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122화 진정한 사랑, 비뚤어진 사랑
웨일스 공 에드워드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저간의 사정을 이해하려면, 문제의 근원은 이진의 결혼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대망의 결혼식 당일, 신랑과 신부를 대신해서 신랑들러리 루이 마운트배튼 경과 신부들러리 마리야 로마노바 여대공이 춤을 추었다. 공식적으로 대한제국 황태자비가 된 타티야나는 예전처럼 마음껏 춤을 출 수가 없는 처지였다.
영국 해군 대위 예복을 입은 미남과 화려한 백색 드레스를 입은 러시아 미녀의 아름다운 춤사위에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야말로 선남선녀로군.”
“동시에 두 사람은 빅토리아 여왕의 증손자녀이기도 하지요.”
“아마 나이도 비슷하지요?”
“마리야 공주가 한 살 많을 겁니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군요.”
그 누구보다도, 루이 마운트배튼 본인이 그렇게 생각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루이는 마침내 마리야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춤 잘추던데, 디키? 귀여웠던 소년 디키가 언제 이렇게 멋진 미남자가 되어 돌아왔을까?”
“그래? 마샤는 언제나 예뻤는데.”
“말도 참 잘하네.”
마리야는 배시시 웃었다.
“기쁘고 행복해. 오늘은 영원히 내 기억 속에 남을 거야.”
“아아, 오늘 정말 아름다웠어.”
“타냐 말이지? 그럼, 타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지.”
마리야는 사촌동생의 칭찬이 신부에게 향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내 눈에는 마샤 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디키?”
루이는 마리야의 손등을 잡고 열정적으로 입을 맞췄다.
“마샤, 너와 네 가족이 시베리아로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군인의 신분이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가 참 원망스러웠어. 다행히도 네가 살아서 망명했다는 말을 듣고, 난 그때 깨달았지. 나는 누구보다 너를 사랑한다고.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나는 삶을 너하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
사촌동생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마리야는 놀랐다. 얼마 전 아나스타샤가 속삭였단 말이 정말이었단 말인가?
“디키 정말 잘생기지 않았어?”
“응, 오랜만에 보니까 정말 멋있게 성장했더라.”
“영국 최고의 미남이지. 그런 미남하고 결혼하게 될 행운의 여인은 누구일까?”
“흐음, 글쎄, 누구일까?”
“그건 바로, 마샤지!”
“나스챠, 또 장난치려고?”
“아니, 이번엔 진짜라니까. 대한제국 황실하고 아무 관련도 없으면서, 디키가 왜 흔쾌히 신랑들러리를 맡았겠어?”
“한국과 영국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겠지.”
“아니, 왜 이렇게 눈치를 못 채! 마샤가 신부들러리니까 맡은 거지! 디키는 마샤를 좋아한다고!”
그때만 해도, 마리야는 장난을 좋아하는 여동생이 또 자신을 놀리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 하지만 난 모든 걸 잃은 망명자 신분이야. 네가 알던 여대공 마리야 로마노바는 없어.”
“마샤, 모르겠어? 내가 사랑하는 건 마리야라는 사람이지, 여대공이란 작위나 로마노프라는 성 때문이 아니야. 나는 너를 사랑해 왔고, 앞으로도 사랑할 거야.”
마리야는 새삼, 자신보다 어린 동생으로 여겨졌던 루이 마운트배튼이 훤칠하고 듬직한 청년이 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 그가 자신을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마리야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 그럼 생각할 시간을 줄래?”
“물론. 난 언제든 네 답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피로연까지 모든 결혼식 일정을 마치고 아관으로 돌아온 마리야는 생각에 잠겼다.
‘타냐가 태자 전하와 결혼한 이상, 나와 안 왕자가 이어질 가능성은 없겠지. 그건 모두에게 안 될 일이야.’
여전히 이안에 대한 감정을 포기하지 못한 아나스타샤와 달리, 이진과 타티야나의 국혼이 결정된 이후 마리야는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
보수적인 한국에서 백인 황태자비를 들인 것도 대단한 양보였다. 백인 친왕비를 또 들일 리가 없었다.
‘디키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하리라고는. 그렇게 멋진 남자가 내게 고백하다니. 나하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 이 얼마나 낭만적이야!’
루이의 말을 되뇌던 마리야는 기쁨으로 들떴다. 낭만적인 연애결혼을 꿈꾸던 그녀에게, 드디어 자신을 사랑해 주는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난 것이었다.
‘타냐의 결혼으로 모두 정신이 없는데, 내 결혼 이야기를 꺼내도 될까?’
고심하던 마리야는, 며칠 뒤 할머니 다그마르와 맏언니 올가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디키가 마쉬카 너와 결혼하기를 원한다고?”
“예, 할머니.”
“네 마음은 어떠니?”
“디키가 저를 그렇게까지 사랑한다면, 저도 그 마음을 받아 주고 싶어요.”
다그마르도 기뻐하며 만족감을 표명했다.
“바텐베르크가 로마노프 왕가보다는 격이 떨어져도, 빅토리아 여왕의 후예니 가문은 좋지. 하물며 디키는 인물도 훤칠하고 훌륭하지 않으냐. 나는 적극 찬성이다!”
타티야나의 결혼을 어쩔 수 없이 승낙했던 것과 달리, 다그마르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루이 마운트배튼의 가문과 외모도 훌륭하다지만, 손녀 중 한 사람이라도 덴마크와 가까운 영국으로 시집온다면 환영할 일이었다.
로마노프 가문을 대표해 연해주에서 살기로 결심한 올가, 영원히 한국에서 살게 된 타티야나는 할 수 없다 쳐도, 마리야와 아나스타샤, 알렉세이는 어떻게든 설득해서 유럽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마쉬카랑 나스챠는 친하니까, 마쉬카가 영국으로 간다면 나스챠도 따라오겠지. 그럼 자연히 나스챠와 가까운 알료샤도 같이 간다 할 거고. 그럼 나도 영국으로 이주해서 나스챠의 신랑감을 알아봐야겠다.’
아나스타샤가 이안을 좋아하는 걸 모르는 다그마르는 미래계획을 짰다. 설령 알게 된다고 해도, 한국 황실과 겹사돈을 맺을 생각은 없었다.
“올류쉬카, 네 생각은 어떠니?”
“저도 찬성이에요, 할머니. 디키라면 마샤를 그 누구보다 사랑해 주겠죠. 나도 네가 행복한 결혼을 했으면 좋겠어, 마샤.”
“고마워, 올랴!”
마리야는 기뻐하며 언니를 끌어안았다.
‘디키는 영국 왕실과 밀접한 사이야. 장차 국왕이 될 에드워드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잘하면 영국 왕실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어.’
올가는 진정으로 여동생이 행복하길 바랐지만, 동시의 로마노프 왕가의 당주로서 내린 판단이기도 했다.
‘안타깝지만, 알료샤가 결혼해서 후계를 얻을 가능성은 없겠지······. 내가 드미트리와 결혼해서 로마노프 왕가의 정통을 계승해야 해. 타냐는 한국 황실, 마리야는 영국 왕실. 음, 나스챠는······. 그 아이 좋을 대로 하게 해 주자.’
올가가 5촌 당숙이자 4살 연상인 드미트리 대공을 사랑해서 결혼하려는 건 아니었다. 알렉세이 사후를 대비해서, 로마노프 왕가의 계승권을 이어 가기 위함이었다.
마리야가 받아들이고, 큰 어른인 다그마르가 승낙하자 루이는 진심으로 기뻤다.
“영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같이 갈래? 데이비드도 환영한다고 했어.”
“그렇게 빨리? 이번에 떠나면 타냐를 쉽게 보지 못할 텐데, 더 있다가 가고 싶어. 그리고 한국 황제 폐하의 허락도 받아야 해.”
“음, 그게 문제구나.”
“그건 걱정하지 마. 우리가 알아서 할게.”
마리야의 걱정은 따로 있었다.
“디키, 알다시피······. 우리는 혁명으로 쫓겨났기 때문에 재산이 없어. 내 몫으로 받은 보석이 약간 있지만. 우리 가문에 지참금을 낼 여유는 없어.”
이제 현실의 문제였다. 루이 자신도 부친의 파산으로 경제적인 여유는 별로 없었다.
아시아 순방을 떠나기 전, 루이는 에드위나 애슐리(Edwina Ashley)라는 여인과 혼담이 오가고 있었다. 그녀의 신분은 빅토리아 여왕의 외증손인 마운트배튼과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유럽 최고 대부호의 상속자였다.
에드위나의 외조부인 에른스트 카셀(Ernest Cassel) 경은 본래 유대계 독일인으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금융가 중 한 사람이자 에드워드 7세의 개인 재정 담당이기도 했다.
1921년 카셀의 사후, 그 막대한 재산은 외동딸의 장녀인 에드위나에게 상속되었다. 현금만 약 200만 파운드(1,000만 달러), 2022년 물가로 환산하면 약 1억 파운드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현금 외에도 막대한 부동산도 물려받았다.
귀족이라지만 유대계 혈통으로 인해 은근히 무시당할지라도, 에드위나가 당시 영국 사교계에서 최고의 신붓감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연봉 610파운드, 2022년 기준으로 약 3만 파운드의 해군 장교 급료로 살아가는 루이에게 이만한 혼처가 없었다.
원역사에서, 루이 마운트배튼은 에드위나와 결혼한다. 두 사람의 결혼은 계약혼이었고, 양성애 성향에 자유분방한 에드위나는 결혼 후에도 수많은 애인을 뒀다. 루이 자신도 거리낌 없이 맞바람을 폈다.
하지만 변화한 역사는, 루이의 선택을 바꿨다. 그는 오랜 심리적 갈등 끝에, 사랑을 선택했다. 자신의 첫사랑이자, 아마도 영원한 사랑이 될 마리야와 결혼하겠다고.
“그건 걱정하지 마. 나는 장차 아버지처럼 제1해군경까지 오를 거야. 왕족처럼 화려한 삶은 살 수 없겠지만,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자.”
20대 초반인 두 사람은 사랑으로 경제적 난관은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주변인이 보기에는 염려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올가는 고심 끝에, 마리야와 함께 알현을 청했다. 여동생의 시아버지이자 5남매의 보호자인 이선에게 결혼 허락을 받고 약간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청원하고자 했다.
“오, 루이 마운트배튼 경과 마리야 여대공이 혼인하기로 했다고요. 참 축하할 일이군요.”
이선은 두 사람의 결혼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역사가 바뀌니 결혼할 사람도 바뀌는군. 하긴, 내 아들이 타티야나와 결혼할 줄 누가 알았겠나. 청춘남녀가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라면 지지해 줘야지.’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마리야를 영국으로 보내도 되겠습니까?”
“귀국 편에 말이오? 그건 좀 이른 감이 있는데. 황태자비도 동생이 그렇게 갑자기 떠나면 아쉬울걸. 영국으로 간다면 당분간 보기도 어려울 터인데.”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폐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준비를 마치고 올 연말쯤에 보내면 어떨까 싶습니다.”
“흠, 아예 루이 경이 당분간 한국에 주재무관으로 온다면 어떻겠소? 그럼 자매나 연인 간에 떨어질 필요도 없고. 주재무관 임기가 끝난 후에 영국으로 가면 되겠지요.”
이선의 말에 올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좋겠습니다만, 영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
“그건 그렇지요. 하지만 본인 의사가 있다면, 웨일스 공에게 부탁해 달라고 하면 되지 않겠소? 루이 경과 웨일스 공은 절친한 사이니.”
“예, 이야기해 보라고 하겠습니다.”
결혼 허락과 영국행도 손쉽게 성사되었지만, 돈 문제는 꺼내기가 어려웠다. 올가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폐하, 폐하와 제 아버님께서는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셨지요.”
“아아, 그랬지요. 그러니 내가 그대들을 조카처럼 생각하는 게 아니겠소.”
이선이 고개를 끄덕이자, 올가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혹여 저희 아버님께서, 폐하께 유산을 남긴 건 없으신가요?”
이선은 올가가 무슨 말을 꺼내고 싶은지 짐작이 갔다.
‘······사실 있긴 있지. 러시아제국이 남긴 금괴 50톤. 니콜라이가 직접 내게 맡긴 건 아니지만.’
이선은 금괴에 대해서는 내색하지 않고, 빙긋 웃으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혹시 지참금이 걱정이 되는 겁니까? 그렇다면 걱정 마시오. 여러분 남매를 위해 한 사람당 100만 달러씩, 500만 달러를 스웨덴 은행에 예치해 두었으니까.”
올가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거액이었다.
“정녕 저희 부친께서 저희를 위해 유산을 남겨 두셨습니까?”
“그런 셈이지요. 내가 대한제국 황실의 내탕금으로 러시아에 투자한 돈을 혁명 직전에 스웨덴으로 옮겼으니까.”
그 말에 올가와 마리야는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결국 이선이 자신의 돈으로 그들 5남매의 재산까지 마련해 주었다는 말이었다.
“폐, 폐하! 저희는 이미 폐하께 과분한 은혜를 입었는데, 어찌 그렇게까지······.”
“알렉산드르 2세 폐하와 니콜라이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어찌 러시아에서 자산을 쌓을 수 있었겠소? 러시아에서 축적한 돈이니, 내 조카나 다름없는 여러분을 위해 쓰고 싶소.”
올가와 마리야는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을 표했다.
“이 은혜를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원, 여러분은 내 며느리의 자매이기도 합니다. 이미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폐하의 깊은 은혜에, 저희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이 행복하게 사는 게 은혜를 갚는 길이오. 결혼 축하합니다.”
올가와 마리야는 이선의 은혜를 거듭 칭송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타티야나도 감격하여 시아버지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고, 국혼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다그마르도 사돈댁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이선의 스웨덴 은행은 대한제국 황실 내탕금이니, 정부에게 알리거나 손을 벌릴 필요도 없었다.
물론 500만 달러는 엄청난 거액이었다. 하지만 이선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금괴 50톤. 연해주. 흑해함대. 그에 비하면 500만 달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
대한제국은 금괴를 ‘적법한 러시아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임시로 관리’하고, 차르의 자녀 5남매가 공동보증인이 될 거라고 백군에게 답한 바 있었다.
하지만 남매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정보가 새서 왕당파 망명자들이 알게 되면 온갖 파리 떼가 꼬일 터였다.
아무르 정권은 대한제국의 보호를 받는 처지였고, 연해주는 대한제국의 영향력 하에 들어왔다. 한국은행 수장고에 예치한 금괴 50톤은 사실상 대한제국이 차지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훌륭한 며느리의 친정을 위해 내 재산 정도야 얼마든지 나눠 줄 수 있지.’
재산 문제까지 해결되자, 이제 결혼을 가로막을 일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 황제가 그렇게까지 해 줬다고? 이야, 정말이지 호탕하구만!”
에드워드는 이선의 호의에 놀라워했다.
“아아, 정말 감사할 일이야. 마리야를 구출해서 망명을 받아 줬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재산까지······. 한국 황제 폐하께 반드시 이 은혜를 갚고 싶네.”
루이도 마리야만큼이나 감격한 터였다. 그는 반드시 이선에게 보은(報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데이비드, 가까운 시일 내로 한국에 주재무관으로 올 수 있을까?”
“흠, 그건 해군부에서 논의할 일이지만······. 일단 영국으로 돌아가서, 힘을 한번 써 보지.”
“오오, 만약 그리된다면 네 덕이야!”
“뭐, 형제끼리 그 정도 도움은 줘야지. 드디어 네 사랑이 이뤄진 걸 축하해, 디키.”
“고마워! 데이비드도 어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되길 기원할게!”
마침내 사랑을 얻게 된 루이는 육촌형의 축하에 답례했다. 에드워드가 어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 결혼하기를 바라는 건 루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에드워드는 문득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진은 타티야나와 결혼했지. 디키는 마리야와 사랑을 이루고. 그런데 이번 방문의 주빈이라는 나는 대체 뭘 얻었지?’
한때 자신의 국혼 후보로 언급되던 타티야나와 결혼한 이진에 대해 질시의 감정이 들었는데, 자신보다 한참 신분이 처지는 육촌동생도 사랑을 이루게 되자, 에드워드의 비뚤어진 마음은 더욱 커져갔다.
‘진정한 사랑이라고? 나더러 좋다는 그 여자들이, 나라는 인간보다는 내 지위에 더 이끌려서 그런 거 아닌가?’
에드워드는 무수히 많은 여인과 염문을 뿌렸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걸 해 본 적은 없었다.
그 유명한 심프슨 부인과의 ‘세기의 사랑’은 아직 이뤄지기 전이었고, 20대의 에드워드는 사랑이라기보다는 육체적 쾌락을 탐닉할 뿐이었다.
‘디키도 얻어 낸 게 있는데, 나도 하나쯤은 얻어 낼 게 있어야지. 그래, 그녀가 좋겠군. 어떻게든 한국을 떠나기 전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에드워드의 비뚤어진 사랑의 욕망을 자극했다.
작가의 말
??? : 나, 나도 사랑할거야!
변화한 역사는 루이 마운트배튼의 사랑도 이루어주었습니다! 루이와 에드위나의 결혼은 서로에게 터치하지 않는다는 계약혼으로 심히 특이한데...
영어위키에 따르면 에드위나가 상속받은 재산 200만 파운드는 현재 가치로 약 1억 파운드라고 하니, 한화로 환산하면 약 1600억이네요;; 역시 이래서 돈은 중요합니다...
과연 에드워드가 노리는 ‘그녀’는 누구이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다음 이 시간에-
지난주처럼 월요일 휴재 대신 주중에 연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