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세의 시작 (2) >
알드리치는 지난 30년 동안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상원의원직을 수행했다.
내리 6선에 성공했기에, 어찌 보면 정치 노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역시도 인간.
구체적인 액수와 뇌물을 건넨 주체까지 언급되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았는지 눈알을 마구 굴려 대기 시작했다.
‘익명의 제보자라는 표현에서 눈썹을 한번 꿈틀거리던데.’
이해된다.
제보자를 특정 지을 수 없는 상황.
내부 고발인지, 자신의 지역구 경쟁자가 찔러 넣은 것인지 아리송한 상황에서.
비슷한 일이 또 언제고 다시 일어날 수도 있기에.
지금쯤 알드리치는 머리를 마구 굴리며, 어떤 놈이 자신을 고발했나 나름대로 추적을 하고 있을 테다.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한 다선 상원의원이라도 기습에는 답이 없지.’
평소 보이지 않는 자질구레한 실수가 이번에 보였는데.
나는 이를 지켜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내가 알드리치였다고 해도 저랬을 거니까.
생각지 못한 일격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다시피 하기에, 크게 실수하지 않는 한 알드리치는 선방한 것이나 다름없다.
“반박하시지 못할 정도로 제가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한 것인가요?"
“······.”
"듣자 하니 작년 11월, 허드슨강 하구에서 이러한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풍문이 돌고 있는데 말입니다.”
시점과 거래 장소까지.
죄다 나온다.
이에, 알드리치 의원의 얼굴은 새하얗게 변해 갔다.
하지만 아마추어 같은 모습은 딱 여기까지였다.
알드리치는 재빨리 반격하기 시작했다.
“허허,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설을 그리 장황하게 늘어놓는가?”
“예? 그렇다면 제 주장이 틀렸다는 것입니까?”
“그렇다네. 자네는 실증적 증거 하나 없이 정황 증거만을 나열했네. 그 거래를 보았다는 증인이라도 있는가?”
“······.”
“없겠지. 이는 사실이 아니니까.”
“곧 있으면, 확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글쎄. 나는 동의치 않는데? 나는 정말 무고하단 말일세.”
짬밥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30년 동안 연방의회에서 정치 생활을 했기에, 알드리치는 재빠르게 평정심을 찾았다.
그는 특유의 너스레까지 떨며, 농담까지 해 댔다.
“무고한 생사람 잡지 말고, 그 시간에 생산적인 일이나 하게나.”
“······.”
“아, 그보다 자네. 기자를 때려치워도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겠군.”
“무슨 뜻으로 그리 말씀하신 것입니까?”
“소설가로 업종을 변경한다면 더 대박이 날 것 같아서 그러네.”
“예?”
“언제 한번 날 찾아오게나. 내, 아는 출판사 사장과 연결해 줄 테니까.”
알드리치는 안주머니를 뒤진 후, 명함을 한 장 꺼내 들었다.
이에 하워드가 흥분하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는데 말입니다. 뇌물을 받고도 그리 당당한 이유가 뭡니까?”
이에 하워드는 고래고래 소리까지 질러 대며 알드리치의 말에 반박했다.
‘흥분한 쪽이 지는 법인데.’
하워드는 정의감만 충만한 기자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회한 정치인을 상대로 진실한 답변을 끌어내는 능력까지는 없었다.
‘아쉽군.’
아무튼.
하워드가 하도 크게 소리를 질러댔기에, 여러 귀빈이 이쪽으로 모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에, 행사를 관리하던 최현우가 직접 나서서 하워드를 진정시켰다.
“하워드 기자님. 여기서 이리 소란을 피우시면 안 됩니다.”
비서실장이었던 최현우는 이에 기자를 내보내며 현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
“부디 협조 부탁드립니다.”
“어어, 지금 저를 강제로 끌어내시는 것입니까?”
“미스터 최. 잠깐 멈추게!”
내 옆에 서 있던 록펠러가 최현우를 급히 제지했다.
내가 먼저 움직이려고 했는데.
록펠러가 0.5초 더 빨랐기에, 일단은 조용히 침묵하며 록펠러가 무슨 말을 하나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왕자님.”
“듣고 있네. 록펠러 이사장.”
“일단 사과 말씀부터 올리겠습니다. 어찌하다 보니 큰소리를 내게 되었군요.”
록펠러는 일단 내게 사과부터 했다.
내가 주최한 행사장에서 고성을 지른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리 행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스터 최가, 하워드 기자를 강제로 끌어내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요.”
“······.”
“언론인과의 언쟁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특히나 현재 이곳에는 보는 눈이 많습니다.”
맞다.
내일 기사에 알드리치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와야 하는데.
기자를 섣불리 쫓아냈다가는 내 얼굴로 떡하니 일 면에 실릴 수도 있다.
이 점을 최현우에게 언질 주고 싶었는데.
타이밍 좋게 록펠러가 선수를 쳤다.
“이거 미안하게 되었네. 내, 최 비서실장을 대신하여, 그대에게 사과하겠네.”
하워드에게 고개를 살짝 숙인 후, 정중히 사과했다.
이에 기자 녀석은 구겨진 제 양복을 다시금 피며 자세를 다시 잡았다.
“알드리치 의원님. 아직 제 물음에 답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뇌물을 받았습니까? 아니면 받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평정심을 되찾은 알드리치에게, 하워드는 계속하여 질문을 퍼부었다.
“······.”
알드리치는 농담으로 넘기는 방식에서, 묵묵부답으로 대응 방식을 바꾸며 자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혹시, 밖으로 나가는 뒷문이 어디입니까? 이 왕자님.”
그는 이내 내게로 접근하여 한 가지를 물었다.
나는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알드리치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척했다.
“저쪽을 통해 나가게나. 내 사람들을 불러 자네가 타고 갈 수 있는 차를 대놓으라고 말하겠네.”
“감사합니다.”
하워드는 계속하여 알드리치를 향해 질문 공세를 퍼붓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알드리치의 개인 경호원들에 의해 막혔다.
그들은 하워드를 에워싼 후, 제 고용인이 자리를 떠날 때까지 그를 반쯤 강제로 감금했다.
내 쪽에서 일을 벌인 것은 아니라서 그런지, 하워드는 한참 씩씩대다가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한 후 다시금 연회 장소로 돌아갔다.
나는 주변을 쓱 훑어보며, 이 자리에 온 귀빈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다들 알드리치와 모건의 이름은 언급한다.
내 이름이나 록펠러의 성 또한 간간이 거론되긴 했지만, 빈도수가 적다.
‘시작되었군.’
나는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록펠러가 내 뒤를 바짝 따라왔는데, 그의 표정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 * *
“세상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왕자님.”
제 오른손에 샴페인 한잔을 홀짝이며 록펠러가 혼잣말을 하듯이 속삭였다.
나는 주위에 사람들이 있나 없나 고개를 돌려 살핀 후, 피식 웃어댔다.
“에이. 그래도 알드리치 의원은 명색이 자네 사돈인데······ 너무 그리 매섭게 대하지 말게나.”
“사돈이니까 더욱더 그렇지요.”
록펠러는 차가운 말투로 알드리치를 추억하며 지난날 그의 사돈이 무슨 짓을 했는지를 되새겼다.
“저의 스탠다드 오일이 조각조각 쪼개질 동안, 제 오랜 친우이자 사돈인 알드리치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
“콩고물이나 주워 먹으려고 그저 모건의 시녀 노릇이나 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하나도 돕지 않으면서요.”
록펠러는 주먹을 꽉 쥐며, 조금 전 있었던 일을 추억했다.
오늘 알드리치가 당한 수모는 다 제 업보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주억거리며 남은 잔을 다 비웠다.
“저놈도 한 번쯤은 맛봐야 할 것입니다.”
“이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 말인가?”
“예. 그동안 곱게 살아왔으니 죽기 전에 이 정도는 맛봐야, 지옥에 가서도 적응하지 않겠습니까?”
나와 록펠러가 작정했다면, 더 확실한 증거가 언론에 유포되었을 거다.
하지만 우리 둘은 그러지 않았다.
나와 록펠러가 주동자인 것을 숨기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자칫, 모건에게 이것이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전면전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록펠러는 잃을 것이 없다만······.'
나는 그렇지가 않다.
교민들이 인질로 잡혀 있지 않던가?
모건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선동하여, 우리 한인들의 이민 길을 막아 버릴 수도 있기에.
나는 최대한 수면 아래에서 모건을 향해 공세를 퍼부어야 했다.
그랬기에 살짝은 답답하지만.
록펠러에게 양해를 구하며 어설픈 정보지만 이를 흘리는 형식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목이 마르군.”
술이 더 필요했다.
우리 둘은 사람을 시켜 이를 내오라고 명한 후, 한 놈을 안주 삼아 까기 시작했다.
“알드리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모건은 어떻게 될까요?”
“글쎄. 생각보다 타격이 없을 것일세.”
“그렇겠죠?”
“암. 증거를 남길 정도로 허튼 남자는 아니니까.”
세간에 증거를 뿌리고 있지만, 전부 다 정황적 증거다.
록펠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지난 20년간.
숙명의 맞수로 미국 재계를 양분해 온 사이였기에.
록펠러는 모건이 알드리치에게 어떤 것을 전달했을지 추측했다.
“진짜로 알드리치에게 뇌물을 건넸다면, 아마도 무기명 채권을 넘겼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추적할 수 없도록 말이야.”
록펠러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댔다.
“이 정도로는 중앙은행법 통과를 막을 수는 없을 텐데요. 민주당 진보파 세력이야, 애당초 이 법안을 반대해 오긴 했으나······.”
“테디(루스벨트)가 이를 통과시키기로 마음먹은 이상, 중앙은행법은 언제고 입법되겠지. 암.”
“이런 식이라면 그저 시기가 미뤄질 뿐입니다.”
맞다.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리 끝날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정경유착 스캔들로 상원 투표를 한두 달만 미루게 만들어도.
그리하여 표결이 5월에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상황은 반전될 것이다.
모건에게 아주 불리한 이벤트가 곧 찾아오기 때문이었다.
“최선을 다하세나. 정 안 되면, US 스틸의 반독점법 소송에 집중하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일세.”
“정경유착 스캔들을 미국 중앙은행법에 적용하기보다는 반독점법 판결 쪽으로 돌리자는 말입니까?”
“그래.”
록펠러는 미래를 모르기에, 살짝 조급해했지만.
나는 그렇지가 않다.
일단은 그를 안심시키며 최대한 모건에게 들키지 않는 선에서 중앙은행법 표결을 미루고자 했다.
“알겠습니다. 일단은 왕자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 * *
현재 모건의 이목은 4가지 주제에 쏠려 있었다.
가장 최상단에 있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중앙은행법’ 통과다.
그다음이 바로 ‘반독점법 소송’ 판결이며.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냐’와 ‘ 파나마 운하 완공’이 엇비슷하게 모건의 머릿속에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었다.
“파나마 운하의 공사 진행 상황 말이야. 얼마나 진척되었나?”
그중 오늘 모건은 관련 임원들을 쫙 모아 두고, 파나마 운하 공사에 관해 보고를 받고 있었다.
“본래는 1914년 여름쯤에 완공될 것 같았지만, 시기가 좀 당겨질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나?”
“한 2년 정도? 테디(루스벨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완공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예.”
모건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보고서들을 읽어 보았다.
그의 고용인들이 제출한 문서 더미에는 조기 완공 가능성에 관한 여러 요인이 분석되어 있기도 했는데.
정독하며 모건이 이를 소리 내 읽었다.
“동양에서 고용한 인부들이 생각보다 일을 잘한다?”
“예. 한인들이 워낙 성실하게 일을 해 대는지라, 공사 공기가 많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하여······.”
본 역사에서는 1907년 일어난 금융 위기 때문에 파나마 운하 공사가 잠시 중단되었다.
자금이 경색되며, 미국이 주도했던 큰 해외 사업들이 여럿 중지된 것이다.
하지만 이강이 이번 역사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며 살짝 틀어졌다.
금융위기 때 이강이 여윳돈을 제공해 모건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졌다.
이에 파나마에 투입할 자금을 그 자리에 계속하여 둘 수 있었기에.
공사를 도중에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여 인부를 투입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 모든 것이, 이 왕자 덕분이로군.”
“예. 그렇습니다.”
“운 좋게도 그자 때문에 근심거리 하나가 준 셈인데.”
네 개의 거대 프로젝트 중 하나가 끝난다는 말에 모건은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이에 지금 진행하고 있는 최상위 주제를 다시금 점검했다.
“하원에서는 어찌 되었나?”
“중앙은행법이 간발의 차이로 막 통과되었습니다.”
원래라면 큰 표차로 패스되었을 거다.
하지만 막판에.
정경유착 프레임이 워싱턴과 뉴욕을 강타하며 이탈표가 늘어났다.
‘어떤 놈이 이런 프레임을 짰을까?’
일단 남작은 아닐 것이다.
남작의 짓이라기엔, 너무나도 조잡하고 저열하니까.
‘이 왕자나 록펠러도 아닐 테고.’
이 둘도 아닐 거다.
특히나 이강은 더더욱 용의 선상에서 빼야 한다.
그가 작정했다면, 이렇게 겉만 뻔지르하고 속 알맹이는 부실하게 정경유착 프레임을 짜지 않았을 거니까.
무엇보다 모건과 함께 거론되었던 알드리치는 록펠러의 사돈이기도 했기에.
이번일이 커질수록 이강과 록펠러 또한 타격을 받게 된다.
자해를 하면서까지, 자신을 건들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모건은 이 둘 역시 용의선상에서 지워버렸다.
‘남는 것은 하나인데.’
민주당.
그중에서도 우드로 윌슨을 위시로한 진보주의 세력들.
‘뒤에서 은근히 키워줬더니······ 감히 내 등에 칼을 꼽아?’
증거가 아직 없기에.
이를 확정지을 수는 없으나.
정경유착 프레임이 흥할수록 이득을 보는 세력은 민주당 진보주의 세력밖에 없기에.
모건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이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여겼다.
“황색언론에서 하도 정경유착설을 떠들고 다녀서 하원에서 생각 외로 고전했으나····· 다행인 것은 남은 투표가 상원 뿐이라는 것입니다.”
상원의원은 의석수도 적고 재임 기간도 길다.
그렇기에, 하원의원보다 재정이 넉넉한 후보들이 도전하곤 했다.
대다수가 성공한 자본가들이나 법률가 출신들이었기에, 모건은 그들과 연이 있었다.
그렇기에.
상원에서의 통과는 시간이 좀 소요될지언정, 통과될 것이 확실했다.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곧 해결될 것입니다. 남작의 공매도 실수 덕분에 뉴욕의 유동자금이 다시 한번 마르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중앙은행의 필요성은 테디(루스벨트) 그놈이 누구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맞습니다. 지난날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협조할 것입니다.”
골칫덩이 두 개가 곧 해결될 것이다.
모건은 가장 어려운 다른 과제들을 살피며 그곳에 집중했다.
“영국 정부는······ 아직도 사사건건 우리 해운 트러스트에 시비를 걸고 있는가?”
“예. 다우닝가가 다른 산업은 몰라도, 해운 쪽 통제권은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영국은 섬나라다.
해운 산업은 섬나라 특성상 필수적으로 지배해야 하는 산업.
그런 해운 쪽을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 먹히고 있기에.
경계심이 대단했다.
“그래서 큐나드 라인의 IMM 편입을 이 악물고 막지 않았던가?”
“그렇지요. 더욱이 거지 같은 보조금까지 줘 가며 그들을 살리고 있지 않습니까?”
모건이 혀를 차며 영국인들을 비난했다.
“쯧쯧. 머저리들 같으니. 섬나라 양아치들 때문에, 해운 쪽 회사들이 그리 중구난방으로 난립하여 있다네. 다섯 살배기 어린아이들도 아는 사실이지. 이를 그놈들만 모를 뿐.”
입으로는 자유경쟁 체계를 외치면서, 하는 짓은 정 반대다.
모건은 섬나라 특유의 음흉함을 지적하며 혀를 찼다.
“아, 저번에 인수했던 화이트 스타 라인 있잖은가?”
“예.”
“다음 달 중순쯤에 초호화 신형 여객선이 첫 항해를 시작한다던데 말이야.”
구석에 앉아 있던 화이트 스타 라인의 대표 브루스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물었다.
“타이태닉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모건의 눈에 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적어도 브루스는 그리 생각했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떠올리며 입을 뗐다.
“4월 중순쯤 첫 항해를 시작합니다.”
“큐나드를 넘을 좋은 기회이니, 홍보비를 아끼지 않고 언론에 뿌려 대도록 하게나.”
“예예. 그렇지 않아도 영국에 있는 기자들에게 일등석 표까지 나눠 주며 이를 홍보하고 있답니다.”
브루스가 손뼉을 짝 하고 쳐 댔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다.
“아! 부대표님께서 현재 출장차 영국으로 향하셨는데 말입니다. 부대표님에게도 한번 권유해 볼까요?”
“뭐? 주니어를 타이태닉에 태우자고?”
“예. 어차피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오셔야 할 텐데 말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돌아오시는 것이 더 보기 좋지 않겠습니까?”
< 공세의 시작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