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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10화 (110/294)

< 호랑이 사냥 >

현대인 박병준으로 살 때, 나는 일본인 파트너들과 함께 일을 꽤 했다.

“안녕하십니까, 병준 상. 잘 부탁드립니다.”

“나카무라 대표님. 오랜만이군요. 이쪽에 앉으시지요.”

“워싱턴에서 탄소배출권 관련하여 새로운 법령이 만들어지고 있다던데 말입니다.”

“예.”

“이 부분. 예외로 해주셔서 우리 기업에 타격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대인 박병준으로서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일이 무엇이던가?

일본 도쿄에 영업하러 갔다가 난카이 대지진이 터져 나무 말뚝이 내 몸을 관통했던 일이다.

마지막 기억이 일본에서 있었던 장면이었을 만큼 나는 일본과 관련된 기억이 많았다.

아.

물론 부모님이 한국인이기에, 종군위안부 로비나 강제노역 로비 같은 꺼림칙한 의뢰는 죄다 거절했다.

나는 돈에 양심을 파는 인간은 아니었으니까.

“병준 상.”

“나카무라 대표님. 말씀하십시오.”

“시간도 남는데 제가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려도 되겠습니까?”

사업 동반자로 많은 시간 일본을 오갔기에 나는 제법 많은 일본인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업무적인 대화가 대다수였지만, 간간이 시간 날 때 그들의 역사나 기이한 문화 또한 익힐 수 있었는데.

덕분에 제법 많은 일본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오사카 쪽 간사이 지방을 제외하곤, 일본인들은 쉬이 속내를 밝히지 않는다거나.

목욕할 때 한 식구가 목욕물을 공유한다거나.

매뉴얼에 집착하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일본인들은 매뉴얼을 철저히 따릅니다. 그리하면 자기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점 때문에 일본인들은 융통성이 별로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아, 그렇군요.”

“아베 상이 이런 문제 때문에 암살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일본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탕탕탕-』

21세기.

아베 전 총리가 암살당했을 때, 경호원들이 우왕좌왕했던 것은 ‘아베’라고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란다.

전통적으로 일본 암살자들은 상대의 이름을 한번 부른 후, 거사를 시작한다는 것이 나카무라의 설명.

이에 대비하는 매뉴얼이 있는데 이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아서 경호원들이 아베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강!”

조금 이해할 수 없는 뇌 구조.

그때는 반신반의하며 이 정보를 기억해두기만 했다.

하지만 내 생명이 달린 지금.

약혼식이 끝난 후, 경호팀장인 이만식에게 당부하며, 경계해야 할 최우선 상황을 알려줬다.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가 내 호칭.

특히 내 본명을 부르며 다가올 때는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한 것.

“이강!”

삼 개월 만에 내가 경고했던 사건이 터져버렸다.

처음 내 본명이 들렸을 때, 나는 살짝 당황했다.

누가 나를 보고 이강이라고 부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두 번째 본명이 들리고, 경호원 중 일부가 날 쳐다보며 눈치를 보자 느낌이 왔다.

살짝 위험하다는 것을 말이다.

“제가 나서겠습니다. 전하께서는 뒤에 계십시오.”

원래 내 경호는 아일랜드 삼 형제 몫이었다.

그걸 이만식이 물려받은 후, 경호팀장이 되어서 내 옆에서 항상 호위했다.

그는 내게 작게 속삭인 후, 앞으로 나섰다.

“누구인가? 혹시 날 아는가?”

이만식은 평소보다 과장되게 거드름을 부리며 내 행세를 해댔다.

낯선 자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졸이며 이를 지켜보았다.

“죽어라! 조센징.”

탕탕-

어째 불길했는데.

총성이 울렸다.

‘젠장.’

나는 급히 몸을 숙였다.

양측간 총격전이 발발한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엄폐할 곳을 찾는 일이니까.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나 주시했다.

* * *

탕- 탕탕탕-

5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였다.

큰 교회가 주변에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했던 아주 평범한 곳.

하지만 지금 이곳은 피 튀기는 전장이 되었다.

탕탕-

탕탕탕-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향해 수많은 암살자가 총을 쏜다.

반짝이는 총구 수로 보아선 내 경호원보다 세 배 이상 되는 것 같았다.

‘정신 나간 것들.’

나 하나만 잡으면 끝이라고 생각해서일까?

그들은 민간인이 얼마나 죽던지, 전혀 상관치 않았다.

“꺅-”

“모두 엎드려요!”

교회에서 나오던 일반인들은 혼비백산하며, 다시금 교회 안으로 돌아갔다.

일부 미친 암살자들은 그들을 쫓아 교회 안으로 들어가, 동양인이 있나 확인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쓰러진 놈은 이강이 아니다. 경호원이다.””

““저자다. 여기 조센징들이 모여 있는 중심에 이강이 있다. 저쪽을 향해 발포하라.””

일본어 고성이 오가서 정확히 그 내용을 해석할 수 없었다.

다만, 그들이 분노하며 내 이름을 거론하고.

쓰러진 경호원 방향이 아닌 이쪽에 계속하여 총탄을 발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군가가 내 얼굴을 정확히 알고 있는 듯했다.

‘하긴, 사진기가 보급된 시대다. 몇몇은 내 얼굴을 알고 있겠지.’

탕-탕-

나와 나의 일행은 인근 엄폐물에 몸을 피신한 채 대응 사격을 하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

『대일본제국의 황국신민인 우리가 널 심판하러 왔다. 죽어라!』

범인들이 영어로 외쳤던 마지막 고성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대 일본제국의 황국신민.’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지 않았다.

아마도 작금의 상황이 정당하고 정의로운 상황이라고 판단해서겠지.

‘확신범들이군.’

현대 인터넷에서 보았던, 알라의 요술봉을 들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테러를 민간인들을 향해 테러하는 이들.

그들과 저들이 모습이 중복되었다.

‘진짜 미치광이들이란 뜻인데.’

두렵다.

새삼 내가 거센 폭풍우 같은 20세기 초반에 살고 있다는 것이 다시금 피부에 와닿았다.

탕탕-

서로 총질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

온갖 자잘한 상처들이 생겨난다.

팅-

돌까지 튄다.

“괜찮은가?”

“아, 예.”

우리 일행 중 가장 먼저 다친 이는 월터 로스차일드였다.

남작의 조카로 그의 뒤를 이어 제2대 로스차일드 남작이 될 인물이다.

“으······ 피!”

파편인지 아니면, 총알이 돌에 맞으며 그 반동으로 돌이 튀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예쁜 얼굴에 상처가 났다.

“아아-”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살짝 출혈이 발생한 상황.

“이보게 로스차일드! 로스차일드!”

“이, 이 왕자님.”

“로, 로스차일드 씨가 기절한 것 같습니다.”

주사를 맞거나.

피만 보면 기절하는 이들이 있는데, 월터 로스차일드 또한 개중 하나인 것 같다.

빨간 피를 본 로스차일드는 힘 빠진 행사용 풍선처럼 널브러졌다.

에델의 오빠와 모건 부대표가 그를 부축하며 월터의 전신을 이곳저곳 만지기 시작했다.

“이 왕자님.”

“말하게.”

“다행히도 월터는 무사한 것 같습니다.”

“몸에 총상이 보이질 않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몰라도 월터 로스차일드는 무사했다.

내 경호원들처럼 몸에서 핏물이 흘러내리지 않는 것을 보면.

“왕자님. 상황이 어째 안 좋게 흘러가는군요.”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경호원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큭...”

“상처를 꼭 지압해야 합니다.”

아까부터 옆에 있던 웬 백인 하나가 피격당한 내 경호원들을 돌본다.

그는 옆에 있던 다른 일반인에게 명령까지 내리며 상흔을 압박했다.

“그나저나 누구시오.”

“저, 저는 마크 빈센트로 북부 부두에서 일하는 의사입니다.”

고개를 돌려 상처를 지압하고 있는 인물을 바라보았다.

“차, 찰리 엑슨. 캘리포니아 타임스의 기자입니다.”

의사에, 기자라.

하늘이 날 돕는 기분이다.

“쓰러진 이분들. 다행히도 큰 혈관들을 비켜 맞아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듯합니다. 다만 이쪽은 부상이 심각하군요. 엑슨 기자님. 상처 부위를 꽉 눌러주십시오.”

나만 경호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모건이나 록펠러 역시 경호원을 고용해서 다닌다.

개중 하나가 크게 다친 모양인데, 마크 빈센트가 그들을 돌보다가 이내 고개를 교회 쪽으로 돌렸다.

“뭐 하는 겁니까?”

마크가 겁 없이 움직이려고 한다.

엄폐물에서 서둘리 나왔다간 벌집이 되기 쉬워서 그를 만류했다.

“잠시 예배당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의사 선생. 위, 위험하오.”

모건 역시 만류했다.

하지만 마크는 사명감이 큰 사내였는지 우리의 만류를 뿌리쳤다.

“예배당에 제 가방이 있습니다. 응급환자를 대비하여 붕대 몇 개를 챙겨 놓았는데,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야만 그것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마크는 피 묻은 와이셔츠를 입은 채로 예배당으로 향했다.

천운이 따랐는지 다행히도 그는 예배당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기악!”

곳곳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마크의 피 묻은 옷차림 때문일 거다.

“FXXX... FXXX...”

평소 고상한 척은 있는 대로 다 하던 록펠러 부대표.

그의 입에서도 욕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기에 나는 잠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빌어먹을 쨉스.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생아 놈들.”

이번 일로 일본인 혐오증에 걸리기라도 한지 모건 주니어는 연신 암살자들 욕을 해댔다.

나는 그런 모건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위험해.’

나도.

내 옆에 있는 이들도.

점점 위험해진다.

어찌 아냐고?

그야 시간이 지날수록 총소리가 더욱더 크게 들려왔기 때문이다.

적들이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제길.’

시간을 끌면 경찰들이 오겠지만, 그전까지 버틸 수 있을까?

본능적으로 퇴로부터 찾았다.

‘교회 뒤편 공터로 가도 되고.’

골목으로 빠져나가도 되고.

아니면 교회 안으로 들어가도 되고.

아무튼 가만히 이곳에 있는 것보단 나은 것 같다.

“왕자님.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 또한 그리 생각하네. 자네들은 여기 남아 있게나.”

“예. 그게 무슨...”

“상대는 날 죽이려고 이 짓을 벌였네. 내가 이곳을 떠난다면, 자네들은 무사해질 테니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네.”

모건과 록펠러가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나는 답했다.

“아, 아니 됩니다.”

“마, 맞습니다. 불알 두 쪽 달고 태어난 남자로서 제 목숨 살자고 남의 곤란을 회피하는 짓은 사내의 수치입니다.”

록펠러가 주먹을 꽉 쥐며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홀로 왕자님을 보내면 제 막냇동생을 어찌 본단 말입니까?”

록펠러의 결의에 자극받아서일까?

모건도 호기 넘치는 말투로 나의 제안을 거절했다.

“저 또한 미래의 사돈 될 사람으로서 왕자님의 곤경을 그냥 모른 척 지나갈 수 없습니다.”

뭐야.

살짝 감동하였잖아.

“자네들.”

나는 이들과 손을 꼭 잡으며 부탁했다.

“목숨은 소중한 것이네. 그러니 호기는 그만 부리게.”

“이 왕자님...”

나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건과 록펠러를 두고 남아 있는 경호원들을 바라보았다.

그중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인물을 발견했다.

“자네, 나와 함께 이동하세나.”

“예. 전하. 아, 나머지는 남아서 전하께서 탈출하실 수 있도록 위협 사격을 하도록.”

“예. 부팀장님.”

이 년 전, 평양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던 김영호.

빈농의 자식으로 의병 생활을 해오다 이제는 내 경호원이 된 그가 내 몸을 감싸는 행동을 취하며 입을 뗐다.

“준비되셨습니까?”

“그래.”

“이동하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장에 남아 있던 경호 인력들이 총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위협 사격 때문인지 일본의 암살자들은 한동안 총을 발사하지 않았는데, 그때를 노려 나와 김영호는 인근 골목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탕탕-

교회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총소리가 작아진다.

현상에서 멀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런 것이겠지.

“이 왕자님.”

“이쪽입니다.”

저 머저리들이······.

가만히 대기하고 있으라는 모건과 록펠러가 큰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그들은 나를 호명하며 마치 내가 그들과 함께 이동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들은 몸을 재빨리 날리며 교회 쪽으로 향했다.

‘저러면 위험해질 텐데...’

살아서 다시금 본다면 잘 해줘야겠다.

저리 제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날 챙겨주는 것을 보면, 의리 하나는 있는 자들이니까.

나와 김영호는 열심히 달렸다.

그렇게

점점 교회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탕-

가까운 곳에서 총소리가 났다.

“컥...”

내 옆에서 나를 호위하고 있던 김영호가 쓰러졌다.

““요시.””

건너편 골목에서 일본인으로 보이는 사내가 총을 쐈기 때문이다.

““잡았다, 이강.””

암살자가 내게로 다가온다.

마치.

내가 도망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그는 내 퇴로를 막으며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죽어라.””

그 말과 함께 일본인 암살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이에.

내 몸이 꼬꾸라졌다.

* * *

‘빌어먹을 닌자 새끼들······.’

개중 한 놈이 쏜 총에 피격되었을 때.

처음 드는 생각은 ‘아프다’였다.

중학교 시절.

덩치 큰 축구부 흑인과 전력을 다해 싸웠던 기억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헉.’

온몸이 근육이었던 그놈이 주먹을 꽉 쥔 후, 내 심장을 향해 때린 것과 같은 느낌과 같았는데.

그 충격 때문에 나는 한동안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다.

쿵-

대련할 때, 강한 펀치를 맞으면 나도 모르게 다리 힘이 풀린다.

그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억-

더욱이 총의 반동이 내 몸을 뒤로 밀었기에, 나는 그대로 엎어지며 머리부터 바닥에 찍었다.

바닥에 있는 모래에 쓸려서인지 몰라도 뒤통수가 꽤 얼얼했다.

‘힘이······.’

살짝 뇌진탕 증세도 있는 모양인지 띵- 하는 기분과 함께 온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

그렇게 한동안 나는 무방비 상태로 바닥에 대자로 뻗었다.

““호랑이를 내 손으로 잡게 되는군.””

일본어라 해석할 수 없었지만, 내게로 다가오며 말하는 것으로 봐선 내 욕을 한 사발 한 것이 아닐까?

일본인 암살자는 내게로 천천히 다가온 후, 나를 바라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어댔다.

그는 확인사살을 하려는 모양인지 총구를 내 머리 쪽으로 향하게 한 후, 방아쇠를 당겼다.

틱- 틱-

신이 도운 것일까?

마침 탄창이 비었는지 방아쇠 당기는 공허한 소리만 주변에 퍼졌다.

““제길. 하필이면 이때.””

이번에도 모르는 단어가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앙칼진 목소리로 보아선 욕인 것 같다.

암살자는 부들부들 대며, 재빨리 탄창을 갈아 끼웠다.

그 후, 그는 다시금 장전한 후 내 머리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지옥에나 가라. 이강.””

내 이름이 부른 것을 보아선 다시금 총을 쏠 모양이군.

탕-탕-

눈을 번뜩 뜨며 끝까지 그놈의 얼굴을 보았다.

억울했으니까.

아쉬웠으니까.

눈이 감기지 않는다.

‘뜨겁다.’

총성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핏물이 내 얼굴에 튀겼다.

내 시야가 붉게 물드는 가운데.

쿵-

하는 소리가 났다.

내 위에서 한참 동안 비릿한 미소를 짓던 그놈이 쓰려졌기 때문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 호랑이 사냥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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