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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후계자를 위한 결단 (639/812)

53화 후계자를 위한 결단

“작금의 상황에 모든 책임은 내각에 있사오니, 내각은 총사퇴합니다.”

9월 10일, 내각 총사퇴가 발표되었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하는 건, 내각제 실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민영환 내각은 불과 출범 9개월 만에 붕괴했다. 역대 최단기였다.

“부디 선위의 명을 거두어 주소서!”

“거두어 주시옵소서!”

사퇴한 대신들은 백관과 함께 근정전 앞에서 선위를 거두어 달라고 호소했다. 연로하고 병들어 은퇴 수순에 접어들었던 원훈 김옥균과 유길준도 반대 대열에 섰다.

“신은 성상의 과분한 신임을 받아 총리직을 수행하고 국가 원훈의 반열에 올랐으나, 정당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사사로이 파당을 형성하였다는 오해의 여지를 만들었습니다. 대조를 받들듯이 소조를 모시고자 하였으나, 늙은 신이 노둔하고 편벽(偏僻)하여 잘못된 조언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이는 모두 신의 죄이오니, 신을 벌하시고 선위의 명을 거두어주소서!”

박영효도 근정전 앞에서 석고대죄하며 자아비판했다. ‘사사로이 파당을 형성하고 소조를 능멸한’ 건 인정하지 않았지만, 어찌 되었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였다. 개화당 전체를 몰락시키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었다.

“내각이 총사퇴하였으니, 후임 총리를 지명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짐이 이미 선위의 뜻을 밝혔는데, 어찌 총리를 지명하겠는가? 소조와 의논하여 후임을 지명하라.”

대한제국 헌법상 총리 지명권은 황제의 권한이었다. 그런데 이선은 총리 지명을 거부하고 태자에게 공을 넘겼다.

“대조께서 계신데 내가 어찌 감히 총리를 지명하겠습니까? 결코 이러한 명은 받들 수 없습니다. 대조께선 반드시 선위의 명을 거두실 것입니다.”

강녕전 앞에서 선위 반대를 호소하고 있는 이진은 당연히 총리 지명권을 거부했다.

“폐하, 소조께서는 총리 지명을 거부하셨습니다.”

“허어, 이런. 이미 선위를 발표한 짐이 총리를 임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총리가 부재하면 부처 대신들도 임명할 수 없으니 국정에 공백이 발생하겠군.”

“실로 그러하옵니다, 폐하.”

“좋은 방법이 있다. 민의를 대표하는 의회에 총리 추천권을 넘기겠다. 의회의 중론을 모으라.”

이선은 의도적으로 총리 추천권을 의회에 넘겼다. 급하게 민의원이 소집되어 대책을 논의했다.

“내각이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였사오니, 선위의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그러하옵니다! 대한은 폐하의 다스림을 필요로 합니다. 선위는 천부당만부당하옵니다!”

백관은 내각이 총사퇴하고 새 정부가 출범할 예정이니 선위 파동이 끝나리라 예상했다.

“짐이 내각을 교체하자고 선위 조서를 내린 줄 아는가? 짐은 진실로 태종대왕의 선례를 따르고자 함이다. 대보(大寶)를 소조에게 넘기겠다.”

이선의 선위 의사는 여전했다. 경복궁을 떠나 경운궁으로 이어(移御)하면서 선위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선위의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폐하의 적자를 저버리지 말아 주시옵소서!”

백관과 국민이 어차(御車)를 따르며 거듭 선위 반대를 외쳤지만, 이선은 응답하지 않고 경운궁 안으로 들어갔다.

‘진정한 의미의 입헌군주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의회 선출 방식으로 첫발을 떼었다는 게 중요하다.’

이선은 기존의 군주들처럼 선위 파동을 통해 왕권을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권력이 비대해진 원훈의 정치개입을 막고, 개화당 일당체제를 무너트리며, 입헌군주제의 형식을 갖추는 것이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조선 국왕의 선위 파동은 태종, 선조, 영조의 사례가 유명하다.

태종은 선위 파동으로 외척을 숙청하고, 왕권을 강화했다.

선조는 임진왜란으로 실추된 권위를 되찾으려 들었다.

영조는 정통성 콤플렉스를 선위 파동을 통해 극복하려고 들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왕권은 강화되었어도, 세자 양녕대군, 광해군, 사도세자의 위신은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부자관계도 악화되었다.

‘진에게 그런 부담을 안겨 줄 순 없지.’

이선이 따르겠다는 태종의 선례는 4번째 선위 시도, 충녕대군(세종)에게 선위하겠다는 1418년의 선례였다.

이 경우에는 태종이 선위를 하겠다는 게 진심이었다. 상왕으로서 병권을 장악하고 실질적인 군주로 계속 군림했지만, 세종의 통치를 배후에서 뒷받침하며 조선왕조 최고 성군의 길을 닦아 두었다.

“폐하, 정녕 선위의 뜻을 거두지 않으시려 하옵니까?”

선위를 반포한 지 4일째, 이선은 여전히 선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었다.

걱정이 된 황후 아영은, 정치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렇소. 진에게 대위를 맡기고자 하오.”

“폐하, 부디 선위의 뜻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태자는 아직 군주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진의 나이 스물셋이오. 대리청정을 하면서 군주로서의 가능성과 부족함을 모두 보여 주었소. 부족함은 배움으로서 채울 수 있지. 지금부터 군주로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내가 배후에서 돕고, 내각과 의회가 보좌할 겁니다.”

이선은 자신이 제위에 계속 앉아 있는 한, 형식적인 입헌군주제조차 이루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입헌군주제 시험을 하려면 세계대전이 끝나고 의회제 민주주의가 정착된 1920년대가 적기다. 만약 1929년 대공황이 온다면 입헌군주제는 시작조차 못 해 보고 무너지겠지. 앞으로 10년 동안 의회제 민주주의를 시험하고 확립해야 한다.’

“폐하의 큰 뜻을 어리석은 아녀자의 소견으로 감히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황후,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시오. 황후의 현명함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압니다.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했으면 하오.”

아영이 조심스러운 어조로 자신을 낮추자, 이선은 손을 내저었다.

“진은 어릴 적부터 부황에 대한 존경이 지극하지요. 부황을 모범으로 삼고, 부황과도 같은 군주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온데 대리청정을 하면서 진이 고뇌에 빠질 때가 많았습니다. 진은 의무감이 강하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부황에게는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이 어미에게만은 종종 고민을 털어놓곤 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전해 주시겠소?”

이진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우러러보는 부친에게는 더욱 그랬다. 대신 모친만이 유일한 상담대상이 되었다.

“진은 자신의 능력이 부황에 조금도 미치지 못한다고, 군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게 아닌지 거듭 고민했습니다.”

“과한 생각이오. 나는 진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소. 부족한 점이 있다 한들 배움과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소.”

“진은 특히 원산에서 벌어진 일로 더욱 고뇌했습니다. 처음에는 진압이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실상을 조사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지요. 그런 식으로 앞으로 자신이 계속 틀린 정보를 받아들여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어떡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원산 사태는 진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주었으리라 생각하오. 안타까운 일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고, 진과 이 나라 모두에 약이 되겠지요.”

아영은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이선이 거듭 이야기를 하라고 권하자,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정녕 흥친왕과 금릉위를 처벌하실 생각이시옵니까?”

“죄가 있으면 처벌해야지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은 평등해야 하니.”

“폐하, 저는 어리석은 아녀자이니 감히 정치의 일은 논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황실의 일로서만 접근하겠습니다. 그들을 용서해 주실 수 없으십니까?”

이선은 표정에서 미소를 거두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흥친왕은 폐하의 사촌이고, 금릉위는 선대왕의 부마입니다. 진에게는 당숙이자 황실의 근친이지요.”

“새삼스러운 말씀이구려. 아, 계속하시오.”

“비록 그들이 과한 행각을 벌였다 할지라도,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대조의 은혜에 보답하고, 소조의 권위를 세우려고 했음이었겠지요. 저도 그들을 잘 압니다. 소조를 능멸하려 했다는 탄핵은 너무나 과합니다.”

“나도 그들의 충정은 부정하지 않소. 하지만 충정의 방향이 틀렸다는 겁니다. 특히 소조에게는 치명상이 될 뻔했소.”

이선은 아영이 왜 이준용과 박영효를 옹호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황실의 인척인 그들이 아영에게 구호를 요청했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어떠한 정치적 개입도 하지 않았던 아영이 이 문제에 나서는 게 이상했다.

“그들은 또한 진에게는 가장 가까운 지친이기도 했습니다. 황공하오나 폐하께옵서 고균 대감을 친우처럼 아끼듯, 진도 금릉위를 스승처럼 따랐습니다. 어릴 적부터 마음 둘 곳이 없었던 아이였는데, 존경하는 부황의 원훈이자 지친이니 오죽 잘 따랐겠습니까. 만약 금릉위가 소조를 능멸했다는 죄목으로 처벌받으면, 진의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처벌받았다고 자책하게 될 것입니다. 부디 헤아려 주십시오.”

아영은 남편에게 돌려서 말하고 있었다.

이선이 장남을 아들이라기보다는 후계자의 관점에서 바라봤기에 이진은 이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애정을 갈구하게 되었고, 부황의 원훈이자 지친인 박영효가 그 자리를 파고들었다. 그런데 소조를 능멸했다는 죄로 처벌하면, 당사자인 이진은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자책하게 될 것이다.

이선은 그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국가의 중대사는 사사로운 감정으로 결정할 수 없소. 물론 짐이 고균을 아끼긴 하지, 오랜 동지로서. 금릉위도 동지로서는 존중하오. 모르시겠소? 금릉위가 원훈과 정치가 중에서 태자와 유독 가깝다는 것, 바로 그게 위험요인이오! 금릉위가 고균처럼 파벌 형성에 초연했더라면, 어느 정도 용납할 수 있소. 하지만 그렇지 않소. 정계, 관료, 군부, 재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파벌을 형성하고 있소. 내가 죽고 나면, 진의 눈과 귀를 가리고 가지고 놀 여지가 충분하단 말이오!”

이선의 설명에도, 뜻밖에 아영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황공하오나, 진이 그렇게 어리석지만은 않습니다. 진이 어찌 사사로운 감정으로 금릉위만을 옹호하겠습니까?”

“진이 어리석다고 말하는 게 아니오. 물론 그러지 않겠지. 하지만 나는 위험요인은 미리 배제하고 싶소. 태종대왕의 고사를 살펴보면, 설령 민무구 형제나 심온이 살아있었더라도 세종대왕의 통치에 방해가 되지 않았을 거요. 세종께선 현명하셨으니, 외척의 발호를 결코 용인하지 않으셨을 테니. 하지만 그럼에도 태종께선 외척을 제거했지. 후계자를 위해서, 위험요인은 가능성만으로도 배제하고 싶으셨을 테니까. 비정한 결단이었지만, 나도 군주된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소.”

이선은 태종을 이해했다. 외삼촌인 민무구 형제나 장인 심온이 살아 있었어도 세종이 그들의 발호를 용인할 리 없었다. 그럼에도 태종은 그들을 제거했다. 후계자를 위한 결단이었다.

“황후, 유감이오만 이 문제는 더 논의할 게 없소. 진에게는 내가 직접 설명하리다.”

그날 밤 야심한 시각, 이선은 이진을 석조전으로 불러들였다.

“폐하, 부디 선위의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소자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사옵니다.”

이진이 부황 앞에서 엎드리며 선위를 거두어 달라고 청했다. 이선은 아들을 일으켜 세웠다.

“따라오거라. 내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

이선은 궁내부 직원과 호위병을 모두 물리치고, 단둘이서 서재로 향했다. 서재 안쪽의 책장을 건드리자, 비밀문이 열렸다.

이진은 종종 드나들던 서재에 비밀통로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통로 안쪽에는 작은 방이 있었다. 방에 걸려있는 국내지도와 세계지도의 곳곳에 무언가 적혀 있었다. 전신기(telegraph)를 살피던 이회영이 인기척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셨사옵니까, 폐하.”

“밤늦게까지 노고가 많네, 독리. 특별한 소식은 없는가?”

“러시아에서 온 전문이 있습니다.”

이회영은 황제를 따르는 태자에게 예를 표했지만, 조심성을 보였다. 태자가 익문사 비밀정보실을 방문한 건 처음이었다.

“경은 개의치 말라. 오늘부터 소조도 익문사의 정보를 공유할 터이니.”

“아, 그렇사옵니까.”

이회영이 태자를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진은 답례했지만, 처음 보는 광경에 얼떨떨해하고 있었다.

“태자, 여기가 바로 제국익문사 독리실이다.”

“일전에 제게 일러 주시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니…….”

“그래, 너도 알다시피 국내 정보기관은 여러 곳이 있다. 내무부 공안국과 외무부 정치국이 대표적인 정부의 정보기관이지. 군사정보국과 국가헌병대는 군부의 정보기관이고. 황실에는 국내문제를 담당하는 경위원이 있고. 제국익문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를 담당한다. 오직 황제만을 수신자로 하는 황제의 정보기관이지.”

“과연…….”

이진이 감탄하며 독리실을 둘러보았다. 태자인 이진도 익문사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젠 너도 익문사의 정보를 공유할 것이다.”

“제가 감히 그럴 자격이 되겠습니까?”

“너는 나를 계승할 터인데, 자격이 안 될 게 무엇이겠느냐. 너도 원산사건을 겪으면서 정확한 정보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느냐? 대한에 익문사만큼 가장 확실한 정보기관도 없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 이진은 바로 납득했다.

“독리, 원산사건의 보고서를 태자에게 넘겨주게.”

“예.”

이진은 익문사의 보고서를 읽으며 비로소 사건의 실체에 접근했다.

“이럴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노동자들의 상황이 이렇게 처참한지, 경찰의 횡포가 이리 심각한지.”

이진은 진정 놀랐다. 자신이 궁궐에서 보고받은 세계와 실재의 세계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래, 우리가 언제나 눈과 귀를 열어 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신뢰하는 대신의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영효와 개화당 우파를 가장 신뢰하긴 했지만, 그들 또한 절대로 옳은 건 아니었다.

“영국의 정치가 액튼 경이 그랬다지. Power tends to corrupt.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권력은 타락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한다.”

이선은 영국 자유주의 정치가 액튼 경의 말을 인용했다. 이진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했다.

“40년 전, 개화당은 새로운 세상을 결심했다. 낡은 제도, 신분차별, 온갖 구습을 혁파하자. 자주독립, 부국강병, 만민평등을 이룩하자. 35년 전 개화당은 정권을 잡았다. 개화당은 구체제를 일소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자주독립을 이룩하고, 부국강병을 달성하고, 헌법 앞에 만민이 평등한 국가가 되었다. 이는 분명히 개화당의 공로다.”

이선은 오랜 동지였던 개화당의 공로를 인정했다. 동시에 그들의 타락에 실망했다.

“하지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한다는 격언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는구나. 이게 어찌 개화당의 문제겠느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속성이 문제인 것이다.”

이선이 보기에 결국 제도의 문제, 시스템의 문제였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지나치게 오랫동안 절대 권력을 누려 왔다. 만약 군주가 폭주하면 견제할 장치가 없다. 그렇기에 나는 이번 기회에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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