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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148화 (148/483)

148.

치이이이이익-

화력을 한계까지 끌어낸 레오의 몸이 빠르게 식었다.

“레오! 너 언제 우리 가문의 마법을 익힌 거야?”

“네 마법을 보고 배웠는데.”

“뭐? 단 한 번뿐이잖아!”

경악하는 루니아를 보며 레오가 웃었다.

“참고해서 마법 술식을 짜 봤어. 물론 진짜와 비교하자면 조잡한 수준이지만.”

레오의 말대로였다.

루니아의 불꽃을 참고하여 마법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원본에 비하면 조잡한 수준이었다.

“이게 어디가 조잡한 수준이라는 거야? 확실하게 위력이 나오고 있잖아.”

“대가는 있지.”

“뭐? 무슨 대가?”

레오가 목깃을 잡고 상의를 살짝 내렸다.

화상 입은 레오의 가슴팍을 본 루니아가 흠칫했다.

레오가 자신의 몸을 갉아 먹으면서까지 한계 이상의 불꽃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건 조금 심하잖아?’

루니아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치료 마법을 걸어주려 했다.

“괜찮아. 내가 할게.”

레오는 치료 마법을 걸며 에레보스 쪽을 보았다.

검은 불꽃에 눈길이 사로잡았다.

일찍이 세상을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증오스럽기 짝이 없는 불꽃.

세상에 공포와 절망을 선사했던 대재앙이 눈앞에 있었다.

검을 쥔 손에 힘을 준 레오의 눈에 살기가 일렁였다.

레오의 뒤를 따라 알현실로 들어온 루니아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다시 봐도 압도된다.

‘레오는 아무렇지도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곁으로 다가가 레오의 옆얼굴을 보았다.

“레…… 오?”

어느새 레오의 얼굴에는 표정이 사라진 상태였다.

루니아가 알고 있는 레오 플로브라는 녀석은 연하 주제에 건방지게 자신보다 어른스러운 소년이었다.

또래 특유의 자존심이라던가 자만심.

혹은 만용 같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진짜 어른 같은 분위기를 내뿜었다.

어느 상황에도 여유로움을 잊지 않을 것 같은 태연함.

심지어 아저씨처럼 능글맞아 얄밉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그 누구보다 믿음이 가는 소년.

그게 루나가 알고 있는 레오라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지금 레오에게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소름 끼칠 정도의 무표정.

그와 함께 기가 질릴 것 같은 살기를 내뿜는 붉은 눈동자.

자신이 아는 소년은 없었다.

그 사실이 왜인지 모르게 낯설면서도 겁이 난 루니아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꾹-

레오는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루니아를 보았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루니아를 보며 레오가 빙긋 웃었다.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레오를 보며 루니아는 안도감이 드는 걸 느끼며 옷자락을 놓았다.

감정을 다잡은 레오가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했다.

‘이건 에레보스의 조각이야.’

레오가 예상한 대로 지금 이 세계에 있는 에레보스는 한낱 편린에 불과했다.

아무런 의지도 가지지 못한 말 그대로 순수한 힘의 덩어리.

그 힘조차도 에레보스라 하기 민망할 정도로 약했다.

‘물론 그것만으로 재앙 수준이지.’

이 조각은 그 자체만으로 영웅의 세계를 일그러트리고 있었다.

힘의 파편에 불과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괴물임이 분명했다.

‘그것도 의지가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레오가 검을 쥐락펴락했다.

‘자, 그럼 이 빌어먹을 걸 어떻게 처리한다?’

힘의 덩어리라고 해도 그 힘이 절대 꺼지지 않는 재앙의 불꽃이라면 처리하기 까다롭다.

레오가 눈을 가늘게 뜰 때였다.

“이건 대체 뭐야?”

루나의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레오와 루니아가 루나를 보았다.

루나는 바짝 경계 어린 눈으로 에레보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 이런 게 알현실에 있는 거야?”

“루나님. 이게 보이세요?”

루니아가 조금 당황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한 영웅의 세계의 주민들은 에레보스를 볼 수 없었다.

아무리 루나가 위대한 대영웅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이미 죽고 사라진 과거의 존재.

아무리 진짜 같다고 해도 실제 하지 않는 환상이다.

다른 영웅의 세계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에레보스를 인식하지 못해야 정상이었다.

“그럼. 이렇게 커다란데 잘 안 보이는 게 말이 되니?”

루나가 무슨 소리냐는 듯 루니아를 보았다.

“루니아. 아까 전에 봤을 때랑 지금의 에레보스가 달라진 게 있어?”

레오의 물음에 루니아가 긴장된 얼굴로 에레보스를 보았다.

“아니, 똑같아.”

루니아의 대답에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대체 무슨 차이지?’

“이게 너희가 말한 그 괴물이구나? 그럼 간단하네! 이 괴물이 깨어나기 전에 당장 처리해 버리자!”

“자, 잠깐만요. 루나님! 섣부르게 행동해서는 안 돼요!”

깜짝 놀란 루니아가 루나를 만류하려 했다.

하지만 루나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폴리움을 쥔 루나가 마력을 전개했다.

번쩍-!

그와 함께 수많은 마법진이 허공을 수놓았다.

루나의 강대한 마력이 넘실거렸다.

루니아가 채 말릴 틈도 없이 루나의 마법이 쏟아졌다.

콰가가가가강-!

화려하게 허공을 수놓은 마법.

그 압도적인 위용에 루니아가 입을 떡 벌렸다.

새삼 루나의 끝을 알 수 없는 저력에 다시금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알현실 전체에 폭발의 여파로 자욱한 연기가 깔렸다.

연기가 걷히고 모습을 드러낸 에레보스의 모습을 본 루나가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루나의 강력한 마법에 직격당했음에도 에레보스는 멀쩡했다.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은 에레보스를 보며 오기가 발동한 루나가 발끈했다.

“어쭈? 이것 봐라?”

“루, 루나님! 일단 진정을……!”

동화책과 문헌에 성운의 시조는 자애롭고 온화한 성격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어지간한 일에도 평온함을 유지하며 대영웅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대마법사.

그게 일반적인 루나의 이미지였다.

‘그래서 동화책들이 사기라는 거야.’

실제 루나는 다혈질에다가 눈이 돌아가면 막무가내다.

토벌대에서 가장 파괴적인 성향이 강했던 것도 바로 루나였다.

그녀가 만들어낸 절륜한 화력을 뽐내는 마법만 봐도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루나가 불붙었다.

저렇게 되면 어지간해서는 막을 수 없다.

‘어지간해서는.’

레오가 루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눈에 불똥이 튀는 루나의 머리를 ‘퍼억-!’ 하고 쥐어박았다.

“아파아아아아!”

머리를 부여잡고 쪼그려 앉은 루나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얼굴로 레오를 째려보았다.

그 모습을 본 루니아가 기겁하며 루나를 보살펴주었다.

“루, 루나님. 괜찮으신가요? 레오! 루나님을 때리면 어떻게 해!”

“바보 같이 폭주를 하잖아.”

“누가 바보라는 거야!”

루나가 레오의 멱살을 붙잡고 으르렁거렸다.

그런 루나를 밀어내며 레오가 말했다.

“냉정해져. 저 괴물은 무턱대고 달려든다고 쓰러트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 말에 루나가 멈칫했다.

그러고는 으- 하며 에레보스를 노려보았다.

순식간에 루나를 진정시킨 레오를 보며 루니아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전생에도 폭주하는 루나를 진정시키는 건 레오의 몫이었다.

‘왜 루나의 마법이 통하지 않은 거지?’

아직 별의 마법을 완성한 상태는 아니라도 루나의 마법은 압도적이었다.

아무리 에레보스라고 해도 파편이 아무렇지도 않은 건 이상했다.

레오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건방진……!”

살기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린 레오는 몸을 회복한 시드를 보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살아 있어? 끈질기네.”

“더러운 발로 여기를 짓밟은 네놈들을 용서하지 않…….”

“어머나, 여기에도 벌레 한 마리가 있었네요?”

퍼억-!

발랄한 목소리와 함께 예쁜 가죽 구두가 시드의 머리를 짓밟았다.

아름다운 소녀의 행동치고는 상당히 거칠고 잔인했다.

“으~”

엘레나는 징그럽다는 듯 자신의 발에 엉겨 붙은 시드의 살점과 피를 털어냈다.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피와 살점이 발에 묻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생리적인 거부감은 피할 수 없었다.

“걱정돼서 와 봤는데. 두 사람 다 멀쩡하네?”

생긋 웃으며 알현실에 들어온 엘레나가 루나를 발견하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운의 시조?”

“성운의 시조? 그게 뭐야? 누구길래 그런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멋있는데?”

루나가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저 엘레나씨. 그러니까.”

“응, 이해했어.”

영웅의 세계 공략 경험이 풍부한 엘레나는 지금 상황을 어렵지 않게 파악했다.

그러고는 루나에게 다가가 다소곳하게 인사했다.

“엘레나 제르온이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응? 그래. 만나서 반가워. 난 루나 루비넌스라고 해.”

엘레나가 빙긋 웃었다.

그러고는 레오에게 다가갔다.

“어머! 레오군 다쳤어요?”

호들갑을 떨며 레오의 몸을 살피는 엘레나를 보며 루니아는 조금 당황했다.

‘대영웅을 만났는데 반응이 저게 끝?’

호들갑을 떨며 레오의 곁으로 다가가던 엘레나의 움직임이 멈췄다.

“뭔가요? 저건?”

여유를 잃지 않는 엘레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그녀의 눈은 정확하게 잠들어 있는 에레보스로 향했다.

“에레보스에요.”

“에레보스?”

이곳에 오기 전 비네르의 말을 떠올렸다.

‘신이 깨어났다고 했는데…… 이걸 두고 한 말이었어?’

엘레나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매사에 여유를 잃지 않는 그녀조차도 전설 속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재앙 앞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조금의 반응도 하지 않는 에레보스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잠들어 있는 거야?”

“예.”

“흐응. 그럼 간단하네.”

빙긋 웃은 엘레나가 손가락으로 레오의 볼을 콕 찔렀다.

“괴물이라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거라면 겁낼 것 없잖아? 당장 없애 버리자.”

레오가 엘레나의 손을 치우고 앞으로 나섰다.

고오오오-!

레오의 몸에 오러와 마력이 휘몰아쳤다.

“호오?”

엘레나가 감탄을 터트렸다.

‘대단하네?’

레오의 몸에서 휘몰아치는 힘은 1학년 수준이 아니었다.

‘역시 얘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거물이야.’

엘레나가 눈을 반짝였다.

과거의 대영웅을 만나는 건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처럼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딱히 그녀가 대영웅을 존경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녀가 과거에 크게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현재야.’

엘레나의 관심은 이미 오래전에 눈을 감은 대영웅보다 새로운 대영웅이 될 인물에게 관심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레오가 마법을 사용하려 할 때였다.

“건방진!”

엘레나에게 짓밟혔다가 다시 살아난 시드가 다시 몸을 회복하여 레오의 앞을 가로막았다.

“끈질긴 벌레네.”

엘레나가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느 안전이라고 그 천박한 입을 지껄이는 거냐!”

시드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그런 시드를 보며 엘레나가 비웃음을 날렸다.

“당신이야말로 뭘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자신만만하…….”

두근-!

순간 거대한 고동 소리가 들렸다.

그 고동 소리에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두근- 두근-

화르르륵-

잠잠하게 타오르던 검은 불꽃이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린 시드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번쩍-!

에레보스의 검붉은 눈동자가 뜨였다.

“에, 에레보스님!”

시드의 얼굴이 환희로 물들었다.

“하하하! 신께서! 위대한 신께서 깨어나셨다! 신의 의지가 깨어나신 거다!”

미친 듯이 광소를 터트리며 몸을 떠는 시드를 보며 루니아와 엘레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 엎드려 경배하라! 증오스러운 대영웅의 잔재들아! 위대한 재앙의 불꽃을 보고 두려움에 떨…….”

콰앙-!

“커헉-!”

에레보스의 거대한 발이 시드를 짓밟았다.

화르르륵-!

시드가 불타 사라졌다.

고오오오오-!

몸을 일으키자 세계수 곳곳에 검은 불꽃이 휩쓸리기 시작했다.

그워어어어어어어어어-!

강렬한 포효와 함께 에레보스의 몸에서 검은 불꽃이 부풀러 올랐다.

그걸 본 순간 루니아와 엘레나가 본능이 말했다.

‘죽는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강-!

거대한 검은 화염의 파도가 사방을 덮쳤다.

루니아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걸 깨닫고 눈을 조심스럽게 떴다.

엘레나는 팔짱을 낀 채 루니아 곁에 서 있었다.

‘난 막을 수단이 없었는데…… 과연 어려도 시조는 시조라는 건가?’

자신을 보호한 루나의 등을 바라보던 엘레나의 시선이 그보다 앞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저 애는 대체.’

“괜찮아? 무시무시하네, 저 괴물.”

이때까지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루나의 얼굴에 조급함이 물들었다.

“나 때문에 깨어난 걸까?”

이를 악무는 루나를 보며 루니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그, 그보다 레오는? 레오는요? 혹시 그 불꽃에 휩쓸린 건가요?”

“레오군이라면 저 앞에 있어.”

엘레나가 정면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회색의 마력으로 몸을 보호한 레오가 서 있었다.

레오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았다.

‘지금으로서는 이 정도가 한계인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에레보스의 파편에 당할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에레보스를 토벌했던 레오였기에 꺼지지 않는 검은 불꽃에 대한 대항 수단은 갖추고 있었다.

세계수를 포함한 주변 일대는 사라지고 없었다.

성은 무너졌고 세계는 검은 불꽃에 휩쓸렸다.

마치 세상의 멸망과도 같았다.

그오오오오오오!

그 가운데서 에레보스의 파편이 포효를 내지르고 있었다.

‘갑자기 저게 움직인 이유가 뭐지?’

레오가 인상을 썼다.

의지조차 없는 껍데기에 불과했던 에레보스가 갑자기 움직였다.

‘갑자기 의지를 가진 건가? 아니야. 저놈에게서는 여전히 의지가 느껴지지 않아.’

에레보스의 눈에 깃든 건 흉포한 광기뿐이었다.

그럼에도 에레보스는 폭주하고 있다.

‘나 때문인가?’

레오가 에레보스를 증오하듯.

에레보스 역시 자신을 여러 조각으로 나뉘게 만든 카일을 증오한다.

만약 에레보스의 힘이 본능에 따라 각성했다고 하면 그건 이상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레오가 주먹을 쥐락펴락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엘레나가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루니아는 이를 악물었다.

에레보스에 대해 아는 두 사람이 느낀 감정은 단 하나.

압도적인 절망뿐이었다.

“어떻게 하긴. 당연한 걸 왜 물어?”

그때 결계를 거둔 루나가 덤덤하게 말했다.

루니아와 엘레나가 루나의 등을 보았다.

빙긋 웃은 루나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 괴물을 쓰러트려야지.”

그 웃음에 엘레나와 루니아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일순간 저 자신만만한 모습이 누군가와 겹쳐 보였다.

“안 그래? 레오.”

루나는 레오에게 말했다.

그 말에 레오가 피식 웃었다.

“당연하지.”

대재앙의 앞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는 루나의 모습을 보며 엘레나가 중얼거렸다.

“신기하네.”

“네?”

“방금 루나님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모습 말이야.”

엘레나가 웃었다.

“레오군이랑 닮지 않았어?”

“……!”

루니아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리고 앞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닮아 있었다.

수학여행 때를 떠올리며 루니아가 놀랐다.

깍지 낀 손을 뒤로 쭉- 내민 엘레나가 물끄러미 레오를 바라보았다.

“기간테스 때 1학년 꼬맹이들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가슴이 술렁거린다.

평생 이런 기분을 느껴 본 적 없다.

“영웅이라…….”

동경해 본 적 없는 단어다.

존경을 하더라도 그 모습을 뒤쫓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레오의 뒷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동경하게 된다.

너무도 찬란한 그 모습에 마음이 끌린다.

그걸 느끼며 엘레나는 생각했다.

‘나쁘지 않을지도.’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웅을 동경하게 된 소녀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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