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화 감사 인사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기 전, 이선은 니콜라이 2세의 사촌동생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대공의 초대를 받았다. 키릴 대공은 해군장교로 러일전쟁에 참전했다가 기함 침몰에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여순 요새에 포위되었다가 이선의 주선으로 무사히 귀국한 바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폐하!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대공 전하. 이쪽은 내 아우 영친왕 이영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공 전하."
"환영합니다, 전하."
이선과 이영, 키릴 대공은 반갑게 인사를 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니 기쁘군요. 황족들 만찬에도 만나지 못했는데, 페테르부르크에 계셨으면 진작 연락하시지 그랬습니까?"
"황제 폐하의 노여움을 산 상황이라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공식 일정이 끝난 후에 연락했지요."
키릴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사촌인 영국 공주 빅토리아 멜리타와 결혼한 문제로 인해 차르 부부의 노여움을 샀다. 빅토리아 멜리타는 헤센 대공 에른스트 루트비히와 결혼했다가 이혼했는데, 에른스트는 바로 황후 알렉산드라의 오빠였다.
남편의 사촌동생이 하필 이혼한 올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려 하자 알렉산드라는 격노했고, 남편에게 결혼을 허가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더군다나 키릴과 빅토리아 멜리타는 외사촌 간이라서, 정교회에서도 혼인을 허가하지 않았다.
결국 키릴과 빅토리아 멜리타가 차르의 허가 없이 결혼을 강행하자, 니콜라이는 키릴의 러시아 황족으로서의 권리를 박탈했다. 대공 지위와 황위 계승권, 훈장과 영예, 해군에서의 지위를 빼앗기고 추방당해 파리에서 생활했다.
"저런, 고생이 많았겠군요."
이선은 니콜라이의 과도한 대처가 이해는 갔다. 친동생이자 제위계승권 2위인 미하일 대공도 신분이 낮은 여자와 사랑에 빠져 귀천상혼을 하겠다고 우겼다. 그런데 계승권 3위인 사촌동생 키릴조차 황실과 정교회가 허용하지 않는 결혼을 강행하니, 차르로서는 용납하기가 어려웠을 터였다. 미하일에게 본보기도 보일 겸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었다.
"아버님이 힘써 주신 덕분에 귀국은 할 수 있었습니다만, 여전히 처지는 난처하지요."
차르가 삼촌 블라디미르 대공의 청원을 받아들여 키릴의 추방을 철회한 후에야, 키릴 부부는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대공의 지위를 돌려받긴 했지만 황후의 노여움이 풀린 건 아니라서, 부부는 궁정 출입을 금지당한 채 파리와 페테르부르크를 오가며 조용히 지냈다.
"제가 폐하께 말씀을 잘 드려 볼까요?"
"아닙니다. 먼 길을 오신 국빈께 그런 부탁을 드릴 수야 있겠습니까."
이선은 예의상 해 본 말이었다. 그는 황실 내의 가정사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폐하, 제 부인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빅토리아 멜리타 폰 작센코부르크고타 공주입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대공부인. 이선입니다."
30대 초반의 대공부인이 황제를 대하는 예를 갖춰 인사하자, 이선도 정중히 답례했다.
빅토리아 멜리타는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로, 여왕의 차남인 작센-코부르크-고타 공작 알프레트의 딸이었다. 즉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조카였다.
"제가 오늘날 여기 있게 된 건, 폐하께서 포로로 잡히지 않도록 귀국을 주선해 주신 덕입니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일본에 붙잡혀 있었겠죠. 그럼 작년에 부인과 결혼도 못 했고, 올해 딸도 태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 인사 올립니다."
키릴은 이선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선은 웃으면서 화답했다.
"대공의 운이 그만큼 좋은 덕이지요. 늦게나마 결혼과 득녀를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폐하."
이선과 이영은 키릴 대공 부부와 오찬을 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이, 화기애애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폐하, 다음 일정은 어찌 되십니까?"
"독일을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한 후, 프랑스와 영국을 방문합니다."
영국으로 간다는 말에 빅토리아 멜리타가 반색했다.
"영국에 가시면 에드워드 삼촌께 안부 전해 주세요. 러시아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에드워드 7세 폐하도 알현할 예정이니, 물론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선은 내심 만족감을 느꼈다. 러시아 황실과는 달리, 이선은 영국 왕실과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그런데 에드워드 7세의 조카가 다리를 놔준다면 대화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터였다.
에드워드에게도 빅토리아 멜리타는 영국과 러시아를 잇는 가교였다. 입헌군주이지만 외교에는 직접 관여하는 에드워드 7세이니만큼, 프랑스에 이어 러시아까지 대독 포위망에 끌어들이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번 전쟁을 겪으면서 느낀 바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더 이상 모험적인 정책을 추구해선 안 되고, 영국과 적대해도 안 됩니다."
키릴이 처음으로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부인의 국적이나 전쟁의 상처인 탓도 있겠지만, 그는 영국과의 타협을 지지했다.
어쨌건 키릴은 야심만만한 청년이었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미하일 대공과 달리, 러시아의 미래에 관심이 많았다.
"저도 황제 폐하께 비슷한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러시아와 영국이 타협하길 바란다. 헌법과 의회를 존중하고, 특히 토지문제를 해결해야 혁명의 위기를 잠재울 수 있다고."
차르를 제외한 황족들에게는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선이지만, 자신의 은혜를 입은 키릴에게는 속내를 밝혔다. 황실의 아웃사이더인 키릴은 이선의 생각이 자신의 구상과 비슷하니 매우 반가워했다.
"역시 폐하께서는 현명하십니다. 황실 인사 중에 혁명의 심각성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제 아버님께서도……."
키릴의 부친인 블라디미르 대공은 페테르부르크 치안 책임자로서 피의 일요일 사건의 주범이었다. 차르의 삼촌이었기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지만, 키릴은 내심 부끄러웠다.
"로마노프 황실에서도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는 분이 계신다면 다행입니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훗날 국가에 위기가 닥친다면, 대공께서 황제 폐하를 도와주십시오."
"예, 물론입니다. 그건 제 의무이지요."
실제 역사에서, 키릴은 1917년 2월 혁명 이후에 임시정부 지지를 선포하고 군복에 붉은 완장을 찼다. 그는 특이하게도 소비에트에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붉은 대공’이었다.
훗날 그가 망명지에서 러시아 차르를 자처한 것을 생각해 보면, 진정으로 공화국과 소비에트를 지지했다기보다는, 혁명파의 지지를 얻어 니콜라이 2세를 대신할 섭정이 되기를 바랐을 가능성이 컸다.
비유하자면, 그는 프랑스 혁명 당시 오를레앙 공작 루이필리프와 매우 흡사한 사람이었다. ‘평등한 자’를 자처한 오를레앙 공은 혁명을 지지해 루이 16세의 사형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결국 오를레앙 왕가를 수립하려다가 혁명 세력에 의해 처형당했다. 그의 아들이 바로 부르봉 왕가의 마지막 국왕 루이필리프 1세였다.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만약 니콜라이가 안 된다면, 유사시 키릴을 보험으로 둬야겠어.’
이선은 니콜라이가 이제라도 러시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를 바라지만, 끝내 혁명을 피할 수 없다면, 키릴을 대안으로 염두에 두었다.
키릴은 로마노프 황실 내에서 대표적인 친영·친불 인사이자, 자유주의와 개혁에 우호적이었다. 에드워드 7세의 조카사위이기도 하니, 영국도 반길 수 있는 인물이었다.
중요한 건 그 역시 이선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다. 답답하고 고집이 강한 니콜라이보다 더 말이 잘 통하는 면이 있었다.
‘아직 10년이나 남았으니, 니콜라이가 잘하길 바라야지…….’
이선은 한국의 자주독립을 완성하고 지역강국으로 올라선 1907년을 기점으로, 한국과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역사를 바꿔 보겠다고 결심했다. 러시아는 그 시작이었다.
러시아를 떠나기 직전까지, 이선에게는 온갖 초대장이 쏟아졌다. 로마노프 왕조의 ‘구원자’이자 차르의 ‘절친한 벗’, 한국 황제를 한번 만나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특히 이번에는 동양의학 치료가 촉발시킨 오리엔탈리즘의 열풍까지 불고 있으니 더욱 심했다.
이선은 초대장 대부분은 거절하거나, 참석이 필요한 초대에는 동생 이영을 대신 보냈다.
"20대 청년인 네가 나 대신 즐거운 시간 보내라."
이선의 나이 마흔, 무도회니 파티니 하는 것에 지루함을 느낄 시기였다. 이미 그런 건 젊은 시절에 많이 겪어 봤었다.
1896년 니콜라이 2세 즉위식에 사절단으로 왔을 때도, 무수하게 많은 초대장을 받은 바 있었다. 무도회니 파티니 하는 건 이미 질릴 만큼 경험했다.
오히려 이선에게 신선했던 건 근대 예술을 체험하는 것이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러시아는 이른바 ‘백은시대’라고 부르는 예술의 절정기였다.
문학에는 레프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막심 고리키, 음악에는 차이콥스키와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같은 거장에서 라흐마니노프와 스트라빈스키라는 ‘신예’, 미술에는 일리야 레핀과 칸딘스키가 있었고, 러시아 발레는 러시아를 넘어 유럽을 제패했다.
공식 사절단으로 왔던 1896년과 달리, 올해 방문은 비공식적이니만큼 시간에 좀 더 여유가 있었다.
황제라는 신분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것이기에, 그는 가급적 자신을 드러내지 않도록 신사복 차림으로 예술을 관람했다.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인들이 이 귀빈을 몰라보는 건 아니었다. 이선이 극장이나 박물관에 모습을 드러내면 알아본 사람들이 경의를 표했다. 이선도 모자를 들어 정중히 답례하기는 했으나, 자연히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동물원 원숭이가 따로 없군.’
이선은 사람들의 시선이 번거로울 따름이었다. 한번은 미술관에서 거장들의 그림을 관람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림은 안 보고 이선을 계속 흘긋흘긋 쳐다봤다.
이선은 당대 동양인 중에선 체격이 큰 편이라 오히려 니콜라이보다도 키가 컸고, 웬만한 러시아 신사들과 비슷했다. 자연히 주목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체격 좋은 동양인 신사가 드물기도 했거니와, 신문을 통해 이선의 얼굴도 익히 알려진 탓이었다.
‘물론 한국에 비하면, 여긴 훨씬 낫다만…….’
한국에서는 늘 황제로서 의전이 뒤따랐다. 가끔 마르가리타를 만나러 갈 때를 제외하면, 어딜 가든 수많은 수행원이 뒤따랐다. 이선의 어진이 전국 관청과 학교에 걸려 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도 없었고, 잠시 궁궐 밖으로 나와 산책만 해도 황제를 알아본 국민의 만세가 쏟아졌다.
‘가끔은 익명의 인간이 되고 싶은데 말이야.’
그나마 서양에서는 자유로웠다. 이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귀찮게 하지는 않았다.
경호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호위대장인 장무영 말고도 러시아 정부에서 경호에 만전을 기울였다. 이선의 근처에는 언제나 사복 차림의 경호원들이 눈을 번뜩였다. 누군가 이선의 곁에 접근하면, 장무영과 경호원들이 먼저 차단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었다.
"한국 황제 폐하께 인사드리고 싶어요."
"안 됩니다, 아가씨. 폐하께서는 접견이 예정된 분만 만나십니다."
이선은 마린스키 궁전의 귀빈석에서 이영과 함께 발레를 감상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발레가 익숙하지 않았던 조선 사대부들은 ‘가련한 처자를 반라로 벗겨 다리를 펄쩍 올리는 걸 감상하다니, 서양 군자들은 짐승이 틀림없도다!’라고 혀를 차며 개탄한 바 있었다.
서구화가 진전되면서 서양 예술도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고, 일찌감치 서구 학문을 익힌 이영은 특히 더 좋아했다. 애초에 그는 서양 예술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나는 한국 외교관 이위종의 벗인데, 황제 폐하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뵙고 싶습니다."
"아무튼 정식 접견 절차를 얻고 오세요."
1막과 2막 사이, 휴식 시간에 묘령의 젊은 여성이 한국 황실 인사들이 앉아 있는 귀빈석에 접근했다. 귀빈석 문 앞에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자, 이영이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지?"
"아, 전하. 웬 러시아 아가씨가 자꾸 폐하를 뵙고 싶다고 합니다."
이영은 ‘웬 러시아 아가씨’를 쳐다보았다.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눈이 쏠렸다. 백자처럼 새하얀 피부에 부드러워 보이는 금발 고수머리, 오뚝한 콧날과 신비로워 보이는 에메랄드빛 눈. 책에서나 보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현실에 나타난 것 같았다.
"Mademoiselle, puis-je vous aider(아가씨,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영의 입에서 유창한 프랑스어가 나왔다. 여인은 반가워하며 프랑스어로 화답했다.
"저는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 브론스카야라고 합니다. 제 아버님은 극동군 참모였던 안드레이 브론스키 장군이십니다. 한국 외교관 이위종 씨의 친구이기도 하고요."
이영은 그녀의 목소리조차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는 정신을 차리며 답했다.
"이위종 참서관은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되어 있습니다만."
"예, 알고 있습니다. 저는 황제 폐하께 인사드리고자 찾았습니다. 마린스키에 왔는데 폐하를 계신 걸 알게 되었거든요."
"왜 폐하를 만나길 원하십니까?"
"폐하께 꼭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요."
"어째서 감사 인사를?"
"그건 직접 말씀드려야지요. 부탁드릴게요."
아나스타샤의 눈웃음에 이영은 저도 모르게 시선이 돌아갔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답했다.
"흠흠,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영은 귀빈석으로 돌아가 이선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브론스키라는 성을 들으니 이선도 짚이는 바가 있었다.
"그래? 안으로 뫼시게."
"예, 폐하."
잠시 후, 아나스타샤가 장무영과 함께 귀빈석에 들어섰다.
"폐하, 저는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 브론스카야라고 합니다. 제 아버님은 극동군 참모였던 안드레이 브론스키 장군이십니다."
아나스타샤는 드레스를 양손으로 붙잡고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선도 쓰고 있던 실크해트를 벗고 답례했다.
"아, 반갑소. 브론스키 대령이 장군으로 진급했나 보군요. 묵던 전투의 공로자이니 그럴 만도 합니다."
아나스타샤가 초록빛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저희 아버님을 알고 계십니까?"
"이위종 참서관을 통해 들었지요."
"저도 그분을 통해 폐하에 대한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하하, 그가 뭐라고 하던가요?"
"한국의 역사를 바꾼, 동양의 표트르 대제시라고."
흔히 듣는 비유였지만, 단순한 아첨이 아니라 과히 기분은 유쾌했다.
"과찬이군요. 그래서 나를 만나고 싶은 이유가?"
"폐하를 뵙고 직접 여쭙고 싶었습니다."
"물어보시오. 흔한 기회는 아니니까."
아나스타샤는 얼굴에서 미소를 거두면서 물었다.
"이위종 씨가 저를 이용해 알렉세이 브루실로프 장군에게 일본군 기밀문서를 전달한 게 맞습니까? 그걸 명령하신 건 폐하시고요?"
당돌한 질문에 이선은 웃음이 흘렸다.
"그래요? 누가 그러던가요?"
"저희 아버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브루실로프 장군에게 기밀문서를 전달한 이위종은 한국 황제의 대리인이라고."
아나스타샤는 진지한 표정이었지만, 이선은 여전히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오히려 이영이 더 놀라워하고 있었다.
"흠……. 재미있는 주장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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