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0화 (1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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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00시 30분.

앗싸일보에서 단독 기사를 올렸다. 해당 기사는 이내 포털사이트 연예뉴스란 메인에 떡하니 자리 잡으며, 원카운트와 퍼플아워 팬덤을 충격으로 빠뜨렸다.

[[단독]원카운트 기혁♡퍼플아워 루아, 다정하게 데이트]

[2016년 원카운트로 데뷔한 기혁과 2018년 데뷔한 퍼플아워 루아의 다정한 데이트 현장이 포착되었다.

(사진=앗싸일보)

두 사람의 데이트가 처음 포착된 건 퍼플아워가 데뷔 전인 2017년 12월 크리스마스로…(중략).

한편 두 사람의 소속사인 아림 엔터테인먼트는 두 사람을 상대로 사실 파악 중이다.]

-미친ㅋㅋㅋ

-와.... 대형 기획사 사내 커플(짝짝짝)

-두 사람의 데이트가 처음 포착된 건 퍼플아워가 데뷔 전인 2017년 12월 크리스마스<< ㅅ1박 웃음밖에 안 나왘ㅋㅋ

-ㅋㅋㅋㅋ지금 원카운트 팬들 단체 멘붕 옴

ㄴ퍼아 팬들도 벙찐 상태입니다..

-둘 다 누군지 모르겠다.. 내가 세상에 뒤쳐진 거?

ㄴ저도 모름ㅇㅇ

ㄴ나도3333

-앗싸 올해는 기사가 약하다

-예전에 누가 말했던 것 같은데ㅋ 대형 기획사에서는 사귈 거면 차라리 사내 커플 권장한다고;

-난 앗싸가 1년 동안 얘네 쫓아다닌 게 더 소름인데ㄷㄷ

-결국 사실로 드러났네요. 몇몇 팬들이 작년부터 기혁이 여친 있는 것 같다고, 상대가 연습생인 것 같다고 말했을 때 다른 팬들한테 헛소리하지 말라고 패드립까지 당하고 멘탈 탈탈 털렸었는데

-둘이 양심 어디 갔냐

-루아 그냥 탈퇴해라. 리더랍시고 동생들한테 본보기는커녕 데뷔 전부터 남자랑 붙어먹고 아주 잘하는 짓이다.

-2년 전이면 기혁 21살, 루아 19살이었을 때네? 와우.

-기획사 연습실 방음 굉장히 좋을 텐데ㅎ 둘이 얼마나 만났을까

ㄴ물러가라, 마구니

-와.. 이러면서 아스대 때 은수가 ㅅㅎㅇ이랑 인사할 때 일부러 둘이 뭐 있어 보이게끔 애들 데리고 자리 피해서 은수만 팬들한테 욕먹게 둔 거? 지는 남자랑 1년 넘게 만나놓고? 존나 소름인데

오후 1시. 뮤닷 <락뮤닷> MC 대기실.

라이언이 안쓰러운 시선으로 원카운트 찬형을 바라보았다.

“갠차나?”

휘릭. 찬형은 포크로 파스타 면을 감으며 태연히 대답했다.

“괜찮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어. 내 일도 아닌데.”

“그래도 1년 가까이 사내 연애를 했는데, 같은 팀 멤버가 그 사실을 못 알아챘을 리 없다, 말리지 않고 뭐 했냐 욕하는 사람도 있지 않아요?”

길우성의 물음에도 찬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사람도 있지만, 아무리 같은 팀 멤버라도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어떻게 세세하게 다 알고 터치하냐고 이해해주는 팬이 더 많거든.”

용맹이 끄덕이며 동감을 표했다.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말이지.”

“그리고 나 그 형이랑 안 친해.”

“아.”

“너희 팀도 혹시 연애하는 멤버….”

찬형의 말이 끝나기도 전, 길우성과 한율, 라이언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없어.”

“그런데 이 집 맛있네요. 가게 이름이 뭐예요?”

부스럭. 용맹이 상호가 적힌 봉투를 들어서 보여주었다. 길우성이 핸드폰을 들어서 사진을 찍었다. 찰칵.

“피자도 맛있엉.”

“많이 먹어.”

한 시간 전, 용맹이 한율과 길우성에게 MC 대기실에서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찬형이 라이언도 불러서, 다섯 명이 함께 점심을 먹는 중.

“그나저나 너희 이번 주 엄청 피곤하겠더라. 음방 사이에 아스대 예선 녹화 잡혔잖아.”

“그래서 이번엔 승부보다는 컨디션 챙기기를 최우선으로 두기로 했습니다.”

“한율이 넌 이번에도 양궁 나가?”

“네. 사실은 양궁 MC를 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이 왔었는데, 그쪽에서 다시 선수로 나오라고 하더라고요.”

용맹이 고개를 돌리며 혀를 찼다.

“쳇.”

“선배님 양궁 나가세요?”

“맹이, 몇 달 전부터 양궁 아카데미 다니면서 연습했대.”

“잘하면 이길 수 있을지도? 나랑 써한, 이번엔 시간 없어서 아카데미에 손 풀러 못 갔거든요.”

“아니야. 마음 편히 은메달이나 노리지, 뭐. 몇 달 쉬었다고 엑스텐 신궁 솜씨가 어디 가겠어? 그런데….”

용맹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한율이 넌 언제까지 형이라고 안 하고 선배님이라고 부를 거야? 이제 슬슬 편하게 형이라고 부르면 안 될까?”

한율은 선뜻 대답했다.

“알았어요, 형.”

“…….”

“……?”

순간 허탈한 표정을 짓는 용맹. 옆에서 찬형이 낮은 웃음을 흘렸다.

“얘 은근 소심해서, 아직 마음의 거리가 있어서 형이 아니라 꼬박꼬박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거 아닌가,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면 너무 친한 척 구는 건 아닌가 며칠 고민했었거든.”

“그래요? 진작 말씀하시지.”

“아니, 써한 네가 먼저 ‘형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선배님?’이라고 나서서 물어봤어야지.”

“나도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

“네.”

점심을 다 먹고 나선 어스래빗 멤버 셋은 MC 대기실을 나왔다. 찬형과 용맹이 오늘 컴백하는 팀과 인터뷰 연습을 할 예정인 까닭이었다.

“이제 생방송까지 뭐 하지?”

사녹과 대기실 순회 인사는 오전에 모두 끝낸 터라 딱히 할 게 없었다.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 메시지도 아침에 다 보내놓았고.

라이언이 하품했다.

“난 가서 잘래.”

“머리랑 메이크업 안 망가지게 자는 거 힘들지 않아?”

“목베개 좋아.”

그때였다.

“서한율.”

뒤에서 한율을 부르는 목소리. 한율은 고개를 돌려 정민솔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대답했다.

“네.”

정민솔이 길우성과 라이언을 빠르게 훑더니 말했다.

“지금 시간 괜찮아? 너한테만 조용히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민솔의 용건은 별거 아니었다. 그는 몇 달 전 락뮤닷 PD에게 찍혔던 경위를 스스로 털어놓고, 한율에게 사과했다.

“나 솔직히 WB래빗에 있었을 때부터 너한테 열등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 없이 뱉었던 말들로 인해 갈등을 빚어지고, 다시 반성하고 그러면서 스스로 많이 나아진 줄 알았는데….”

깊은 한숨. 한참 후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사람이 여유가 없어지고 신경이 예민해지니까 다시 그, 나아졌다고 생각… 아니, 착각했던 열등감, 삐뚤어진 사고가 뇌를 거치지 않고 또 입 밖으로 튀어나오더라.”

한율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듣기만 했다.

“미안해. 너도 온전히 네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온 건데, 그걸 깡그리 무시하는 의심까지 모자라 그딴 말을 지껄여서. 하지만 용서까진 바라지 않아. 날 너한테 열폭하는 못난 놈이라고 실컷 생각해도 돼.”

왜 갑자기 사과할 생각이 든 걸까. 그것도 몇 달 전의 일을.

기시감도 들었다. 데뷔조가 정해지기 전 연습생들끼리 서로를 평가할 때였다. 그때도 정민솔은 이렇게 한율을 따로 불러 사과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땐 장난이었다는 식으로 가볍게 무마하려 했으나, 지금은 진지함을 가장하고 있다는 것 정도.

어느 쪽이든 본인을 위한 사과였다.

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럴게요.”

“…그럼, 갈게. 수고해.”

“네, 형도 수고하세요.”

정민솔이 먼저 자리를 떴다. 한율은 핸드폰을 꺼냈다. 조금 전 주머니에서 진동이 짧게 울린 까닭이었다.

[부재중 전화 1건 –개그맨 이한정 선배님.]

그리고 익살맞게 생긴 캐릭터 이모티콘이 첨가된 장문의 초코톡.

-[안뇽하십니까, 서 배우님.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11월 30일 함께 ‘스타학교’를 녹화했던 개그맨 이한정이라고 합니다. 그날 연락처를 교환했으나 수줍은 마음에 먼저 연락을 드리지 못하였는데, 오늘 아침에 보내주신 새해 인사 메시지를 보고 용기를 내어서 이렇게 장문의 편지를 보냅니다.

우선 귀하의 tv Mu 드라마 남자 신인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현재 방송 녹화 중입니다.]

“……?”

급하게 마무리된 마지막 줄.

한율은 이한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틀 후, 경기도의 한 실내종합경기장.

이른 새벽부터 <2019 설특집 아이돌 스포츠대회> 예선에 참여하기 위해 아이돌 수십 팀이 모였다. 티모가 빠진 V12, 코우가 탈퇴한 퍼스트라인, 새해 첫날부터 스캔들이 터졌던 원카운트와 퍼플아워까지 모두.

“우리가 지켜야 할 첫째는 뭐다?”

“부상 조심.”

“둘째는?”

“둘째도 부상 조심.”

어스래빗은 오늘 예선이 끝나고 바로 MBS <뮤직센터>로 출근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에 칠레로 출국하는 까닭에 사녹도 2주분을 따기로 해서, 컨디션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하거나 힘든 내색을 하면 팬들이 걱정하니까.”

박가람이 거만하면서도 진지한 표정을 과장되게 지었다.

“힘들어도 웃어라. 우리는 프로다. 음하핫.”

“으어, 오글거려.”

객석에서 팬이 목청껏 소리 질렀다.

“얘들아, 다치지 않게 조심해! 어스래빗 홧팅!”

한율을 비롯한 멤버들은 그쪽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네, 그럴게요!”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

이런 내기하면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어?

“지난번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개막식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 팀별로 줄을 길게 설 때였다. 아이허니 멤버들이 한율에게 감사를 표했다.

“네?”

그러나 한율은 이런 인사를 받을 만한 기억이 없던 터라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허니의 유린이 활짝 웃었다.

“ 축하공연 했을 때 즐겁게 호응해주셔서요.”

“아아.”

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화제나 연기대상에서 배우들이 아이돌의 축하공연에 호응은커녕, 무표정한 얼굴 혹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게 기사화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들의 태도를 비난하는 여론이 일자 그 후부턴 조금씩 나아졌으나, 그래도 여전히 아이돌을 무시하는 태도가 겉으로 드러나는 배우들이 많았다.

지난 31일에 있었던 에서도.

그래서 한율은 아이허니의 무대에 집중했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채, 박자를 타며 노래를 따라불렀다. 지헌과 박현우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함께했다.

“딱히 인사받으려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무대 잘 봤습니다, 선배님.”

“아니에요. 덕분에 덜 무안했거든요. …아!”

아이허니 멤버들이 이번엔 스타믹스 지헌이 있는 곳을 향해 밝게 인사했다.

“지난번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배님!”

개막식이 끝난 뒤엔 변지욱이 어스래빗 지정 관중석으로 찾아왔다.

“한율이 형! 우리도 고맙!”

조금 전 아이허니가 고맙다고 인사하는 걸 들은 모양이었다.

“드라마어워즈?”

원제로도 축하공연을 왔었다. 그들은 2부 시작을 알렸다.

“응. 배우 분들 대부분이 정말 진지하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를 이런 시선으로 보는데, 그나마 형이랑 현우 형, 지헌 선배님 호응 아니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무안했을 거야. 사실은 그제랑 어제 음방에서 말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자꾸 안 맞아서.”

늘 밝게 호응해주는 팬들이나 관객 앞에서만 공연하다가, ‘이 아이들은 대체 누구고, 무슨 노래를 부르는 걸까’라는 다수의 뚱한 반응을 보면 당혹스러울 법도 했다.

이건우가 변지욱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나도 TV로 봤는데, 그래도 끝까지 안 울고 잘하더라. 잘했어.”

“흐.”

옆에서 대화를 듣던 차남석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그나마 tv Mu 반응이 괜찮은 축에 속하더라.”

“배우들 태도요?”

“어. 우리 스케줄이랑 겹쳐서, 나 MBS 연기대상에 참석 못 했잖아. 그런데 나중에 너튜브 보니까….”

차남석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써한이 무대에 서도 그럴까?”

“……?”

길우성이 한율을 가리켰다.

“미국 드라마제작사에서 러브콜 받고, 영화 주연까지 했던 배우가 여기 있잖아. 얘 무대하는 거 보면서도 가만히 팔짱 끼고 뚱하게 보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해서. 써한, 영화제 언제야?”

“다음 달 12일.”

“좋아. 그럼 그때 써한을 들이밀어 보자.”

“왜 사람을 시험해보려고 그래. 그럼 못 써.”

“하지만 배우들이 아이돌 무시한다는 이야기 들을 때마다 화난단 말이야. 그러니 우리는 아이돌 대표로 최종병기 써한을 내민다!”

“…….”

“축하공연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막내야. 그리고 그때 즈음이면 너 수술받고 나서 휴식 취해야 하는 기간일 텐데 가기는 어딜 가. 저기나 가.”

거대한 전광판에 남자 육상 예선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나왔다. 길우성이 눈을 번쩍 빛내며 일어나더니, 돌연 원제로의 임승준에게 투지를 불태웠다.

“설욕의 기회가 왔구먼?!”

멀리에서 임승준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유호가 길우성을 타일렀다.

“지난번처럼 졌다고 승준이 납치하진 말고.”

변지욱이 놀란 얼굴로 덥석 길우성을 잡았다.

“수술? 무슨 수술?”

“시력 교정 수술.”

“아아…. 난 또 어디 아프다는 건 줄 알고 걱정했네.”

잠시 후, 길우성은 이번엔 임승준이 아닌 신인 후배에게 밀려 금메달은커녕 동메달을 받았다. 유호는 후배를 납치하려던 길우성을 잡아 왔다.

육상이 끝난 후엔 체육관 전체가 들썩거렸다. 농구와 볼링 예선에 출전하는 남자 아이돌 선수들이 각각 농구장과 볼링장으로 이동한 까닭이었다. 어스래빗에서도 다섯 명이 빠져 순식간에 자리가 휑해졌다. 남은 건 양궁에 참가하는 한율과 길우성. 그리고 마지막 계주에만 참여하는 박가람뿐.

양궁은 작년 추석에 금메달을 따서 이번에도 예선 면제권을 얻었지만, 그래도 자리는 지켜야 했다.

“이번엔 블블 선배님들이 없어서 그런가, 뭔가 많이 허전하다.”

점심시간. 길우성이 도시락을 깨작깨작 먹으며 말했다.

“전에는 이렇게 사람이 비어도 티가 안 났던 것 같은데.”

“그러게.”

박가람이 소시지 채소볶음에서 피망을 골라내며 동감을 표했다.

“그렇다고 우리 이프림 놔두고 다른 팀에 놀러 갈 순 없잖아.”

길우성이 뒤를 휙 돌아보며 팬들을 향해 외쳤다.

“이프림! 가람이 형 피망 골라내!”

“가람아, 편식하면 안 돼!”

“야이, 고자질쟁이야!”

“으아아…! 두 살 형이 동생 멱살 잡는다아!”

“…….”

한율은 옆에서 장난치는 두 사람을 한번 쓱 보곤 다시 고개를 돌려서 밥을 먹었다.

한편, 아스대 볼링 예선이 열리는 볼링장. 차남석과 강보배는 적당히 비슷한 연차 아이돌이 모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옆에 앉은 블루액션의 안세현이 물었다.

“남석, 그건 뭐야? 도시락 가방치곤 큰 것 같은데.”

“도시락 가방 아니고.”

차남석은 품에 안고 있던 큼지막한 가방을 열어 안을 보여주었다. 그 안엔 차남석과 강보배가 사용할 볼링 장갑, 볼링화, 보호대 등이 들어있었다.

“와, 너희가 직접 준비한 거?”

“아니. 대표님이 사주셨어.”

안세현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법카…?”

“사비.”

“쩐다.”

“남석아, 볼링화는 미리 신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럴까?”

안세현은 부러운 눈길로 차남석과 강보배가 신발을 갈아신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이제 막 데뷔 2년 차에 접어든 신인 후배들이 자리한 방향이었다.

“……?”

그러나 이쪽을 주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이상하네.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았는데.’

착각인가?

안세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보배 너 신발 끈 되게 특이하게 묶는다.”

“그냥 못 묶는 거야….”

아스대 예선 녹화는 다음 날 새벽 1시가 될 무렵 끝났다. 어스래빗 멤버들은 그 시간까지 버텨준 팬들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함께 사진을 찍곤 MBS <뮤직센터>로 향했다.

다음 주부터 활동할 후속곡 사전녹화까지 진행해야 하는 까닭에 쉴 수 있는 시간은 퍽 적었다. 그러나 당장 몸이 힘들다고 다음 주 라인업에서 빠지는 건 언감생심.

“우리는 프로다…. 정신 바짝 차려!”

“가람이 형 눈이 풀렸는데.”

두 곡의 드라이 리허설. 파김치가 되어 대기실에서 3시간 잔 후 사녹부터 준비했다. 그러나 다른 팀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풀 세팅을 마치고도 한 시간 동안 대기. 기껏 단장한 게 망가질까 봐 선잠도 못 잔 멤버들은 비실비실 스튜디오로 향했다.

“아스대에서 여기까지 따라온 팬분은 없겠지?”

“설마. 우리도 수면 부족에다 체력이 달려서 비실거리는데…. 없을 거야.”

있었다.

“얘들아, 힘내!”

“무대 뿌수자, 어스래빗!”

무대 위로 올라간 멤버들은 잠시 멍해졌다. 불과 몇 시간 전, 함께 사진을 찍었던 팬 중 몇 명이 쉰 목소리로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박가람이 울컥한 얼굴로 대답했다.

“잠도 안 자고 여기까지 오면 어떡해요, 몸 상하게!”

“괜찮아! 너희가 우리 힐링이야!”

“아, 진짜!”

박가람이 발을 동동 구르며 몸을 돌렸다. 천장을 향해 고개를 휙 젖히는 게, 눈에 맺힌 눈물이 번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었다. 팬이 장난스럽게 외쳤다.

“가람아, 울지 마! 메이크업 망가진다!”

장내에 PD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스래빗 첫 번째 사녹 진행하겠습니다. 스탠바이.]

오늘 자 방송에 나갈 사녹은 3시간 후인 아침 11시 즈음 진행되었다. 녹화를 마친 후엔 이번 앨범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만나는 선배 가수에게 인사를 다녀오고, 다시 대기실에 뻗었다.

“한두 시간 자다 깨는 걸 반복하면서 움직이니까 뭔가 막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아…. 지금 꿈 아니지?”

“사녹 다 끝내고 쉬려는 지금 이 상황이 꿈이면, 난 비명을 지르겠어.”

유호가 매니저들과 함께 멤버들의 목베개나 담요를 챙겨주며 말했다.

“떠들지 말고 빨리 자. 메이크업이랑 머리 망가지지 않게 조심하고.”

“형은 컨디션 괜찮아요?”

쉬어도 되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유호는 이제 <뮤직센터> MC 일을 봐야 한다.

유호가 씩 웃으며 한율에게 담요를 건넸다.

“괜찮아, 괜찮아.”

“이거 가져가요.”

한율은 가방에서 텀블러 하나를 내밀었다.

“어제 담은 거지만 괜찮을 거예요. 따뜻한 물 넣어서 살짝 흔들면 돼요.”

“한율이 넌?”

“하나 더 있어요.”

어제 숙소에서 나오기 전, 혹시 몰라 텀블러 세 개에다 레몬 생강청을 덜어서 챙겼다.

유호가 웃으며 텀블러를 받았다.

“고마워, 잘 마실게.”

이제 잘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한율은 담요를 두른 채 돗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체감상 5분 정도 지났을 때 알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어느새 3시.

한율은 시계를 멍하니 보며 눈을 끔뻑거렸다.

‘평범한 인간의 육체라 그런가, 체력이 너무 약해.’

“운동을 안 해서 체력이 없는 거야.”

“……?”

마치 제 생각을 읽은 듯한 말. 한율이 고개를 돌리자, 이건우가 피곤하다며 칭얼거리는 박가람에게 잔소리하고 있었다.

“운동해, 운동.”

“운동하면 더 피곤하잖아.”

“휴식기에 빡세게 해서 미리 체력을 길렀어야지. 여기에 근력 운동도 병행하면 부상 방지도 되고, 응? 얼마나 좋냐.”

“싫다, 이 헬스악마얏.”

한율은 잠시 고민했다. 이건우의 말처럼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하나 싶어서. 예전엔 매일 자전거를 타고 휴일엔 등산도 다녔었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난 뒤엔 운동다운 뭔가를 해본 적이 드물었다.

한율은 담요를 정리하며 이건우에게 말했다.

“건우 형 다니는 곳 좋아요?”

“오! 한율이 너 다니려고? 좋아, 좋아! 이렇게 저렇게 몸을 만들고 싶다! 라고 말하면, 관장님이 사람에 맞춰서 플랜 쫙 짜주셔. 원하면 식단까지도. 식스팩 만들게?”

“아뇨, 그냥 체력 좀 키울까 하고요.”

“써한 식스팩 생기면 조금 징그러울 것 같은데.”

길우성이 뚱한 얼굴로 말하자 강보배가 고개를 저었다.

“아냐. 한율이 같은 경우엔 키도 있고, 곱상하면서도 잘생긴 얼굴이니까 앞으로 젖살 빠지고 앳된 기 사라지면 식스팩이든 뭐든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핏도 더 좋아지고.”

“우성이 너도 이참에 띄엄띄엄 말고 꾸준히 운동 다니자.”

“으으음.”

“우리, 누가 먼저 식스팩 만드나 내기할까?”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차남석이 입을 열었다. 그의 손이 한율과 길우성, 라이언과 자신을 뭉뚱그려 가리켰다.

“그리고 진 사람이 다음 컴백 때 복근 까기.”

“와, 차남석. 와, 저 자신만만해하는 재수 없는 미소 보소.”

“보배 형이랑 건우 형은 이미 있으니 그렇다 치고, 호 형은?”

“호 형은 곡 작업하느라 바쁘잖아. 왜? 질 것 같냐?”

차남석의 시선이 길우성에 이어서 라이언을 향했다. 라이언이 미간을 팍 구겼다.

“안 져. 해. 내기.”

“잠깐만. 진 사람이 복근을 까야 한다는 건… 복근이 미완성이든 말든 까야 한다는 거지? 헐. 나 안 해.”

“자신 없으면 빠지시고요.”

“……!”

차남석의 도발에, 박가람은 두 눈을 부릅뜬 채 꽉 움켜쥔 주먹을 파르르 떨었다. 누가 봐도 과장된 연기였다.

“콜! 한번 해보자, 그래! 덤벼!”

“오오.”

옆에서 이건우와 강보배가 박수 쳤다. 짝짝짝.

한율은 덤덤히 대답했다.

“좋아요. 저도 콜.”

박가람이 있으니 질 것 같진 않다.

라이언, 박가람에 이어서 한율까지 응하자, 길우성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중얼거렸다.

“…콜.”

“그럼 식스팩은 내가 다니는 곳 관장님에게 판단해달라고 부탁하자. 객관적으로.”

“폰에도 기록해. 잊어버리지 않도록.”

“이프림한테 알리는 게 더 확실할걸?”

잠시 후, 차남석의 SNS에 짤막한 영상 하나가 올라갔다.

[…이런 내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프림이 증인이에요!]

[내기 공약 영상까지 올렸으니 이젠 빼도 박도 못해. 엉엉….]

[복근 공개 미리 기대할게요, 형.]

[흐엉엉….]

-가람아 미리 기대할겤ㅋㅋㅋㅋ

-식스팩톢다람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하며

-남석아, 솔직히 말해봐. 이 내기 하려고 미자단 스무살되는 거 기다렸지?

-내가 스불재가 될 상인가?

ㄴㅋㅋㅋㅋㅋㅋㅋㅋ

ㄴ스불재가 뭐에요?

ㄴ스스로 불러온 재앙이요ㅎㅎ

-지구식스팩토끼단

-하... 이런 내기하면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어? 기다려. 조금 전 부순 벽 좀 수리하고 온다.

MC 대기실에 있던 유호는 해당 영상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나 없는 사이에 대체 무슨 짓을….”

함께 영상을 본 이해원은 소리 내어 웃었다.

“어스래빗은 정말 멤버들끼리 사이가 좋네요.”

객지에선 뭉쳐 다녀야 안전해

매주 일요일 저녁 6시에 케이블에서 방영되는 <출출 식도락단>은 자칭 미식가 출연자들이 전국 방방곡곡 식도락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었다.

1월 6일 일요일 밤 8시. <출출 식도락단> 방송이 끝나고, 해당 프로그램 너튜브 채널에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출식/이한정 연락처에 저장된 배우의 정체는?! (feat.서한율)]

영상은 고정 출연자인 개그맨 이한정이, 메인메뉴가 걸린 미니 게임에서 지인 전화 찬스를 사용하는 장면부터 시작되었다.

이한정이 핸드폰을 든 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영화배우입니다. 무려, 최근 개봉한 영화의 주연!]

[영화배우?!]

[그런 사람이랑 친하다고요? 왜?]

[왜라니…. 일단 한번 전화를 걸어보겠습니다. 아, 그런데 이 친구가 요즘 워낙 바빠서 받을지 모르겠네요.]

다른 출연자들이 수군거렸다.

[친구라고 부르는 거 보면 한정 씨보다 어리다는 건데… 누구지?]

[나 누군지 알 것 같아. 같이 프로그램 녹화했던 분 맞죠? 나 그 영화 정말 재밌게 봤는데!]

[쉿.]

통화 버튼을 누른 이한정이 입술 위에 검지를 세웠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통화 연결음 음악. 출연자들은 일제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남자 아이돌 노랜데?]

[아이돌인데 영화? 그럼 그분 맞네!]

심지어 이한정도 깜짝 놀란 얼굴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니, 왜 다른 사람 노래가…?! 음, 전화를 안 받으니 일단 메시지를 보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이한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한정은 액정에 뜬 [연기천재아이돌 서 배우]를 보여준 후 전화를 받았다.

[안뇽하십니까, 서 배우님!]

영상엔 곧 댓글이 하나둘 달렸다.

-02:13 저희 회 먹어요! 맛있겠죠!/아, 네... <ㅋㅋㅋㅋ

ㄴ본격 회 싫어하는 아이에게 회 먹는다고 자랑하는 방송.

ㄴ율톢의 감출 수 없는 솔직한 반응

-스타학교 같이 출연하면서 연락처 교환하셨구나ㅎㅎ 은근히 입 짧고 편식 심한 우리 율톢 잘 부탁드려요ㅜㅜ

-서한율 통화연결음 왜 멀쩡한 본인 그룹 노래 놔두고 다른 남돌 노래로 해놨는지 이유 아시는 분?

ㄴ지나가던 풀썸 팬입니다. 본방 보다가 우리 애들 노래 나와서 정말 놀라서 철렁했네욬ㅋㅋ 그런데 통화 상대가 서한율 님이라 또 당황ㅎㅎㅎㅎ

ㄴ난 그냥 아이돌 좋아하는 배운가? 했는데 본진이 나와서 혼잣말로 잉? 서한율? 잉? 잉? 근데 목소리가 우리 한율이 목소리가 맞아서 또 잉?

ㄴ귀여우시네

-서한율:그냥 노래가 좋아서 했어요. <세상 쿨한 우리 율톢

ㄴ멤버들 율톢한테 전화할 때마다 기분 진짜 복잡했을 듯ㅋㅋㅋㅋ 우리 멤한테 전화했는데 다른 남돌 노래가 나와..!

ㄴ항상 같이 다녀서 전화할 일이 없을 것 같

-우리 율톢 갑작스러운 사투리 퀴즈에 당황했을 법도 한데 침착하게 잘했다 :)

-서울 토박이가 강원도 사투리를 어떻게 저렇게 잘 알지? 했는데 어스래빗에 강원도 출신이 둘이나 있음ㅎㅎㅎ

한율이 <출출 식도락단>에 목소리로나마 출연한 건 곧 연예뉴스란 기사로도 나왔다. 여기에 또 다른 홍보 기사도.

[어스래빗 한율, 남자 아이돌 브랜드 평판 10위권 진입!]

[어스래빗 한율, 고양이 사료 ‘캣앤프리’ 전속모델 발탁!]

<고양이 난로> 개봉과 더불어 여기저기 예능에 얼굴을 내밀며 인지도가 높아지자, WB래빗 측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노를 젓고 있었다. 한율이 이만큼 핫하게 떠오르는 인물이라고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어스래빗 티저 공개! 반응 폭발]

며칠 전에 공개된 티저를, 오늘 공개한 것처럼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어스래빗 한율, 여심 흔들 몽환적 눈빛 장착]

-와.. 역시 연기력이 좋으니 뭘 해도 사는구나

-비율이랑 피부 무슨 일이야ㄷㄷ

-‘M/V 촬영 비하인드에서 한율은 키가 180cm를 돌파했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드디어 율톢이 180cm를 넘었다는 걸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여러분. (진지)

-확실히 아이돌도 연기실력이 필요한 게, 사진만 봐도 아우라 뿜어져 나오는 게 다름ㅇㅇ

-작년 객귀에 나왔던 진해랑 정말 다른 사람 같다;

ㄴ고난의 윤우랑도 다른 사람임ㅇㅇ 분명 동일 인물인데, 연기로 분위기까지 싹 바꿔서 사람 뇌를 헷갈리게 만듦

ㄴ메이크업, 포샵 보정 때문이지 오버는ㅋㅋㅋㅋ

-얘 같은 팀 멤버들한테 ㅈㄴ 버릇없고 싸가지없이 군다고 저 바닥에 소문 파다하던데? 본인 덕분에 좋은 아파트에서 산다고

ㄴ이보세요ㅋㅋㅋ 어스래빗 리더인 유호도 아버지가 대기업 임원이고 어머니는 의사라 집에 돈이 많아요ㅋㅋㅋ 리더라서 멤버들 챙겨주려고 같이 사는 건데 무슨 좋은 아파트 제공한다고 버릇없이 굴어욬ㅋㅋㅋ

ㄴ그 파다하다는 소문을 왜 저는 못 들었을까요.

ㄴ깔 거 없으니 헛소문이라도 만들어서 까고 싶었나 봄

ㄴㅇㅅㄹㅂ 팬들 단체로 뇌 세척 당함? 방송에서 본인 입으로 말했잖아 본인 아니었으면 ㅇㅅㄹㅂ 지금처럼 안 떴을 거라고

ㄴ객관적 자신감이랑 싸가지없는 걸 구분 못 하는 모자란 친구였구나...ㅉㅉ

-웬일로 떠비가 홍보 일을 열심히 한다!

-어스래빗 많은 관심과 스밍 부탁드립니다! :D

한율은 SBC , [Jump Up] 발매기념 2차 팬 사인회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서야 자신의 기사를 훑었다. 그러나 곧 핸드폰을 엎어놓고 침대에 누웠다.

지난달 18일부터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스케줄을 소화했다. 라디오 홍보처럼 짧은 스케줄도 있었지만, 남은 시간은 회사 연습실에서 보냈다. 그리고 내일은 드디어 20여 일 만에 맞이하는 휴일.

‘일단 자자.’

한율은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한율이 너 정말 잘 자더라. 어떻게 24시간을 내리 자냐?”

“너무 곤히 자서 안 깨웠어.”

“…….”

어쩐지 일어나는데 평소보다 몸이 찌뿌듯하더라니.

거실로 나온 한율은 엉망이 된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질했다. 밤 10시. 소중한 휴일을 온통 잠으로 날렸다.

“형들도 오래 잔 것 같은데요.”

다른 멤버들의 꼴도 한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눌리거나 엉망으로 붕 뜬 머리카락, 아직 잠에서 덜 깬 조금 부은 얼굴.

“나도 조금 전에야 일어났어.”

“우리 생체리듬 완전 엉망 된 듯.”

“콘스프 마실 사람?”

“저요.”

“나도!”

따뜻한 콘스프로 빈속을 가볍게 채운 후엔, 씻고 나서 핸드폰을 확인했다. 낮에 모친이 고양이 사진을 톡으로 잔뜩 보내놓았다. 개그맨 이한정은 방송 봤냐는 메시지를, 풀썸의 효운도 톡을 보냈다.

-[출출 봤어ㅎ]

-[한율이 너한테 바로 전화해보고 싶은 거 참음ㅎ]

-[너희는 11일 몇 시 비행기야?]

11일은 <뮤직뮤직 in 칠레>를 위해 칠레로 출국하는 날이었다. 라인업에는 풀썸도 올라가 있었다.

[아침 9시 20분 비행기요.]

모친과 이한정에게도 각각 답장을 보냈다. 곧 효운에게서 답장이 왔다.

-[우리랑 같이 타네ㅎㅎ 시간 맞으면 같이 놀래?]

듣기론 <뮤직뮤직>과 칠레 측에서 출연자들의 안전을 위해 호텔 일부를 대관했다고 들었다. 그러니 높은 확률로 풀썸과도 같은 호텔을 사용하게 될 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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