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5화 (305/427)

이것 봐라?

이 무슨 해괴한 일이

“여차하면 협박할 기세가 느껴지는데. 제 착각이겠죠?”

-[네, 착각입니다. 제 주제에 협박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웃음기는 금세 사라졌다.

해외로 나갈 테니 전용기를 내어달라는 한율의 요구가 심상치 않게 들리는 건 당연했다. 한율은 현재 군이 고전 중인 게이트 괴물들을 몇 시간 동안 가둔 능력자였으므로. 한국에 기반을 둔 대기업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터다.

“버릴 거라면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다행이군요. 하지만 전용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건 사실입니다. 비행기가 김포국제공항에 있거든요. 현재 김포는 안전상의 이유로 군 소속 기체를 제외한 모든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상태라는 거,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런.

“안 옮기고 뭐 하신 겁니까. 그쪽에서도 중요한 이동 수단일 텐데.”

-[다른 비행기와 이용객들이 정신없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어떻게 새치기를 하겠습니까. 진작 전용기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면, 그룹 이미지가 박살이 나든 말든 어떻게든 빼냈을 텐데… 아쉽네요.]

한율은 절로 나오려는 한숨을 삼켰다. 부회장이 말을 이었다.

-[원하신다면 다른 항공편을 알아보겠습니다. 목적지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서너 자리 정돈 뺄 수 있을 겁니다.]

“네. 나중에 연락드리죠.”

한율은 통화를 끊고선 생각에 잠겼다.

박가람의 말처럼 날아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장거리 이동은 매우 피곤하고, 출입국 기록이 없으면 나중에 성가신 일이 생길 수 있다. 달냥도 데려가야 하고.

‘그러고 보니 25일. 밀라노 명품 패션쇼에서 우리나라 초청객을 위한 전세기를 준비한다고 했었지.’

나라가 위험한데 명품 패션쇼? 정신 나갔냐며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겠지만, 그런 건 우리나라를 도와달라 호소 혹은 게이트의 위협에도 대한민국의 건재를 과시하러 간다고 포장하면 그만이다.

관건은 그날 예정대로 비행기가 뜰 수 있느냐.

‘사람이 적은 전세기가 이목을 속이기에 좋긴 할 텐데.’

라디오 뉴스가 귀에 들어왔다.

[비행하는 괴물 다섯 마리가 방어선을 뚫고 인천국제공항 쪽으로 날아가, 모든 항공편 운항이 임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중 네 마리는 사살되었으나 나머지 한 마리는….]

몇 시간 후. 한율은 친가와 외가, 부모님 댁이 있는 시골에 도착했다. 집은 차고와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율아…!”

대문 앞에서 서성거리던 모친이 한율의 차를 보자마자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차고에 차를 세우고 내린 한율은 다가오는 모친을 살며시 안았다.

“문 잠그고 기다리시라니까 왜 나와 계세요.”

“하나뿐인 아들이 오는데 당연히 나와 있어야지.”

품에 안겼던 모친이 휙 떨어지더니 한율의 여기저기를 살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어? 괜찮은 거지? 엄마가 데리러 간다니까 왜 피곤하게 직접 운전해. 잠은 제대로 잔 거야? 달냥이는? 안 데려왔어?”

어젯밤에도, 이른 아침에도 영상통화를 하며 거듭 괜찮다고 했는데도 여전히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한율은 대문을 닫으며 모친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따가 또 펜션으로 가봐야 해서요.”

“여기서 엄마랑 아빠랑 같이 있으면 안 돼? 달냥이는 엄마가 가서 데려올게. 멀쩡한 집이 있는데 왜 거길 또 가. 여기가 서울이랑 더 떨어져 있어서 안전하잖아. 다른 애들이 걱정돼서 그래?”

이번 게이트 사태가 이전과 달리 심상치 않은 양상으로 흐르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걸까. 모친의 상태는 사람들이 우글거리고 시끄러운 곳에 떨어졌을 때처럼 상당히 불안정해 보였다.

“엄마가 너무 유난 떠는 것 같으면 미안해. 그런데 너무 불안해서…. 너 잘못되면 엄마….”

눈물을 글썽거리던 모친이 정신을 차리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엄마, 약 좀 먹고 올게.”

“천천히 하세요. 저 당장 어디 안 가요.”

“응….”

“아들 왔냐.”

주방에서 부친이 나왔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냄새가 솔솔 풍겼다.

“네. 뭐 하고 계셨어요?”

“너희 엄마 먹을 죽 좀 끓이고 있었다. 너는 밥 먹었냐?”

냐아우웅. 집 여기저기에 있던 고양이들이 다가와 한율의 다리에 비비적거렸다. 한율은 고양이들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아직 안 드셨으면 같이 먹어요.”

한편 그 시각, 양평.

“어?!”

언덕 아래 펜션으로 짐을 옮기던 계마루가 놀라 크게 소리 냈다. 서한율의 친한 지인 가족도 펜션에 머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사를 나눌 겸 나왔던 조유찬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개나리 오빠분이 왜…?”

“으잉? 저 기억하세요?”

“개나리 오빠분을 어떻게 잊겠어요. 우리 한율이 팬미팅 단골손님이셨고 제가 사인까지 받았…. 어?!”

조유찬이 또 놀란 소리를 낸 건 계나리를 발견하면서였다.

“그 사진 속의…!”

작년 12월, 양평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서한율과 함께 있는 모습이 찍혔던 여학생이었다.

캐리어를 옮기던 계나리는 어깨를 움찔 떨곤, 잠시 시선을 피했다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평범한 고3 수험생인 계나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조유찬은 입을 뻐끔거렸다. 작년, 앗싸패치에서 보낸 사진을 보여줬을 때 오 팀장과 서한율이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팬은 아니지?』

『네. 어스래빗이나 제 개인 스케줄에 온 적 한 번도 없어요.』

『다행이다. 팬이랑 개인적으로 만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게 더 골치 아프거든.』

팬 아니라며!

그냥 친한 동생이라며!

조유찬은 머리를 감싼 채 주저앉았다. 평판이 안 좋은 이해원에 이어서, 팬 미팅에 꼬박꼬박 오빠를 보내던 팬까지.

‘멤버들을 피신시킨 펜션에 그 가족 모두를 들일 정도면 단순히 친한 사이가 아니잖아, 한율아….’

배신감에 살짝 충격받은 조유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가람이 발연기를 펼치며 다가왔다. 환하게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흔들.

“아안녕하세요! 계나리 학생 맞으시죠오? 한율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오!”

조유찬이 벌떡 일어났다.

“한율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다고?!”

옆에선 계마루가 순수하게 감탄했다.

“와, 내 동생이 성덕이었다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이.”

* * *

게이트 방어선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뒤로 밀려나며 범위가 넓어졌다. 한 마리를 없애는 동안에도 새로운 괴물 여러 마리가 쏟아져 나오는 터라, 아무리 화력을 퍼부어도 한계가 있었다.

그중 가장 골치 아픈 건 작고 날쌘 놈들이었다. 하수구 아래, 건물 안으로 숨어 들어가 추적에 애를 먹였다.

장관들이 모인 청와대 회의실에선 고성이 오갔다.

“한꺼번에 모조리 없애려면 강서구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 지역을 깡그리 날리자는 겁니까? 그럼 날아다니는 놈들은요. 날려도 계속 쏟아져 나올 텐데, 그때마다 계속 미사일 쏩니까? 지반 다 무너지는 꼴 보고 싶어요?!”

“이우그룹에선 아직입니까? 미스터리 해커랑 접촉했었다면 분명히 게이트를 막은 인물과도 닿아있지 않겠습니까!”

“조금 전 북한 전투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했다는데…!”

“북한뿐입니까? 중국에서도 날렸습니다! 하, 그러잖아도 정신없는데!”

“합동훈련 끝내고 돌아가던 미 항공모함이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

“아니, 지금 방어선이 뚫리지 않는 걸 최선으로 잡아야 한다니까요! 다행히 국내 방위산업체에서 미리 물량을 많이 만들어 둬서….”

사람들은 앞서 나타났던 다른 게이트처럼 서울 게이트도 며칠 안에 사라질 거란 희망을 품고,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터넷 커뮤는 여전히 진지함과 거리가 멀었다.

[괴물들이랑 싸우는 거 직관하는데 ㅈㄴ 꿀잼. 영화 필요 없음]

[게이트 때문에 회사 못 나가면 유급이냐 무급이냐]

[ㅅㅂ 정전돼서 게임 팅김. 군바리들 머하냐]

ㄴ너 대신 싸우고 있다 ㅂㅅ아

ㄴ이딴 쓰레기 살리려고 목숨 거는 게 아닐 텐데 군인들 개불쌍

[우리 집 들어온 괴물 잡았다.]

ㄴ왜 귀엽게 생겼어 킹받게

ㄴ뭘로 잡음

ㄴ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거 놀라서 사과패드로 후려치니까 기절하던데? 임시로 냄비에 가둠.

ㄴ미친놈앜ㅋㅋㅋㅋㅋ 끓여 먹을래?

ㄴ쓰니 집 어딘데

ㄴ마포

ㄴ신고해서 넘겨 이상한 바이러스 묻으면 어쩌려고

ㄴ대피 안 하고 뭐 함

ㄴ사과패드의 명복을 빕니다.

ㄴ마포까지 괴물이 날아갔다고?

ㄴ방어선 구멍 숭숭 뚫린 지 오래임. 한강에도 이상한 거 몇 개 떠다니고 있음

‘마포?’

게이트 괴물들을 가뒀던 장막이 사라진 지 12시간 경과. 송파구 본가로 온 진은수는 게임 커뮤를 살피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어스래빗 숙소가 바로 옆인 용산구에 있는데…. 선배님들, 안전한 곳으로 피하셨겠지?’

다른 아이돌처럼 어스래빗도 공식 SNS를 통해 멤버들이 모두 무사하다고 알렸다. 하지만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마음에 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바쁘신가? 설마 무슨 일이 있으신 건 아니겠지?’

초코톡도 여전히 먹통인 상황.

‘언니가 찬형 선배님이랑 친하고, 찬형 선배님이 라이언 선배님이랑 친하니까… 언니한테 부탁해서 물어볼까?’

만약 게이트 방어선이 완전히 붕괴하고 나라 전체가 괴물들과의 전장으로 변한다면, 정말 살기 위해 살아야 하는 지경이 올지도 모른다.

‘갑자기 머리 위로 괴물들이 떨어져 죽게 되었을 때, ‘그때 조금이라도 머뭇거리지 말고 용기 낼걸’ 이렇게 후회하고 싶지 않아.’

진은수는 혹시 새로운 게이트 목격담이 없을까,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지막으로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고척 게이트 나타남]

[야 돔구장]

[돔구장 게이트 떴다!]

[돔구장 위 게이트 소용돌이 전조ㄱㄱㄱ]

[회색 게이트 안전한 거 맞지? 괴물 안 나오지?]

“……!”

진은수는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려 방에서 뛰쳐나갔다.

“엄마! 아빠! 지금…!”

그 순간이었다.

드드득! …그긍!

하늘이 찢어지는 것 같은 천둥소리가 머릿속에 크게 울렸다.

…허억. 진은수는 가슴팍과 머리에 손을 올린 채 주저앉았다.

작년 11월 30일, 그리고 12월 11일 일본에서 겪었던 것보다 더 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온몸을 때렸다.

여기에 새로운 증상이 하나 더.

어지럽게 핑 돌았던 시야 가장자리가 붉은빛 아지랑이로 물들었다.

1초, 2초, 3초.

…털썩. 진은수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은수야…! 왜 그래, 은수야!”

방에서 나오던 호수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서 달려왔다. 쓰러진 진은수를 잡아 흔들어봤지만, 진은수는 심한 탈진 상태에 빠진 것처럼 축 늘어져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진은수가 정신을 차린 건, 가족들이 그녀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갈 때였다.

“은수야, 정신이 들어? 괜찮아?”

“나 누군지 알아보겠어?”

“엄마…. 언니….”

어머니가 안도의 눈물을 흘리며 진은수를 품에 안았다.

“하늘은 왜 하필이면 너한테 이런….”

“어쩌다 쓰러졌는지 생각나?”

진은수는 멍하니 기억을 더듬다가 대답했다. 지난번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졌을 때와 달리, 전신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안무 연습을 했을 때처럼 어지러웠다.

“또 하늘에서 천둥소리 비슷한 게 들리고 숨이 막혔는데…. 아, 돔구장에 게이트 전조가 생겼다고, 사람들이….”

“애 정신없으니까 너무 말 걸지 말고. 가서 검사받을 수 있으면 받고, 영양제라도 맞자. 이게 다 비쩍 말라서 그런 거야.”

어느새 차는 종합병원에 들어섰다. 호수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아버지에게 대꾸했다.

“우리나라 다른 1130 증상자들도 비슷한 시간에 증상을 느꼈대요. 그러니….”

“호수 너도 온 김에 영양제 하나 맞자. 이런 시기일수록 몸이 건강해야 한다. 나중엔 맞고 싶어도 못 맞을 수 있어.”

“그럼 환자가 별로 없는 작은 병원에 가서 맞을게요.”

사이렌을 켠 구급차들이 줄줄이 응급실 앞에 멈췄다. 게이트 방어선에서 싸우다 다친 군인들인지, 구급차에서 내리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 군복 차림이었다.

“여기엔 더 위급한 환자들이 많잖아요.”

호수가 조금 더 단호하게 말하자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래…. 일단 먼저 들어가서 접수부터 해요, 여보. 난 주차하고 갈게.”

“네. 은수야, 걸을 수 있겠어?”

“응. 기운이 좀 없는 것 빼곤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러나 진은수가 간과한 게 있었다. 그녀에게 큰일이 생기진 않을까, 놀라서 경황이 없었던 가족들도.

“저거 히아신스 호수 아냐? 옆에는 퍼플아워 진은수! 1130 증상자!”

병원 로비엔 군인들을 카메라에 담고자 온 기자들이 몇 명 있었다.

호수가 낭패한 얼굴로 진은수와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얼굴 가리는 거 깜빡했어….”

“안녕하세요, 뉴스 전문 방송국에서 나왔습니다. 조금 전 1130 증상자들이 다시 이상 증상을 일으켰다던데, 혹시 그것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신 거예요?”

기자와 카메라맨이 바짝 다가와 물었다. 진은수는 당혹감을 느꼈다. 밤새 제대로 못 자고 나와서 몰골이 엉망인데.

“그게….”

어머니가 진은수를 등 뒤로 숨기며 양해를 구했다.

“우리 애가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아서요. 죄송합니다. 인터뷰는 사양할게요.”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미 다른 기자들과 카메라,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잔뜩 쏠린 뒤였다. 어? 호수? 아이돌! 아이돌? 어디? 생각보다 작은데? 툭 치면 부러지겠네.

진은수는 머리카락으로 최대한 얼굴을 가리며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돌 이미지를 챙겨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 조금 씁쓸해졌다.

‘이럴 때만이라도….’

사람들 시야에서 벗어났으면.

스륵.

“어…?”

진은수는 걸음을 멈췄다. 물속에 들어온 것처럼 시야가 얕게 일렁거렸다. 그리고 비슷하게 멈춰선 두리번거리는 어머니와 언니의 모습.

“왜 갑자기 주변이….”

사람들도 당황해했다.

“뭐야?”

“세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어…!”

그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너 우리 아들 맞지?

[국내 1130 증상자 일부, 신비로운 능력이 생기다!]

[오늘 오후 돔구장에 게이트 징조가 포착된 시각, 국내 1130 증상자들이 다시 이상 증세로 고통을 호소한 가운데 일부 증상자들에게 초능력이 생겼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다.

대표적인 1130 증상자로 알려진 인기 아이돌그룹 퍼플아워 진은수(본명 최은수)는 송파구 모 종합병원을 찾았다가 함께 있던 가족과 모습이 사라지는 신비로운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뉴스 전문 채널)

(사진=아림 엔터테인먼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갑자기 손에서 불이 나왔다는…(중략).]

-와ㅋㅋㅋㅋㅋㅋㅋㅋ 실화임?

-1130 증상자들 이상한 바이러스 감염된 거 아니냐 말 많았는데 지구를 구하기 위한 능력자들이었구연

-이 와중에 은수 사진 진짜 예쁘게 잘 나온 거 썼다.

-설마 이렇게 될 줄 알고서 국가가 관리한 거?

ㄴ국가보단 이우그룹이 관리하지 않았나? 증상자들 모아서 무슨 설명회도 했었잖아

왜 실검 1, 2위였던 [돔구장 게이트], [회색 게이트]가 내려가고 다시 [1130 증상자]와 [진은수]가 상위권에 떴나 했더니.

한율은 댓글로 스크롤을 내리다가 초코톡을 실행했다. 여전히 먹통이었다.

‘이번에도 이전과 달라졌어.’

한국에 먼저 게이트가 생기면서 각성 시기도 지역 편차가 생긴 건가.

와오옹. 한율은 배 위에 자리 잡고 누운 고양이 퓨마를 옆으로 치우곤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계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용 장소와 조건이 갖춰져야 각성하는 특이 능력자와 달리, 일반 각성자들은 각성은 했지만, 어떻게 해야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 몰라서 못 쓰는 게 대부분인 것 같아요. 이것도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넌?”

-[실은 저 지금 오빠한테 두 번째로 설명하는 거예요. 우욱…. 오래간만에 썼더니 속이….]

“몸 안 좋아진다며. 정말 필요할 때 외엔 사용하지 마.”

-[넵! 오빠는 어때요?]

계나리가 미래에서 만난 한율은 자신의 각성 능력을 알려주지 않았다. 사실 각성자도 아니면서, 각성자로 오해하게 두었다.

한율은 적당히 얼버무렸다.

“지금의 나한텐 있으나 마나 한 거라. 길우성 상태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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