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8월 30일. 도쿄의 한 번화가에 위치한 건물 전광판.
[2000. 08. 30. Seo Hanyul]
[♡HAPPY BIRTHDAY♡]
한율의 생일 축하 영상이 걸렸다.
포털사이트 연예뉴스란에는 [어스래빗 팬덤, 한율 생일 기념 기부]란 기사가 올라왔다.
[어스래빗 한율의 열아홉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올해도 어스래빗 팬클럽이 따뜻한 기부와 나눔을 실천했다.
어스래빗의 팬클럽은 서울 시내 지하철 20개 역 전광판에 한율의 생일 축하 광고를 게재했으며 한율의 이름으로 취약계층의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재단에 기부금 3천만 원을, ○○유기 동물보호센터엔 고양이 사료 830kg과 고양이 화장실 모래 830kg, 개 사료 830kg을 전달했다.
2년 전부터 한율의 생일마다 ○○복지재단에 기부했던 개인 팬은 이번에도 ○○복지재단에 830만 원을 기부했으며, 일본 팬들은 도쿄 중심가에 한율의 생일 축하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또한 한율의 부모는 한율의 이름으로 ○○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한편 한율이 소속된 보이그룹 어스래빗은 내일 도쿄에서 미니 라이브를 가진 후 필리핀으로 출국, 아시아 팬콘 투어에 나선다.]
-미친; 기부 스케일 보소;
-부모님 1억 ㄷㄷㄷㄷㄷ;;;;;
-올핸 멍뭉이도 챙겨줬네ㅎㅎ
-생일로 이런 선물을 받으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ㄹㅇ다 가졌네 얼굴도 돼 노래도 돼 연기도 쩔어 집에 돈도 많아 벌써 자가 아파트도 있어;
ㄴ서한율 얼마 전에 부모님이랑 볼ㅂ 매장 와서 시승 차량 운전석에 앉아봤다 함요
ㄴ얜 대체 없는 게 뭐임?
ㄴ치킨을 싫어함.
ㄴ미각이 실종됐구나...
“…….”
한율은 자신의 기사 댓글을 보곤 미간을 찡그렸다.
치킨 좀 싫어한다고 미각이 실종됐다니.
스윽. 그때 박가람이 다가와 한율의 머리에 머리띠를 씌웠다. 바로 어제 테마파크에서 산 머리띠로, 쥐의 둥그런 귀와 파란색 마법사 모자가 달려있었다.
다른 멤버들은 룸서비스로 시킨 음식과 밖에서 사 온 간식, 음료를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중앙엔 커다란 생일 케이크가 자리를 차지했다.
“초에는 불 언제 붙여?”
“라방 시작하고 나면.”
9일 싱가폴 팬콘이 끝날 때까진 공연 연습을 할 수 있는 날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회사에서 빌린 연습실에서 연습했으나, 멤버의 생일 이벤트 또한 소홀히 할 순 없었다. 그리고 내일의 컨디션을 위해 5시가 되었을 때 호텔로 돌아왔다.
“다들 준비됐지?”
“오케이.”
“넹.”
저마다 우스꽝스럽거나 귀여운 머리띠, 옷을 걸치고 테이블로 모였다. 생일 주인공인 한율은 가운데.
이건우가 모두가 잘 나오도록 카메라를 조정했다.
“라이브 켠다.”
띠링.
[서한율 만 18세 되다☆]
팬콘은 팬미팅+콘서트입니다
“하나, 둘.”
“안녕, 이프림!”
-역시 생일이라 단체라방!!!!
-기다렸어
-한율아 생일 축하한다!!!!!!!!!
-서한율 사랑한다
-왔으니 내 심장 돌려줘
-율톢 머리띠♡♡
-전광판 순례 돌다가 접속
라방을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올라가는 접속자 수. 톡창엔 반가움을 표하는 글과 생일 축하 인사가 빠르게 올라왔다. 멤버들은 잠시 카메라를 보면서 생글생글 웃다가 그동안 쌓아놓은 근황을 전했다.
“우리도 이프림 보고 싶었어요.”
“지난주에 아스대 녹화 끝나고… 두 시간 잤나?”
사흘 연속 진행한 도쿄, 오사카, 삿포로 쇼케이스에 관한 이야기,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이야기나 어제 치바의 테마파크에 간 이야기 등등.
차남석이 웃으면서 말했다.
“테마파크에선 한율이가 또 한율이 했습니다.”
-스릴 어트랙션만 골라서 신나게 탔구낰ㅋㅋㅋ
-치바에 있는 테마파크는 후지땡보다 약해서 심심했을 텐뎅
-나도 오늘 생일!
-[손하트 해주십시오.]
-너희는 카메라 렌즈 닦을 필요 없겠다. 너희 미모에 저절로 정화될 테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근황 및 잡담은 슬쩍 한율의 생일로 넘어갔다. 유호가 라이터로 케이크 초에 불을 붙였다.
“이 라이터는 스태프 형에게 빌려온 겁니다. 이프림 분들, 오해하시면 안 돼요.”
“그리고 안전을 위해.”
강보배가 테이블 아래에서 소화기를 꺼냈다.
“소화기도 대기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웡
라방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아주 간혹 ‘ㅈㅁㅅ이랑 정말 사이 안 좋아?’라는 질문이 올라온 것 같았으나, 금세 다른 톡에 밀려 사라졌다.
“그럼 마무리 인사는, 서한율.”
한율은 고양이 앞발처럼 생긴 장갑을 손에 끼고 흔들었다. 오사카 쇼케이스를 할 때 들어온 선물이었다.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이프림! 즐겁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안뇽~!”
“한율이 애교!”
한율은 방송을 끄기 위해 노트북으로 다가갔다. 바로 옆에 연결된 카메라에 얼굴이 가깝게 잡혀, 한율은 그쪽을 향해 미소가 담긴 윙크를 하곤 방송을 껐다.
[라이브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새카매진 화면 옆으로 팬들의 톡이 줄줄이 올라왔다.
-율톢 아 율톢 이건 반칙이지
-심쿵
-끼를 부려? 끼를 부려? 끼를 부려?
-이렇게 가는 게 어디 있어ㅜㅜ
-나날이 귀여워지면 누난 어쩌라고
-마지막 컷은 스샷해서 고이 저장
-♡♡♡♡♡♡♡♡
핸드폰으로 한율의 팬 서비스를 본 이건우와 길우성이 중얼거렸다.
“무뚝뚝했던 서한율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낯설다, 써한.”
한율은 미소를 싹 지운 덤덤한 얼굴로 고양이 장갑을 벗었다.
“다 먹었으면 치우죠.”
“덜 먹었어.”
“그런데 한율아, 기사 봤어? 이번이 역대급인 것 같던데.”
“1년 동안 한율이가 여러 가지로 활약했잖아. 아스대 신궁 캐릭터에, 광고 모델이 된 화장품이나 별일 없는 드라마 반응도 좋았고.”
“한율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우리도 주목받고. 고맙다, 한율아.”
생일이라고 띄워주는 건가. 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리를 끝내고 객실로 돌아온 뒤. 한율은 씻고 나서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였다. 오 팀장을 비롯한 매니저들이 생일 선물로 준 고급 마스크팩이었다. 그러고 멤버들에게 선물로 받은 옷을 캐리어에다 정리하는데, 침대에 놔둔 핸드폰이 울렸다.
모친으로부터 영상통화.
“네, 어머니.”
-[아이, 깜짝이야. 마스크팩하고 있었어?]
한율은 침대에 편히 걸터앉았다.
“네. 매니저 형들이 선물로 주셨어요.”
옆 침대에 널브러진 채 사과패드로 고양이 영상을 보던 길우성이 슬금슬금 움직여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안뇽하십니까, 어머님!”
-[안녕, 우성아! 아까 라방 잘 봤어.]
모친이 옆에 있는 고양이를 카메라로 잠깐 비춰주었다.
-[와옹.]
“호랑아…!”
“기사 봤어요. 왜 그렇게 많이 하셨어요.”
다시 모친의 얼굴.
-[한율이 네가 우리 아들인 게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우리 아들. 사랑해.]
액정에 뜬 작은 화면. 자신의 뒤에서 감동한 얼굴로 입을 가리는 길우성의 모습이 잡혔다.
“…….”
한율은 시선을 내리며 얼굴에 붙은 마스크팩을 떼어냈다. 그러곤 살며시 미소 지었다.
“저야말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 * *
9월 1일. 전날 도쿄에서 미니 라이브&하이터치회 스케줄을 소화한 어스래빗은, 나리타 공항에서 직항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마닐라로 향했다. 그리고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쯤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
“으아…. 비 쏟아지는 거 봐.”
“방금 번개 번쩍거리는 거 봤어?”
“이게 말로만 듣던 스콜인가?”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번개의 잔영. 멤버들은 입국장으로 향하다 말고 전면 창 앞에 서서 바깥 날씨를 살폈다. 찰칵. 조유찬이 그 모습을 핸드폰으로 찍었다.
“팬콘은 실내에서 하니까 괜찮겠지?”
“나 이프림이 준 예쁜 우비, 캐리어에 뒀는데.”
“여기에선 꺼내지 마.”
“얘들아, 이동.”
입국장 앞에는 어스래빗의 슬로건이나 커다란 사진 부채를 든 현지 팬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서부터 함께 온 경호원들이 바짝 긴장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차카차카차칵. 꺄아아악! 어스래빗!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과 부르는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아이돌로 데뷔하고 미국에 갔을 때도 느꼈지만, 외국인들이 먼저 관심을 두고 좋아해 준다는 건 참 이상한 기분이었다.
일면식도 전혀 없는 타인에게 온갖 감정의 대상이 된다는 것.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정말 연예인이라는 게 실감이 나는 순간.
“하뉼! 서하뉼!”
순식간에 몰려와 그들을 포위하는 팬들. 경호원들과 매니저들, 공항 직원들이 나서서 막아봤지만 이내 턱 하니 숨이 막혀왔다. 높아진 밀도에 밀려드는 온갖 체취와 숨결, 다른 사람과 강제로 붙은 채 휩쓸리는 불편함과 불쾌감, 습기로 가득 찬 공기.
“지나가겠습니다! Clear the way, please!”
영어를 비롯해 알 수 없는 언어들이 혼잡을 이루었다. 공항 직원 중 한 명은 인상을 쓰며 욕설로 추정되는 말을 거칠게 뱉어내기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대기 중이던 리무진에 탑승.
…털썩. 박가람이 혼이 나간 얼굴로 좌석에 널브러졌다.
“나 살아있냐…?”
라이언이 매고 있던 가방을 확인하곤 울상을 지었다.
“토끼 없어졌어!”
“내가 가방에 뭐 달고 다니지 말라 그랬잖아….”
“팬분이 준 선물?”
“미국에서 리더가 사줬어.”
자리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유호가 손을 저었다.
“괜찮아, 괜찮아. 또 사줄게.”
한율도 진이 빠진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까지 숨이 막힐 정도로 인파에 둘러싸인 건 처음이었다.
차남석이 모자를 벗으며 깊은숨을 토했다.
“우리가 여기에서 이렇게 인기가 많았나?”
“우리 전체보단, 유독 한율이 찾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오동식 팀장이 통로에 서서 멤버들에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잡히기라도 했는지, 엉망이 된 머리카락을 손으로 슥슥 정돈하며.
“얼마 전부터 드라마 <별☆일없는 집>이 이곳에서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길우성이 벌떡 일어나 한율에게 삿대질했다.
“저놈이 원흉이렷다!”
“…….”
“참고로 팬콘 티켓은 드라마 방영 전 이미 매진된 상태였습니다.”
“원흉 발언을 철회한다!”
“…….”
“눈으로 만 17세를 욕하는 만 18세.”
찰칵.
“아, <보컬리스트 시즌3>도 제법 인기가 많았다네요.”
“남석 씨도 공범이렷다?!”
“길우성, 조용.”
“넹.”
호텔에 도착했을 땐 저녁 시간이 되어, 객실에다 짐만 놔두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썩 맛있진 않았으나, 호텔까지 따라 들어와 몰래 사진을 찍는 팬들을 의식하여 인상을 찌푸리진 않았다.
아시아 팬콘 투어 영상 제작을 위해 붙은 VJ들도 있고.
다시 객실로 돌아갈 땐 오 팀장이 설명했다.
“여기 물에 석회질이 많습니다. 연수기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혹시 모르니 양치할 땐 꼭 생수로 하고,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샤워할 때도 생수로 적신 수건으로 닦으면서 마무리하세요. 혹시 몰라 잔뜩 사다 놨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네에.”
“물도 저희가 준비한 생수만 마시고. 목마르다고 아무 물이나 마셨다간 배탈 납니다.”
“네에.”
어스래빗 멤버들은 각자 사용하는 객실로 들어가 씻은 후, 유호와 이건우가 사용하는 객실로 모였다. 객실엔 그들의 아시아 팬콘 투어 공연 연출가와 오 팀장도 있었다.
“두 번째 곡에 들어가기 전 VCR 재생이 끝나고 조명이 우측에서 사선으로 나올 거예요. 거기에 맞춰서….”
멤버들은 진지하게 공연 순서를 숙지하고, 일본의 연습실에서 촬영한 마지막 공연 연습 영상을 보며 각자 메모지나 사과패드에다 보완할 점을 기록했다.
“그럼 다들 내일 컨디션을 위해서 일찍 자도록 하세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어스래빗은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팬콘이 열릴 극장으로 향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율과 멤버들은 곧바로 무대로 올라가 여기저기를 살폈다. 공연제작팀이 며칠 전 미리 와서 준비해놓은 터라, 크게 문제 될 만한 건 없어 보였다. 5월부터 지금까지 한가할 때마다 틈틈이 팬콘에서 선보일 무대를 연습하기도 했었고.
“동선이 머리로만 시뮬 돌렸을 때보단 조금 빡세기는 하네.”
“다들 다치지 않게 몸 풀고! 10분 후 리허설 갈게요!”
그래도 이 공연장은 처음이라, 중간중간 기술적인 부분이나 동선 타이밍이 안 맞는 부분이 있어 조율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첫 번째 리허설을 마치고 스태프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공연 연출가와 안무 디렉터에게 세세한 피드백을 받는 동안, 공연장에는 리허설 관람에 당첨된 3백여 명이 슬슬 입장했다.
몇몇 사람들은 무대 한쪽에 모여있는 어스래빗 멤버들을 향해 작게 환호성을 지르거나 슬로건을 흔들었지만, 이내 진지한 분위기를 읽었는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공연 연출가가 외쳤다.
“최종 리허설 갈게요!”
어스래빗 멤버들은 백스테이지로 나가기 전, 무대 위로 올라가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어스!”
“래빗!”
“인사드립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종 리허설을 진행한 후엔 잠시 호텔로 돌아가 씻고, 밥을 간단히 먹은 뒤 헤어메이크업을 받았다.
다시 극장으로 돌아간 뒤엔 시간에 맞춰 VIP 티켓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진행, 하이터치와 단체 사진 촬영까지 마치고 나자 어느새 공연 한 시간 전이 되었다.
대기실 의자에 털썩 앉은 강보배가 중얼거렸다.
“아직 본 공연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진이 다 빠지는 것 같아….”
“콘서트는 체력 싸움이라잖아. 보배 넌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랑 같이 체력이나 기르자. 겸사겸사 복근도 좀 만들고.”
“흐어어….”
유호가 노트북을 들고 와 활짝 웃었다.
“얘들아, 메이크업 수정받으면서 리허설 모니터링 하자.”
다음 날 9월 3일. 한국의 대형 포털사이트 연예뉴스란.
[어스래빗, 데뷔 첫 亞 팬콘투어 마닐라 공연 성료!]
[2일 보이그룹 어스래빗이 데뷔 후 첫 아시아 팬콘(팬미팅+콘서트) 투어 첫 번째 순서인 마닐라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날 공연에서 어스래빗은 데뷔 앨범인 [Breaching]의 인트로를 시작으로…(중략).]
-모태 냥집사 카리스마 래퍼 보배야 생일 축하한다♡♡♡
-지금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겠구나.. 외화 많이 벌어와, 얘들아...8ㅅ8
-올 때 메로나.
-뭔데 이 듣보들은. 텅텅 빈 콘서트장에서 우는 거 아니냐? ㅋㅋㅋㅋ
ㄴ공항 붙수니 방패막이로 지원하실?
ㄴ너보단 오조오억배 유명함 걱정ㄴㄴ
ㄴ응 예매 열자마자 몇 천 석 매진^^
-아시아 팬콘 투어라면서 한국에선 안 하네
ㄴ일본에서도 쇼케나 하이터치만 따로 하고 팬콘은 안 했음요.. 활동도 고작 일주일.. 일본 사는 이프림 운다ㅜㅜ
ㄴ투어 시즌이랑 맞는 좋은 날짜랑 공연장이 전부 예약이 차 있어서, 한국 공연은 미뤘다는 떠비 지인 피셜
ㄴ일해라 떠비!!!!!!!!
그리고 또 다른 기사.
[<감성 푸드트럭> 첫 게스트 라움, 안인섭, 서한율 확정!]
[10월 첫 방송 예정인 뮤닷 <감성 푸드트럭>의 첫 번째 게스트로 걸그룹 히아신스 멤버 라움, 보이그룹 MOHE의 안인섭과 어스래빗 한율의 출연이 확정되었다.
<감성 푸드트럭>은 수익이 취약계층에게 전액 기부되는 푸드트럭과 감성적인 버스킹 공연을…(중략).]
언제까지 널 예뻐할 것 같냐?
“뭐야. 서한율?”
기사를 본 안인섭은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라움하고만 나간다며.”
“언제 라움하고만 나간다고 했냐?”
운전 중이던 매니저가 대답했다.
“라움만 확정된 상태라고 했지. 그리고 서한율 출연은 우리가 계약서에 도장 찍은 다음에 결정된 거야. 왜, 싫으면 무를까? 엎어?”
까칠한 매니저의 반응에, 안인섭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짜증 난 건 난데 왜 형이 더 오버야?”
“…….”
매니저는 말없이 운전하다가 신호에 걸려 차를 세우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네가 그 여사님한테 한 말 때문에, 소리구름이 아림, WB래빗이랑 틀어진 거라고 말 나오더라.”
“아림? 그건 또 무슨 병신 같은 소리야.”
안인섭은 좌석에 편히 묻었던 몸을 일으켰다.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소리구름이랑 아림을 갈라놔. 그냥 틀어진 핑곗거리로 만만한 날 갖다 붙인 거지. 존나 어이없네?”
“아무튼, 앞으로 그런 식으로 여사님한테 선 넘는 요구하지 마. 그런 입김이 작용할 때마다 유착 연결고리가 드러날 위험성도 커지는 거 몰라?”
“아니, 씨발. 난 그냥 어스래빗 싫다는 말밖에 안 했다니까? 그 아줌마가 멋대로….”
“언제까지 널 예뻐할 것 같냐?”
“……!”
전방을 주시하던 매니저가 고개를 돌려 안인섭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번엔 얌전히 입 다물고, 스케줄 하자? 네가 잘나가야 여사님도 ‘예쁜 액세서리에 광이 나는구나’하고 하루라도 더 예뻐해 줄 거 아냐.”
하. 안인섭은 웃음을 터뜨렸다가 입꼬리를 내렸다.
“뭐야, 형? 일 그만둘 거야? 오늘따라 왜 이러지?”
매니저는 가만히 안인섭을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대표님 말을 대신 전한 것뿐이야. 그리고 술자리 줄이고 목 관리 좀 해. 팬들이 너 데뷔 초보다 목 많이 상한 것 같다고 하더라. 꼭 매일 술담배하는 사람처럼.”
“…….”
안인섭은 매니저의 뒤통수를 노려보다가 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듣는 둥 마는 둥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태도였으나, 매니저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운전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