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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225화 (225/483)

225

레오를 향해 오러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화악-!

목으로 날카로운 창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뒤에서는 절묘한 각도에서 검이 휘둘러지고 있었다.

‘급조된 연계치고는 나쁘지 않네.’

자신을 압박해 오는 아이나와 하비든을 보며 피식 웃었다.

두 사람의 움직임은 확연하게 빨라져 있었다.

‘샤샤가 환수를 소환해 두 사람에게 가호를 내린 건가.’

텁-! 텁-!

“……!”

“……!”

레오가 손을 뻗어 정확하게 아이나와 하비든의 손목을 낚아챘다.

허공에 뜬 채로 붙잡힌 두 사람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응법도 미리 익혀 두는 게 좋을 거야.”

화악-! 쾅-!

“커억?”

“끅?!”

레오가 우악스러운 힘으로 두 사람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우악스러운 힘에 두 사람은 속수무책으로 바닥에 처박혔다.

두 사람을 제압한 레오가 고개를 꺾었다.

화악-!

강력한 저격 마법이 레오의 머리가 있던 곳을 훑고 지나갔다.

모습을 감춘 쥬엔의 저격이었다.

레오가 저격 마법이 날아온 반대 방향을 바라보았다.

‘위치를 들켰어?’

쥬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완벽하게 기척을 죽이고 마나의 잔향을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레오는 쥬엔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완전 괴물이잖…….’

순간 흠칫한 쥬엔이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콰가가가각-!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쥬엔은 위가 허전해진 것을 알아차렸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나무 위가 날아가고 없었다.

‘저격 마법?!’

이를 악문 쥬엔이 다른 장소로 은신하려 했다.

“위치가 발각되었다면 은신을 유지할 게 아니라 빠르게 동료들에게 합류해야지. 혼자 떨어져 있는 마법사보다 상대하기 쉬운 건 없어.”

“……!”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쥬엔이 경악하며 고개를 돌렸다.

‘어느 틈에……!’

파지직-!

레오의 손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파지지지지직!

“꺄아아악!”

라이트닝 마법에 감전당한 쥬엔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였다.

화악-!

루크가 레오를 향해 덤벼들었다.

텁-!

날카롭게 휘둘러지는 검을 붙잡은 레오가 곧바로 주먹을 휘둘렀다.

후웅-!

“……!”

루크가 다급히 팔에 오러를 둘렀다.

뻐억-!

레오의 주먹을 막은 루크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꼈다.

화악-! 풀썩-!

몸이 붕 뜬 루크는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쓰러지고는 몇 번을 뒹굴었다.

‘서툴군. 검술도, 오러를 다루는 능력도.’

루크에게서 시선을 떼고 다시 쥬엔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느새 다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능력은 좋군.’

레오가 피식 웃는 사이 바닥에 쓰러져 있던 아이나와 하비든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파티의 후방에 합류한 쥬엔이 도발하듯 말했다.

“검을 안 뽑아도 우리 정도는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는 것처럼 말 하셨으면서 그렇지도 않은데요?”

“생각보다는 버틸만한 것 같습니다, 레오 선배.”

하비든도 그 말에 동의하듯 웃었다.

“검을 뽑으시는 게 어때요?”

샤샤도 발끈하여 말했다.

레오의 압도적인 힘에 기가 질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만하면 버틸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 전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팔이 부러진 루크도 끙끙- 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전의를 불태우는 다섯을 보며 레오가 피식 웃었다.

“그래?”

스릉-!

검을 뽑는 레오를 보며 수험생들이 긴장했다.

“그럼 나도 본격적으로 움직여 볼까?”

***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검을 뽑자마자 순식간에…….”

아이나, 샤샤, 하비든, 쥬엔, 루크.

다섯이 힘을 합쳐 레오와 맞서 싸울 때만 해도 관중들의 흥분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2학년 최강과 신입생 대표 후보생들의 치열한 전투.

이번 입학시험의 메인 이벤트일 게 분명했다.

하지만 레오가 검을 뽑는 순간, 승부는 순식간에 갈렸다.

대다수 관중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관중석에 있던 아르가 팔짱을 꼈다.

“끝났네.”

아르의 푸른 눈동자는 화면에 잡힌 레오를 담고 있었다.

‘검은 토끼는 계속해서 강해지는구나.’

반년 전, 아조니아 입학시험 때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강함이다.

물론 아르 역시 그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졌다.

오직 하나.

레오를 따라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미친 듯이 훈련한 결과였다.

반년 만에 다시 만난 레오의 저력은 그때와 변함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수인들이 가진 특유의 전투광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꼬리가 뻣뻣하게 섰고 귀가 쫑긋거렸다.

흥분감에 도취 된 아르가 몸을 떨었다.

“끄으으-! 검은 토끼를 만난 건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야!”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쫓아야 할 목표.

강해져야 할 이유.

아르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바로 레오였다.

“좋아! 입학시험이 끝나면 당장 치고박고 뒹굴어야지!”

못 참겠다는 듯 방방 뛰는 아르의 말을 들은 에이란이 어깨를 흠칫했다.

“뒤, 뒹굴어?”

“너 또 무슨 이상한 상상을 하는 거야?”

“아, 아닌데요! 아무 상상도 안 했는데요?!”

화들짝 놀라는 친구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은 루니아가 레오를 바라보았다.

‘레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애초부터 전력의 차이는 명백했다.

‘유망한 후배들의 기를 꺾으려고?’

선후배 관계라 해도 고작 1, 2살 차이.

레오를 상대하는 그들로서는 절망에 가까운 감정이 들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마음이 꺾이는 것이다.

‘올해 루메른 1학년들은 어쩌면 그저 그런 세대로 남을지도 모르겠네.’

***

비틀-!

아이나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중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였다.

‘괴물이야.’

하지만 아이나의 눈에는 절망감이 가득했다.

어떻게든 눈앞의 남자에게 인정받아야 했다.

그래야 검성의 진정한 후계자로서 복수를 할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레오는 전혀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력으로라도 보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었다.

말 그대로 압도적.

화륵-!

레오의 손에서 마력이 휘몰아쳤다.

“윽!”

아이나가 다급히 오러 아머를 전개했다.

콰앙!

폭발과 함께 맥없이 튕겨 나갔다.

“으…… 완전 사기잖아.”

바닥에 쓰러진 쥬엔이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검술, 마법, 소환술. 전부 괴물 수준이라니……!”

그들의 눈에 비친 레오는 결점이 없는 완전체였다.

파고들 틈이 없다.

그 사실은 절망감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끝이야? 그러면 끝내도록 할까?”

냉정하게 말한 레오가 손을 들어 올렸다.

아이나, 샤샤, 하비든, 쥬엔이 체념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부스럭-

“아직…… 아직이에요.”

루크가 몸을 일으켰다.

다섯 사람 중 가장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실력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루크는 어떻게든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끈질기게 레오에게 덤벼들었다.

쓰러져도 몇 번이고 일어나 레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니 가장 상태가 처참할 수밖에 없었다.

거친 숨을 몰아쉴 때마다 쉑- 쉑-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싸울 수 있어요.”

검을 다잡는 루크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넌 진즉에 한계에 도달했어. 더 이상 무리하면 탈진으로 죽을 수도 있어.”

레오의 말대로였다.

오러는 이미 오래전 바닥났고 육체에 입은 타격은 크다.

체력이 역시 한계에 다다랐다.

오직 정신력만을 이용해 몸을 일으킨 것이다.

“너희는 모두 뛰어나.”

레오는 덤덤하게 말했다.

“이번 싸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입학할 수도 있을 거야. 탈락한다고 해도 너희 수준이라면 내년에 얼마든지 합격하겠지. 그저 운이 조금 안 좋았을 뿐이야.”

레오의 말대로 그들은 얼마든지 합격할 만한 실력자들이다.

레오의 부드러운 다독임에 마음이 풀렸다.

반대로 아이나는 이를 악물었다.

입학이 목적이 아닌 그녀에게 이런 위로는 전혀 필요 없었다.

그저 절망감을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루크는…….

“포기를 안 하는군.”

레오는 아직도 자신과 맞서려는 루크를 바라보았다.

다른 네 사람에 비하면 정말 약하다.

하지만 가장 끈질기다.

“왜 포기하지 않는 거야?”

“저에게는 지금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거든요.”

압도적인 절망감을 느끼고 넘을 수 없는 실력 차이를 뼈저리게 체감했다.

지금 자신의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건 누구보다 루크가 가장 잘 안다.

그렇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 루메른에 입학할 수 없을 거야. 그럼 다시는 레오 씨를 만날 수 없겠지.’

루크에게 레오는 선망의 대상이다.

자신과 몇 살 차이 나지 않음에도 이야기 속의 영웅과 같은 위대한 업적을 몇 번이고 이룬 사람이었다.

‘알고 싶어. 레오씨를 상대로 내가 얼마나 더 싸울 수 있을지.’

루크가 검을 다잡고 웃었다.

“한계를 뛰어넘는 건…… 루메른의 교훈이라면서요.”

그 웃음을 본 레오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조금…… 아니, 많이 놀랐다.

불가능한 일에 어리석게 매달리면서 저렇게 웃을 수 있는 누군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넌 영웅이 되고 싶어?”

“……네.”

“왜?”

“많은 사람을 돕고 싶어서요.”

“왜 돕고 싶은데?”

레오의 물음에 루크가 얼굴을 붉혔다.

머뭇거리던 루크가 대답했다.

“그야…… 그런 영웅이 되면 멋있으니까요.”

어색하게 웃는 루크를 보며 지켜보던 이들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어이가 없는 이유로 영웅이 되고 싶다니?

“멋있으니까?”

레오가 웃음을 터트리자 루크는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많은 사람을 구하고 싶다는 건 너무도 원대한 이상이다.

그런 원대한 꿈을 꾸는 이유가 멋있기 때문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레오는 비웃지 않았다.

레오는 세상이 위기에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세계의 멸망에 맞서 싸운 어리석은 자도 알고 있으니까.

‘위기에 빠졌으면 당연히 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위대하면서도 어처구니없는 여정에 참여한 게 바로 자신이었다.

“이름은?”

“루크 엘다인데요.”

“기억해두지.”

레오의 말에 루크가 눈을 크게 떴다.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레오가 검을 루크에게 겨누었다.

고오오오오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기세가 휘몰아쳤다.

루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검을 고쳐 쥐었다.

그런 루크를 보고 피식 웃은 레오의 눈이 번뜩였다.

콰득-!

레오의 검격이 루크를 향해 내리꽂혔다.

검이 부러진 루크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끝까지 꺾이지 않고 맞서 싸운 후배를 보며 레오는 피식 웃었다.

쩌저적-

어느새 세계의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시험 종료군.”

공략되지 않은 히어로 레코드는 외부의 의지에 의해 닫힐 수 있다.

검을 꽂아 넣은 레오는 멍한 표정으로 자신과 루크를 바라보는 네 사람에게 말했다.

“그럼 학교에서 보자, 후배들.”

레오가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시험 시간까지 예상한 거야?’

아이나는 이를 악물었다.

‘결국 봐줬다는 거잖아!’

그런데도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녀의 시선이 레오 앞에 기절한 루크에게 향했다.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저 소년이 레오의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어째서?’

그런 의문과 함께 밝은 빛이 시야를 덮쳤다.

“흥. 봐줬군.”

할린드는 코웃음을 치며 중얼거렸다.

“그러네요. 시험 기간까지 예상했다니. 후후! 역시 소환학과의 미래!”

“유라 선배. 헛소리를 하시는군요. 레오 학생은 마법학과의 미래입니다.”

“어쭈? 반항이야?”

“반항이 아니라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만? 유라 선배에게는 제 설명이 어려운 모양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유라 선배의 눈높이에 맞춰…….”

“반항이 아니라 싸움을 거는 거네.”

유라가 흉악하게 웃으며 렌의 멱살을 쥐었다.

할린드는 턱짓하며 싸늘하게 말했다.

“처리해.”

다른 교수들이 두 사람을 제압했다.

무려 루메른 교수들이 한쪽에서 의자를 들고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진풍경을 연출시킨 할린드는 레오와 맞선 다섯 명의 자료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어쨌든 레오가 다섯 사람을 봐준 건 사실입니다.”

“그래. 그런데 저렇게 철저하게 짓밟았는데 시험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도 웃기긴 하겠군.”

할린드는 심드렁한 얼굴로 마지막 장을 펼쳤다.

루크의 사진이 있었다.

“세드젠이라면 훌륭하다며 좋아했을지도 모르겠군.”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야말로 세드젠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가치 중 하나였다.

물론 할린드에게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사항이다.

“이 수험생은 어떻게 할까요?”

아인이 물었다.

아이나, 샤샤, 하비든, 쥬엔이 무조건적 합격이라면 루크는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었다.

그가 레오를 상대로 어느 정도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건 같이 파티를 맺은 네 사람의 영향이 컸다.

“자네가 보기에는?”

“……미숙합니다. 검술도 다른 후보생들에 비해 조잡하고 오러를 다루는 기술도 부족합니다.”

아인은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재능은 확실합니다.”

그 말에 할린드가 턱을 괴었다.

책상을 몇 번 두드리던 할린드가 루크의 사진 위에 세모를 그렸다.

보류라는 의미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할린드가 시험장을 떠났다.

그 모습을 보며 아인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신입생들이 전멸하는 사태는 면했군.’

당장에 시험을 통과한 건 고작 53명뿐.

수천 명의 학생 중 53명만 살아남은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류 학생은 무려 724명이나 되었다.

‘옥석은 교수 회의에서 가려지겠지.’

그때는 세드젠도 포함될 것이다.

희비가 엇갈리는 수험생들을 바라보던 아인이 한숨을 쉬었다.

‘부디 2학년들에게 움츠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군.’

***

영웅의 세계에 균열이 일고 있었다.

이미 수험생들과 2학년들은 모두 원래의 세계로 귀환했다.

하지만 레오는 혼자서 덩그러니 서 있었다.

‘뭐지?’

그런 의문을 느끼던 레오는 고요한 숲을 둘러보았다.

몬스터의 기척이 없다.

마치 숲이 숨을 죽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미간을 찌푸리던 레오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허공에 떠있는 거대한 검붉은색 눈동자와 마주했다.

레오는 심장이 얼어붙는 걸 느꼈다.

검붉은색 눈에서 느껴지는 힘은 미약했다.

힘이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명백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눈동자에 깃든 의식이 무엇인지 파악한 순간.

화악-!

레오의 밝은 시야가 덮쳤다.

어느새 레오는 시험장 한복판에 서 있었다.

레오는 굳은 채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레오?”

칼이 의아한 얼굴로 다가왔다.

“무슨 일 있어? 식은땀을 왜 그렇게 흘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턱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방금 검붉은색 눈동자.

‘그건 분명…… 에레보스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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