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 혁명의 시대-449화 (448/812)

130화 로마노프 왕조의 구원자

"짐은 이번 러시아 순방에 동양의학의 전문가들을 대동했소. 경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황태자의 병세가 심상치 않지 않소?"

바드마예프는 황태자의 혈우병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비선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 사기꾼 신부 놈이 아니라 제가 맡게 된다면, 전하의 치료에는 더욱 차도가 있을 겁니다. 폐하께서 의사들을 대동하셨다면, 혹시 저도……."

"좋소. 손을 잡아 봅시다. 정말로 황태자의 병환에 차도가 있다면, 경의 구상이 나를 통해 구현될 수도 있겠지."

"감사합니다, 폐하! 반드시 폐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몽골 노인은 이선을 향해 고개를 조아렸다. 바드마예프는 차르의 친우인 한국 황제를 이용해 황실에 다시 접근하는 게 목표였고, 이선은 훨씬 더 큰 목표를 갖고 있었다.

"자. 그럼, 이렇게 해 봅시다……."

* * *

"그렇다면 내가 데려온 어의에게 황태자가 진찰을 받아 보는 게 어떻겠나?"

"음, 좋네. 날을 잡도록 하지."

이선의 제안을 니콜라이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지푸라기라도 짚은 심정인 니콜라이로선 무엇이든 해 봐야 했다.

1907년 9월, 마침 라스푸틴은 페테르부르크에 없었다. 한때 라스푸틴이 머물렀던 토볼스크에서, 사기 및 이단 혐의로 ‘시베리아 출신의 사이비 사제 그리고리’를 고발했다. 라스푸틴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페테르부르크를 떠난 상황이었다.

"황태자 전하께서 정원에서 넘어지셨다!"

그 무렵, 하필 알렉세이가 궁전 정원에서 뛰어놀던 중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밖에서 놀던 아이가 넘어지는 건 흔한 일이었으나, 혈우병 환자에겐 치명적이었다. 다리에서 작은 출혈이 발생했는데,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나왔다. 다리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고, 아이는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엄마! 엄마! 너무 아파요!"

"아아! 대체 이 일을 어찌하면 좋으냐! 하필 이럴 때 그리고리 신부님은 어딜 가신 거야! 빨리 우리 친구, 신부님을 찾도록 해!"

황실 주치의들은 황태자 치료를 위해 어떤 방법도 쓰지 못했다. 그저 진통제를 처방해 잠시 잠재운 게 전부였다. 20세기 초의 의학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알렉산드라는 비통해하며 어쩔 줄 몰랐다. 그저 ‘우리 친구’ 라스푸틴을 찾으라고 난리를 쳤다.

"알릭스! 알료샤가 다쳤소?"

"니키! 대체 뭘 하다가 지금 온 거예요! 우리 아이가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그리고리 신부님은 어디 있죠?"

알렉산드라는 니콜라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니콜라이는 미안해하며 해명했다.

"이선과 함께 치료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소. 그가 말하길, 혹시 동양의학이라면 치료법이 있을 수도 있다는군. 한국 황실 주치의를 동반하고 왔소."

"그래요? 그럼 당장 불러오도록 해요!"

알렉산드라는 구명줄이라도 잡은 것처럼 반가워했다.

늙은 태의(太醫)가 황급히 입궁했다. 본래 조선 왕실의 최고 어의였지만, 이선이 서양의학으로 의료체계를 개편하면서 약이나 제조하는 처지였다. 그래도 태의는 조선 최고의 한의사이니만큼, 전통적인 약학이나 침술에는 오랜 경륜이 있었다.

막연히 서양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었던 태의도, 이번이 자신과 한의학의 운명에 절호의 기회라는 걸 인지했다.

"선생, 황태자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겠소?"

외국어를 하지 못하는 어의를 위해 이선이 직접 통역을 했다. 어의가 하는 말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이선은 적당히 양념을 쳐서 통역했다.

"동양의학은 분명히 오랜 전통이 내려오는 훌륭한 의학입니다. 하지만 이 질환만큼은 제가 거짓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병에 대해서 근본적인 치료책은 없습니다."

"아아……."

알렉산드라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태의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출혈을 멈추고, 고통을 경감시키도록 해 보겠습니다. 출혈이라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혈열이기 때문에, 혈열을 내려 줄 수 있는 약과 혈관을 튼튼하게 해 주는 약을 씁니다. 출혈이 발생해 혈종이 생겼을 때는 어혈을 빨리 흡수시켜 주는 약재를 활용해……."

태의는 한의학적 근거를 대가며 치료법을 설명했다. 이선이 아무리 영어가 유창하다지만, 전문적인 한의학 용어는 몰라 대충 그럴듯하게 통역했다.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로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아무래도 좋으니, 어서 빨리 해 봐요!"

태의는 탕약을 제조했다. 지혈에 좋다는 약재들은 죄다 모아서 한국에서부터 싣고 왔다.

여기에 바드마예프가 제조한 ‘티베트 약초’도 첨가했다. 태의와 바드마예프는 의외로 죽이 잘 맞았다. 비록 유파는 달라도, ‘서양 한복판에서 동양의학의 가치를 전파하는’ 바드마예프와 ‘시대의 변화에도 동양의학의 가치를 꿋꿋이 지키는’ 태의가 의기투합을 한 것이었다.

혈우병에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출혈을 멈추는 게 중요했다.

"써! 먹기 싫어!"

"쭉 들이키거라, 얘야."

어린 알렉세이는 생전 처음 맛보는 한약 맛에 얼굴을 찌푸렸다. 알렉산드라가 다독여 가며 어떻게든 다 마시게 했다.

잠시 후.

정말로 효능이 있는 건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알렉세이의 출혈이 멎고 상처가 아물었다. 불덩이 같던 고열도 잠잠해졌다.

"오오!"

"알로샤, 괜찮니?"

"응, 좋아요."

"주님께서 도와주셨도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는 연방 태의와 이선의 손을 잡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선생 덕분이에요! 정말 고마워요!"

"아니, 선 덕분이기도 하지! 고맙네, 나의 벗이여! 자네는 진정 로마노프 왕조의 구원자야!"

"맞아요, 폐하께선 정녕 우리의 친구이자 구원자이십니다!"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는 이선에게 연신 감사를 표했다.

"도움이 되어서 기쁩니다. 하지만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리라고는 확신을 할 수가 없습니다."

"황실 주치의란 작자들은 이 정도도 하지 못했어요! 그에 비하면 동양의학은 참으로 대단하군요!"

알렉산드라의 찬사를 받으면서도, 이선 자신도 어떻게 된 건지 궁금했다.

‘도대체 과학적 근거가 뭐지……?’

태의가 이런저런 설명을 했지만, 이선도 알 수가 없었다. 의학적 효능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황실 주치의들이 처방하는 진통제가 효과가 있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주치의가 처방하는 약에는 당대에 막 개발한 아스피린 성분이 첨가됐고, 아스피린은 혈액 응고에 치명적인 장애가 되었다. 알렉세이의 출혈을 통제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었다.

태의가 처방한 약은 과학적 근거는 없어도 경험론적으로 지혈과 혈액 응고에 좋은 약재들로 엄선됐고, 바드마예프가 첨가한 약재는 고통을 멈추게 하는 데 탁월했다. 그러니 당장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건 분명했다.

‘비타민K는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지.’

이선은 의학 전문가가 아니므로 혈우병 치료법은 몰랐지만, 비타민K가 혈액 응고와 관계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선우의 기억이 있던 시절, 대학원 친구 중에 유독 코피를 자주 흘리고 흘렸다 하면 멈추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비타민K 부족으로 인한 혈액 응고 장애였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과 식이요법으로 극복했다.

실제로 비타민K 보충은 혈우병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비타민이란 개념은 이 시대에 아직 없었다. 최초로 발견된 비타민B도 1910년대에야 처음으로 발견되어 명명되었다.

"내가 알기로, 치료에는 식습관도 정말 중요하네. 지난 러일전쟁을 생각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네. 포트 아르투르(여순) 공방전에서, 요새의 러시아군이 괴혈병으로 고생하지 않았던가?"

"그랬지. 괴혈병은 요새가 끝내 항복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지. 요새만 함락 안 됐어도 전황이 악화되진 않았을 터인데."

"그게 바로 식습관과 관계가 있네. 일본군이나 요새에 포위된 중국인들은 괴혈병에 걸리지 않았어. 괴혈병이 백인종에만 찾아오는 병이라서 그랬겠나?"

"물론 그렇지야 않겠지. 왜 그랬던 건지 자네는 이유를 아나?"

괴혈병이 러시아군에게만 돌았던 이유는 비타민C 부족이었다.

"중국인들은 콩나물을 재배하여 먹었기 때문에 괴혈병을 예방했지만, 러시아인들은 먹을 줄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네."

"겨우 나물 때문에?"

"일본군의 사례도 마찬가지야. 일본 육군은 각기병이 발병하여 2개 사단을 날려 버렸네. 하지만 해군에는 각기병이 발병하지 않았네. 왜 그랬을까?"

"역시 음식 문제인가?"

"바로 그렇네. 영양 불균형이지. 육군은 각기병 세균감염론을 신봉한 결과, 식이요법을 무시하고 쌀밥만 먹었지만, 해군에서는 잡곡을 먹었거든."

각기병도 비타민B와 관계가 있었다. 아직 비타민이란 개념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적 방법론을 맹신하던 근대 서양 의학계에서는 식이요법을 무시했다. 식이요법은 경험론일 뿐, 이 시대만 해도 과학적 방법론이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 근대 의학을 주도하던 독일 의학계가 그런 편견이 심했다.

예컨대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도 그랬다. 19세기에 무려 83세까지 장수한 비스마르크지만, 워낙 폭식과 과음을 하던 식습관으로 인해 병을 달고 살았다. 비만과 당뇨, 류머티즘까지 시달렸다.

최고의 의사들이 달라붙어 치료를 시도했는 데 실패했지만, ‘돌팔이’로 유명한 의사 슈베닝거가 비스마르크를 치료했다. 주류 의학계는 비웃었지만, 칼로리 낮은 음식을 중심으로 비스마르크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병행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결과,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비스마르크는 감사의 뜻으로 슈베닝거를 국립 샤리테 병원의 전임 교수로 앉혔다.

"러시아를 비롯한 서양 상류층은 고기와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습니다. 그에 비하면 채식은 부족하지요. 동양처럼 균형 잡힌 식습관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선은 태의의 입을 빌려 혈액 응고에 도움이 될 비타민K 섭취를 권했다.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파슬리, 시금치, 상추, 양배추와 같이 러시아에서도 쉽게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녹색 채소들, 콩기름이나 올리브오일과 같은 식물성 기름, 김과 미역 같은 해조류 등등.

이선과 동행한 숙수가 한국에서부터 들고 온 각종 재료로 요리를 해 바쳤다.

"흠, 동양에선 이런 괴이하게 생긴 물체도 먹나? 꼭 검은 종이 같은데."

니콜라이는 생전 처음 보는 미역국을 보고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해조류가 얼마나 건강에 좋은데. 연해주에 처음 정착한 고려인들은, 지천에 먹을 게 널려 있음에도 러시아인들이 굶고 있는 걸 보고 놀랐다는군. 당장 산에는 나물이, 바다에는 해조류가 가득한데 말이야."

러시아인은 기본적으로 추운 지방에서 사는 대륙민족이기 때문에, 나물이나 해조류를 먹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뭐든 가리지 않는 조선인들이 극동지역의 러시아인들에게 새로운 식문화를 전파했지만, 유럽에서는 알지 못했다.

"한국에선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게 한다네. 편견을 갖지 말고 먹어 보면 맛도 좋네. 알렉세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

"페하의 말씀이 옳아요. 알로샤를 위해서라면 뭐든 못 먹이겠어요?"

알렉산드라는 알렉세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었다. 비록 해조류가 생긴 게 이상하긴 해도, 혈우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못 먹이겠는가?

‘아아, 이것이 바로 웰빙이라는 것이다. 비타민K 치료법, 이른바 K-치료!’

말은 그럴싸하게 했지만, 이선은 식이요법이 혈우병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확신이 없었다. 그는 역사 전문가이긴 해도 의학 전문가는 아니었다. 의학사에 대해서 공부하긴 했어도, 역사적인 측면에서였지 의학적인 측면에선 아니었다.

"폐하께서 안 계셨더라면 니키와 알로샤갸 어찌 되었을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할아버님과 나, 그리고 내 아들까지. 자네는 정녕 로마노프 왕조의 진정한 벗일세."

"벗이라는 말로는 부족하지요. 폐하는 로마노프 왕조의 구원자이십니다!"

"과찬이십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기쁠 따름입니다."

의학적 효과가 어찌 됐건 간에, 중요한 건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가 이선을 믿는다는 점이었다.

1881년 알렉산드르 2세 암살 방어, 1891년 니콜라이 황태자 암살 방어, 그리고 알렉세이 황태자의 치료까지.

인지부조화와 맹신에 쉽게 빠져드는 알렉산드라는 이선이 3대에 걸쳐 ‘로마노프 왕조를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이 보낸 구원자’라고 믿게 되었다.

아직 ‘기적’을 한 번밖에 발휘하지 못한 라스푸틴과 달리, 이선은 세 번이나 행사했다. 기적의 횟수로 보든, 화법으로 보든, 신분으로 보든 어딜 봐도 라스푸틴보다 이선이 더 믿음이 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알렉산드라의 맹신은 라스푸틴에서 이선에게로 옮겨 가게 되었다.

니콜라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는 스톨리핀에게서 라스푸틴의 나쁜 소문을 보고받고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지만, 황후가 싸고도니 참는 쪽에 가까웠다. 정체불명의 품행 나쁜 사제보다야 오랜 친우인 황제가 더 나은 건 당연지사였다.

"황태자께서 잠시 아프셨다는데, 한국 황제가 소개한 의사가 깨끗이 낫게 했다는군."

"한국 황제가? 왕자 시절부터 러시아하고는 정말 관계가 깊군."

"동양의학의 효능이 그렇게 대단하다며?"

"신비한 약초로 모든 병을 낫게 한다는군."

"예전에 유명했던 몽골 노인 있지 않나? 티베트 약초를 쓴다는. 그 노인네가 만든 약이 그렇게 용하다지."

"그래? 그럼 나도 찾아가 볼까? 요새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은데."

이선이 데려온 의사가 알렉세이 황태자의 병을 낫게 했다는 소문이 귀족 사회에 빠르게 돌았다. 혈우병은 극비였기 때문에 무슨 병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무튼 아팠다가 쾌차했다는 소문이었다.

"한국 황실 주치의가 황태자의 병을 치료하실 때, 본인도 함께 힘을 보탰습니다. 동양에서 온 신비한 약초의 힘이지요. 이 약으로 말할 것 같으면……."

러시아 황실과 귀족 사회에서 바드마예프의 주가가 급상승했다. 이선은 바드마예프가 제조한 약도 치료에 도움을 주었다고 귀띔했고,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는 바드마예프를 불러들여 크게 치하했다.

바드마예프는 이미 러시아 관등제의 제4관등, 육군 소장이나 주지사에 버금가는 고위직에 올랐다. 황실과 귀족, 관료 사회에서 얻은 다양한 인맥을 통해 추종자를 획득하며 세력을 넓혀 왔다.

황실의 신임을 되찾게 된 바드마예프는 경쟁자 라스푸틴이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손을 쓰고, 추종자들을 결집했다.

"한국 황제 폐하께서는 알렉산드르 2세의 암살을 막았고, 황제 폐하께서 일본을 순방하실 때도 미친 일본인의 습격을 막았으며, 황태자 전하의 와병도 치유하셨습니다. 한국 황제께서는 러시아를 위해 신께서 보내 주신 구원자이십니다!"

"오오!"

바드마예프는 추종자들 앞에서 이선을 열렬히 찬양했다.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의 신봉에 이어, 이선의 ‘대리인’ 바드마예프가 황실과 귀족, 관료들 사이에서 추종자를 끌어모았다.

대한제국 황제 이선이 가히 러시아의 새로운 종파 교주나 다름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1907년, 20세기에 접어든 근대의 기이한 단면이었다.

이선은 마침내 자신의 ‘유라시아 구상’을 펼칠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유라시아의 운명을 바꿀 밀약을 맺을 때였다.

- 131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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