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전쟁의 적기사 (612/812)

26화 전쟁의 적기사

1919년 5월 15일, 독립전쟁 승전 24주년을 기해 대한제국군은 축연을 열었다. 사령부 장교에서 일선부대 사병에 이르기까지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대한국 만세!”

“대황제 폐하 만세!”

치타 동남부 340km, 만주-러시아 국경의 보르자(Borzya)역은 만주횡단철도 최서단역인 만주리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마을이었다.

즉 철군 중인 한국군이 반드시 경유하는 곳이었고, 이 무렵에는 철군 마지막 부대인 보병 6사단과 해병 1여단 산하 병력 일부가 주둔 중이었다. 

“이제 지긋지긋한 시베리아도 안녕이구만.”

“아직 대한까지 가려면 한참 남았어.”

“만주만 도착해도 옆 동네 같은 느낌이잖나.”

“하긴, 만주야 우리 땅이나 다름없지. 흐흐흐.”

마침내 귀국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병사들의 심리는 한껏 늘어져 있었다.

“어이, 육군 아저씨들! 우리 같이 한잔합시다.”

“허허, 우릴 땅개 취급하던 해병 아저씨들이 웬일이요?”

육해군이 서로를 적대시하는 일본군만큼은 아니어도, 한국에서도 나름 경쟁관계가 있었다. 한국 군부는 ‘육군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육군 중심이었고, 해군은 곁다리 취급이었다.

육군은 해군 함대를 돈 많이 드는 애물단지 취급하고 있었다. 육군의 시각에서 볼 때 대륙 진출을 택한 한국군이 육군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해군은 육군의 우월감이 영 고깝기 짝이 없었다.

장교들의 경쟁관계는 사병으로도 이어져, 해군과 육군은 서로를 ‘땅개’, ‘물개’ 운운하면서 비하하곤 했다. 군 병력의 절대다수인 육군에 비해 규모가 작은 해군은 하나로 단합되어 있었고, 특히 해병의 단합력과 배타성은 유명했다.

“하하, 승전기념일에 해군과 육군의 구분이 어딨소? 우리 해병 특식 안주를 준비했으니 다 같이 함께 마시고 취합시다!”

“그럼 사양하지 않지요, 하하.”

그래도 파병군은 멀리 러시아까지 파병되어 전선에서 싸운 전우들이었고, 상호 간에 전우애가 싹 터 있었다.

“여기 황 참교님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홍도 전투에서 혼자 야전삽 하나를 들고 독일군 참호로 들어가 1개 소대를 쓸어버리신 분이오.”

“에이, 우리는 뭐 전선에서 안 싸웠나? 독일군이 얼마나 강한데, 혼자서 1개 소대는 좀 허풍이 심하구려.”

“어허, 그럼 우리가 거짓말을 한단 말이오? 황 참교님 풍채를 보시오! 허풍 치실 분으로 보이오?”

“어, 음……. 과연 설득력이 있구려.”

술잔이 오고 가면서, 취기가 얼큰하게 오른 병사들 사이에 무용담 경쟁이 벌어졌다.

“우리 해병대는 해군육전대 시절부터 언제나 적진 침투의 선봉에 섰소. 산동 연대 전투에서도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건 우리 부대였지.”

“허허, 그렇게 따지면 우리 6사단은 북방진출의 선봉에 섰던 부대요. 홍범도 장군님이 바로 6사단장이셨고, 북벌전쟁 당시 봉천에 가장 먼저 진입했소.”

“우리 안중근 장군님은 북경 공사관 방어전에서 수십 배의 의화단 폭도에 맞서 민간인들을 지켜 내셨소! 이게 바로 진정한 해병정신이지!”

“오늘이 독립전쟁 승전기념일이 아니오? 우리 6사단의 근원인 6연대는 독립전쟁에서도 맹활약한 부대요! 독립정신의 상징이지!”

무용담 자랑은 더 대단하냐는 경쟁으로 이어지고, 언쟁이 싸움으로 번질 기세였다.

“자자, 좋은 날에 국군끼리 싸우지 맙시다. 우리가 왜 오늘 함께 술을 마십니까? 애초에 우리의 주적은 따로 있지 않소?”

“암요, 청국 오랑캐들이지.”

“우리 6사단은 대부분 평안도 출신이오. 독립전쟁 때는 너무 어려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청국 오랑캐들이 저지른 짓이라면 귀가 따갑도록 들었지.”

“의화단 폭도들이 저지른 짓은 어떻소? 야만인도 그런 야만인들이 없지.”

“난 유복자로 태어나 아버지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지. 내 부친께서는 봉황성 전투에서 오랑캐들과 싸우다 전사하셨소.”

“이런, 그랬구려. 참으로 훌륭한 부친을 두셨소.”

“청국 오랑캐들이 저지른 짓을 생각하면 멸망시켜도 시원치 않은데, 우리 대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보호해 주고 있으니 원.”

병사들은 공통의 적을 찾게 되었다. 독립전쟁과 의화단전쟁의 적이었던 청국이었다.

지금이야 ‘형제국가’로 칭하고 있지만, 한국군이 주로 싸워 왔던 적은 청군이었다. 독립전쟁과 의화단전쟁을 직접 체험했던 세대부터는 반청 감정이 드높아졌다.

어릴 적부터 근대 민족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 ‘문명개화’된 한국의 청년 세대는 ‘야만적인’ 청국에 대해 멸시하는 감정을 더 했다. 현재 병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890년대생들은 그런 감정이 가장 강했다.

“무찌르자 오랑캐 몇백만이냐!”

“대한남아 가는 데 초개로구나!”

술이 왁자하게 오른 일단의 병사들은 육해군을 가리지 않고 군가를 부르며 마을을 행진했다.

한국군이 또 무슨 행패를 부릴까 우려하는 러시아인들은 전부 집안으로 대피했다.

하지만 한국군의 목표는 그들이 아니었다. 마을 인근에 주둔하는 청군 병사들과 쿨리(苦力, 노무자)들이었다.

한청보호조약 체결 이후, 청국은 한국의 전쟁수행을 위해 협력해야 했다. 한국처럼 대규모 군대를 파병하지는 않았지만, 국경수비대와 쿨리들을 만주-러시아 국경으로 보내 한국군의 철병과 보급을 도왔다.

한국군 사령부는 ‘민족 감정을 건드리지 말라’는 명령을 내려 그동안 갈등은 거의 없었지만, 한국군 병사들 사이에 내제되어 있는 분노와 멸시의 감정이 독립전쟁 승전기념일을 기화로 드러난 것이었다.

“영광스러운 독립전쟁 승전기념일을 맞이하여, 침략자 만주 오랑캐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 주자!”

“이 야만인 청국노들아, 덤벼라!”

다짜고짜 청군 주둔지로 난입한 병사들이 주먹질을 시작했다.

“高麗棒子!”

“殺! 殺!”

평상시에도 ‘청국노(淸國奴)’ 운운하며 자신들을 멸시하던 한국군에게 분개하고 있던 청군도 맞고만 있지는 않았다.

“국군이 청국노와 싸우고 있다!”

“뭐? 되놈들이 감히 대한국군을 때려?”

소문이 번지면서, 일부 병사들이 부린 객기가 삽시간에 패싸움으로 확산되었다.

한국군의 난동에 대비하고 있던 소비에트 적위대는 보고를 받고 어찌 대응할지 고민이었다.

“한국인들과 만주인들이 싸우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할까요?”

“술 먹고 난리 피우는 걸 굳이 개입할 필요가 있소?”

“동지, 모스크바의 훈령을 상기하십시오. 저들의 난동을 지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알겠소. 적위대, 출동하라!”

무장한 적위대가 출동하여 패싸움 현장에 난입했다.

“그대들은 러시아 영토 내에서 무력난동을 벌이고 있다! 즉시 해산하라!”

“로스케 놈들, 뭐라고 떠드는 거냐!”

한국군은 적위대에 적의를 드러내며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흉흉한 분위기에 어찌할지 모르던 적위대 지휘관이 발포 명령을 내렸다.

“동지들, 쏴라! 저들은 폭도다!”

“동지, 진짜 쏩니까?”

“허공에 위협 사격해!”

탕! 탕! 탕!

“어어, 김 해병이 총에 맞았다!”

“이런 미친 새끼들이 정말로 총을 쏴!”

고의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도, 적위대가 쏜 눈먼 총알이 불운한 병사를 저격하고 말았다.

가슴에 총을 맞은 병사가 피를 울컥 쏟으며 쓰러지자, 한국군 병사들의 분노는 일순간 청군이 아니라 적위대로 향했다.

“돌격하라! 전우의 원수를 갚자!”

패싸움 소식을 듣고 병사들을 제압하러 왔던 해병대 황말출 참교는 전우의 죽음에 분노했다. 그는 삽시간에 복수귀로 돌변한 병사들을 이끌고 적위대를 공격했다. 황말출은 발포 명령을 내린 적위대 지휘관을 곤봉으로 때려죽였다.

“큰일 났다! 국군 전우가 적위대에게 사살당했다!”

“뭐? 이 빨갱이 새끼들이 돌았나?”

전우가 적위대에게 사살당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한국군 주둔지로 확산되었다.

패싸움 소식에 움직였던 병사들은 일부였지만, 전우의 사살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주둔지 장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공격, 공격하라!”

“배신자 빨갱이 놈들을 죽여라!”

갑작스러운 사태에 한국군 장교들도 병사들을 통제하지 못했다. 병사들은 적위대 주둔지와 지역 소비에트로 밀고 들어갔다.

“지원요청! 치타는 응답 바람! 이봐, 왜 전화가 안 돼?”

“어어, 저기 적들이 몰려옵니다!”

“개자식들, 죽어라!”

한국군 병사들은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지역 적위대를 완전히 압도했다.

16일 동이 터 오르기 전, 적위대는 완전히 제압되고 보르자 마을과 역은 한국군이 통제했다.

분풀이가 끝난 병사들을 장교들은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사태 해결에 골몰했다.

“연대장님, 어찌하면 좋습니까?”

“으음……. 이거 보통 큰일이 아니군.”

현장 지휘관인 해병 1여단 2연대장 곽근풍 정령은 고심에 빠졌다.

동부전선에서 공훈을 세워, 러시아 정부로부터 성 게오르기 무공훈장까지 수여받은 곽근풍이었다. 그만큼 러시아에서 영웅대접을 받았고, 그 자신도 러시아군 장성들과 두루 친분을 맺었다.

발트함대 수병과 해병대, 즉 크론시타트 수병들은 러시아에서 가장 급진화되었고, 발트함대 지휘관과 장교들을 구타하고 사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연합군 장교로서 크론시타트에 파견되었던 곽근풍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고급장교인 곽근풍은 혁명에 대해 극히 반감을 가지게 되었고, 볼셰비키와 일전을 벌여야 한다는 강경파의 의견에 공감하게 되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제 어찌할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곽근풍의 뇌리를 지배하는 건 볼셰비키와의 전면전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책임소재를 회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먼저 발포한 건 적위대지만, 현장 지휘관인 곽근풍이 휘하 부대를 전혀 통제하지 못해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고 말았다.

만약 책임을 문책당하면, 군복을 벗진 않더라도 최소한 장성 진급은 물 건너갈 터였다.

“철도와 통신선을 아군이 확실히 장악했나?”

“예, 그렇습니다.”

“본국과 치타의 사령부에 당장 전보 보내. 15일 밤, 적위대의 기습 공격에 아군에 사상자 발생함. 이에 부득이하게 반격하지 않을 수가 없었음. 보르자 역과 마을을 장악하였음. 즉시 훈령 바람.”

한국군이 철도와 통신선을 장악한 상황이니만큼, 장교단은 정보조작에 나섰다.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역 소비에트와 적위대에 전가하는 것이었다.

한국군은 보르자 마을을 완전히 통제하고, 지역 소비에트의 간부와 적위대 병사들을 모조리 체포하여 감옥에 넣었다. 

“양군 병사들이 어디까지나 함께 어울려 씨름을 하면서 우호를 도모하는데, 갑자기 적위대가 난입해서 총질을 한 겁니다. 아시겠지요?”

“물론입니다. 성경에도 그렇게 보고하겠습니다.”

어제 한국군과 패싸움을 벌였던 청군 국경수비대 지휘관과도 입을 맞추었다. 

명분을 만들기 위해 소비에트 사무실을 뒤지던 한국군 장교단은 뜻밖의 전문을 발견했다.

「러시아 영토 내에서 러시아 인민에 위해를 가는 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지 말도록! 난동자는 반드시 체포하여 한국군이 반혁명 세력과 결탁했다는 자백을 받아야 한다. 이는 연합국의 반혁명 음모를 적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919년 5월 14일, 혁명군사위원회.」

“그래, 이거다! 적위대가 이 전문을 받고 아군을 기습공격한 거다!”

곽근풍은 희희낙락하며 모스크바의 전문을 첨부하여 본국과 치타의 사령부를 향해 보냈다.

국경마을에서 벌어졌던 난동이 전쟁 위기로 확산되는 순간이었다.

* * *

5월 16일 오전. 치타, 한국군 사령부.

“뭐야? 아군이 보르자에서 적위대에게 기습공격을 당해 반격했다고?”

파병군 사령관 대리 어담 부장은 보르자에서 온 전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후속 전문은 더욱 놀라운 내용이었다. 모스크바의 혁명군사위원회가 적위대에 기습공격을 사주했으며, 그 증거로 전문을 첨부했다.

“치타 소비에트와 적위대의 동향을 즉시 살펴보도록!”

“옛!”

치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만주로 향하는 바이칼 철도가 분기하는 교통의 요지이니만큼, 소비에트 정부에서도 중시하는 지역이었다.

특히 세묘노프와 운게른의 반혁명 부대가 치타 일대에 공세를 퍼부은 만큼, 적위대 병력이 적잖이 주둔하고 있었다.

“적위대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병력을 출동시킬 기미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저들이 일련의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인가?”

치타 서쪽에서 만주 국경에 이르기까지 파병군 후위 병력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만약 기습공격 당하면 각개격파 당할 우려가 있었다. 

“본국에서는 아직 훈령이 없나?”

“예,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어담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파병군 사령관 홍범도, 근위군단장 이동휘, 3군단장 노백린이 모두 먼저 귀국하여 6사단장인 어담이 사령관 대리를 맡고 있었다.

“적위대를 격파하고, 치타 시가지와 역을 장악한다.”

“예? 본국의 명령도 없이 말입니까?”

“혁명군사위원회는 소비에트 정부의 군사기관이다. 저들이 명령을 내렸다면 보르자에서의 공격은 우발적인 사태가 아니다. 본국이 상황을 파악하고, 훈령을 주고받으려면 족히 한나절은 필요할 터이다. 그 사이에 적이 당장이라도 기습공격 하면 어쩔 텐가? 6사단은 완전히 허리가 끊기고 적지에 고립되는 거다!”

볼셰비키에 대한 불신과 혐오는 한국군 고급장교들 사이에서 널리 공유되고 있었다. 어담은 소비에트 정부가 한국군을 상대로 기습공격을 명령했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당하기 전에 선수를 쳐야 했다.

“치타 주둔군은 속히 적위대를 제압하고 역을 확보하라! 철도에 서 있는 병력에도 시급히 상황을 알리고 현지 방어에 나서라!”

“예, 알겠습니다!”

5월 16일, 사태는 더욱 확산되었다.

치타에 주둔하던 6사단 병력은 포문을 적위대로 향해 돌렸다.

갑작스러운 기습을 받은 치타 적위대는 순식간에 제압되고 항복했다. 시가지와 역은 단숨에 한국군의 통제하에 들어갔고, 소비에트 간부들도 잇달아 체포되었다.

“이게 대체 무슨 폭거요! 도대체 갑자기 우리를 왜 공격한 거요?”

“너희들이 먼저 우리를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나! 자위(自衛)를 위해 부득이한 대응이었다!”

항의하는 소비에트 간부를 향해 어담은 치타 소비에트 사무실에서 발견된 혁명군사위원회의 전문을 던졌다. 

“근래 한국군의 군기위반이 심해지고 있으니,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난동자를 체포하라는 명령이었소!”

“허, 반드시 체포하여 자백을 받으라는 문구가 안 보이나? 그래서 너희가 보르자에서 아군을 공격하고, 치타에서도 기습공격을 준비한 게 아니냐!”

“그, 그게 무슨 소리요?”

“시치미 떼지 마라!”

어담은 치타 소비에트가 오리발을 내민다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보르자에서 벌어진 일을 정말로 모르고 있었다.

“그럼 치타 적위대 병력이 출병하려고 했던 이유는 뭐냐?”

“반혁명 수괴 세묘노프-운게른 일당이 몽골 국경을 넘어 다우리야를 기습했다는 정보를 듣고 토벌하려고 했던 것이오!”

한국군은 소비에트 간부와 적위대 지휘관들을 잇달아 심문하였지만, 치타 적위대 병력은 정말로 세묘노프-운게른 부대에 맞서 출전을 준비하던 것이었다.

어담은 비로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보고드립니다! 치타 점령을 완료했습니다!”

“보고드립니다! 카림스카야 역의 통제권을 확보했습니다! 아군 피해 전무!”

철도역을 잇달아 점령했다는 소식이 쏟아졌다. 승전보의 연속이었지만, 치타의 사령부는 기뻐할 수만 없는 상황이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었던 난동은 오해와 의심이 겹치며 교전과 점령으로 확산되었다.

전쟁의 적기사, 붉은 말의 기수가 시베리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순간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