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13화 (113/294)

< 대가 (2) >

“의원님.”

“어, 그래. 무슨 일인가?”

“총리관저에서 일하는 우리 측 사람이 이것을 의원님께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뭔데, 이 아침에 이런걸...”

록슨 대사와 가쓰라 총리가 밀담을 나누고 있을 때.

이 둘 사이에서 오간 대화가 서서히 일본 정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가쓰라, 이 개 놈의 자식이 뭔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현재 일본은 두 세력으로 완전히 갈라진 상태다.

서로 물어뜯으며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담글 수 있을까 궁리하는 상황.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가쓰라에게 불리한 소식이 정 반대에 있는 사이온지에 가장 먼저 전해졌다.

“무라타와.”

“예. 의원님.”

“통감부에 서둘러 전화하게.”

“예.”

달칵- 달칵- 달칵-

이 시대 국제전화는 그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다.

하지만 사이온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를 지시했다.

돈보다는 한 인물의 고견이 당장 필요했기 때문이다.

“의원님.”

“그래.”

“연결되었습니다.”

사이온지는 자신의 비서에게서 재빨리 전화기를 빼앗았다.

이후 그는 지직거리는 전화기 잡음 속에서 한 인물과 인사를 나눴다.

“이토 통감.”

“사이온지 의원님.”

“잘 지내고 있었소?”

“예. 그나저나 의원님께서 본인을 급히 찾으셨다고 비서가 보고하던데 말입니다. 혹시 본국에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

현재 그의 방에는 사이온지밖에 없다.

하지만 사이온지는 무언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렇소.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소이다.”

사이온지가 전화로 현 상황을 빠르게 요약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이를 가만히 경청하다가 막판에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에 사이온지가 이토에게 물었다.

“통감.”

“예. 의원님.”

“아직 이를 보고받지 못했소이까?”

“예.”

“... 어째서?”

“정권이 바뀐 후에는 통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총리께서 본인을 경쟁 파벌의 일원이라 생각해서 이리 저를 따돌리는 것 같습니다.”

“하...”

그놈의 지긋지긋한 파벌 정치.

사이온지는 속이 타는지, 연신 말라붙은 입술을 적셨다.

“의원님.”

“말씀하시오. 통감.”

“현 상황은 백약이 무효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저 조용히 있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토의 주장이 옳다.

보통의 인물이라면 그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가 가쓰라의 실정을 비난하며 그를 총리 자리에서 끌어내렸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소? 가만히 두고 보다간 진짜로 나라가 망할 수도 있소이다.”

“...”

“이토 통감 역시도 속으로는 그리 생각하고 있지 않소이까?”

사이온지는 가쓰라나 이토처럼 정무적인 판단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그저 일본의 번영뿐이었다.

이강이 이토와 더불어 사이온지를 최우선으로 제거하려는 이유도 이런 사이온지의 굳은 심정 때문이었다.

“사이온지 의원님.”

이토는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금 사이온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듣고 있소이다. 이토 통감.”

“영국이 뭘 요구했답니까?”

“그게... 영국은 아주 작정하고 우리를 몰아붙이는 모양이외다.”

밀정에 보고한 밀담 내용을 사이온지가 이토에게 알렸다.

“영일동맹을 개정하자?”

“통감이나 본인이나 예상했던 조건이 아니오?”

“그렇지요. 문제는 타이밍이지요. 밀정의 보고로는 협상 초반에 이 안이 제시되었다면서요?”

“그렇소이다.”

자국에 유리하거나 적어도 손해가 되지 않는 안건은 본래 꽁꽁 감췄다가 나중에 못 이기는 척 내놔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규모가 커지며 가쓰라는 초반부터 이 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중개비로 영국은 우리 측 항구를 원한다 했다고요?”

“그렇소.”

막판에 록슨 대사는 가쓰라에게 한 가지를 요청했다.

영국 해군이 러시아 해군을 견제할 항구를 조차해달라는 조건이었다.

“정확히 어떤 항구를 원한답니까?”

“후보지가 여럿 언급된 모양입니다. 거문도부터 제주도, 오키나와, 가오슝(대만 남쪽), 오도마리(남사할린) 등등...”

외교협상에서 외교관들은 두괄식 문장보다는 미괄식 문장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역시나 영국 대사의 마지막 말이 그들의 진심일 거다.

“포트아서, 뤼순을 가장 원하고 있나 보군요.”

“그렇겠지요. 딱 집어서 말하지는 않지만 그놈들은 중국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생각하는 아주 고약한 습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럴 수밖에요.”

뤼순은 요동반도 가장 끝자락에 있는 지역이다.

옛 고구려 성이었던 비사성이 근처에 있는 곳으로 일본은 지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곳을 러시아에 양도받았다.

포츠머스 조약으로 이를 완전히 서구 열강에 인정받았는데.

그 증인 중 하나가 바로 영국이었다.

그들도 양심은 있는지 포트아서를 아예 넘겨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백 년 정도 조차해달라는 요구를 했는데, 이에 이토가 침묵했다.

“이를 어찌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구려.”

이토는 긴장을 풀고자 한숨을 한번 쉰 후에 사이온지에 답했다.

“포트아서를 딱 집어 지정하지는 않았으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질질 협상을 끌다가 거문도나 오도마리를 넘기겠다고 하면 됩니다.”

“그렇긴 한데...”

“의원님.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름지기 중개료는 상대가 중재자의 협상안을 받아들여야 지급됩니다.”

주 피해자는 이강이다.

조차지 후보로 거론되는 지역 중 제주도나 거문도는 대한제국의 섬이다.

과연 이강은 이것을 환영할까?

그렇지는 않을 거다.

제 땅이라고 생각하는 땅을 누가 떡 하니 빌려주려고 할까?

더욱이 영국에 제안했던 목록 중 남사할린에 있는 오도마리는 러시아와 그 위치가 너무 가깝다.

진짜로 오도마리를 조차해준다고 영국에 제안해도, 러시아가 아주 강하게 반발한다면 무산될 수도 있다.

영국은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작년에 러시아와 협정까지 맺지 않았던가?

러시아가 이에 앙심을 품고 독일과 다시금 손을 잡게 되면, 영국의 대독일 포위망 구상은 시작부터 어긋나게 될 것이다.

적어도 이토는 그리 판단했다.

“하긴. 이강이 원하는 것은 외교권 회수나 다른 보상이지, 자국 땅을 조차해주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습니다.”

사이온지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표정을 찌푸렸다.

“제길. 적에게 기대는 상황까지 오다니, 절망적이로군.”

“너무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이강 그놈은 영국놈들보다 더하면 더했을 것이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단은 이강의 반응을 한번 살펴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둘은 그리 의견을 모은 후,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토 통감.”

“말씀하십시오. 사이온지 의원.”

“그나저나 언제까지 조선에 머무를 생각입니까?”

응?

이토는 살짝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간 사이온지는 이토의 조선 생활에 아무런 의견도 표하지 않았는데.

굉장히 부정적인 말투로 자신의 거처를 물었기 때문이다.

“그건 왜 물으시는 것입니까?”

“내 정치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빙빙 돌려 말하는 나쁜 버릇이 있소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오해하지 않게 아주 직설적으로 말하겠습니다. 통감.”

사이온지는 다음에 나올 자신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미리 언급하며 이토를 몰아붙였다.

“본인은 통감이 본토로 돌아오길 원합니다.”

“...”

이토가 잠시 뜸을 들인 후, 사이온지에 그 이유를 물었다.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벅찹니다.”

“예?”

“혼자 가쓰라와 싸우기 벅차다고요.”

사이온지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이토를 향해 구원 요청을 했다.

“조선을 온전히 일본의 발아래 두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본국을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

“요즘 들어 이를 더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폭주하는 일부 강경파 세력과 혼자 싸우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러니까 방금 하신 말씀은...”

“예. 통감께서 아무래도 돌아와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강경파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통감이 꼭 필요합니다.”

사이온지는 다음 총리 자리를 이토에게 양보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온건파 수장 자리를 다시금 이토에게 넘기겠다는 말인데, 이에 이토가 잠시 고민하는지 또다시 침묵했다.

“통감.”

“예. 말씀하십시오. 사이온지 의원.”

“시간이 흐르고 조선에도 지난날 사건이 알려질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그리된다면, 통감께서는 이를 감당할 자신이 있습니까?”

이강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선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런 이강이 일본인의 손에 죽을뻔했다.

이미 국모 또한 일본인 손에 암살당한 마당에 과연 조선 신민들은 가만히 있을까?

“통감은 현재 폭약 창고 한가운데 서 있는 신세외다. 그것도 촛불을 양손에 든 채로 말입니다.”

사이온지는 이토의 신변을 걱정했다.

“더욱이 본토에 이상한 소문도 퍼지고 있답니다.”

“이상한 소문이라니...”

“통감께서 조선의 둘째 왕자에게 정보를 흘렸다는 괴소문이 도쿄 정계에 돌고 있습니다.”

“뭐라고요?”

“누가 작정하고 손을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본토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소이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요.”

“허허...”

이토 히로부미가 흥분하며 말끝을 높이자, 사이온지는 서둘러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더 풀기 시작했다.

“미국 대사관에 이강이 감사 편지를 보낸 사실, 알고 있습니까?”

이강은 피습당한 후, 여러 가지 행동을 취했다.

그중 하나가 일본대사관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약혼식에서 이강에게 언질을 준 다카히라 전 대사부터 이토 히로부미까지.

온건파 거물들을 죄다 언급하며 그들 덕분에 자신이 이번 피습에서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아직은 이 소식이 도쿄 정계에 퍼지지 않아서 조용하지만, 이 내용이 상대 파벌들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시끄러워질 거다.

강경파들로서는 온건파들이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처럼 보일 테니까.

사이온지는 이를 걱정하며, 이토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빌어먹을 여우 새끼가...”

이강의 행동은 불난 집에 기름을 확 얹은 행위다.

가뜩이나 고위층을 향한 테러가 빈번한 곳이 바로 일본이지 않은가?

이토는 한반도 내에서도 그리고 일본 내에서도 신변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강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것에 분한지 이토가 부들부들 떠는 목소리로 통화를 이어갔다.

이에 사이온지가 한숨을 푹 쉬었다.

“여우 새끼가 아니고 호랑이 새끼였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 쥐도 새도 모르게 그놈을 제거했었어야 했는데...”

그래.

암살하려면 그때 해야 했다.

고래로 성장하여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기 전에 말이다.

“사이온지 의원.”

“말씀하시지요. 통감.”

“시간을... 시간을 좀만 더 줄 수 있습니까?”

이토는 불안하지만 당장 귀국할 생각이 없었다.

“통감께서 기획했던 순행 때문입니까?”

“예.”

“내년 1월에 동래와 평양에 들를 예정이지요?”

“그렇습니다.”

“석 달 정도야 뭐... 드릴 수 있지요. 아니지. 오히려 그때가 더 좋겠습니다. 지금 들어오면 괜히 오해만 더 살 수도 있으니까요.”

사이온지는 전화기를 끊을 준비를 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럼 하루빨리 통감께서 본국으로 돌아오기만을 고대하겠습니다.”

“예.”

사이온지가 근심 가득한 목소리로 이토의 신변을 다시금 걱정했다.

“우리 일본은 통감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통감의 안위만은 챙겨야 할 것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 * *

누가 내 이야기를 하나?

귀가 가렸다.

긁적긁적.

나는 귓구멍 주변을 살짝 어루만지다가 내게로 다가오는 한 인물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 왕자님.”

“프란시스 검사.”

프란시스는 나와 대척점에 있던 아베 루에프를 뇌물혐의로 잡아넣은 아주 선량한 검사다.

그에게 커피를 건네며, 현재 수사상황을 물었다.

“암살자들은 얼마나 체포되었습니까?”

“오늘까지 총 스물하나를 검거하거나 사살했습니다.”

응? 뭐지.

6일이나 지났는데.

생각보다 적네?

이 시대 경찰력의 수사력이 예전만 하지 못해서일까?

“생각보다 부진하군요.”

“그게...”

프란시스는 손가락을 튕기며 그 이유를 내게 설명했다.

“상당수가 체포 직전에 자진했다고요?”

“예. 그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깨어난 일부 용의자들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프란시스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양에서 자살은 굉장히 죄악시되는 행위이다.

이걸 일본 용의자들이 마치 마실 나갈 때 녹차 마시듯 쉽게 하니 혐오하는 표정을 지은 거다.

“주동자는요?”

“신변 파악까지는 끝났습니다. 미우라라는 자가 주범이라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도주 중입니다. 아, 아직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것입니다. 부두와 도로, 철도는 우리 수사대들이 전부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프란시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지도 중 한 곳을 가리켰다.

일본인 밀집 거주지역이었다.

“아마도 여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재팬타운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만간 체포될 것입니다. 특별법이 곧 통과될 테니까요.”

나는 이에 활짝 웃으며 프란시스 검사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번 일로 언론에서 검사의 이름이 제법 많이 언급되고 있다지요?”

“하하... 뭐 일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긴 하네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미국 언론은 일본 용의자들을 악마화하며 동시에 프란시스를 찬양했다.

미국 언론 특유의 영웅 만들기 심리가 작동한 거다.

나는 프란시스와 커피를 마시며 그에게 한 가지 조언을 했다.

“혹시나 연방 정부에서 일자리를 제의한다면 거절 말고 수락하십시오.”

“예?”

프란시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제가 알지 못한 고급 정보라도 입수하신 모양입니다.”

“아닙니다. 그저...”

“그저?”

“능력 있는 프란시스 검사께서 좀 더 큰물에서 노시길 바라는 바람에서 한마디 거든 것뿐입니다.”

“그렇습니까?”

“예.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 또한 검사님 팬이 되었기에 혹시나 해서 조언을 좀 했습니다.”

“아이고. 팬이라니요.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지체 높으신 왕자님이 팬이라고 고백한 상황에서 어느 누가 얼굴을 찌푸릴까?

프란시스는 활짝 웃는 얼굴로 내게 물었다.

“내일이 왕자님 결혼식이지요?”

“예.”

“결혼식 준비로 바쁘실 텐데, 제가 이리 왕자님을 잡아두어도 괜찮습니까?”

“생각보다 한가한 몸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 내일 검사님께서도 참석하시는 것이시오?”

“물론이지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예. 들어가십시오.”

몇몇 정보가 계속하여 내 귀에 들려오고 있다.

연방 정부 법무부 관리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던데.

FBI의 전신인 법무부 수사국이 지난달에 막 문을 연 상황이다.

그런데 프란시스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다.

‘법무국 수사국에 내 사람을 심어 놓아야 해.’

프란시스가 평타만 치는 상황에서, 나와 록펠러가 그를 밀어준다면 어떻게 될까?

프란시스가 FBI 국장 자리를 어쩌면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조심스럽게 미래를 한번 예상해보았다.

‘초기 FBI 국장 자리는 미국 대통령과 맞먹는 권력을 지닌 자리였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자리지.

무엇보다 원 역사에서 그 자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몇십 년간 해 먹었던 자리가 아니던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FBI 국장 자리는 내 사람을 앉힌다.’

그전에.

“그럼 이만 가보겠네.”

“예.”

일단 결혼식부터 성공리에 마쳐야겠네.

나는 내일 있을 결혼식 준비를 위해 프란시스 검사와 헤어진 후, 소살리토에 있는 별장으로 향했다.

벌써 하객들로 가득 차서 그런지 열기가 대단했다.

나는 그런 내 집으로 다시금 돌아왔다.

< 대가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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