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210화 이독제독(以毒制毒)
1924년, 몽골 공대(共戴) 13년 5월 말.
“대칸!”
“칸이시여! 환생으로 이 땅에 다시 돌아오소서!”
제8대 젭춘담바 후툭투, 재건된 몽골국의 초대 대칸, 복드 칸이 서거했다. 향년 56세.
티베트인 아왕롭상최키니마텐진왕축으로 태어났으나, ‘환생’을 통해 젬춘담바 후툭투를 계승하여 몽골인이 되었다.
원칙적으로 칸은 칭기즈칸의 혈연적 후예만이 될 수 있으나, 초대 젬춘담바 후툭투 자나바자르가 칭기즈칸의 후예였으므로, 칭기즈칸과 혈연적으로는 아무런 관계없는 티베트인이라 할지라도 초대의 환생으로 인정받아 몽골인의 칸으로 추대되었다.
청나라의 정복 이후 근 3세기 만에 독립한 몽골의 지도자가 된 복드 칸은, 청나라-중국-러시아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분투했다.
하지만 군사력 강화를 위해 받아들인 러시아 군벌 세묘노프와 운게른-슈테른베르크가 역으로 몽골의 권력을 장악하는 바람에, 허수아비 신세가 되어 회한 속에 눈을 감았다.
“젬춘담바 후툭투-칸께서 환생으로 이 땅에 되돌아오시는 날까지, 섭정위원회가 몽골을 통치한다.”
이제 칸의 후임자 선출 문제가 있었다. 재건된 몽골은 티베트처럼 종교지도자인 젬춘담바 후툭투가 세속지도자인 칸을 겸임하는 제도로 구축되었으니, 티베트의 전례를 따라 후임자의 ‘환생’과 성장에 이르기까지 섭정위원회가 통치해야 했다.
섭정위원회는 몽골의 왕공들과 티베트 승려들로 구성되었고, 실질적 군사독재자인 운게른도 명목상으로는 섭정위원회의 일원이 되었다. 운게른은 칸으로부터 작위를 받은 호쇼이 친왕이었으므로, 몽골 왕공의 자격이 있었다.
“무슨 소리냐? 젬춘담바 후툭투는 환생으로 돌아오실지라도, 몽골인의 칸은 쿠릴타이에서 선출해야 한다! 세속과 종교는 분리되어야 한다!”
차하르(내몽골)의 지도자, 칭기즈칸의 30대손인 덕왕 데므치그돈로브는 섭정위원회 구성에 반대했다.
“근본 없는 러시아 군벌에 부역하고 있는 몽골왕공 대부분은 세습으로 왕위에 앉아 악습을 반복하는 부패한 자들이다. 나는 칭기즈칸의 정통 후예로서, 몽골 인민이 참여하는 쿠릴타이 소집을 요구한다.”
덕왕은 대대적인 개혁을 약속하며, 몽골 인민이 참여하는 쿠릴타이를 소집해 전체 몽골의 칸이 되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할하와 차하르의 고질적인 반목을 생각해 보면, 왕께서 대몽골의 칸이 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보다 시급한 건 차하르의 통일과 독립입니다. …… 」
대한제국 외무대신 김규식은 덕왕에게 은밀히 내몽골의 분리를 제안했고, 계산을 돌려보던 덕왕은 한국과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차하르 왕공들이라고 하여 다 자신을 지지하는 게 아니었고, 할하인과 차하르인의 오랜 분열과 반목을 고려할 때 전체 몽골의 칸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나마 정신적으로 몽골을 하나로 묶어 줬던 복드 칸이 서거했으니 각자도생의 길이 열리는 것이었다. 새로운 열강인 한국이 관심의 손을 내밀었을 때, 내몽골의 지배권을 장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차하르는 대청의 오랜 일원으로서, 근본 없는 러시아 군벌이 아닌 대청 황제 폐하의 동맹으로 남을 것이다. 차하르인이여, 백계 러시아 군벌의 압제에 시달리는 할하와 적계 러시아 정권의 지배를 받는 부랴트의 해방을 이룩하는 그 날까지 분투하자!”
여전히 차하르-할하-부랴트의 통합이라는 범몽골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차하르는 사실상 분리 수순에 들어갔다.
대청 황제를 명목상의 주군으로 하는, 외몽골과 분리된 내몽골 독립국이었다.
“칭기즈칸의 혈연적 후손이라는 자가 어찌 이리도 어리석은가! 이놈이고 저놈이고, 나야말로 대몽골의 재건을 이뤄 낼 사람이라는 걸 어찌 모른단 말인가!”
복드 칸이 서거한 지 얼마 안 되어, 기다렸다는 듯이 도전을 선언한 덕왕을 향해 운게른은 분노를 터뜨렸다.
하지만 북쪽의 인민혁명군을 놔두고 남쪽의 차하르까지 적으로 돌릴 수 없는 일, 운게른은 일단 우선순위를 정했다.
“먼저 빨갱이들부터 정리한다. 파르티잔을 박살 내고 캬흐타로 진격해 누가 진정한 몽골의 지배자인지 똑똑히 보여 줄 것이다!”
‘반공 성전’을 준비하던 운게른은 정말로 시급해졌다. 복드 칸을 사실상 감금했으면서도, 칸의 충복을 자처해 몽골 지배의 정당성을 얻었던 운게른이었다. 섭정위원회를 선포하기는 했지만, 몽골 왕공들과 승려들이 자신을 진심으로 따를 리가 없었다.
“한국에선 아직도 아무 연락이 없나?”
“예, 칸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는 것 외에는…….”
“내 그렇게 필사적으로 외쳤거늘, 어리석은 놈들! 한국 황제가 이토록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무시하다니! 이게 다 저 썩어 빠진 보통선거니 의회제니 하는 개짓거리 때문이야! 분명히 황제는 전륜성왕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싶겠지만, 빨갱이들과 내통하는 의회와 정부 놈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거겠지!”
운게른의 오해와 정신승리를 이선이 듣는다면, 코웃음을 치다 못해 박장대소하며 비웃을 터였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콜차크 제독, 브랑겔 장군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대러시아 복원을 위해서 아무런 일도 안 하겠다던가?”
운게른은 옛 동지인 아무르 정부의 백군에 지원을 요청하며, 소련의 위성국인 극동 공화국을 공격해 러시아 수복을 위한 양동작전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그, 그게, 오늘 답신이 오기는 했습니다만…….”
“오, 그래! 뭐라고 하나?”
「몽골의 지배권은 러시아와 무관하며, 정통 러시아 정부가 관여할 일도 아니다. 지금은 불행히도 소비에트의 힘이 강력하니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강역인 극동에서 힘을 키워, 소비에트를 무찌르고 러시아를 수복할 것이다.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연해주로 온다면 받아 주겠지만, 몽골에서 하는 어떠한 활동도 우리 정부와는 무관하다.」
요컨대 몽골을 포기하고 연해주로 오면 받아는 주겠지만, 아무르 정부의 명령에 복종하는 조건으로만 가능하단 말이었다.
“이런 겁쟁이 놈들! 빨갱이가 두려워서 극동에 웅크려만 있겠다는 말이 아닌가! 정통 차르를 모시고 있으면서, 10만 병사를 거느리고도 숨어 있을 궁리만 해? 이런 배신자, 역적들 같으니!”
운게른은 분기탱천하여 저주를 퍼부어 댔다.
“정통 차르 알렉세이 2세께서 전러시아의 차르로 추대되었는데도 제위를 거부한 건, 눈치나 보는 역적 콜차크-브랑겔 일당이 가로막아서겠지. 하긴 브랑겔은 제헌의회와 토지개혁도 인정한다고 했었지. 빨갱이나 다름없는 자 아닌가! 몽골을 평정하면, 이 역적 놈들로부터 차르를 해방시켜야 해.”
남러시아에서 소비에트 적군에 맞서 필사적인 분투를 벌였던 브랑겔도, 시대착오적 반동주의자 운게른의 눈에는 제헌의회와 토지개혁을 인정한 ‘유사 빨갱이’일 뿐이었다.
정통 차르가 빨갱이나 다름없는 역적들에게 감금되어 있다는 생각에 운게른의 노기는 더욱 거세졌다. 정작 당사자인 알렉세이가 들으면 기겁을 할 일이었다.
“내 이놈들의 힘만은 빌리고 싶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연락이 없나? 내몽골을 넘겨주겠다는데도?”
“북양정부는 제안 자체는 흥미로워 합니다만, 몽골 문제에 개입하였다가 청국 배후에 있는 한국과 대립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운게른은 북양정부에 ‘반공 동맹’을 제안했다. 북양정부의 적인 호법정부가 소련과 제휴를 맺었으니, 소련의 적인 운게른과 손을 잡는 건 당연한 귀결처럼 보였다.
단기서는 내몽골의 종주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동맹에 응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보였고, 운게른도 속이 쓰렸지만 받아들였다.
북양군이 내몽골로 진격한다면, 군사력이 변변찮은 차하르는 참패를 면치 못할 터였다. 운게른은 북양군의 지원을 받아 인민혁명군과 일전을 벌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덕왕을 대표로 하는 차하르가 재빨리 청 황제에 충성을 맹세했고, 내몽골을 침공하면 청국 배후에 있는 한국까지 개입할 여지가 충분했다.
단기서가 아무리 내몽골이 탐이 난다고 해도, 호법정부라는 남방의 적을 놔두고 북방에서 한국과 일전을 벌일 정도로 어리석진 않았다.
“또 한국이냐? 도대체 왜, 어디서든 내 발목만 잡는 거냐?! 새 총리가 사회주의자들과 한패라더니, 그놈의 짓이구나. 김규식 그놈도 소비에트에 유화적이었지. 하나같이 졸장부 같은 놈들이야!”
운게른은 이제 외교니 국제정치니 하는, 자신이 생각하기도 싫은 ‘추잡한 영역’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에이, 됐다! 칭기즈칸이 동맹이 많아서 세계를 정복했다더냐? 전쟁에서 이겼기에 세계를 정복했지! 전사는 오직 칼로써 가치를 드러내는 법이다. 내가 빨갱이들을 때려잡으면 우리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겠지!”
이제는 군사력 말고는 정말로 믿을 곳이 없었다. 소련 타도는 언감생심이고, 자신에게 도전하는 몽골 인민혁명군과 그 배후의 극동공화국부터 무찔러야 했다.
“소련의 앞잡이들을 섬멸하고, 몽골을 정화한다! 칭기즈칸의 제국을 재건하자! 국경을 넘어, 빨갱이들을 무찌르고 정복자로서 군림하자! 빨갱이들에게 진정한 주인이 누군지 똑똑히 보여 주자!”
“와아아아아!”
운게른은 자신의 ‘황금군단’에 출정을 명령했다.
운게른이 부르짖는 칭기즈칸의 제국이니 반공 성전이니 하는 걸 진심으로 믿는 이는 거의 없었고, 마음껏 살육하고 약탈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운게른도 딴에는 민심을 얻겠다고 통치 영역으로 여기는 지역 내에서는 약탈이나 강간을 엄금했지만, 그 너머의 적들에게는 가혹했다.
특히 ‘러시아 빨갱이’들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적이었다. 러시아 빨갱이들은 반란을 일으키고 차르를 살해한 대역적들이었다. 그 지배를 묵인하고 있는 자들도 빨갱이 부역자들이니, 죽이고 노예화해도 할 말 없는 종자들이었다.
돈과 욕망에 이끌려 용병이 된 자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운게른이 승리할 수 없는 이유였다.
* * *
우르가 주재 대한제국 영사관.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어의로 삼은 칸이 끝내 세상을 떠나자, 이태준은 깊은 슬픔을 느꼈다.
몽골의 ‘전통의’들은 서양 의학을 전파하는 이태준을 시기하고 증오했다. 이태준이 치료를 빙자한 미신과 비과학적 행태를 낱낱이 반박하고, 환자들을 치료하여 이들의 밥줄을 끊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이었으면 전통의를 찾았을 몽골인들이 이태준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회복되어 이태준을 활불처럼 숭배하자 전통의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복드 칸을 향해 이태준에 대한 온갖 음해와 비방이 쏟아졌지만, 그 자신도 전근대적 교육을 받았음에도 복드 칸은 외국인 이태준을 신뢰했다. 이태준을 어의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몽골의 의료 체계를 새로이 확립하도록 했다.
그러니 이태준이 칸의 서거에 진심으로 슬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대한제국이 이태준에게 요구하는 건 뜻밖이었다.
“칸께서는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운게른에게 시해당했다고 발표하라니요?”
이태준은 아연실색하여 되물었다. 명령을 전달하는 이위종도 내키지 않는 듯이 말을 이었다.
“몽골 문제의 전권대표인 주청 고등판무관의 명령입니다.”
이승만은 자연사한 복드 칸을 운게른이 독살했다고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전봉준과 김규식은 썩 내키지 않아 했지만, 이선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암으로 돌아가신 분을 어찌 독살당했다고 하란 말입니까? 몽골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겁니다!”
“바로 그 충격을 위해서지요. 복드 칸이 운게른에 의해 핍박받다가 끝내 시해당했다고 알려지면, 운게른은 더욱 빠르게 몰락할 겁니다.”
“운게른이 사악한 자이긴 하지만, 이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칸을 독살하진 않았습니다.”
“영사는 몽골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까? 러시아에서 벌어진 참상이 몽골에서 재현되길 원합니까? 운게른은 대내외적으로 고립되어 있어서, 어차피 몰락은 필연입니다. 그자가 속히 몰락해야, 몽골의 전쟁이 빠르게 끝날 겁니다.”
러시아 내전의 참혹함을 잘 알고 있는 이위종이 설득했다. 몽골을 제2의 조국으로 여기는 이태준은 이위종의 말에 공감했으나, 쉽게 수락할 순 없었다.
“저는 의사입니다. 사인을 거짓으로 조작하는 건, 의사로서 제 양심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동시에 대한제국의 영사이기도 하지요. 국가의 명령입니다. 영사는 따라야 합니다.”
애초에 이태준은 운게른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영사직을 수락한 거였지, 국가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거나 외교관으로서 입신출세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영사, 아니 선생. 이건 사람을 살리는 의사로서도 내려야 할 결단이기도 합니다. 운게른이 하는 짓 봤잖습니까? 전쟁할 때 얼마나 살육을 많이 하는지. 전쟁이 길어질수록 몽골인들의 피해만 커집니다.”
이태준은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국장은 불교식으로 다비(茶毘)할 예정이니, 어떠한 증거도 남지 않을 겁니다. 오직 어의인 제 증언만이 증거가 되겠지요.”
“영사의 안전을 위해, 장례가 끝나는 대로 만주로 이동해서 봉천의 고등판무관부에서 발표할 겁니다. 내가 임시로 우르가 영사를 겸임하며 뒷일을 맡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1924년 6월. 복드 칸의 장례가 끝난 후, 운게른은 섭정위원 자격으로 ‘칸의 유지를 잇기 위한 반란군 토벌’에 나서 북방으로 향했다.
휘하 군단 병력 대부분을 이끌고 나가 우르가에는 소수의 군대만이 남았고, 몽골로 망명한 디테히리스 장군이 우르가 방어를 맡았다.
비슷한 시기, 칸의 사후 어의와 영사에서 사임한 이태준이 몽골을 떠나 만주로 향했다.
“여러분, 저는 반드시 되돌아올 겁니다. 속히 몽골의 평화를 되찾길 바랍니다.”
눈물로 환송하는 몽골인들을 향해, 이태준은 외쳤다.
“이독제독(以毒制毒)이라. 독으로 독을 제압한다. 문자 그대로 그리 되었군.”
이 모든 책략을 기획하고 조종한 이선은 냉소를 흘렸다.
이승만의 제안은 이독제독, ‘독으로 독을 제압’하는 것이었다. 왕도정치를 추구하는 전봉준이나 자유주의 외교를 추구하는 김규식은 영 탐탁지 않아 했지만, 이선은 현실정치가로서 ‘악으로 악을 제거’하는 방안을 거리낌 없이 택했다.
“통제받지 않는 미친개는 언제든지 주인을 물 수 있는 법, 토끼를 잡든 말든 미리 제거해야 한다.”
운게른은 ‘반공반소의 동지’인데 왜 자신을 적대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토사구팽도 아니었다. 운게른은 그런 효용가치도 없었다.
극동 백군도 소련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했지만, 국제정치를 이해했기에 통제를 벗어나지 않았다.
단순히 선악의 문제도 아니었다. 악한이라 할지라도, 국익에 필요하다면 이용할 수 있다.
명언도 있지 않은가? ‘그 개새끼는 우리 개새끼’라고.
하지만 운게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친개였다. 좌충우돌 짖어 대고 물지 못해 안달이었다. 소련을 막는 서북방의 방벽으로 쓰기 위해 지난 몇 년간 고삐를 채워 보려고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선이 가장 경계하는 건 불확실성이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계속 남겨 둘 순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사냥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