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6화 (306/427)

-[우성 오빠…는 정원에서 이상한 체조 중이에요. 그 옆에선 가람 오빠가 경계하고 있고요. 그나저나 진은수 씨가 걱정이네요.]

계나리가 작게 한숨 쉬었다.

-[전 국민 앞에서 능력이 까발려졌잖아요. 카모플라쥬가 전투 특화 능력은 아니지만, 다른 분야에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능력이라 당장 나라에서 탐낼 것 같은데.]

어둡게 낮아지는 톤.

-[힘이 있다고 꼭 위험한 일에 나서야 하는 의무도 없는데, 또 압박감을 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오빠는 언제 오실 거예요?]

“해지기 전엔 갈게.”

-[넵!]

통화를 끊자, 고양이 똑순이를 쓰다듬던 모친이 조심스레 물었다.

“율아, 정말 갈 거야?”

한율은 살며시 미소 짓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기 전에, 어머니랑 아버지께 가르쳐드릴 게 있어요.”

“뭘 말이냐?”

다른 고양이들과 놀아주던 부친도 의아한 얼굴로 돌아보았다. 한율은 통창 너머 정원을 보며 대답했다.

“이 집을 지킬 수 있는 보호 결계요. 따라오세요.”

“……?”

어리둥절해 하는 두 사람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갔다.

“먼저 결계석 위치부터 알려드릴게요. 하나라도 망가지면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가 연결되니까 미리 알아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

“보호 결계가 쳐지면 파장이 맞는 마법이 새겨진 사람, 아이템을 가진 사람만 외부로 들락거릴 수 있으니 이 점 명심하세요. 두 분의 경우엔 아무 때나 출입할 수 있지만, 만약 고양이를 데리고 나가야 할 경우엔 품에 꼭 안으시면 돼요.”

“……?”

“우선 주 결계석은 네 개로 이뤄져 있는데 하나는 여기 대문 아래에 파묻었고….”

“……??”

두 사람은 멍하니 한율을 따라다니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이 왜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장단에 맞춰줘야 할 것 같다는 듯이.

그렇게 얌전히 따라오던 두 사람은, 한율이 서재에서 보호 결계를 발동하고 나서야 모든 게 장난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자, 이렇게 하시면 돼요.”

“……?!”

“이게 대체….”

조금 전 살핀 결계석에서 푸른빛을 띤 반투명한 장막이 일렁일렁, 담 위로 올라와 부지 전체를 감싸는 놀라운 광경. 이는 바로 어제, 게이트 괴물들을 가둔 미스터리한 장막과 놀랍도록 흡사했다.

바람에 살랑거리던 정원수 잎사귀가 고요해졌다.

“결계 해제는 다시 반대로.”

달칵. 책장 안쪽에 숨겨둔 고리를 세로로 돌리자 보호 결계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벽 안쪽에 결계와 이어진 마법 주문이 새겨져 있으니, 벽 부수시면 안 돼요. 혹시 모르니 스위치는 늘 이렇게 책으로 가려두시고요.”

“…….”

“…….”

“이번엔 아버지가 한번 작동시켜 보세요.”

“어…. 그래….”

“수평으로 돌리면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 거예요.”

“…이렇게?”

달칵.

사아. 보호 결계가 다시 생성됐다.

“잘하셨어요.”

“어…. 그래….”

“…….”

“해제는 어머니가 해보세요.”

멍하니 보호 결계 작동 스위치와 한율, 남편, 바깥 광경을 번갈아 보던 모친이 다시 한율을 바라보았다.

“너 우리 아들 율이… 맞지?”

한율은 뻔뻔하게 미소 지었다.

“네. 21년 동안 어머니 아들이었던 서한율 맞아요.”

* * *

유호는 핸드폰을 보며 한숨 쉬었다.

“은수 핸드폰 아직도 꺼져 있네. 기자들 때문인가….”

몇 시간 전, 마나 유동에 집중하느라 진은수의 전화를 놓쳤다. 뒤늦게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걸었을 땐 진은수의 핸드폰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진은수가, 1130 증상자 일부가 신비로운 힘을 갖게 되었다는 기사가 뜬 뒤.

인터넷을 살피던 이해원이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사람들 참 간사하네요.”

한국의 1130 증상자 일부가 게이트 사태에 대항하기 위한 영웅처럼 신비한 힘을 갖게 되자, 외신들 또한 난리가 났다. 그들은 인기 아이돌인 진은수의 사진을 대표로 띄웠다.

[가족과 함께 모습을 감춘 1130 증상자 소녀!]

[1130은 게이트 징조가 아닌 인류의 희망이었다?!]

이해원이 비웃은 건 일본 쪽 반응이었다.

몇 달 전, 일본 생방송 예능에 퍼플아워가 출연했다. 당시 진행자는 1130 증상자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진은수를 성희롱했다. 이로 인해 한일 네티즌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는데, 그때 진은수를 공격한 사람이 많았다.

[한국 1130 증상자들은 즉시 한국으로 꺼져라! 진은수 OUT!]

[1130 증상자들은 잠재된 테러리스트다! 진은수 꺼져!]

[퍼플아워 진은수는 예비 살인자다! 꺼져!]

그런데 이랬던 이들이,

[전에 진은수 욕한 애들 일부 극우 성향 쓰레기들이었음]

[그때 말린 사람도 많았지만 밀려났어요. 오해하지 마, 제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국 네티즌과 싸우려고 온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지껄인 말에 상처받았을 은수에게 대신 사과하고 싶다.]

[일본 정부는 1130 증상자 격리라는 멍청한 제도를 당장 폐지하라]

[어이어이 은수 쨩♡ 믿고 있었다큥♡]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꾸니, 이해원은 제 속도 뒤집히는 것 같았다.

“1130 증상자들이 모이면 게이트가 열린다는 헛소리를 근거로 예비 살인자라 욕했던 사람들. 지금 태도를 바꾼 사람들과 모두 동일인은 아니겠지만요.”

“그런데 왠지 말이지?”

박가람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화가 날 일이 더 많이 생길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든단 말이지?”

“그렇겠지. 삶이 피폐해질수록 사람들 이기주의가 더 심해질 테니까.”

“그런데 서한율도 1130 증상자라고 널리 알려진 상태잖아. 괜찮을까? ‘서한율은 무슨 힘을 갖게 되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한율이니까, 잘 대응하겠지.”

“그렇겠지? 서한율이니까, 뭐. 우리는 막내만 잘 챙기면 되는 거지, 뭐. …히익. 벌써 게이트 방어선 도우러 간 각성자가 있대.”

우웅. 유호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펜션 관리실에 있는 JE의 전화였다.

“어, 지은아.”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초인종 엄청나게 눌러대는데, 어떡하냐? 무시하는 게 좋겠지?]

“기자들이면 한율이랑 우성이 때문에 온 것 같은데…. 일단 응답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OK.]

유호와 통화를 마친 JE는 CCTV 모니터를 살폈다.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을 안 보이자, 몇몇 기자는 아예 담을 넘을 기세였다.

본래 이 펜션의 담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서한율이 영업을 중단한 초기, 업체에 의뢰해 아주 높이 쌓았다. CCTV 개수도 늘리고.

‘여기에 든든한 경비 까마귀들까지.’

담을 넘으려던 기자가 까마귀의 공격을 받고선 얌전히 내려가 찌그러진다. 어떤 까마귀들은 기자들의 차 위에 앉아 부리로 콕콕 찍거나 콩콩 뛰어다녔다. 사람들이 새가 이러는 걸 아주 질색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아는 듯한 행동이었다.

역시나, 기자들은 까마귀들에게 소심하게 대항하거나 도망쳤다.

JE는 중얼거렸다.

“진짜 까마귀 괴담 만들어지겠네.”

만약 보호 결계가 쳐졌을 때 누군가 까마귀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들어온다면, 그땐 또 다른 괴담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지은 씨, 지은 씨.”

길우성이 호들갑을 떨며 관리실로 들어왔다.

“써한 소개로 왔다는 친한 동생 봤어? 나리 씨라고, 키 작은 고3 수험생!”

JE는 시치미를 뚝 뗐다. 유호와 박가람, 이해원이 그랬던 것처럼.

“어. 아까 인사했어.”

“지은 씨도 얘기 들은 적 있어? 가람이 형은 얘기 들은 적 있다던데, 난 전혀 들은 적 없거든?”

“서한율도 나름대로 사생활이 있잖아. 너도 서한율이 모르는 친한 사람 한둘쯤은 있을 거 아냐.”

길우성이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전혀 없는데?”

“어, 그래….”

“아무튼, 써한이랑 어떻게 알게 됐냐고 꼬치꼬치 캐묻는 건 실례겠지? 지금 다른 형들도 엄청나게 궁금해하는 눈친데. 설마…”

두 사람 외에 아무도 없는 관리실을 돌아보며 길우성이 목소리를 낮췄다.

“여자친구는 아니겠지?”

“그건 아냐.”

“어?”

“아니, 그건 아닐 것 같다고. 서한율이 여자친구 사귈 여유나 있었냐? 네가 계속 옆에 있었으니까 누구보다 잘 알 거 아냐.”

“음. 나도 솔직히 여자친구는 아닌 것 같아.”

길우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 옆으로 기울였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왜 까마귀들이랑 놀고 있어?”

“몰라.”

결국 기자들은 까마귀들의 장난에 못 이겨 하나둘 차를 끌고 사라졌다. 몇몇은 포기하지 않고 멀리 차를 세워둔 채 펜션을 주시했다.

그들이 다시 움직인 건 서한율의 차가 나타났을 때.

“한율 씨, 잠깐 인터뷰 가능할까요?”

“한율 씨, 한율 씨 맞죠? 잠깐만…!”

“한율 씨, KBC에서 나왔습니다!”

한율은 펜션 대문 앞에 차를 바짝 세웠다.

덜컹. 대문이 열려서 살며시 액셀을 밟을 때였다. 부리나케 달려오던 기자 중 한 명이 크게 외쳤다.

“…저, 서 국장님 후배입니다! 전에 방송국에서 인사했던!”

끼익. 한율은 브레이크를 밟고 창을 내렸다. KBC 내 카페에서 부친과 함께 있을 때 찾아와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죄송해요, 순간 못 알아봐서. 차 세우고 있을 테니 들어오세요. 다른 분들은 죄송해요.”

KBC 소속 기자와 카메라맨이 예쓰! 입 모양을 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쿵. 몇 시간 동안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꿈쩍도 하지 않던 대문이 활짝 열렸다가 닫혔다. 밖에 남겨진 다른 방송국과 언론사 기자들은 한숨을 내쉬거나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와, 아빠 후배만 챙기고 들어가는 거 봐….”

“서 국장 대학 후배라고 외칠 걸 그랬나….”

나도 초능력 줘

“제가 여기에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한율은 KBC 기자와 카메라맨을 바비큐장 테이블로 안내했다. 관리실에서 보고 있었는지, 박가람이 음료수를 가지고 나왔다.

“시원한 음료 한 잔씩 드세용.”

“여기가 한율 씨 펜션이라 알려진 것도 있고…. 감사합니다. 실물이 더 잘생기셨네요.”

“흐.”

박가람이 자연스럽게 한율 옆에 앉았다. 굉장히 목이 말랐는지, 기자는 음료를 한참 동안 마신 뒤 마저 대답했다.

“어스래빗 사생들이 ‘어스래빗 전원 서한율 펜션에 있다. 들어가는 거 다 확인했다.’ 이렇게 인터넷에서 떠드는 걸 우리 팀 작가가 봤대요.”

“네….”

게이트가 열린 충격적인 상황에도 아이돌 스토킹이라니. 참 징글징글하면서도 한편으론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집념을 좀 더 생산적인 활동에 쓸 생각은 없는 걸까.

“카메라랑 녹음기 켜도 될까요?”

한율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여기가 제 펜션이란 사실만 강조되지 않으면 괜찮아요. 초대받지 않은 무례한 사람들이 함부로 찾아오면 곤란하거든요. 다른 비연예인분들도 지내고 계셔서.”

“네, 주의하겠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온 건 1130 증상자인 한율 씨와 우성 씨에게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어서인데요. 한율 씨도 신비로운 힘이 생겼나요?”

한율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까지 고생해서 찾아오셨는데 어쩌죠. 죄송하지만 저는.”

기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실망을 줘도 괜찮다는 듯이.

한율은 그와 닮은 미소를 그리며 음료수 뚜껑을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이런 힘이.”

둥실. 플라스틱 병뚜껑이 빙글빙글 작은 바람을 타고 올라간다.

“오…!”

한율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참 소소하죠?”

“아니요, 아니요. 이거 정말 놀라운데요? 염력인가요? 아니면….”

말로 하는 것보다는 보여주는 게 더 빠르다. 한율은 손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미약한 바람을 일으켰다. 살랑살랑. 기자와 카메라맨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바람이군요!”

“네. 그런데 부채질보다 약해서 초능력이라 하기엔 좀….”

“하하하.”

“…….”

옆에선 박가람이 그러잖아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율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너 그거 마법 아니냐? 마법 맞지? 이게 어디에서 사기를 치고 앉아있는 거지? 내가 분명히 마나가 움직이는 걸 느꼈는데?

“하지만 모든 1130 증상자에게 초능력이 생기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러나 서한율이 눈치를 주자 적절히 거들었다.

“…네. 이따가 우성이한테 물어보면 아시겠지만요, 걔. 증상자 일부한테 초능력이 생겼단 뉴스 보고 온갖 이상한 체조 하면서 장풍 날리는 시늉까지 했거든요? 그런데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어쨌든 불러볼게요.”

한율은 길우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니저 조유찬에겐 미리 문자를 통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뒀다.

-[공중파 뉴스라니! 나 메이크업 안 해서 엉망인데!]

“해도 별 차이 없으니까 그냥 와. 기다리시잖아.”

-[이것은 욕인가 칭찬인가!]

곧 길우성이 나왔다. 인사를 나눈 뒤엔 박가람이 비켜준 자리에 앉았다.

“두 분, 진은수 씨 아시죠?”

“네, 당연히 알죠.”

“은수 씨가 의사에게 이렇게 얘기했대요. 전에 없던 새로운 증상을 겪었다고.”

“새로운 증상이요?”

“네. 정신을 잃기 직전에, 시야 가장자리에 붉은 아지랑이 같은 게 일렁거렸대요. 혹시 두 분도 봤어요?”

길우성이 먼저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저도 못 봤어요. 어쩌면 제가 이상 증세가 약하게 찾아오는 편이라 못 본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한율은 작은 의문이 들었다.

“의료진이 진료 상담 내용이나 환자 정보를 발설하는 건 의료법 위반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들으신 거예요?”

유호는 진은수가 기자들의 전화를 피하려고 핸드폰 전원을 끈 것 같다고 했다. 아직 그녀와 인터뷰한 기사가 한 줄 없는 것만 봐도.

“아, 그게….”

기자가 어설픈 웃음을 지었다.

“저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흘러나온 정본지는…. 하하….”

인터뷰는 금방 끝났다. 까마귀들에게 공격당하고 몇 시간 기다린 보람도 없는 인터뷰 같았지만, 두 사람은 정말 고맙다며 끝까지 고개를 숙이곤 펜션을 떠났다.

안에서 지켜보던 멤버들과 매니저들이 나왔다.

“괜찮겠냐? 배경 약간만 나와도 여기가 네 펜션이란 사실 다 알아차릴 텐데.”

“최대한 알려지지 않도록 노력한다는데, 이미 인터넷에 우리가 펜션에 있다는 사실이 떠돌고 있대요. 어제 사생들이 여기까지 쫓아왔었나 보더라고요.”

“으.”

“너희들한테 말은 안 했는데.”

함께 나온 JE가 한숨을 내쉬었다.

“기자들 오기 전에도 사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찾아오긴 했었어. 팬 행세하면서 ‘팬이니 도와달라’ 이런 요구할 법한 사람들도.”

강보배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펜션 홈피를 내리는 게 좋지 않을까?”

“일단 내리긴 했는데, 이미 인터넷에 퍼진 것들이 있어서 정보를 완전히 삭제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참.”

한율은 주차장으로 향하며 말했다.

“숙소에서 옷가지 몇 개 더 챙겨왔어요. 유통기한 얼마 안 남은 식품도.”

멤버들과 매니저들이 경악했다.

“한율이 너 서울 갔다 왔어?!”

“얘가 괴물 무서운 줄 모르고! 전투기 공격에 맞아서 떨어지는 괴물이나, 그걸로 생긴 파편에 맞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달냥이 영양제랑 애착 장난감도 챙길 겸 해서요.”

박가람이 이마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이고, 서 집사야….”

“서울은 어땠어?”

“한산하던데요. 가끔 도로가 깨지고 건물도 위험해 보이는 것들이 있었지만, 용산 쪽은 아직 크게 피해 입은 것 같지 않았어요.”

“숙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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