 포수로 내주고 퓨처스리그에서 손꼽히는 한민석 투수를 얻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기혁 단장과 가까운 사람들은···.”

한수는 턱을 괸 손을 떼며 말했다.

“고 팀장 동문 선후배들?”

그 말에 가만히 있던 고민수 팀장은 움찔했다.

‘내 동문···?’

주현우는 한수가 자신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어 어색한 표정지었다.

한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고 팀장이 지난 트레이드로 이기혁 단장과 소원해졌지만, 다른 동문 선후배들을 통해서 거짓 정보를 흘리면 이기혁 단장에게 간접적으로 정보가 흘러 들어갈 수도 있겠지.”

“마, 맞습니다.”

고민수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트레이드가 서로의 정보를 숨기고 속고 속이는 전쟁인 건 맞지만, 주현우가 생각한 방법이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기혁 단장한테 매달리는 게 낫지.’

하지만 반박하지는 않았다.

한수가 주현우의 의견에 관심을 보이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고민수는 생각했다.

‘뭐가 됐든 구단주님이 시키는 대로 하자.’

한수는 주현우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해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트레이드할 수 있겠어? 포스트 시즌쯤엔 허지웅을 데려올 수 있으려나···.”

주현우는 재빨리 대답했다.

“트리플스 스카우트 팀장이 중,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트리플스 스카우트 팀장은 이기혁이 여은포, 양기주를 트레이드하자고 했을 때, 유일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

한수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친해?”

“네, 친한 편입니다.”

“그런데 거짓 정보를 흘리는 말로 쓰겠다고?”

“우정보다 팀이 중요하니까요.”

한수는 피식 웃었다.

‘팀이 아니라, 본인의 성공이겠지.’

그는 능글맞은 웃으며 말했다.

“이야~ 타이탄스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네?”

“아닙니다. 당연한 행동입니다.”

“겸손하기까지? 이거~ 상이라도 줘야 하나?”

“······.”

주현우는 한수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름을 느꼈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피어올랐지만, 애써 외면하며 입을 열었다.

“구단주님, 허지웅 트레이드는 제가 전담해서···.”

“주 팀장.”

“네?”

“짧은 시간에 드라마에서나 등장할 법한 트레이드 작전을 생각해내느라 고생했어. 아~주 아~주 대단해. 어떻게 이런 방법을 생각했나 몰라.”

“가, 감사···.”

“이봐, 주 팀장.”

“······?”

“연막작전이라더니, 연막 피우다가 세월 다 가겠어!”

“······.”

“우리 드라마 찍는 거 아냐! 현실이라고. 현실! 머리 좋은 사람이 왜 이래?”

“···죄송합니다.”

한수는 이소희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 팀장, 아까 뭔가 말하려고 했지? 뭐였어?”

주현우는 이소희를 힐끔 보고 주먹을 꽉 쥐며 생각했다.

‘우리 2군에는 트리플스가 원하는 거포형 내야수가 없어. 그렇다고 허지웅을 얻자고 1군 주전을 내주는 건 말도 안 돼. 결국 한민석으로 트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내 방법이 최선이야. 다른 방법은···.’

그때 이소희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삼각 트레이드가 좋을 거 같은데요.”

그녀의 말에 주현우는 눈을 크게 떴다.

동시에 주먹에 힘이 탁 풀렸다.

‘···삼각 트레이드···. 그걸 왜 떠올리지 못했지?’

KBO에서는 사례가 한 번뿐이지만, 외국에서는 자주 이뤄지는 게 삼각 트레이드다.

주현우는 생각했다.

‘트리플스에 어려운 작전을 펼칠 게 아니고, 한민석을 원하는 구단을 끌어들이면 되는 건데···.’

어떻게든 이소희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심하다 보니 아주 간단한 방법을 놓치고 말았다.

더군다나 한수 앞에서···!

주현우는 자괴감이 밀려와 고개를 떨궜다.

‘젠장···. 젠장···.’

공명량은 이면지에 낙서하던 걸 멈추고 주현우를 힐끗 보며 생각했다.

‘욕심 많은 놈다운 말로네. 당분간 나대지 않겠어.’

그때 한수가 말했다.

“이 팀장, 그러면 어느 팀을 끌어들일 생각이야?”

“자람 빌런스가 좋을 거 같습니다. 빌런스는 잠재력 높은 신인 선수를 좋아하는 구단이고, 추가 엔트리에 넣을 불펜 투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한민석을 원할 겁니다.”

“빌런스가 트리플스에 내줄 카드는?”

“퓨처스리그에서 현재 홈런 3위인 이삼천 선수입니다.”

이삼천은 퓨처스리그 2년 차로 1군에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타자다.

그런데도 그가 1군에 올라가지 못하는 건, 현재 빌런스 1군 내야수진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삼천이라···.’

한수는 이삼천의 정보창을 떠올렸다.

51%의 재능 수치로 브론즈 등급이고, 현재 레벨과 잠재 레벨은 40/45다.

특성은 '장타력 B'로 나쁘지 않지만, 잠재 레벨이 낮아서 필요 없는 선수다.

한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이삼천을 꼭 트리플스 선수가 되면 좋겠네. 그런데 이기혁 단장이 허지웅을 내줄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면 의심은 하겠지만, 이삼천을 얻기 위해서 수락할 겁니다.”

“좋아. 좋아. 그럼, 이번 트레이드는 이 팀장이 책임지고 해봐.”

이소희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오케이! 그럼, 모두 수고해!”

한수는 회의실 밖으로 향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인사를 한 뒤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주현우는 풀이 죽은 모습으로 밖으로 나가려다가 이소희와 눈이 마주쳤다.

밀려오는 패배감에 가슴이 답답했다.

그는 생각했다.

‘이번에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다음번에는 반드시···.’

그 순간, 이소희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에 주현우는 아까 본인이 그녀에게 했던 행동이 떠올랐다.

‘제, 제길···.’

그는 얼굴을 붉히더니 황급히 회의실에서 나갔다.

이소희는 그런 주현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콧방귀를 낀 뒤 여유롭게 짐을 챙겼다.

그때 심연주가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물었다.

“이 팀장님, 이번 삼각 트레이드요. 저도 옆에서 도와드려도 될까요?”

“그렇게 해요.”

“감사합니다! 뭐부터 할까요?”

이소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선, 점심부터 먹죠.”

“네!”

그리고 다음 날···.

KBO 역사상 두 번째 삼각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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