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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365화 (36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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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실습.

거기에 영웅 던전 탐색이라는 말에 1학년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와! 아직 1학기인데 임무 실습이래!”

“게다가 방금 할린드 교수님께서 영웅 던전 탐색이라고 했지?”

“공략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거야?”

“완전 최고잖아!”

들뜬 반응을 보이는 1학년들.

1학년들과 달리 2학년들은 의아함을 느꼈다.

‘수백 명의 인원이 영웅 던전을 탐색한다고?’

불가능한 일이다.

영웅 던전이라 함은 히어로 레코드의 폭주로 인해 만들어진 영웅의 세계를 의미한다.

영웅 던전이 발견될 때면 영웅 사관 학교에서 곧바로 영웅 던전을 공략하는 만큼 영웅 던전의 숫자는 적다.

그런 영웅 던전을 1, 2학년들이 함께 탐색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수백 명이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영웅 던전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영웅 던전은 영웅 사관 학교 1, 2학년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던전이 아니다.

2학년 전체가 의문을 느끼는 사이.

1학년 중에서도 몇몇 학생은 이상함을 느꼈다.

그중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할린드 교수님! 질문 있습니다!”

클로에의 멘티, 베티 마르스테가 손을 번쩍 들었다.

베티는 쥬엔에 이어 마법학과 2등인 우등생이었다.

“뭐냐, 베티 마르스테.”

“영웅 던전 탐색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건가요? 2학년 선배님들과 1학년 전체가 영웅 던전을 공략하는 건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또랑또랑하게 묻는 베티를 보며 들떠 있던 1학년들이 멈칫했다.

베티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그랬다.

학생들이 할린드를 바라보았다.

“나쁘지 않은 질문이군. 베티 마르스테. 5점을 주도록 하지.”

다른 학생들처럼 들뜨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여 질문을 한 것을 할린드가 높게 평가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곧이곧대로 영웅 던전 공략이라고 생각하는 녀석이 대부분이라니. 실망스럽군.”

할린드의 싸늘한 목소리에 1학년들이 움찔 몸을 떨었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경색된 가운데 할린드가 입을 열었다.

“이번 던전 탐사는 영웅 던전의 공략이 아닌 영웅 던전을 찾는 일이다.”

듀란이 손을 들어 올렸다.

“말해라, 듀란 모이라.”

“의뢰자가 있는 임무입니까?”

“없다.”

“그렇다면 어딘가 영웅 던전의 존재를 은폐하고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겁니까?”

“그래.”

듀란의 말에 1학년들이 놀라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칼 때문에 맨 앞에 나와 있던 쥬엔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작게 물었다.

“왜 듀란 선배님에게는 발표 점수가 없나요?”

“야. 저 정도 대답은 1학년들이 해야 점수를 받는 거지. 2학년이 저런 대답하고 할린드 교수님에게 점수 받으면 창피한 줄 알아야 해.”

머리를 박은 채로 끙끙거리는 칼의 대답에 쥬엔이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그러면 칼 선배님이 대답하면 좋잖아요? 교수님들이야 점수 주든 말든 질문을 좋아하실 텐데.”

“점수도 안 되는 일에 할린드 교수님에게 관심 끌 이유가 어디 있어.”

“넌 점수 때문에 질문에 대답을 하나 보지? 칼 토마스.”

“히익!?”

위에서 들려온 싸늘한 목소리에 칼이 비명을 내질렀다.

할린드는 그런 제자에게 더욱 가혹한 형별을 내렸다.

“쥬엔 토르비나.”

“네! 할린드 교수님!”

“서 있기 불편할 텐데 그 바보 위에 앉아라.”

“넵!”

쥬엔은 냉큼 칼의 허리 위에 앉았다.

“끄어어어어!”

“깃털처럼 가볍죠?”

쥬엔이 생긋 웃으며 묻자 칼이 소리쳤다.

“엄청 무거워!”

그 말에 울컥한 쥬엔이 방방 뛰었다.

칼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

“영웅 던전은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할린드가 뚜벅- 뚜벅- 학생들 앞으로 걸어와 섰다.

“불안정한 히어로 레코드의 폭주로 생성된 비정상적인 영웅의 세계. 영웅 던전은 도중에 탈출도 불가능하지. 자칫 잘못하다가 공략에 실패라도 하는 날에는 그대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너희 선배 중 그렇게 목숨을 잃은 학생들도 부지기수다.”

할린드의 말에 들떠 있던 1학년들이 멈칫했다.

그런 1학년들을 바라보며 할린드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 공략 보상을 운운한 놈들은 주제 파악을 해라. 그따위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학교생활을 해서 개죽음당할 거면 당장 루메른을 때려치워라.”

할린드의 말에 대부분 1학년이 고개를 푹 숙였다.

루메른 학생들은 2학년이 되면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나선다.

2학년까지는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의뢰들이다.

하지만 3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위험한 임무를 맡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중 영웅 던전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다.

루메른에서는 우수한 학생들로 구성된 전문적인 영웅 던전 공략 파티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선별된 학생들조차 영웅 던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실제로 매년 루메른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영웅 사관 학생들이 영웅 던전 공략에 실패하여 목숨을 잃는다.

결코 가볍게 언급해서는 안 될 주제이기도 했다.

1학년들에 엄중하게 말한 할린드의 뒤를 이어 멜이 말했다.

“영웅 던전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공략 때 위험도가 높기 때문만이 아니에요. 여러분도 알겠지만, 영웅 던전을 오래 방치하게 되면 영웅 던전이 현실을 침식하게 됩니다.”

평소에 부드러운 인상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멜이지만, 오늘만큼은 엄숙했다.

히어로 레코드의 기록은 영웅이 시련을 이겨내는 이야기.

영웅에게 닥친 다양한 위기 중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위험들만이 ‘시련’이라 이름 붙는다.

영웅 던전의 방치는 곧 세계를 위협했던 위기가 다시 한번 현실에 이루어진다는 걸 의미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영웅 던전이 발견되면 그 사실을 은폐하는 국가는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웅 던전이 공략된다면 히어로 레코드는 영웅 사관 학교에 귀속된다.

인간의 영웅이라면 루메른에.

엘프의 영웅이라면 세이룬에.

수인과 드워프의 영웅이라면 아조니아와 데미안에.

드래곤의 것이라면 드래고니아에서 회수 해간다.

3000년 전.

개벽의 영웅들에 의하여 맺어진 개벽의 맹약.

영웅 사관 학교와 드래고니아는 히어로 레코드를 관리하지만, 결코 독점하지 않는다.

오로지 히어로 레코드를 세계를 위해 영웅을 육성하는 데만 사용 된다.

그렇지 않았다면 세계는 일찍이 혼란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히어로 레코드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사용한다면 얼마든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렇기에 영웅 던전은 세력 간의 정세를 급변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기도 했다.

강력한 공략 보상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약소국이 순식간에 강대국의 지위를 갖는 것도 결코 불가능은 아니었다.

혹은 강력한 권력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그러한 탐욕을 이루기 위해 영웅 던전을 독점하고 은폐하려는 세력은 얼마든지 있다.

그로 인해 나라가 멸망하고 더 나아가서는 과거의 위기가 세계에 재현된 역사도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러한 과오는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그걸 막는 것 역시 영웅 사관 학교의 임무랍니다.”

멜의 말에 셀리아가 손을 들었다.

“영웅 던전을 은폐하고 있는 게 확실한가요?”

“확신할 수는 없어요. 다만 그 나라에서 의심스러운 이상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건 확실해요. 여러분의 이번 임무 실습은 영웅 던전 은폐 의혹을 사고 있는 나라로 가서 영웅 던전을 찾아내고 루메른에 보고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나라가 어딘가요?”

셀리아의 질문에 할린드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대륙 남부 중앙에 있는 나라. 알레함이다.”

***

알레함.

대륙 남부에 펼쳐진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있는 나라였다.

나라의 역사는 2000년.

상당히 긴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였으며 토지 역시 광활했다.

과거에는 남부의 많은 땅을 지배했던 강대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륙 남부의 빈국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광활한 토지는 대부분 사막으로 쓸모없었으며 인구도 적다.

“2000년이나 되는 역사를 가졌지만 500년 전에 쇠락한 후 엄청나게 가난한 나라가 됐어.”

클로에가 말했다.

“너 용케 잘 알고 있다?”

칼이 감탄하며 말하자 클로에가 빙긋 웃었다.

“전에 책에서 본 적 있어.”

클로에가 탐독하는 책은 마도서뿐만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클로에는 지식욕이 굉장히 강한 소녀였다.

“알레함에는 세 가지의 특이사항이 있어.”

클로에가 말을 이었다.

“첫 번째는 알레함 영토에는 마물의 숲이 포함되어 있어.”

“마물의 숲, 추억이네~”

첼시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마물의 숲.

레오를 포함한 셀리아, 첼시, 아바드 등 2학년 대륙 서부 입학생들의 입학시험 과제이기도 했다.

“레오 선배님은 입학식에서도 활약이 남달랐다고 들었는데요.”

쥬엔이 눈을 빛냈다.

“어땠나요?”

“어땠긴! 최고였지!”

첼시가 팔짱을 끼며 훗- 하고 웃었다.

“아바드 오라버니랑 셀리아가 힘을 합쳐서 간신히 쓰러트린 괴물을 오러도 사용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막아냈었다고!”

“오러도 사용하지 않고요?”

루크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셀리아의 멘티로 옆에 앉아 있던 아이나의 눈도 꿈틀거렸다.

같은 셀리아의 멘티인 마르티나가 감탄하며 대답했다.

“저도 셀리아 아가씨께 그때 도련님의 활약상을 많이 들어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자세한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줄테니까 지금은 회의에 집중해.”

레오의 말에 학생들이 다시 클로에에게 집중했다.

현재 레오가 있는 곳은 중앙 도서관에 붙은 개별 공부실이었다.

이곳은 단체공부나 중요 회의 등을 위해 방음 설비가 잘 되어 있었다.

방 안에는 2학년 레오, 클로에, 셀리아, 첼시, 칼.

그리고 그들의 멘티인 루크, 베티, 아이나, 마르티나, 쥬엔.

이렇게 총 열 사람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는 김에 임무 실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자는 레오의 제안에 따라 같이 오게 되었다.

“두 번째는 영웅이 탄생하지 않는 나라라는 점이야. 벌써 500년이나 됐어.”

영웅은 매우 드문 존재다.

영웅 사관 학교를 무사히 졸업한다고 해도 모두 영웅이 되는 건 아니다.

그중에는 한 학년 전체가 히어로 레코드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수없이 긴 시간 동안 히어로 레코드에 수많은 영웅의 이름이 축적되어 많아 보이는 것일 뿐.

매우 드문 존재였다.

하지만 알레함의 특이한 점은 단순히 영웅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루메른 입학생 조차 500년 동안 전무하데.”

영웅 후보생조차 탄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혀를 내두를 때였다.

“세 번째 특이사항으로는.”

클로에가 눈을 깜빡였다.

“개벽의 용, 로디아님이 탄생한 곳이야.”

개벽의 용, 로디아.

3000년 전 드래곤 로드로서 5000년 전.

지혜의 왕 리시나스가 그러했듯 개벽의 영웅들을 모아 재앙의 재림에 대응했던 위대한 드래곤 로드의 이름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특이사항은 이게 전부야.”

클로에의 말에 레오가 턱을 괴었다.

“개벽의 용이랑 관련되어 특별한 점은 있어?”

“딱히. 아, 로디아님이 남긴 비밀 서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설이 있기는 해.”

“흠.”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녀석도 나랑 리시나스랑 관련 된 뭔가 이상한 걸 써서 남겨놓진 않았겠지?’

이미 세이룬에게 당한 전적이 있는 레오로서는 로디아도 충분히 의심스러웠다.

그때 칼이 훗- 웃으며 말했다.

“나도 알레함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 있는데.”

칼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칼에게 꽂혔다.

“뭔데?”

클로에가 흥미를 드러내며 묻자 칼이 씩 웃었다.

“쾌락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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