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7화 (167/427)

* * *

[<너의 집> 어스래빗 차남석, “독립한다면 튼튼한 단독 주택”]

[7일 SBC <너의 집>에 보이그룹 어스래빗의 차남석이 출연했다.

등장과 동시에 잘생긴 외모로 모든 출연자의 감탄을 불러낸 그는 데뷔 전 연습생 시절에 지낸 숙소에 관해 “방은 좁은데 사람이 많으니까 겨울엔 따뜻했다. 하지만 그만큼 한 명이라도 안 씻으면 이런저런 냄새가 나서 괴로웠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에 MC가 지금 숙소는 어떠냐고 묻자 차남석은 “들어가면 나오기가 싫다.”라고 솔직히 대답했다.

이날 방송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30대 독신을 위한 집을 구하러 나선 차남석은, 만약 독립하게 되면 어떤 집을 구하고 싶냐는 질문에···(중략).]

-방송 봤는데 키랑 얼굴, 비율, 목소리.. 진짜 신이 빚은 조각 그 자체 ㄹㅇ 집은 안 보고 차남석 얼굴만 홀린 듯이 봤다

-독립할 여건이 되면 할아버지 집부터 새로 지어드리고 싶다니 정말 기특하네요♡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ㄴ분위기 파악 좀

-넌 나중에 집 지을 때 꼭 담 높이 지어라ㅋ 또 사생 들어가서 물건 훔칠라

-어스래빗 요즘 진짜 잘 나가네 다른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고 본 것 같은데

-얘 아버지 빚 문제는 어떻게 됨?

ㄴ문제 터졌을 때 바로 다 갚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부모라도 자기 이름 운운하면서 돈 빌려달라거나 사업하자 그러면 절대 넘어가지 말아 달라고, 이번만이라고 못 박았어요.

ㄴ그래도 또 똑같은 일 생기면 대신 또 갚아준다는 데에 한 표

-뭐 해 당장 나라 세워 차남석

“그렇게 좋아요?”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댓글 하나하나 유심히 읽던 노인이 안경을 벗었다.

“당연히 기쁘죠. 우리 손자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기쁘고, 그걸 많은 사람이 알아준다는 게 또 기쁘고. 보이세요? 이젠 나라까지 세우라네요. 하하.”

평소엔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사람이, 손자 얘기만 나오면 팔불출이 된다. 함께 차를 마시던 정 노인은 그를 따라 빙긋 웃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손자랑 손녀도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면서 행복하면 좋을 텐데, 아들 내외가 그렇게 두질 않더라고요. 공부가 다는 아니다,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한다, 스스로 길을 찾게 두어야 한다. 이렇게 말을 하면, 그렇게 풀어줬다간 나중에 원망 소리 듣는 건 본인들이라고 이러쿵저러쿵···. 아이고.”

“그러다 자식이 부모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곧 깨닫겠죠. 지금 우리도 그렇잖아요?”

“듣고 보니 그러네요.”

두 사람은 낮게 웃으며 차를 한 모금씩 마셨다.

“참, 요즘 아드님한테서 연락은 와요?”

차남석의 조부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놈은 제 아쉬울 때만 연락해서, 이대로 쭉 명절이나 제사 때만 얼굴을 비추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그때였다. 핸드폰에서 어스래빗의 이 요란하게 흘러나오더니, 전화 수신 화면에 단어 하나가 큼지막하게 떴다.

[아들]

마법의 존재를 믿으세요?

“오오!”

8일 아침. 뮤닷 <락뮤닷> 대기실.

잠이 덜 깬 퉁퉁 부은 얼굴로 길우성이 히죽 웃었다.

“남석 씨 아직도 실검에 있엉. 3위.”

몸에 담요를 두르고 멍하니 앉아있던 차남석이 길우성의 핸드폰을 힐끗했다.

“5위에도 있네.”

“오으···.”

길우성은 얌전히 핸드폰을 내렸다. 화면엔 10위까지의 실시간 검색어가 떠 있었다.

[5 차남석 아버지빚]

어젯밤, 차남석이 출연한 SBC <너의 집>이 방송되었다. 집에 관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차남석은 집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이나 생각, 계획을 방송에서 꺼냈다.

[예를 들어, 어스래빗이 더 대박 나서 독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남석 씨는 어떤 집을 구하고 싶어요?]

[저는 그럴 여유가 생기면, 내 집보다는 할아버지 집부터 새로 지어드리고 싶어요.]

[할아버지 집이요?]

[네. 텃밭을 원하는 대로 가꿀 수 있는 넓은 마당에다, 할아버지가 책이랑 음악을 좋아하시거든요? 그러니까 서재랑 음악 감상 방도 따로 만들어 드리고, 친한 분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웃으며 대답하는 차남석의 목소리. 영상은 차남석이 어린 시절 조부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이어졌다. 예전에 한율과 길우성이 방문했던, 그 낡고 아담한 집에서 찍은 사진들이었다.

자막.

[9살, 부모님 이혼 후]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된 차남석]

[할아버지의 따스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손자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해맑게 웃으며 집을 나서는 사진에서 시간이 훌쩍 뛰었다. 6년 전 , 3년 전 <보컬리스트 시즌3>, 2년 전 어스래빗 데뷔 무대.

[남자 신인상은··· 축하합니다, 어스래빗!]

[차세대 월드 아이돌 남자그룹. ···축하합니다, 어스래빗!]

[남자 아이돌그룹 퍼포먼스 상··· 어스래빗!]

2017 KBC 가요시상식, 2018 RMMA, 2019 소리구름어워즈 수상, 그리고 락뮤닷, 로얄K뮤직, 뮤직센터에서 첫 1위로 호명되었을 때의 순간.

마지막은 올해 월드투어 공연 당시 찍힌 멋진 모습이 장식했다.

[어느새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

[이젠 할아버지에게 보답하려 합니다.]

[그날이 오면, 꼭 <너의 집>과 함께 해요♡]

SBC <너의 집>은 음방처럼 특정 시청자층이 아닌, 다양한 세대가 흥미롭게 시청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을 겪었지만, 씩씩하고 올곧게 자라 할아버지에게 튼튼하고 따뜻한 집으로 효도하고 싶다는 스물한 살 아이돌. 여기에 굉장히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쟨 누굴까?

그 덕에 방송이 나가는 동안 포털사이트 실검엔 [너의집 아이돌], [너의집 차남석]이 등장, 얼마 지나지 않아 [차남석]이 1위를 차지했다.

조회수에 혈안이 된 기자들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과거 차남석의 아버지 빚 문제를 자극적인 제목으로 압축, 너도나도 기사를 올렸다.

차남석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걸 충분히 예상한 듯 시종 덤덤했다.

“으갸갹.”

박가람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켰다.

“차남석이는 실검 1위 찍고, 우리는 <락뮤닷> 1위 후보 찍고. 경사로구나.”

“1위 공약은 뭐 할까? 슬슬 정해야지.”

“지난번엔 머리에 꽃 달고 노래했었으니까···.”

“무난하게 파트 바꿔 부르기 어때? 원래 파트 멤버 성대모사랑 표정 흉내까지 곁들여서.”

“음, 진짜 무난하지만 그래서 그게 나은 것 같다.”

“콜.”

“그리고 화내지 않기.”

“···그 말 들으니까 갑자기 철회하고 싶어지는데.”

“라이언.”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유호가 라이언을 불렀다.

“승준이한테서 톡 왔는데, 오늘 스케줄 끝나고 시간 있으면 회사에서 잠깐 보자고 전해달래. 스페셜 MC 특강 시켜준다고.”

“리더한테 배우면 안 돼?”

“<뮤직센터>랑 <락뮤닷>이랑 MC 스타일이나 흐름이 다르잖아. 여기 제작진 분들도 가르쳐주시긴 하겠지만, 승준이랑 예습 먼저 하는 게 크게 도움 될 거야.”

라이언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옆에서 대화를 듣던 이건우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승준이랑 라이언, 서로 번호 몰라?”

“초코톡에서 임승준 사라졌어.”

“아, 바뀐 번호를 못 들었···. 어?”

임승준의 번호를 알려주려는 듯, 자신의 핸드폰을 뒤적거리던 이건우가 당혹스러운 소리를 냈다.

“왜 임승준이 ‘알 수 없음’으로 뜨지?”

“승준이 그저께 번호 또 바꿨어. 이번엔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사생 때문에? 한 달 사이에 대체 몇 번을 바꾸는 거야.”

“지욱이가 그러는데, 승준이 번호만 유독 유출이 잘 된대.”

“가족 명의로 해도?”

“응. 일단 경찰에 신고는 했다는데···.”

“주변에 일부러 번호 흘리는 범인이 있는 거 아닐까?”

우웅.

“······?”

한율은 <서울 구미호> 대본을 내려놓곤 핸드폰을 들었다. 원제로의 현강희가 톡을 보냈다.

-[오늘 <락뮤닷> 1위 후보 축하드립니다!]

원제로는 지난달, 가 끝난 뒤 압수당한 핸드폰을 돌려받았다. 예전에 함께 유기 동물보호소를 찾았을 때 겸사겸사 번호를 교환했던 현강희가 직접 그 소식을 전해주었다.

-[현강희입니다! 이젠 핸드폰을 마음껏 쓸 수 있게 되어 연락드립니다! ㅎㅎ]

-[(이모티콘)]

그 뒤로 종종 이렇게 톡을 주고받는 중.

한율은 현강희에게 답장을 보냈다.

[고마워. 월드투어 다치지 않게 잘 다녀와.]

[(이모티콘)]

-[감사합니다!]

-[선물 꼭 사 올게요!^^]

똑똑.

“안녕하세요.”

그때 열린 문을 가볍게 노크하며, 메이크업박스를 든 샵 직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여기저기 편하게 늘어져 있던 멤버들이 엉망이 된 머리를 빗질하며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락뮤닷> 방송에 나갈 어스래빗의 컴백 스페셜 무대는 인트로를 포함한 2.5곡. 여기에 짤막한 컴백 스페셜 영상과 그레이트7과 함께하는 다음 주 <락뮤닷> 예고 영상까지.

그러나 뒤의 두 영상과 인트로 무대는 어제 미리 녹화를 진행하여, 어스래빗은 남은 사녹을 마치자마자 미니 팬미팅 장소로 이동했다.

“ 사과튠즈 55개 지역 1위 축하해, 얘들아악!!”

어스래빗 멤버들이 등장하자, 벨트 차단봉 안에 질서정연하게 모인 팬들이 목청껏 축하 인사를 건넸다.

“어스래빗! 오늘 <락뮤닷> 1위 후보 축하해!”

“어스래빗 오늘 1위 가자아!”

차카차카차칵! 미니 팬미팅 현장 주변을 둘러싼 카메라 벽에서 셔터 소리가 우레처럼 쏟아졌다.

한눈에 봐도 지금까지 했던 미니 팬미팅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어스래빗 멤버들은 조금 놀란 눈으로 두리번거리다가 곧 정신을 차리곤 일렬로 섰다.

“안녕하십니까!”

“어스!”

“래빗!”

“인사드립니다!”

꺄아아악! 차카차카차칵!

환호성과 셔터 소리가 사정없이 고막을 때렸다.

* * *

[어스래빗, 컴백과 동시에 <락뮤닷> 1위!]

“이야···.”

JE와 함께 기사를 보던 에이플이 감탄했다.

“이번에도 컴백 첫 주 만에 1위 한 거야? 얘네 가속도 진짜 장난 아니다.”

JE는 다른 어스래빗 기사를 검색하며 대답했다. 차창 너머론 미국 LA의 도심 정경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지난번엔 첫 주가 아니라 2주 차 때였어.”

“아, 그랬나?”

[어스래빗, 팬들에게 역대급 역조공 선물!]

[어스래빗, 9일 한글날 기념하여 그린라이브에서 한글 티셔츠 제작 영상 공개]

[어스래빗 유호·길우성 12일 tv Mu <뮤직마켓> 출연]

[어스래빗, 13일 부산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 나간다]

[어스래빗 강보배 출연, MBS <괴담> 10일 방송]

JE는 마지막 기사 문단을 보곤 미간을 찡그렸다.

[···한편 강보배는 성인이 되어 가장 좋은 점을 ‘19금 공포영화를 이젠 마음껏 볼 수 있다’라고 꼽을 정도로 공포영화 마니아다.]

‘취향 참.’

“형, 이 너튜브 영상 봤어?”

앞 좌석에 앉은 다른 멤버가 지헌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JE는 높은 뒷좌석에 앉아있던 터라 핸드폰 화면에 뜬 제목이 환히 보였다.

[엠마 에커먼과 미국인 실종자, 섬뜩한 미스터리.]

“이게 뭔데?”

“왜, 몇 달 전에 엠마 에커먼이 SNS에다가, ‘60년대 중반에 한국에서 실종된 텍사스 출신 누구 씨를 찾습니다’라고 적어서 기사가 났었잖아. 그런데 SNS 올리고 나서 정말로 제보가 갔었나 봐. 엠마 에커먼이 실제로 두 달 전에 한국에 왔었다고 하더라고.”

“그랬는데? 찾았대?”

“결론부터 말하면 못 찾았는데···. 되게 좀 이상하고 섬뜩해. 이 너튜버가 그때 엠마 에커먼의 동선을 그대로 따라갔거든? 일단 봐봐. 여기서부터가 하이라이트.”

“뭔데, 뭔데?”

에이플이 들썩거리며 앞자리로 고개를 내밀었다. 통로 건너편의 다른 멤버도 호기심이 생긴 듯, 본인의 핸드폰으로 너튜브를 실행, 같은 제목을 쳐서 검색했다.

‘보나 마나 별거 아닌 걸 아주 자극적으로, ‘그런’ 쪽으로 생각하게끔 각색하고 편집한 거겠지.’

JE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초코톡 앱을 실행했다. 그리고 서한율과 길우성, 이건우가 함께 있는 단톡방에다 톡을 올렸다.

[어스래빗 1위 축하한다.]

아직 안 자고 있었는지 비슷하게 답톡이 올라왔다.

-[감사감사! LA에 도착함?]

-[형님, 프랑스 초콜릿 감사하오. 미리 하는 감사 인사요ㅎ]

-[감사합니다.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

히익. 앞에서 지헌이 경악했다.

“뭐야···. 외계인한테 납치라도 당했다는 소리야?”

에이플은 아예 영상 속 자막을 중얼중얼 따라 읽었다.

“1960년대 중반 한국. 아무리 서울이라지만, 험하고 가파른 산길을 구불구불 오르는 외국인은 단연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날, 로건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남성을 본 목격자는···.”

“······.”

띠링! 저도 모르게 에이플을 보던 JE는 제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저장되지 않은 복잡한 번호로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Do you believe in magic?]

“······?”

마법의 존재를 믿느냐고?

스팸치곤 이상한 문자메시지였다. 그러나 JE는 자신의 번호를 아는 사생이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하며 ‘수신 차단’을 눌렀다.

예전부터 자신과 얽힌 귀신이나 미스터리한 썰이 풀린 탓인지, 라이브 방송 중에도 [오빠 뒤에 뭐 움직였어요], [오빠 직캠 보는데 이상한 뭔가가...]라며 장난치던 애들이 간혹 있었다.

‘귀신도 모자라 웬 마법. 그런 게 있었으면 지금 당장 호텔로 순간이동 했지.’

JE는 좌석에 편히 몸을 기대곤 잠을 청했다. 에이플이 앞 좌석을 탁탁 두드리며 떠들었다.

“대박이다, 이거. 진짜일까?”

“당연히 거짓이지.”

비슷하게 영상을 본 다른 멤버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증거도 하나도 없고, 그 외국인이랑 이상한 푸른 빛 봤다는 목격자가 딱 한 명인데, 그분은 이미 돌아가신 지 한참 됐다잖아. 제보자는 그 얘길 전해 들은 손자고. 내가 봤을 땐, 엠마하고 연락 한번 해보려고 이 제보자란 사람이 거짓말한 거야. 틀림없어.”

한편 그 시각, 한국.

아스라한 달빛이 새어 들어오는 어둑한 방 안.

‘스팸이나 사생 메시지로 치부됐나? 아니면 이 사람이 아닌가? 반응이 없네.’

툭. 노트북을 덮은 인영은 한숨을 내쉬곤 침대에 누웠다. 달빛으로 물든 맞은편 벽면엔 여러 아이돌그룹의 포스터가 잔뜩 붙어있었다.

‘괜찮아, 아직 시간은 많아. 조급해하지 말자.’

난 20년간 솔로

10일 저녁 6시. 어스래빗은 아이돌 DJ가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했다.

DJ가 차분하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리 어스래빗, 컴백 첫 주 만에 두 음악 프로그램 1위 정말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감사합니다!”

“그래도 아직 못 들은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니까, 이번 신곡 소개 부탁드릴게요.”

“네. 어스래빗 정규 1집 [Great Time]의 타이틀곡 은, 월드투어를 다녀온 뒤 저희가 느낀 여러 가지 소회와 바람을 가사로 쓴 노래로, 장르는···.”

유호가 또박또박 곡에 관한 설명을 마치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던 DJ가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여러 가지 생각을 가사로 썼다고 하셨는데, 가사를 본 팬분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특히 랩 가사 중에 [찹쌀떡이 말해 ‘뭘 봐, 기둥서방’]. 이거 혹시 직접 들은 말인 건가요? 아니, 누가 감히 이런 소리를 한 거예요, 작사가님?”

역시 같은 아이돌이라 그런지, DJ의 목소리에 살며시 분노가 섞였다.

“우선.”

강보배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찹쌀떡으로 비유하여 이 가사에 상처받으셨을, 찹쌀떡을 사랑하시는 분들과 떡집 종사자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그렇다면 ‘찹쌀떡’은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나요?”

대본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던 라이언이 고개를 들었다.

“데뷔 초에 우리에게 이 말을 직접 한 사람이, 정말 그 순간에 찹쌀떡이랑 닮았거든요. 그게 머리에 선명히 남아서 비슷한 비난, 악플을 단 사람의 대표로 사용했어요. 그리고 저는 찹쌀떡 좋아해요. 그런데 칼로리가 너무 높아서 슬퍼요.”

“그렇죠. 맛있는 건 다 칼로리가 높죠.”

“칼로리가 맛의 수치라는 말도 있잖아요.”

멤버들은 단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맞아.”

DJ도 맞장구치며 동조하다가 아 하며 정신을 차렸다.

“그나저나 정말 무례한 사람이네요. 그 말을 직접 했다고요? 아니, 모니터 너머에서 악플 다는 것도 나쁘지만, 애초에 그런 욕을 들을 이유가 전혀 없는데.”

“맞아, 맞아.”

“그런데 WB래빗이 평소에 아티스트를 향한 근거 없는 비난과 루머에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몇몇 분들이 오히려 더 걱정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톡으로 올라오는데···.”

DJ가 프로그램 톡창을 보며 말했다.

“소속사가 법적 대응 취미 설이 돈다는 떠비인데, 노래로도 ‘네 인생을 설계해라’ 언급할 정도면 그 정도가 아주 심하다는 소리 아니야? ···음. 그런데 직접 들은 이야기라 그러니까··· 하. 누가 그런 말을 들을 줄 알고 녹음 같은 걸 하겠어요. 악플이면 증거라도 수집하지.”

“그리고 사실 노래가 막 나왔을 때만 해도, 보배랑 라이언이 이런 가사를 써야지! 한 건 아니었어요.”

“중대한 사건 하나가 터지는 바람에.”

“네? 무슨 사건이요?”

강보배는 어느 날 부모님으로부터, 동생이 학교에서 누군가와 심하게 다투곤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방문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으니 네가 전화해 봐라. 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전화해서 왜 그러냐, 무슨 일 있냐고 물었더니 동생이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강보배 동생이란 걸 잘 알면서, 바로 앞에서 당장 고소 먹어도 모자란 이야기를 늘어놓는 애가 있어서 다퉜다고. 그 얘기를 들으니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당장 디스 랩 만들어서 뿌리겠다는 거 겨우 말렸습니다.”

“또 이상한 소문까지 내고 있대서.”

DJ가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소문이요?”

“저랑 동갑인 어떤 애가, 고2 겨울 방학 때 속초에 있는 PC방에서 저를 만나서 돈을 빼앗겼대요.”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지, 강보배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전 고2 9월에 연습생으로 들어가면서 학교도 서울에 있는 학교로 편입한 상태였거든요. 다음 해 4월이 데뷔라 연습 때문에 방학 때도, 설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계속 서울에만 있었는데···.”

“그런데 그 친구가, 보배 동생이 ‘우리 오빠 고2 2학기 초반에 서울 갔다. 뭔 소리냐’ 따졌더니 ‘고1 때였나?’ 이러면서 중간에 자꾸 말을 바꾸기까지 했대요.”

“당장 디스 랩 만들어서 뿌리겠다는 거 겨우 말렸습니다.”

“두 번 강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박가람 씨.”

보이는 라디오 톡창에는 가사의 내막에 분노한 청취자들 톡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어쨌든, 그때 멤버들과 상의하고, 생각과 경험을 종합하고 순화해서 이런 가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장난으로 보배에게 피도 눈물도 없는 카리스마 래퍼라고 하는데, 무대 아래에선 정말 외모랑 다르게 순둥순둥하거든요, 우리 보배가.”

“전 고1 때도 무서운 친구들에게 돈을 빼앗겼으면 빼앗겼지, 뺏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강보배의 양쪽에 앉은 한율과 차남석은 조용히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이후 라디오는 자연스럽게 ‘루머’를 주제로 흘러갔다.

“난 나에 대한 이런 황당한 루머까지 들어봤다! 먼저 한율 씨.”

한율은 담담히 대답했다.

“저는 제가 바람둥이란 소문을 들었어요. 그것도 양다리도 아니고, 다섯 명을 동시에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네···?!”

“큽.”

이번엔 웃음 의성어로 도배되는 프로그램 톡창.

-오다맄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서한율 제외한 애들 다 웃음 터짐ㅋㅋㅋㅋㅋ

-나도 저 소설 들어본듯ㅋㅋㅋㅋ 진짜 황당해서 저걸 누가 믿어? 했는데 본인 귀에도 들어갔었구나ㅋㅋㅋㅋ

-멤버들 찐텐으로 웃는다ㅋㅋㅋㅋㅋ

-충격적인 멤버의 오다리 루머ㅋㅋㅋㅋㅋㅋㅋ

-서한율 홀로 담담해서 더 웃겨ㅋㅋㅋㅋㅋ

한율은 톡창이 올라오는 모니터를 보다가 카메라를 직시했다.

“여러분, 저는 20년 동안 여자친구는커녕 썸도 타 본 적이 없습니다.”

거짓은 아니다.

멤버들과 함께 큭큭거리던 DJ가 물었다.

“그래도 인기는 많았죠?”

“네. 유치원 때부터 고백은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데뷔 후론 팬분들 빼곤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습니다.”

-옆에서 우성이 웃겨 죽으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

한 시간 동안 진행된 보이는 라디오 방송은 라이브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 날, 포털사이트 연예 뉴스란.

[10일 <괴담> 어스래빗 강보배, 공포영화 마니아 면모 톡톡]

[어스래빗, 오늘 11일 <뮤직센터> 1위 후보]

[어스래빗 서한율, ‘난 20년간 솔로. 썸도 탄 적 없어’]

-오다리 웃겼다

-숙소 외에 개인 별장도 있고 차도 있으니까 소문에 신빙성이 더해진 것 같음. 여자 따로 만나기 딱 좋다고.

ㄴ저 소문 처음 뜬 건 별장도 차도 없었을 때였을걸요

-진짜 아이돌들 별의별 루머에 다 시달림. 스카이러너 용맹도 데뷔 초에 중학교 일진이었고 체육복도 뺏고 안 돌려준 학폭 가해자란 소문 돌았는데, 용맹은 사실 초등 졸업하고 중고등 검정으로 패스해서 중학교 자체를 다닌 적이 없음ㅋㅋ

-그냥 매너가 좋은 걸, 본인을 좋아해서 잘해주는 거라 착각하고 혼자 썸 탄 애들도 있지 않을까

ㄴ나 서한율이랑 같은 초등학교 나왔는데 실제로 그런 애들 있었음. 서한율이 초반에 ‘어린데 무슨 연애를 해. 공부나 해.’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았으면 일 커졌을걸

ㄴ초딩 때ㅋㅋ 요즘엔 유치원생들도 서로 여보 당신 자기야 하지 않나

ㄴ서한율 중학생 때도 철벽 장난 아니었어요

-서한율은 자기 여자 생기면 진짜 그 여자만 볼 스타일임. 주변에 자기 사람만 딱 챙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ㅇㅇ

-오다리는 진심 에바긴 한데, 한 번도 사귄 적 없다는 걸 믿냐 진심? 딴따라한테 통수 한 두 번 맞아보냐

-서한율 이상형: 등산 좋아하는 힘 세고 강한 여성.

ㄴ그거 딱 이희우 아닌가?

ㄴ배우는 모르겠고 확실히 여돌들은 무릎이랑 발목 연골 닳아서 등산 힘듦

ㄴ역시 같은 아이돌은 싫다 이거지. 실상을 다 아니까ㅋㅋ

ㄴ팩트: 서한율은 ‘여돌에게 두근거린 적이 있다.’ 거짓말탐지기 질문에 ‘없다’로 진실 반응이 나왔다.

“······.”

왜들 이리 남의 연애 얘기에 관심이 많은 건지. 그리고 이게 연예 뉴스란 메인에 올라올 법한 내용인가?

MBS <뮤직센터> 어스래빗 대기실. 자신의 기사 댓글을 훑던 한율은 한숨을 쉬며 홈 버튼을 눌렀다.

“우리 찹쌀떡 받은 분 인증 올라왔다.”

“찹쌀떡 상자에 우리 스티커 붙어있으니까 뭔가 기분이 이상해.”

바로 그제, MV가 너튜브에서 5천만 뷰를 돌파했다. 그 기념으로 어스래빗은 푸드뱅크를 통해 이프림 이름으로 찹쌀떡 500상자를 기부했다.

사비로.

“여기 기사도 올라왔엉.”

“흐. 찹쌀떡 기부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생각인 것 같아.”

“리더로서, 다들 흔쾌히 OK 해줘서 고맙다.”

“엣헴.”

조금 전 사녹과 인사를 모두 마치고 온 터라 이젠 생방송까지 여유로웠다. 몇 명을 제외하고.

무대 의상에서 다시 MC 복장으로 갈아입은 유호가 핸드폰을 챙겼다.

“그럼 난 MC 대기실에 가 있을게. 건우 넌 미팅 잘 다녀오고.”

“어.”

이건우는 SBC <정글 탐험>이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와, 오늘 제작진과 미팅이 잡혔다.

유호가 대기실을 나간 뒤, 라이언이 이건우를 향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글 위험해. 가지 마.”

“괜찮아. 위험해 보이는 거 다 긴장감을 주기 위한 연출이고, 현지 코디네이터랑 의사도 동행해서 안전하대. 그리고 그 프로그램 인기 엄청 많잖아. 물 들어올 때 노 팍팍 저어야지.”

“낚시가 훨씬 안전한데.”

이건우는 씩 웃곤 조유찬과 함께 대기실을 나갔다.

“갔다 올게.”

“다녀오세요.”

“올 때 메론빵.”

“찹쌀떡이나 먹어, 박가람이.”

문을 닫기 전, 이건우의 손가락이 테이블을 가리켰다. 테이블에는 그들이 찹쌀떡을 주문한 업체에서 서비스로 챙겨준 찹쌀떡 상자가 놓여 있었다.

타악. 문이 닫혔다.

박가람이 입을 삐죽거리며 찹쌀떡으로 손을 뻗었다.

“흥. 먹으라면 내가, 어? 못 먹을 줄 아나?”

“형님, 찹쌀떡 칼로리가 몇인지 잊으셨소? 점심까지 든든히 먹어놓고선 그것도 먹을 거요?”

“내가 일주일 만에 2kg이 빠졌어. 그러니 하나 정돈 괜찮아.”

똑똑.

“네에.”

이번 활동 들어 오늘 처음 만나는 후배들과는 인사와 앨범을 모두 나눈 터라, 그들은 스태프인가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러나 살며시 열리는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민 건, 처음 보는 젊은 남성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신인 걸그룹 ‘스마일 썬’의 매니저입니다. 어스래빗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잠깐 괜찮을까요?”

그의 부탁은 스마일 썬 멤버들의 댄스 챌린지를 보고, 간단히라도 좋으니 리액션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가수들 사이에서 핫한 노래 안무를 커버하는 일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엔 유명한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댄스 챌린지를 하며 자신을 알리는 신인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해당 플랫폼 가입자 중 K-POP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도 있고, 홍보비도 따로 들지 않기 때문.

이와 같은 부탁은 예전에도 다른 후배들에게 종종 받아, 어스래빗 멤버들도 해당 후배의 안무 커버로 보답하곤 했다. ‘좋은 선배’ 이미지를 챙길 수 있는 것도 그렇지만, 후배들에게 대세 아이돌로 인정받는 기분도 드는 까닭이었다.

어스래빗 멤버들은 이번에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 업로드됐어요?”

스마일 썬의 매니저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아뇨, 이제 막 복도에서 촬영할 참입니다!”

“오오! 그럼 눈앞에서 직접 구경을···!”

“앉아, 박가람.”

“네.”

길우성은 사과패드로 너튜브에 접속, 바로 스마일 썬 노래 퍼포먼스 동영상을 검색했다. 안무를 따기 위함이었다.

라이언이 그 옆에 앉았다.

“이번엔 나랑 같이해. 빵값 보답할 거야.”

“응.”

<뮤직센터> 남자 MC 대기실.

유호가 들어가자, 소파에 앉아 책을 읽던 이해원이 가볍게 웃으며 반겼다.

“사녹 수고했어요, 형.”

“응. 10분 후에 인터뷰 연습 갈까?”

“네.”

우웅.

그때 이해원의 핸드폰이 짧게 울렸다.

“······?”

“왜? 이상한 문자라도 왔어?”

“호그○트에 입학할 생각 없냐고 묻는 게 꼭 게임 광고 같은데··· 링크가 따로 없어서요.”

“사생이 장난치는 거 아니야?”

이해원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수신 차단’을 눌렀다.

“그런가 봐요.”

이프림은 그저 평온하게 웃지요

<뮤직센터> 생방송 한 시간 전.

<정글 탐험> 제작진 미팅을 위해 SBC로 갔던 이건우가 돌아왔다. 그는 스마일 썬의 댄스 챌린지 영상을 보곤 감탄했다.

“우리 안무 은근 빡센데 진짜 잘 춘다. 특히 이분. 아림에서 댄스 1등이었다던 사람이 이 친구 맞지?”

“응.”

“춤 선이랑 완급 조절이 남다르긴 하네.”

“보답 영상은 나랑 우성이가 찍기로 했어.”

“미팅은 어땠어요?”

이건우는 핸드폰을 길우성에게 돌려주었다.

“미리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 설명 듣고, 주의사항 듣고··· 그랬어.”

“뭐지, 이 얼버무리는 듯한 대답은?”

길우성에 이어 차남석이 미간을 찡그렸다.

“느낌 안 좋으면 하지 마요. 다른 프로그램이면 몰라도 해외, 그것도 도심이랑 멀리 떨어진 오지에서 촬영하는 건데, 껄끄러운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

“그래, 이건우. 설령 SBC에 찍힌다고 해도 우리에겐 KBC가 있잖아.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찝찝하면 거절해.”

“······.”

“써한, 가람이 형 쳐다본다.”

“뭐, 왜, 뭐.”

이건우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정글엔 장전이 형도 같이 갈 거라 괜찮아. 장전이 형이 일당백이잖아.”

조용히 찹쌀떡을 먹던 현장전이 돌연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자랑하는 포즈를 취했다. 현장전은 이건우보다 더한 헬스 마니아로, 신입 이프림은 그를 매니저가 아닌 경호원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우, 걱정이 싹 사라지는군.”

<뮤직센터>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오늘 또 다른 1위 후보가 지난주로 활동이 끝나 나오지 않은 까닭에, 자연스레 어스래빗이 마지막 순서가 되었다. 그리고 그에 앞서, 컴백 기념 인터뷰 시간.

다른 출연팀의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어스래빗 멤버들은 MC석으로 올라갔다. 조금 전에도 만나 인사를 나눈 이해원과 진은수에게 다시 묵례하며 자리를 잡는 동안, 근처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작게 환호성을 지르거나 이쪽을 주시했다.

이윽고 무대 조명이 꺼지고 MC석 카메라에 불이 들어왔다.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4개월 만에 초스피드로 컴백한!”

“화려하고 즐거운 지구 카니발! 어스!”

이해원과 진은수에 이어 유호가 머리 위로 손을 올렸다. 토끼 귀처럼 까딱.

“래빗!”

그러곤 옆으로 휙 빠져, 멤버들과 함께 손 구호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어스!”

“래빗!”

“인사드립니다!”

와아아. 다시 다른 MC들과 함께 짝짝짝 손뼉을 치는 유호.

이해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왜 이렇게 혼자 바쁘세요, 유호 씨.”

“저도 오늘 컴백의 주인공이라서요. 이 자리에서 우리 멤버들을 보니 참 반갑네요.”

<뮤직센터> 프로그램 톡창.

-거인들에게 둘러싸인 쪼꼬미 은수

-어스래빗 한 명 빼고 다 키 큰 거 체감 확 드네;;

-서한율 오다리 루머 중에 진은수도 있었는데

-나도 저기에 끼어보고 싶다ㅜㅜ

-같이 화장품 광고 찍을 때 진은수랑 서한율 사귀었었음!!!!

-루머는 루머일 뿐입니다. 본인이 아니라고 했으면 좀 믿어요

-은수가 서한율 좋아했던 건 맞음ㅇㅇ 이거 퍼플아워 팬들 피셜임 그런데 지금은 모름

-사귀긴 뭘 사귀냐 서한율 데뷔 초부터 따라다니는 홈마가 몇 명인데ㅋ 사귀었으면 벌써 두 팬덤 간에 전쟁이 일어나고도 남았지

-허위사실 유포 캡처. 고소장 곧 날아갑니다^^

-네 인생을 설계하렴

-아직도 떠비돌 상대로 헛소리하는 애가 있네

-저거 봐봐 서한율은 진은수 완전 기특하게 자란 동생 보듯이 보잖아.. 저 둘은 글렀어, 얘들아

-이프림은 그저 평온하게 웃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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