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05화 (105/294)

< 한인 애국단 (3) >

일대가 조용해졌다.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아지트에 모인 일동이 침묵을 선택했으니까.

“이 건물에 있는 이들은 미주 지역에서 제일가는 행동파 교민들이라던데...”

엄밀히 따지면 과격 무장 독립 세력이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너무 부정적인 것 같으니 단어를 살짝 순화해서 표현했다.

“반갑군.”

“...”

“...”

너무 긴장한 탓일까?

애국단 일원들은 내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다들 입에 자물쇠를 하나씩 달아놓기라도 한 것처럼 조용하군. 거기 사람 있는가?”

다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다.

쯧.

저리 얼어붙으면 어떡해.

순발력이 그리 없어서야 어디 쓸꼬.

“저, 전하. 소인들의 인사부터 받으시옵소서.”

형제로 추정되는 이들 중, 좀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 남자가 이들을 대표해 큰절을 했다.

이에 질세라.

다른 이들도 그의 행동을 따라하며, 내게 인사를 했다.

“전하를 이리 빨리 뵙게 될 줄은 몰랐나이다. 무엇보다 저희를 만나기 위해 이리 직접 행차해주시다니. 감개가 무량하옵니다...”

안경을 낀 채, 생활한복 같은 복장을 한 이가 살짝 고개를 들며 대표로 내게 인사말을 건넸다.

보아하니 이 단체의 수장 같다.

“일어나게.”

“...”

“다리에 힘이 빠졌다면 고개라도 들게나.”

열 명이 채 안 되는 무리 중 일부 아는 얼굴이 있다.

그제 인사했던 이위종은 일단 스킵.

그다음 아는 인물의 이름을 부르며 시선을 교환했다.

“장인환.”

“예! 저, 전하.”

“전명운.”

“네! 마, 말씀하십시오.”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둘은 찔리는 것이 있는지 잔뜩 움츠렸다.

“여기 두 사람은 전에도 나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은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둘은 손사래를 치며 이 단체에 가입한 이유를 변명해댔다.

“아이고. 전하. 저는 그저 아무 생각도 없이 새로운 교민단체가 생겼다고 해서 이곳에 잠시 들렸을 뿐입니다.”

“마, 맞습니다. 저 또한 장 선생의 주장과 비슷합니다. 소, 소인들의 주장을 믿어주십시오.”

다른 한인 애국단 회원들은 마치 배신자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자기들만 살겠다고 꼬리 자르기를 하냐는 눈빛이다.

이에 나는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들기며 활짝 웃었다.

“내 자네들을 구박하러 온 것은 아닐세. 그러니 너무 떨지 말게나.”

나는 그 즉시 두 사람과 다른 애국단 회원들 사이로 이동했다.

장인환과 전명운을 심리적으로 분리시키기 위해서다.

“여기 있는 여섯 사람은 오늘 처음 보는데, 각자 소개 좀 해주겠는가?”

김창수

안명근

안중근

이재명

김정익

이동수

이렇게 오늘 처음 만나는 여섯 인물과 통성명을 했다.

“안 장군.”

“예, 전하.”

나는 그중 안중근을 바라보며, 그의 이력 중 하나를 거론했다.

“이범윤 장군 밑에서 의병들을 지휘했었다고?”

“예, 그렇습니다.”

“어째 말투나 행동이 군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딱 내 예상대로구먼.”

안중근은 굉장히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마치 일 년 전 이범윤을 그대로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한인 애국단의 수장인 김창수에게로 다시금 시선을 돌렸다.

“아! 자네들이 아까 나누던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살짝 엿들었는데... 좀 더 자세히 알려줄 수 있는가?”

나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아지트에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이에, 김창수는 주먹을 꽉 쥐며 입을 열었다.

“저희는 내년 2월에 이토를 암살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혹시 평양 순방 도중에 거사를 일으킬 생각인가?”

“예. 그렇습니다.”

나는 잠시 턱을 괴며 턱수염을 만졌다.

이후 이 방에 모인 인물들의 면면을 쓱-훑었다.

다들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모두 내 입에서 통이라는 단어가 나오길 고대하는 것 같았다.

‘여기 모인 애국지사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신념이 확고한 자들이다. 같은 선상에 놓기 정말 죄송하지만 현대에서 보았던 확신범들보다도 더 강해 보이는군.’

정치, 종교 등 사상의 확신이 결정적인 동기가 되는 범죄를 확신범이라 한다.

현대의 확신범들은 무고한 민간인을 주로 노렸다.

하지만 여기 있는 애국지사들은 조선 신민을 수탈하는 일본 제국의 고위층과 부역자들을 표적으로 삼고자 했다.

어찌 보면 더욱더 어려운 길을 가고자 한 것.

그만큼 엄청나게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일제의 고위층들이 우리 조선인을 얼마나 수탈하고 있는지는 나 또한 잘 알고 있네. 이토는 그런 이리 같은 놈들의 수괴지. 자네들이 첫 표적으로 삼을만하다고 생각하네.”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현대에 박병준으로 살며 심화 과제로 20세기 초반 세계에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정보를 취합한 경험이 있다.

그때 느꼈던 것은 독립운동가들은 한번 정하면 끝을 본다는 거다.

좋은 말로 말하면 끈기.

나쁜 말로 말하면 독선.

이들 앞에서 ‘세계의 명분을 얻기 위해 한 일 년 정도만 참아주면 안 되겠니?’라고 말한다?

참 잘도 먹히겠다.

‘내게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리되면 통제하기 더 어려워지겠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명분 타령하며 외교론자들에게 설득하듯 이자들을 설득하면 안 된다.

특단의 수가 필요했다.

“흠...”

일단은 시간 끌기.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 이유는 딱히 말하지 않았다.

“의왕 전하?”

김창수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모양이다.

역시.

대표는 대표네.

‘이자도 자세히 보면, 자라나는 정치인 꿈나무 같네.’

권력욕도 좀 있어 보이고.

눈치도 좀 있고.

“혹 저희 계획에 궁금하신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의도는 잘 알겠는데 말이야.”

계속해 취지는 공감한다는 자세를 취했지만 말을 끌었다.

“뭐, 거슬리는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닐세. 아! 자네. 방금 궁금하면 물어보라고 내게 말했었나?”

“예, 그랬습니다.”

“그렇다면 내 질문을 던져보겠네. 자네 계획에서...”

“예. 말씀하십시오.”

“이토를 암살할 때, 어떤 무기를 사용할 참인가?”

“그야 당연히...”

김창수는 천천히 자신의 안주머니에서 권총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는 날 위협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권총을 내게로 넘겼다.

나는 재빨리 탄창 안에 총알이 장전되어있나부터 살폈다.

잘못해다가 오발이라도 나면 큰일나니까.

다행히도 김창수가 넘긴 권총은 총알이 하나도 없는 빈 깡통이었다.

“흠. 자네들.”

나는 권총을 이리저리 살피며 무심한 듯이 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순행에 나의 형님께서도 동행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나?”

“예. 그렇습니다.”

일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예?”

“폐하께서 함께 순행을 떠나신다고요?”

“그래.”

다만 몇몇은 아직 그 내용까진 전해 듣지 못했는지, 혹은 이를 까먹었는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어댔다.

나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두 그룹을 번갈아 바라보며 계속해서 다음 말을 내뱉었다.

“이토는 분명 가까이서 형님을 모시며 이동할 것이네. 그래야만이 순행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네.”

나는 권총을 손에 쥔 채 걸었다.

이위종 근처로 향했는데, 빈 권총인 것을 알고 있는데도 이위종은 계속 내 오른손에 집중하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토는 이렇게 가까이서 형님을 모실 것일세.”

이위종 근처로 다가선 후, 이토가 취할 행동을 예상해보았다.

그대로 따라 하다가 김창수를 불렀다.

“자, 자네가 한번 방금 전 내 행동을 따라 해보게.”

“아? 예, 예.”

김창수는 뭘 시키려고 하는 것이야 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뒷걸음질 쳤다.

“자네 둘 이리로 오게.”

옆에서 구경하던 전명운과 장인환을 불렀다.

둘에게 ‘너희는 이제부터 일본 보안요원이야.’말하며 김창수를 호위하라 명했다.

전명운과 장인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저희가 왜 일본군입니까?’살짝 반발하다가 이내 내 명령에 복종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네들은 어느 정도 거리에서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나? 나라면 50피트(15m) 안에는 수상한 이가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일세. 이토도 생각이 있다면 그러겠지?”

“...”

“...”

“하지만 천운이 따라서 30피트(9m) 사이까지 접근했다고 치세. 그럼 딱 이정도 거리겠군.”

나는 하던 말을 마치고 재빨리 권총을 꺼낸 후, 장전하는 자세를 취했다.

총알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내 행동에 놀란 김창수가 급히 몸을 숙였다.

“여기서 총을 빼 들고 만약 이토를 겨누었는데... 이토가 김 대표의 반응과는 다르게 형님 뒤로 숨는다면 어찌할 생각인가?”

이에 이 자리에 모인 애국단 일원이 알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지금 나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아, 알겠네. 또 한 번 천운이 따라 형님 뒤에 이토가 숨지 않았다 내 양보하겠네. 그렇다면 그 가운데 이 정도 거리에서 만약 방아쇠를 당긴다면? 제대로 이토에 심장에 꽂힌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오발이라도 난다면 어찌 되지?”

빵야-

비어 있었지만 마치 실제로 반동이 있었다는 듯, 오른손에 쥐고 있던 총 시위를 거칠게 움직였다.

이에.

따로 상의는 하지 않았지만, 이위종이 총에 맞은 척을 하며 제 가슴을 부여잡았다.

이위종은 이번 역할극에서 순종의 역할을 맡았기에 나는 이 기회를 살려서 하고 싶은 말을 해댔다.

“자칫, 형님 가슴팍에... 자네들이 쏜 총알이 박힐 수도 있다는 말이로군.”

최악의 가정이긴 하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거든.

“진짜로 이 계획을 승인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말해보게 안 장군.”

“...”

“말해보게 김 대표.”

김창수는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본인이 생각해도 아니라 본 것이겠지.

“생각이 짧았습니다. 의왕 전하.”

“그렇지?”

내 앞에 있는 자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너무 셌다.

그랬기에 나는 어중간한 명분 타령을 하기보다는 형님의 안전을 핑계 삼아 이번 거사를 거절했다.

‘여기 있는 이들의 상당수는 내 형님인 이척을 대한제국의 황제로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시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고종을 진정한 황제라 생각한다.

이척은 일본 놈의 손에 의해 황제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님을 암살하고자 하지는 않을 거다.

형님은 고종의 적법한 후계 1순위니까.

적통 왕자는 오직 이척 형님뿐이지 않은가?

나는 형님의 안위를 계속하여 강조하며, 이번 거사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툴툴댔다.

“이것 말고도 지적할 것이 많네. 나를 따라오게.”

* * *

이어서 자리를 옮겼다.

평양의 건물들이 즐비한 방으로 들어선 후, 나는 짚으로 만들어진 사람 모형 하나를 가운데 배치했다.

“이토의 순행 경로가 대중에게 알려졌긴 하나 세부 경로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하나는 알고 있네. 이토는 기차를 타고 평양에 들릴 것이네. 아, 그래. 여기 보이는 평양 중앙역에서... 모습을 보이겠군.”

나는 또다시 만약을 가정했다.

“형님 없이 순방을 떠난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만, 일단 넘어가자고. 이토 이 녀석만 평양에 나타난다 생각하고 평양역에서 이놈을 저격한다 가정해보세. 자, 여기서 그대들에게 질문.”

나는 애국단 일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토를 저격한 후, 우리 애국단 요원의 탈출로는 어디로 정했나? 더불어 탈출 수단은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

“...”

조용하다.

그럴 수밖에.

생각해둔 것이 없을 테니까.

“설마 따로 세워두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

“그, 그럴 리가요.”

전명운과 장인환은 살짝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김창수를 바라보았다.

뭐, 한마디라도 하라는 표정이다.

‘자기들도 스티븐슨 저격하겠다고 큰소리쳤을 때, 아무 생각도 없었으면서...’

나는 속으로 이리 생각하며 김창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김창수는 끝끝내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역시 딱히 생각해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인이 이 임무를 맡기로 했습니다.”

“아? 그래?”

나는 안중근을 바라보며 물었다.

“안 장군은 탈출 경로가 머릿속에 그려지나? 내게 설명해줄 수 있겠나?”

안중근은 크게 한숨을 쉰 후, 내게 사실 그대도 고백했다.

“소인은 이토를 저격한 후, 항복할 생각이었습니다.”

“어째서지? 혹시, 이토의 저격 이유를 외신 기자들 앞에서 설명하기 위해서인가?”

“예. 그렇습니다.”

나는 살짝 기가 찬 표정을 지어댔다.

“순진하군. 그들이 자네에게 그런 기회를 줄 것으로 믿나? 선동과 날조를 밥 먹듯 하는 일본 놈들이?”

김창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 심문 과정에서 변호사가 입회했던가?”

김창수는 치하포 사건으로 한번 취조당한 것이 있다.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일본의 사법 시스템의 현실을 애국단 일원들 앞에서 고했다.

“그들은 아주 모질게 고문할 것이네. 한 인물의 이름이 나올 때까지 계속 자네를 괴롭히겠지.”

안중근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내게 물었다.

“한 인물의 이름이라면...”

“누구긴. 나지.”

침착했던 안중근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들은 나를 죽이고 싶어서 안달이 났네. 아! 자네가 만약 나라고 실토를 한다면 이때겠다 싶어 자객을 보내겠군. 복수라는 좋은 명분도 있겠다 아주 대놓고 행동할 것이네.”

“저, 전하.”

애국단 일원은 마치 못 들을 것을 들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엎드렸다.

에이 왜 그래.

진짜로 이를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

“아무튼 실망이군. 특히나 안 장군과 김 대표에게 실망이 크네.”

나는 안중근을 바라보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어째서 그대는 하나뿐인 목숨을 함부로 버릴 생각을 했는가? 설마 대한의 독립 때문에?”

나는 꿈틀거리는 안중근의 입을 보며 빠르게 다음 말을 해댔다.

“그 심정은 이해 가나 자네가 살면서 이토를 죽일 방법도 충분히 존재하네.”

“...”

“분명 그 길은 있을 것일세. 너무 성급하게 목숨을 버리려고 하지 말게.”

나는 김창수를 바라보며 실망의 눈빛을 쏘아댔다.

“자네도야. 내게 이토 암살 계획을 고하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려 잔뜩 기대했는데 말이야.”

숨을 한 번 쉬고 천천히 끊어 말했다.

“엉성하고.”

“...”

“아마추어 같으며.”

“...”

“마치 일본 놈들이 짠듯한 계획 같군. 내 처음이니 그냥 넘어가는 것이지 다음에도 이따위 계획을 짜오면 성을 낼 것일세.”

김창수의 입술이 꿈틀거렸다.

다른 말은 몰라도 일본 놈들이 짠 계획 같다는 말에 흥분한 거다.

나는 이에 그 이유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했다.

“일본 놈들은 예부터 사람 귀한 줄을 몰랐네. 러일전쟁 때 덴노 헤이카 반자이를 외치며 닥치고 돌격하는 게 그놈들 전술이지. 그거 알고 보면 자살 공격이네. 자네들. 그게 진짜 전술이라고 생각하나?”

내 말에 반대하려면 일본군을 칭찬해야 한다.

일본을 혐오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이 정도면 가불기지.

“목숨은 함부로 쓰면 안 되네. 더욱이 인재 하나하나가 귀한 우리는 누구보다도 동료들을 아껴야 하네.”

나는 실망했다는 티를 팍팍 냈다.

이에.

“전하.”

안중근이 반응했다.

“전하께서는 여기 있는 누구보다 영민하십니다. 여기 있는 건물 모형이나 사진들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팔짱을 끼며 몸을 살짝 벽에 기댔다.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냐는 무언의 행동이었는데, 안중근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부디 저희에게 가르침을 내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 한인 애국단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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