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만주 장악
“이완용과 스톨리핀이 역에서 피격당했다고? 생존 여부는?”
“두 사람 모두 사망했다고 합니다.”
“알겠네. 대책을 세워야겠군. 하르빈에 전문을 보내게. 범인의 목적과 배후를 반드시 밝혀내라고.”
“예, 폐하!”
이완용이 암살당했다는 소식에 이선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다. 하필 공교롭게도 하얼빈역에서, 하필 10월 26일에 벌어진 일이었다. 기이한 역사의 역설이었다.
‘고균을 보내지 않았던 게 다행이군.’
이선은 역설적인 안도감을 느꼈다. 아직 범인의 목표가 누구였는지 모르겠으나, 한국의 고관이 목표였더라면 김옥균이야말로 최고위급이었다.
만약 김옥균이 암살당했다면, 이선 개인으로서나 대한제국으로서나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완용은 달랐다.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인물도 아니고, 신정부에서도 썩 선호하는 인물도 아니며, 이선이 깊이 신임하는 인사도 아니었다.
물론 청국 내에서 대한제국을 대표하는 인물이니만큼 암살 사건을 크게 활용해야겠지만, 잃어서 엄청나게 아깝거나 한 인물은 아니었다.
당장 이선 자신도 이제 이완용의 역할이 다했다고 판단해 소환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현 시국에는 살아 있는 이완용보다 죽은 이완용이 훨씬 유용하겠군. 고맙네, 완용! 내 그대를 대한국 외교의 상징으로서 추앙하도록 하지. 이번에 만주를 한번 정리하는 기회로 삼아야겠어.’
이선은 이완용의 죽음을 대대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호외요! 호외! 전 외무대신 현 주청 특명전권대사 이완용 대감, 총격을 받아 사거(死去)!”
“하르빈 역에서 피격! 범인은 청국인으로 추정!”
“러시아 임시정부 총리도 피격!”
이완용의 암살을 알리는 호외가 한국에 쏟아졌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청국에서 우리 대한을 대표하는 관리가 살해당했다는 건가?”
“이게 말이 되나! 이런 배은망덕한 청국놈들! 대한이 아니었으면 진작 중국에 먹혔을 놈들이!”
“배후가 누군지 확실히 밝혀내야 해!”
한국 여론은 충격과 분노로 들끓었다.
주로 외교를 맡으며 해외를 돌았던 이완용이 누군지 아는 국민들은 잘 없었지만, 전 외무대신이자 청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살해당했다는 사실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독립전쟁과 북벌전쟁 이후 해묵은 반청감정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범인, 범중화주의자로 추정! 만주를 중국에 통일시켜야 한다고 주장!」
아직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한국 언론은 범인의 동기와 배후를 범중화주의에 집중시켰다.
“범중화주의가 대체 뭔가?”
“모든 중국이 하나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거지.”
“근데 왜 만주에서 난리인가? 만주는 중국이 아닌데.”
“현재 중국인이 살고 있는 옛 대청국 영토는 다 중국이 계승해야 한다는 거 아니겠나?”
“그게 무슨 개소리야? 만주의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중국보단 우리 대한이 훨씬 관계가 깊지!”
한국인들은 중화민국과 대청국을 별개의 국가로 인식하는 데다, 만주는 한민족의 고토라고 여겼으므로, 범중화주의가 말도 안 되는 망상이라고 여겼다.
「중국의 모 신문, 하르빈 사건에 대해 ‘중화 민족의 의기를 떨친 역사적 쾌거’라고 평가! 이는 명백한 대한국에 대한 도발이다!」
“이런 미친놈들을 봤나? 남의 나라 대사를 죽여 놓고선 쾌거라고?”
청국 정부는 물론이요, 중화민국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이완용과 스톨리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상황에서, 범중화주의 성향의 언론이 역사적 쾌거 운운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한국 정부는 즉각 주한 중화민국 대사를 초치하여 항의했다.
“대사, 이게 가당키나 한 소립니까? 고 이완용 대사는 청국에서 대한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중화민족의 의기를 떨친 역사적 쾌거라고요? 귀국의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설마 만주의 범중화주의자 무리가 귀국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요?”
대사는 펄쩍뛰며 부정했다.
“각하, 송구스럽습니다. 중화민국은 이번 사건과 완전히 무관합니다. 이는 일개 언론의 망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화민국 정부는 고 이완용 대사의 죽음에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중화민국 정부는 청국과 중국이 별개의 주권국가이며, 범중화주의자들의 행태가 중화민국과는 무관하다는 걸 확답해 줄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중화민국은 청국의 주권을 존중하며, 당연히 범중화주의자들의 망동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번 사건은 청국 내에서 발생한, 청국인에 의한 정치적 살인사건입니다. 언론에서 헛소리가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귀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를 기대하지요.”
남경정권, 즉 단기서의 안휘군벌정권은 중화민국과 청국이 별개의 국가이며, 만주의 범중화주의자는 중화민국과 완전히 무관하다는 걸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단기서의 속내로 말한다면, 궁극적으로 ‘중국을 재통일’하길 원하지만, 안휘군벌과 계속 마찰을 빚는 직례군벌과 일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쓸데없이 한국과 갈등을 만들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중국 국내의 범중화주의자들이 하얼빈 암살을 ‘의거’라고 부르며 칭송하는 것과 반대로, 중화민국 정부는 범중화주의 단속에 나섰다.
“대청국 정부는 고 이완용 외무고문과 고 스톨리핀 러시아 총리의 서거에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며, 불령한 조직들을 일소하겠다고 다짐하는 바이다.”
공식적인 자국 영토 내에서, 법적으로 청국인에 의해 한국 대사와 러시아 총리가 살해당했으니, 청국 정부는 화들짝 놀랐다.
암살의 이념적 동기가 있다고 추정되는 범중화주의 성향의 언론과 단체들은 일제히 해산되고 검거 열풍이 불었다.
“만주의 주인은 대청인데, 왜 민국과의 통일을 주장하는 한족들이 주인 노릇을 하려고 드는 거냐!”
“이름을 봐라! 만주는 만주족의 땅이다!”
“조선놈들도 재수 없지만 한족놈들이 더 꼴 보기 싫다!”
범중화주의와 아시아주의에 동조하는 일부 만주족 청년들과 달리, 대부분의 만주족들은 한인(韓人)보다는 한족(漢族)에 더 반감을 갖고 있었다.
옛 제후국이었다가 지금은 상전 노릇하는 한인들도 못마땅하긴 했지만, 신해혁명 과정에서 벌어진 유혈투쟁은 만주족들로 하여금 한족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갖게 되었다.
근래 만주로 이주한 만주족들 대부분은, 신해혁명 이후 일시적인 무정부상태에서 벌어진 한족의 복수를 피해 재산을 모두 버리고 피신한 만주 기인(旗人)들이었다.
중화민국과의 ‘통일’이 곧 대청국의 붕괴를 의미하는 청 황실 입장에서나, 한족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만주족에게나 범중화주의자는 용납할 수 없었다.
물론 만주에 사는 한족들 대부분은 중국 본토의 만주 반대와 무관한 빈농 출신의 이주민들로, 범중화주의든 아시아주의든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분노의 화살은 그들에게로 향했다.
“만주는 만주족의 고향이자 터전이다! 중국에서 살고 싶으면 너희가 나가라!”
“꺼져라, 한족놈들아!”
청국 정부와 한국 대사관의 은근한 조종을 받은 만주족 폭도들이 봉천의 한족 상점들을 공격했다. 갑작스러운 반한(反漢)여론에 재만 한족들은 청국에 대한 충성을 선언했다.
“우리는 대청 황제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요, 만주를 고향으로 여깁니다! 민국과의 통일을 부르짖는 범중화주의자들은 역적이자, 매국노입니다! 우리는 영원히 대청국의 신민으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대청국 만세! 황제 폐하 만세!”
‘재만 한족’을 대표하여 의정대신 강유위와 군무대신 장작림이 문무백관을 이끌고 충성을 선언했다.
충성의 의미로, 앞으로 정부와 군대의 주요 용어를 관화(官話)에서 만주어를 병기하기로 했다.
정작 오랫동안 만주어를 공용어로 구사했던 만주 황실도 근래 들어서는 관화에 익숙해져 만주어를 안 썼지만, 새삼 만주어를 쓰기로 결정했다.
중국과 청국은 별개의 국가이며, 만주는 만주족이 주인임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고 이완용 대사에게 대훈위금척대수장을 추서하고, 보국숭록대부 의정대신을 추증한다. 또한 충문(忠文)의 시호를 내리노니, 충문공의 장례는 국장으로 예우하라.”
11월 1일, 국내로 돌아온 이완용의 유해는 국장으로 엄수되었다.
그 예우는 얼마 전에 자결한 민영환에 준하는 예우였다. 최고 훈장을 추서하고, 민영환보다는 한 단계 낮은 품계를 추증했다. 시호 역시 문관 중 최고급이라 할 수 있는 충문공이었다.
사실 충문공이 19세기 이후로는 김조순과 김홍근, 김병시 등 세도가 외척들이 주로 받았던 시호니만큼, 충문의 시호를 하사한 이선의 속내는 절반은 비꼬는 의미였다.
「아, 고 충문공 이완용은, 뛰어난 기질에 문명을 발전시키는 일에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며, 자신의 한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맡아 나섬으로서 단연 동양의 지주(砥柱)가 되었다. 평화로운 큰 국면을 이룩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 한국과 청국과의 관계에 대하여 주의를 돌렸다.
그리하여 동양의 평화를 이룩하였으니, 전적으로 그의 큰 계책에 기인한 것이었다. …….」
정부에서 발표한 추도사도 절절하기 그지없었다.
살아 있는 이완용보다 죽은 이완용이 유용하다는 걸 보여 주는 예우였다.
“고인이 이토록 동양평화와 한청우호를 위해 노력하였는데 피격당해 돌아가시다니.”
“이게 다 만주를 장악하려는 중화주의자들의 음모 때문이다!”
“충문공의 순국을 잊지 말자! 고인의 뜻을 계승하여, 만주를 중화주의자들로부터 반드시 지켜 내자!”
이완용의 암살은 졸지에 ‘순국(殉國)’으로 격상되어, 대한제국의 만주 진출과 ‘청국 보호’를 상징하는 죽음이 되었다.
아마 본인으로서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을 터였다.
* * *
하얼빈에서는 체포된 암살자에 대한 강도 높은 신문(訊問)이 이어졌다. 하얼빈은 러시아의 조차지였으므로 러시아 치안 당국의 소관이었지만, 한국은 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귀국이 치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아국 전권대사가 살해당했습니다! 마땅히 범인 신문에는 대한이 함께해야 합니다!”
러시아 조차지에서 벌어진 일인 데다, 그들 역시 국가지도자인 총리가 암살당했으므로 범인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결국 오흐라나(구 제정러시아 비밀경찰) 출신 경찰과 한국 헌병대의 공동조사로 매듭지었다.
암살자의 신원은 금세 밝혀졌다.
“이름 장용(張勇), 34세. 본적 중국 산동. 현 거주지 성경 봉천부. 직업 중학교 교사, 올 봄에 퇴직했고. 특이사항은 황성척식대학 유학. 한국어 할 줄 알겠군.”
“그렇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네놈의 배후가 누구며, 목적은 뭐냐?”
“단독행동이다! 나는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를 배신한 침략의 주구 이완용을 척결한 것이다!”
가명 장용, 즉 장삼은 자신의 행위가 아시아주의에 근거한 것임을 강조했다. 물론 신문하는 측은 그런 이념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까, 네놈의 동기와 배후는 만주와 중국의 통일을 외치는 범중화주의란 말이지?”
“다르다! 나는 범중화주의자가 아니라 아시아주의자다! 범중화주의자는 중화민족만을 우선시하지만, 나는 모든 아시아 민족의 단결을 원한다!”
“아니, 그런데 왜 한국을 적대시하나? 한국이 청국의 독립과 개화를 돕고 있다는 걸 모르는가?”
“나는 아시아의 단결과 해방을 지지하는 이로서,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의 선도자로서 청국과 중국을 지도해 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도 똑같이 서양처럼 중국을 분할하고, 청국의 주권을 빼앗고 있다. 그러니 어찌 배신자를 처단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처음부터 이완용 공을 노렸다는 건가?”
“그렇다. 아시아의 적은 침략의 주구 이완용, 삼화주의 사기꾼 김옥균, 위선자 한국 황제…….”
“이놈, 어디서 감히!”
신문에 동참하던 특무정교가 분노에 가득 찬 주먹질을 장삼에게 날렸다.
“네 이놈! 이 오랑캐놈, 감히 황제 폐하를 모욕하다니! 너희 오랑캐놈들이 함부로 폄하할 수 있는 분이 아니시다!”
박대붕 특무정교는 황제를 비난하는 말에 격분하여 장삼을 마구 때렸다. 신문 책임자인 헌병대장은 박대붕을 겨우 떼어 놨다.
“특무정교, 대원수 폐하께 바치는 귀관의 충성심은 높이 평가하나, 흥분하지 말게! 지금은 차분히 이놈의 배후를 밝혀내는 게 중요하단 말이야!”
“송구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어차피 폭력을 쓰게 된 이상, 헌병대는 강도 높은 신문을 하기 시작했다.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대한제국 국내에서는 고문을 금지하는 훈령이 떨어졌지만, 해외 영토에서는 개의치 않았다.
고문기술이 더 발달한 오흐라나는 유럽에서 수입해온 신종 고문인 전기고문을 가했다.
굳건히 버티던 장삼도 결국, 극심한 고통 앞에 입을 열게 되었다.
“봉천의……. 아시아주의 조직…….”
“그래, 너희를 조종한 배후에 누가 있다고?”
“모, 모스크바…….”
“그래, 그래야지! 신문기록 적어 놔.”
한국 헌병대는 범인의 목적을 범중화주의로 간주하여 배후를 중화민국 북양정부와 연루하길 원했지만, 오흐라나는 소비에트 러시아와 연루하길 원했다.
내전 중인 러시아 백군 입장에서는 범중화주의자 따위에게 최고지도자인 총리가 암살당하는 상황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이는 장삼의 독단으로 빚어진 일이었다. 아시아주의 조직이 암살을 원한 건 이완용이지 스톨리핀은 아니었지만, 1900년 북경 함락의 원한이 있는 장삼은 만행을 저지른 러시아에게 복수를 원했고, 독단적으로 스톨리핀까지 암살했다.
「반드시 볼셰비키의 음모여야 한다. 볼셰비키가 러시아와 한국의 동맹을 파괴하고, 러시아의 승리를 방해하기 위해 중국인들을 조종해 암살을 부추긴 것으로 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자백을 받아 내라!」
기실 소비에트 정부를 주도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정치적 테러를 경멸하고, 오히려 임시정부의 내무차관인 사빈코프야말로 사회혁명당 테러리스트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인 일이었다.
전직 테러리스트, 현직 공안책임자인 사빈코프는 어떻게든 범인의 배후에 모스크바가 있다는 토설을 받아 내라고 훈령했다.
“배후에 모스크바라? 듣다 보니 괜찮은 것 같은데? 국제적인 음모로 만들면 러시아 내전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명분이 되지 않나.”
“만주의 범중화주의자들 배후에 남경이 아니라 모스크바가 있는 것으로 한다면, 탄압하기가 더 용이하겠지. 볼셰비키를 혐오하는 서방 입장에서도 더 반길 만하고.”
주만 한국군 사령부와 주청 대사관도 백군이 기획한 ‘볼셰비키의 음모’ 시나리오를 받아들였다
암살자가 가담했던 조직의 성격이 아시아주의인건 뭐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만주의 범중화주의 조직 배후에 소비에트 러시아가 있다는 각본이 만들어져 발표되었다.
“암살의 배후에 모스크바가 있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안 그래도 소비에트는 약소민족의 해방자 운운하면서, 아시아 민족주의자들을 포섭하고 있습니다. 옛 러시아의 영향권이었던 만주와 몽골을 시작으로, 중화 민족주의자들을 부추겨 중국에 적색 열풍을 불러일으키려는 게 아니겠습니까? 러시아뿐만 아니라, 만약에 저 거대한 중국에 공산주의자들이 득세한다면…….”
중국의 공산화는, 중국 시장과 이권을 나눠 먹길 원하는 열강에게는 묵시록적 예언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소비에트가 만주를 여전히 영향권으로 여기고 반란을 유도하는 게 분명합니다. 만주가 저들에 넘어가지 않도록, 더욱 만전을 기해야겠습니다. 부디 귀국도 만주의 안정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물론입니다. 결단코 동양에까지 볼셰비즘이 확산되는 걸 지켜봐서는 안 됩니다.”
한국은 동양 반소(反蘇)의 보루를 자처하며, 만주를 반소 전진기지로 삼을 것을 다짐했다.
서양 열강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한 한국은 본격적인 만주 장악에 나섰다.
첫 단계는 한국과 만주, 두 민족의 ‘협화(協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