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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159화 (159/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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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된 거냐?”

연병장 한가운데에 선 칼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관중석 쪽을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 싸움 구경이라고 했던가?

대련을 한다는 말에 1반부터 10반까지 우르르 몰려나와 있었다.

“뭐야? 대련하는 게 칼이었어?”

“상대는 누구지?”

“이코트 학생인 것 같은데?”

“쟨 이코트 학생에게도 얕보여서 대련을 하게 된 거야?”

여기저기서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긴. 칼이니까.”

“그래, 칼이니까.”

하지만 이내 납득 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칼이 억울하다는 얼굴로 항의했다.

“야! 이것들아! 내가 어때서!”

“넌 한 없이 방정맞잖아.”

“그리고 엄청 만만하지.”

“야! 내기하자!”

“누가 이길 것 같아?”

“오, 그거 좋은데!”

칼이 뒷목을 잡았다.

킬킬거리며 내기를 하는 루메른 1학년들을 보며 다른 학원 학생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뭔가 생각하던 거랑 많이 다른데?’

그러는 가운데 칼이 에효! 깊은 한숨을 쉬었다.

“친하게 지내 봤자 소용없다, 진짜.”

투덜거리며 칼이 힐끗- 눈앞에 선 이코트의 남학생을 보았다.

“난 아직 네 이름을 모르는데?”

“리키드 브릭입니다.”

“브릭 가문?”

칼이 혀를 내둘렀다.

브릭이라면 대대로 비르센 왕국에서 스노우 기사단 단장직을 맡아온 가문이다.

‘지금 후계자 이름이 리키드라고 했었지?’

즉, 눈앞의 소년은 영웅의 아들이었다.

루메른에는 영웅 명가의 핏줄이 많지만, 실제 영웅의 자식은 드물다.

“왕자님께서 실례를 저지른 것에 사과드립니다.”

“네가 사과할 건 없지. 그리고 그런 태도야 익숙하니까.”

칼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리고 사과를 해도 나와 대련을 할 생각이잖아?”

칼의 물음에 리키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루메른은 철저한 실전 주의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래전부터 루메른 마법학과 학생과 대련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리키드의 눈에 호승심이 일었다.

‘왕자는 싸가지를 밥 말아 먹었는데 그래도 얘는 사람이 좋네. 하긴 어딜 가나 이런 애들이 있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칼이 벅벅 머리를 긁적였다.

‘그나저나 얘도 만만찮아 보이는데 어떻게 싸워야 하나?’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실력자였다.

칼이 보기에 리키드는 어렵지 않게 루메른 입학시험을 통과할 실력자였다.

‘게다가 상위권 성적도 노려볼만하겠네.’

천천히 리키드의 실력을 가늠하며 칼이 마법 주문을 준비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비든이 조소를 날렸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망신당하겠네.”

3대 명문 학원의 탑클래스급 학생들은 루메른의 중하위권 학생들 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세간의 인식으로는 루메른의 학생은 3대 명문 클래스 학원보다 우위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혀 있었다.

이렇게 수백 명이 보는 가운데서 칼이 이코트 학생인 리키드에게 패배한다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다.

“같은 반 친구를 망신당하라고 몰아붙이다니. 레오 선배님도 사실 칼 선배를 친구라고 생각 안 하는 거 아닙니까?”

“보기나 해.”

레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런 여유로운 태도에 하비든이 가볍게 인상을 썼다.

그런 가운데 대련 준비를 끝낸 칼이 말했다.

“그럼 시작할까?”

“예.”

칼이 품에서 동전 하나를 꺼냈다.

팅-! 핑그르르르르르-!

동전이 튕겨 올라가는 맑은소리가 들렸다.

팅-!

연무장 바닥에 동전이 떨어짐과 동시에 리키드가 아공간에서 무기를 꺼냈다.

휘릭-!

자신의 키보다 큰 장창을 꺼내 휘두르는 리키드를 보며 칼이 씩- 웃었다.

“창술이라. 재미있…… 허억?”

쩌저저저적-!

크게 휘둘러진 장창에서 얼음의 오러가 뿜어져 나오자 칼이 기겁하며 몸을 허공에 띄웠다.

바닥이 꽁꽁 얼었다.

아마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발이 묶여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다.

“보통 마법사들과는 시전 속도가 다르군요. 과연 루메른입니다.”

리키드는 빙판이 된 바닥에 개의치 않고 오러 스텝을 밟아 칼과 거리를 좁혔다.

그걸 본 칼이 다급히 마법을 전개했다.

“파이어 애로우!”

화르르륵-!

불꽃으로 이루어진 화살 다발이 허공에 생성되었다.

그걸 본 리키드가 감탄했다.

‘이때까지 상대해온 또래 마법사들과는 격이 다르군.’

플라이 마법을 전개하는 와중에 저 상당한 수의 공격 마법을 시전하다니.

‘확실히 전투에 능숙해.’

게다가 마법 실력 역시 상당했다.

‘마력량이 부족하다고 얕볼 수 없겠군.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14살의 리키드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소년으로 주변에서 칭송받아 왔다.

물론 루메른 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은 있다.

하지만 리키드는 그중에서도 특출난 실력을 가진 유망주였다.

콱-!

장창을 양손을 강하게 쥔 리키드의 눈이 번뜩였다.

“애벌렌치!”

화악-!

장창을 크게 휘두르자 눈의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눈의 오러는 파도처럼 변하더니 눈사태처럼 칼을 덮쳤다.

“케헥?!”

칼이 비명을 내질렀다.

한여름에 눈에 깔리게 된 칼의 비명이 애처롭게 울려 퍼졌다.

“와…… 대단해!”

“기사가 저 정도의 광역 공격이라니.”

“역시 이코트도 만만하게 볼 게 아니군.”

다른 학원 학생들이 감탄하며 리키드를 바라보았다.

1반 쪽에서 대련을 구경하던 셀리아가 피식 웃었다.

“제법이네. 쟨 합격하겠어.”

“응. 실력이 대단해.”

마도서에서 눈을 뗀 클로에가 힐끗 연무장 쪽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메른도 별거 없잖아.”

“나 같으면 저런 공격 한 번쯤은 방어했을 것 같은데.”

에메랄에서 몇몇은 김샌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뒤편에서 소란이 일었다.

“야! 다 칼한테 걸면 어떻게 해!”

“이러면 내기가 성립 안 되잖아!”

“마침 위기네! 저 유망한 리키드 브릭에게 걸어서 역배당을 노려 볼 용자는 누구야? 없어?”

뒤에서 들려온 루메른 1학년들의 대화에 모두가 당황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콰악-!

“으어어어! 추, 추워어어어어어!”

눈을 헤치고 나온 칼이 몸을 붙잡고 덜덜덜 떨었다.

리키드는 당황하지 않고 자세를 잡았다.

‘역시 이 정도로 쓰러지지 않는군.’

리키드가 감탄하며 창을 고쳐 쥐었다.

“훌쩍- 여름에 이게 웬 눈벼락이냐? 으으-!”

몸을 한 번 크게 떤 칼이 리키드를 보며 말했다.

“확실히. 정면으로 붙으면 상대도 안 되는군.”

역량 차이가 컸다.

하지만 그럼에도 칼은 씩 웃었다.

그리고 아공간을 열어 무기를 쏟아 냈다.

칼에게 돌격하려던 리키드가 멈칫했다.

“마법사가 무기를?”

“오우. 내가 잘난 건 없지만 그래도 루메른을 너보다 먼저 경험해 본 입장에서 충고해주자면! 그런 틀에 박힌 사고방식은 안 좋다고!”

고오오오오-!

칼이 마력을 일으켰다.

그러자 마법에 걸린 무기들이 허공에 떠올랐다.

그걸 본 리키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염동 마법이군요.”

탁-!

창을 고쳐 쥔 리키드가 자세를 낮추었다.

화악-!

그와 동시에 빠르게 칼을 향해 돌격했다.

‘단순한 염동 마법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 사람의 실력은 방심할 수준이 아니야.’

무슨 짓을 하기 전에 속전속결로 끝낸다는 생각을 하며 온몸에 오러를 일으켰다.

그 모습을 본 칼이 씩- 웃었다.

“그러니까 틀에 박혀 있으면 안 된다니까.”

위이이잉-!

칼이 꺼내든 무기의 색깔이 바뀌었다.

붉은색으로 변한 롱소드 하나가 리키드에게 날아들었다.

리키드는 창을 휘둘러 그 롱소드를 쳐냈다.

그 순간.

쾅! 화르르르륵-!

롱소드가 고온의 화염을 토해냈다.

“마법검?!”

눈을 부릅뜬 리키드가 오러 아머를 전개하여 가까스로 화염을 막아냈다.

“난 연금술이 특기거든. 그래서 공격 마법에는 영 젬병이야.”

칼이 아공간에서 한 손으로 쓸 수 있는 석궁을 꺼냈다.

“저 괴수 녀석들이랑 달리 접근을 허용하는 순간 끽- 이거든. 게다가 전투 지망도 아닌 서포터라서 말이야.”

철컥-!

리키드에게 석궁을 겨눈 칼이 씩- 웃었다.

“변칙 수를 쓸 수밖에 없어.”

콰악-!

칼이 방아쇠를 당기자 석궁이 날아갔다.

리키드가 어렵지 않게 화살을 쳐냈다.

순간-!

퍽-! 쨍그랑. 촤르륵-!

“……!”

화살이 유리처럼 변하더니 내용물이 쏟아져 나왔다.

골을 띵- 하고 울리게 만드는 악취에 리키드가 순간 얼굴을 굳혔다.

“독?”

“독도 쓸 줄 알지만 대련 때 쓰는 건 조금 아니라서 말이야.”

칼이 히죽 웃으며 석궁을 내려놓았다.

“기름이야.”

“갑자기 기름 따위로 뭘?”

“그러니까. 틀에 박혀 있으면 안 된다니까?”

칼이 씩- 웃었다.

“내가 연성한 특제 기름이야. 휘발성이 엄청나지만, 마력에 반응하면 계속해서 타오르게 하지. 게다가 화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 강하고 오래 타는 아~주 위험한 기름이지.”

칼이 손을 휘저었다.

화르르륵-!

주변에 떠 있던 인챈트 무기들이 마법검으로 바뀌었다.

“1회용 싸구려 마법검이지만 그 기름이랑 조합되면 꽤 아플걸?”

“큭?!”

리키드가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떴다.

칼의 인챈트 마법으로 만들어진 마법검이 이 리키드를 노렸다.

콰가가가강-!

“크아아악!”

리키드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런 리키드를 뒤로하고 칼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씩- 웃었다.

“끝!”

다른 학원 학생들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

한편 클로에가 감탄했다.

“저 마법을 저렇게까지 발전시키다니. 칼도 대단하네.”

“지금 1학년 마법사 중에서 가장 변칙적인 수를 남발하는 녀석이니까.”

셀리아가 턱을 괴었다.

“칼에 대해 알면 모를까. 아무리 칼보다 실력이 뛰어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한 번은 허를 찔러 낭패를 볼 수 있지.”

칼의 인챈트 마법.

수학여행 때 레오가 칭찬한 이후 칼은 장기인 인챈트 마법을 계속 개량해왔다.

그 결과 인챈트한 무기를 임의적으로 마법검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거기에 더해 자신이 인챈트 한 물건을 자유자재로 연금할 수 있는 술식 또한 완성 시켰다.

도구를 이용해 부족한 점을 메우는 것에 성공한 셈이었다.

하비든이 눈을 부릅떴다.

칼은 연무장을 내려와 첼시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비열함의 승리!”

“비열하다고 하지 말고 전략이라고 해주면 안 되냐?”

칼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첼시가 활짝 웃었다.

“잔머리의 승리!”

“야!”

“잔머리! 잔머리!”

5반 학생들이 잔머리를 연호하며 칼을 환영해 주었다.

“너희 진짜 그러기냐!”

칼이 머리를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다가 웃으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레오를 보고 히죽 웃었다.

“어땠냐?”

“훌륭했어.”

“후후. 어떻게든 쫓아가려고 노력한 결과지. 네 덕분이야, 레오.”

평소에 끝없이 조언을 해주고 칼만의 전투법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된 게 바로 레오였다.

“봤냐! 이게 루메른 최약체의 실력이다! 이 건방진 놈아!”

첼시가 하비든에게 조소를 날리며 약올렸다.

“……최약체는 빼주라.”

칼이 구슬픈 웃음을 터트리는 와중에 하비든이 코웃음을 쳤다.

“루메른에서는 도구에 의지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말하나 보지?”

“물론.”

첼시가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말했다.

“살아남은 게 강한 거니까”

학과 생활 도중은 물론이고 무사히 졸업한 이후 역시 루메른의 학생들을 끊임없는 경쟁과 전투에 내몰린다.

이러한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도구든 전략이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걸 총동원 해야 한다.

첼시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다음은 우리지? 곤죽으로 만들어 줄게.”

연무장에 화염이 걷히고 첼시가 위로 올라갔다.

그 뒤를 따르며 하비든이 코웃음을 쳤다.

***

“레오. 어떻게 될 것 같냐?”

“뭐가?”

“이 싸움 말이야.”

레오 옆에 털썩 앉은 칼이 말했다.

“저 하비든이라는 녀석이 싸가지를 밥 말아 먹은 건 알겠는데. 그래도 실력은 확실해.”

하비든은 북부 지방은 물론이고 대륙 전체에 이름이 높았다.

원래는 올해에 루메른 입학이 유력했던 소년이기도 했다.

“뭐, 실전이라면 첼시가 가볍게 이기겠지만. 제약이 있는 대련은 조금 걱정이 되네.”

첼시는 배틀 메이지다.

배틀 메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사처럼 전방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점.

하지만 그건 다수 대 다수의 싸움에서 일 뿐.

일 대 일 싸움에서는 서로에게 집중을 해야 하는 만큼 난전 때 보다 활약하기 어렵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기사에게는 섣부르게 근접 싸움을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하비든은 지금 당장 루메른에 입학하더라도 기사학과에서 상위권을 차지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비든이 오만불손하게 구는 것도 자신의 실력이 1년 선배들에게 크게 꿀리지 않는다고 자신하기 때문이었다.

칼의 말에 레오가 피식 웃었다.

“첼시가 이겨.”

“그래.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이기느냐지. 괜히 비등비등해졌다가는 기가 살 수도 있잖아?”

기간테스 토벌 사건으로 첼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루메른에 입학도 하지 않은 소년이 그런 첼시와 비등하게 싸우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명성을 얻을 수 있다.

하비든도 그런 계산을 하고 첼시와 대련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괜히 저 녀석이 합동 수업 분위기 흐리면 골치 아플 것 같은데.”

칼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걱정 마. 첼시가 압도적으로 이길 테니까.”

“뭐?”

“실력으로 본다면 저 하비든이란 녀석도 만만치 않아. 그런데 전체적인 역량은 단순히 실력으로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거든?”

레오가 하나- 둘- 셋- 넷- 하며 몸을 풀고 있는 첼시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다 레오와 눈이 마주친 첼시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런 첼시에게 손을 흔들어 준 레오가 말을 이었다.

“어쩌면 기사학과 애들은 긴장해야 할걸?”

“응?”

뜬금없이 기사학과를 언급하는 레오를 보며 칼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충격을 좀 먹을 거야.”

***

“기간테스 토벌로 이름이 높은 첼시 르왈린과 대련을 하게 되다니,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이지. 집에 가서 엄마, 아빠에게 자랑해도 좋아.”

첼시가 훗- 하고 웃으며 지팡이를 고쳐 쥐었다.

그런 첼시를 보며 히죽 웃은 하비든이 오러를 일으켰다.

그걸 본 순간 첼시의 눈이 꿈틀거렸다.

‘영력?’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바람의 정령이 소환되었다.

바람의 정령은 이내 말의 형태가 되었다.

“흐응.”

첼시는 멋들어진 동작으로 바람의 정령에 올라타는 하비든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좋은 거 쓰네?”

“우리 왕가에서 전해지는 아티팩트지.”

하비든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정령을 특정 형태로 구현하는 물건.

까다로운 정령술을 보조하는 물건인 만큼 매우 귀하고 강력했다.

‘정령 기사라. 몰랐던 사실이네.’

하비든에 대해 알고 있던 첼시가 고민했다.

“자, 그럼. 실력 좀 볼까? 첼시 르왈린?”

화악-!

하비든이 엄청난 속도로 첼시를 향해 돌격했다.

손에 쥔 창을 고쳐 쥐고 돌격 찌르기를 하는 하비든을 보며 첼시가 마력을 전개했다.

화악-!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첼시에게 창을 내지르는 하비든.

순간 첼시의 몸이 바람에 흩날린 낙엽처럼 허공에 둥실 떴다.

공격이 비껴나갔다.

돌격하는 속도를 줄인 하비든이 바람의 정령의 고삐를 잡으며 허공에서 내려오는 첼시를 보며 웃었다.

“역시 제법이군. 하지만 마법사가 이 속도에 제대로 대응하긴 쉽지 않을 거다.”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하비든을 바라보던 첼시가 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바람은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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