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화 반(反)혁명 모의
1917년 10월, 페트로그라드.
4월 혁명이 불러일으킨 활력은 거듭된 패전과 군의 붕괴로 사라지고 없었다. 정치경제적 갈등과 혼란은 임시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즉시 민주공화국을 선포하라!"
"즉시 토지개혁을 실시하라!"
"즉시 8시간 노동제를 실시하라!"
"즉시 강화협상에 나서라!"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
좌익의 외침에 맞서 우익도 목소리를 높였다.
"즉시 질서를 회복하라!"
"즉시 군사위원회를 폐지하라!"
"즉시 사형제를 복구하라!"
"즉시 독일 간첩들을 때려잡아라!"
"애국적 군부가 나서야 할 때다!"
좌익과 우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임시정부는, 예정대로 11월에 제헌의회 선거를 실시해 권력의 중요한 문제를 제헌의회에 넘기기로 했다.
좌익은 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으나, 우익은 제헌의회 선거에 위협을 느꼈다.
실체적인 증거가 있었다. 9월, 페트로그라드 도시두마(시의회) 선거가 진행됐다. 최초로 보통선거권이 주어져 선출하는 선거이니만큼 만인의 관심이 쏠렸다. 제헌의회 선거의 전초전이나 다름없었다.
"사회혁명당 75석, 사회민주노동당 75석, 입헌민주당 42석, 10월당 8석……."
결과는 좌익의 압승이었다. 좌익 사회혁명당과 사회민주노동당은 의석의 4분의 3을 차지했고, 우익 입헌민주당-10월당 연합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4월 혁명 이후 수도 페트로그라드가 얼마나 좌경화되었는지 알 수 있는 결과였다.
노동자들은 압도적으로 노동계급의 정당인 사회민주노동당에게 몰표를 던졌고, 아니더라도 농민친화적인 사회혁명당에 표를 보냈다.
상류층, 자본가, 도시 중산층 계급은 자유주의 정당인 입헌민주당을 지지했으나 수적으로 이길 수 없었다.
3대 국가두마의 제1당이자 확고한 군주제 지지 정당이었던 10월당은 귀족과 지주만의 정당으로 남아 버렸다.
"인민의 의지를 확인했으니, 이제 소비에트뿐만 아니라 정부도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운영해야 하는 거 아니오?"
"자유주의자와 부르주아지를 배제하면 국가 운영, 특히 경제 운영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지금은 연립정권을 이어 나가야 합니다."
여전히 소비에트의 지도부를 차지하고 있는 체레텔리, 치헤이제 등 ‘혁명적 방어주의’파는 임시정부와 자유주의자들과의 연립정권을 옹호했다.
"제헌의회 선거에서 도시는 사회민주노동당, 농촌은 사회혁명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서 압승한 후에 제헌의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인수하자."
마르토프와 체르노프 등 두 좌익정당의 중도파들은 제헌의회를 통한 합법적인 권력 인수를 강조했다. 실제로 선거 전망은 좌익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였다.
이들은 무엇보다 내전을 피하고 싶었다. 굳이 시위와 파업으로 우익에게 명분을 주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끝장입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선거를 미뤄야 합니다!"
"이미 결정한 선거를 무슨 수로 미룬단 말이오?"
"전선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우면 되지 않습니까? 이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서부 등이 적에게 점거되었으니 전국 선거를 치르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제헌의회에 모든 중대사항을 미뤄 둔 상태인데, 선거를 미뤘다간 시위와 파업으로 난리가 날 거요."
"그럼 저 무지막지한 좌익들에게 정권을 넘겨주잔 말입니까? 러시아인들에게 보통선거는 아직 이릅니다. 스스로 관에 못을 박는 꼴밖에 안 돼요!"
"누가 그걸 모르오? 하지만 선거 연기는 좌익들이 봉기를 일으킬 명분만 갖다 주는 꼴이지."
"차라리 봉기를 유도하고 진압하는 게 낫지요!"
"그건 군대가 우리를 확고히 지지할 때나 가능한 가정이오!"
우익이 느끼는 공포는 중도좌익이 상상하는 이상이었다. 이제 우익에게 군주정의 존속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그들 계급 생존의 문제였다.
급진좌익은 정치혁명을 넘어 사회경제적 혁명을 부르짖었다. 온건파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단계를 넘어서려고 했다.
지주, 자본가, 장교들은 절대로 좌익에게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고 확신했다.
"무능하고 유약한 임시정부, 절차적 정당성이나 따지고 앉아 있는 입헌민주당 놈들은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
"케렌스키, 밀류코프 이런 작자들로는 안 된다. 강력한 지도력으로 러시아를 단합시킬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렇다. 애국적 군부만이 무너져 가는 러시아를 살릴 수 있다."
군사위원회에 맞서 조직된 장교연맹이 반동우익의 선봉에 섰다.
혁명 이후 장교의 권위는 크게 흔들렸고, 병사들은 장교의 명령을 듣기는커녕 항명으로 맞섰다. 전선에서는 심지어 상관살해마저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무지한 병사들이 뭘 알겠나? 소비에트와 좌익들이 배후에서 부추기고 있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좌익들은 즉각적 평화를 부르짖으며 군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일만 하고 있으니, 독일 간첩들이다!"
"전쟁 전에 독일에서 망명 생활하던 놈들이 아닌가? 그때 카이저의 개가 된 게 틀림없다."
"방첩부의 정보에 따르면, 소비에트 지도부는 비밀리에 독일의 자금을 받고 있다더군."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독일 간첩 놈들을 전부 교수대에 매달아야 해!"
장교들 사이에서는 음모론이 팽배했다. 이들의 관점에서 혁명, 소비에트, 좌익정당의 득세는 모두 독일의 음모였다. 카이저는 작곡가였고, 독일 군부는 지휘자였다. 소비에트는 그 장단에 맞춰 연주하는 악단에 불과했다.
"하계공세의 실패, 리가 함락은 모두 좌익들이 독일과 짜고 병사들에게 반전을 선동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소비에트를 내버려 뒀다간, 페트로그라드와 모스크바까지 독일에 내주고 말 것이다."
"독일 간첩들의 온상, 소비에트를 타도하자!"
장교연맹은 비밀리에 쿠데타를 결의했다.
"군사쿠데타를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
"전임 총사령관 니콜라이 니콜라예비치 대공?"
"대공뿐만 아니라 황족들은 계획에 끼면 안 되네. 로마노프 황실의 인기가 너무 안 좋아."
"그럼 참모총장 브루실로프 대장은 어떤가? 비록 하계공세에 실패해서 명성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명망 높은 장군이지."
"브루실로프는 임시정부에 너무 유화적이야. 정변에 가담할 위인이 못 되네."
실제로 브루실로프는 혁명 이후의 신질서를 받아들이는 쪽에 가까웠으므로, 군부 내의 극우 반동파는 브루실로프를 싫어했다.
"전임 참모총장 알렉세예프 대장?"
"괜찮긴 한데, 입헌민주당이 차기 총리 후보로 밀고 있지 않나. 그도 유화적이야. 쿠데타에 유화적인 인사는 필요 없네."
"그럼 답은 정해졌군. 북서전선군 사령관 코르닐로프 대장이나 서부전선군 사령관 데니킨 중장이지. 이들의 성향은 강경한 애국주의자들이니."
"음, 코르닐로프는 강경한 데다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지."
시베리아 카자크 출신인 코르닐로프는 페트로그라드 군관구 사령관을 거쳐 위기에 처한 북서전선군 사령관이 되었다. 리가를 점령한 독일군의 공세가 멈추자, 코르닐로프는 갑작스럽게 북서전선군을 구한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더군다나 정치에는 무지하니 지도자로서 적당하네."
"정치에 무지한 게 왜 지도자로서 적당하단 말인가?"
"그래야 군부의 뜻대로 움직일 게 아닌가."
"아하, 과연."
지도자 후보를 결정한 장교들은 코르닐로프와 접촉을 시작했다.
"본관 역시 작금의 위기를 보면서 고뇌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독일과 놀아난 빨갱이들의 음모에 우리 조국 러시아가 산산조각 나고 말 것이다.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코르닐로프는 흔쾌히 쿠데타에 동참했다. 지도부가 결성되자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독일군이 리가와 리가만의 섬들을 점령한 이후, 추위가 밀려오면서 전선은 소강상태에 빠져들었다.
북서전선군의 병력을 수도로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엿보며 적당한 명분을 기다리던 쿠데타 모의세력에, 마침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쿠데타라고? 섣부른 짓 하지 말게.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제국은 그대로 끝장이야."
쿠데타 세력은 전 총리 스톨리핀과도 접촉했다. 스톨리핀은 소비에트의 증오를 받고 있어 공직을 맡진 못했지만, 미하일 2세의 보좌역으로 임시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군주제의 존속을 위해 분투했지만, 문제는 지지 세력이 거의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임시정부가 선제적으로 토지개혁을 선포해야 하는데, 시간만 질질 끌다 좌익들에게 주도권만 넘겨주고 말았다. 사회혁명당 패거리들이 농촌을 장악한 상황이 아닌가. 무능한 임시정부 놈들!"
토지개혁을 부르짖는 농민들, 반대하는 지주들 사이에서 임시정부는 갈팡질팡했다.
지주들은 지주연맹을 결성하여 10월당과 입헌민주당에 대거 입당했다. 지주들의 입김이 세지자 두 우익정당은 토지개혁에 유보적인 입장이 되었고, 혁명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토지개혁을 외치던 스톨리핀은 더욱 정치적으로 고립되었다.
"코르닐로프 대장이 정변을 성공시킬 겁니다. 미하일 2세의 이름으로 페트로그라드와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정부를 수립할 예정입니다. 각하께서 코르닐로프 장군을 도와 행정을 맡아 주십시오."
"허, 나도 반혁명에 동의하는 건 맞지만, 코르닐로프 같은 작자가 제대로 국가를 이끌 리가 없어."
"그럼 이대로 러시아가 몰락하는 걸 지켜만 보고 있잔 말씀입니까!"
"미국이 참전한 이상, 연합국이 러시아의 몰락을 지켜볼 리가 없네. 경거망동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게. 섣불리 일을 벌였다간 몰락을 앞당길 수 있네."
스톨리핀은 쿠데타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예정대로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의 상황과 현지의 분리주의 민심, 농촌의 상황 등을 살피기 위함이었다.
"죽어라, 교수형 집행자!"
탕! 탕!
스톨리핀은 키예프 시청에서 저격당했다.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어 목숨은 건졌으나, 당분간 몸을 가눌 수 없는 중상이었다.
체포된 범인은 사회혁명당 소속이었다. 스톨리핀 집권기에 교수대가 ‘스톨리핀의 넥타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혁명당 테러리스트들을 무자비하게 때려잡았으므로, 그에게 원한을 가진 사회혁명당 인사가 테러를 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였다.
"보십시오! 사회혁명당은 아직도 옛 테러리즘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저들이 집권하면 우익 인사들을 학살할 겁니다!"
"그 무슨 근거 없는 모략이오! 사회혁명당은 테러리즘을 포기한 지 오래요. 당 지도부와 무관한 일개 지역당원의 테러를 어찌 당과 결부시키는 것이오?"
우익은 스톨리핀 저격사건을 정치공세의 명분으로 사용했다. 저격범은 단독범이었으나, 사회혁명당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인민의 대의는 대중조직으로 보여야지, 영웅주의에 심취한 테러리즘은 옳지 않다. 하지만 구체제의 잔재와도 같은 스톨리핀 같은 인사가 계속 중책을 맡고 있는 현실도 문제가 있지 않은가? 정부는 구체제와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
테러리즘에 비판적인 사회민주노동당은 양쪽을 싸잡아 비판했다. 혼란스러운 정국에 다시 혼돈이 더해졌다.
"아주 적절한 시기에 사건이 아주 잘 터졌군."
"혹시 정보부에서 손을 쓴 거요?"
"아니, 저격범은 사회혁명당 소속이 맞소."
"그럼 사회혁명당의 자해행위나 다름없군."
"과거에 사회혁명당 테러리스트를 이끌었던 이가 누군지 알지요?"
"알다마다요. 현 육군차관 사빈코프 아니오."
"바로 그 사빈코프가 우리 계획에 동참했소."
"오오!"
옛 사회혁명당 전투단 수장, 극단적 테러리스트였던 사빈코프는 혁명 이후 사회애국주의자로 돌변했다. 남서부전선 정부위원으로 전선의 실태를 파악한 사빈코프는 강력한 지도력을 열망하게 되었다.
케렌스키는 여전히 사빈코프를 신뢰해 육군부차관으로 임명했지만, 임시정부의 우유부단한 지도력에 실망한 사빈코프는 승전을 위해 독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사빈코프가 예전처럼 지령을 내려 스톨리핀 암살을 기도했는데, 그게 우리를 위한 선물이란 말이지."
과거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사회혁명당 테러리스트가 스톨리핀 암살을 기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좌익이 아니라 우익을 위한 거사였다.
"물론 사빈코프도 조건을 내걸었소. 혁명의 성과를 모조리 부정하지 말 것. 소비에트와 야당들을 억제할지언정 탄압하지는 말 것. 군사위원회는 폐지하더라도 병사 인권은 존중할 것. 이 조건으로 사회혁명당 우파를 신정부 수립에 동참시키고, 케렌스키가 순순히 권력을 내놓도록 설득하겠음."
"뭐, 우리도 연합국 입장을 고려하면 무조건 혁명을 때려잡을 순 없으니까. 사빈코프가 정말로 해낼 수 있다면 육군장관 자리 정도는 내줄 수 있겠지."
"음, 연합국 입장이 중요하지. 영국대사관에서는 뭐라고 합디까?"
1917년 초와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황족과 일부 장성들이 쿠데타를 모의한 것과는 결이 달랐다.
그때는 일종의 궁정쿠데타였지만, 이번에는 혁명을 타도하고 군사독재를 수립하기 위한 쿠데타 계획이었다.
당시 궁정쿠데타를 모의했던 인사들은 임시정부에 의해 불문에 붙여졌으나, 군인들은 위험인사로 분류되어 대부분 전선이나 외지로 추방되었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페트로그라드에서 활동했고, 다시 쿠데타 모의에 가담했다. 대표적으로 극우 정객 푸리슈케비치가 있었다.
일전에 궁정 쿠데타를 모의했던 세력들이 제일 먼저 접촉했던 곳도 영국대사관이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영국대사관은 러시아가 끝까지 전쟁을 위해 분투하고, 입헌민주당과 사회혁명당 우파가 입각하는 조건이라면 군사정권 수립을 받아들이겠다는군요."
"역시 영국 놈들. 하여튼 절차적 정당성에는 꽤나 집착한다니까. 일단은 들어주는 시늉을 해야겠지."
"그런데 프랑스와 미국에도 사전 접촉을 해야 할까요?"
"아니,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집착은 그들이 훨씬 심하지. 영국의 지지만 확보하면, 영국이 알아서 그들을 설득해 줄 거요."
영국은 4월 혁명을 환영하는 입장이었지만, 점차 임시정부의 무능함과 소비에트의 세력 확대에 위협을 느꼈다. 만약 좌익이 집권해서 독일과 단독강화에 나선다면, 연합국에겐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였다.
"그럼 한국은 어찌할까요? 비중은 작다고 해도, 한국군 일부가 페트로그라드 교외에 주둔 중이니."
"음, 그들도 전선에서 싸워 봤으니 우리 입장을 이해할 거요. 빨갱이들이 방해하는 이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도 미리 접촉은 취해야지 않겠습니까? 만약 임시정부가 저들에게 지원요청이라도 한다면……."
"영국이 어련히 알아서 잘 설득해 주지 않겠소?"
갑론을박 끝에, 코르닐로프가 결론을 내렸다.
"한국군이 하계공세에서 잘 싸웠다는 건 공감하는 바요. 그들도 연합국의 일원인 이상, 최종 승리를 위한 군사정부 수립을 반대하지 않을 터. 우리 편을 들어준다면 일이 더 수월해지겠지. 비밀이 샐 수도 있으니 당장 알리지는 말고, 암시만 주었다가 정변을 일으킬 때 통보합시다."
"예, 장군."
"러시아를 구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때요. 반드시 성공시킵시다."
"하나이자 분열되지 않는 러시아를 위하여!"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기 위한, 군부의 반혁명 쿠데타 모의가 어둠 속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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