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잘 다녀와.”
구경하러 온 건데
강원도 강릉에 있는 박가람의 본가.
“귀엽고 멋있고 늠름한 아들 왔습니다!”
쩌렁쩌렁 신고하며 들어오는 박가람의 모습에, 차 소리가 들렸을 때부터 거실을 서성거리던 부모님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안도감을 감추기 위해.
“안 와도 된다니까 뭐 하러 왔어.”
“보배스러운 동생을 데려다주는 김에 사랑하는 부모님 얼굴도 뵐까 하고 왔지요? 찹쌀떡, 잘 지냈냐?”
삽살개 찹쌀떡이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박가람에게 다가왔다. 박가람은 찹쌀떡을 한참 동안 끌어안은 채 쓰다듬어주다가 종이가방을 내밀었다.
“우리 이번 앨범이랑 굿즈. 그리고 보배네 부모님이 챙겨주신 간식.”
“속초 중앙시장에서 산 거네. 요즘 이런 거 사려면 정말 비쌀 텐데, 나중에 고맙다고 연락해야겠다.”
“잉? 엄마, 보배네 부모님 연락처 알아?”
“당연히 알지. 어스래빗 보호자 단톡방도 있는데. 보배네랑은 차로 한 시간 정도면 가는 거리라, 가끔 만나서 너희들 흉도 보고 콘서트 영상도 같이 봐.”
“그럴 수가!”
박가람은 충격받은 표정을 과장되게 지었다가 스트레칭을 했다.
“아이고, 몇 시간 내내 운전했더니 피곤하고 배고프당.”
“밥 차려줄 테니까 씻고 옷 갈아입어.”
“아니. 그 전에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어.”
“……?”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한 박가람은 와락, 의아해하는 부모님을 한꺼번에 힘껏 안았다.
“싸랑하는 부모님 안아드리기!”
“어머, 얘가.”
“하하….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 가람아.”
“흐흐히.”
잠시 후. 부모님과 점심을 먹은 박가람은 양치만 하고선 혼자 집을 나섰다.
강릉으로 오는 김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어제 연락했더니, 상대방이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본래라면 몇 달 전부터 예약해야 겨우 만날 수 있는 사람인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복잡한 주택가 골목 안쪽에 있는 한 집. 대문 옆에는 작은 나무 명패 하나가 걸려 있었다.
[선녀보살].
박가람은 작게 심호흡한 후 초인종을 눌렀다.
…철컹. 누군지 물어보는 응답도 없이 대문이 열렸다. 박가람은 괜히 주위를 휙휙 둘러보곤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선녀보살이 현관 밖으로 나와 그를 맞이했다.
“그래, 3년 만인가? 안 본 사이에 아주 맑아졌네. 상쾌한 바람 냄새가 나. 들어와.”
마나 유동 때문인가? 머쓱한 척 웃곤 현관으로 들어서는데, 선녀보살이 말했다.
“아예 그 애 영역 안으로 들어갔구나.”
“네?”
“그래도 조심해.”
중얼중얼 낮아지는 선녀보살의 목소리.
“기가 어지간히 세야지, 사람의 한계를 넘으면 신도 그를 사람으로 안 봐. 경계한다고. 그러니 영역 안에 있되, 너무 가까이 의지하진 마. 괜히 그 운명에 함께 휩쓸려 오히려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 몸도, 마음도.”
3년 전과 달리 지금은 서한율의 정체를 안다. 그러니 다시 선녀보살을 만나면 새삼 새롭게 들리는 정보가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에 찾아왔건만, 너무 가까이 의지하지 말라니.
“네….”
우뚝.
“앗, 깜짝이야.”
거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선녀보살이 돌연 박가람을 돌아보았다. 새카만 아이라인이 그려진 두 눈이 박가람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때 같이 왔던 까불이. 그놈 혼자 나돌아다니지 못하게 단속 잘하고!”
『길우성, 절대로 게이트 근처로 가게 두지 마세요. 모두 죽습니다.』
박가람은 서한율의 경고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넷…!”
그때였다.
삐-, 삐-, 삐-. 두 사람의 핸드폰에서 긴급 재난 문자 알림음이 동시에 울렸다.
[14:18 서울 강서구 상공 게이트 몸길이 200여 미터에 달하는 괴물 출현/최대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
한 시간 전, 서울.
게이트 방어선은 이틀 전보다 더욱 긴장감이 흘렀다. 역대급 큰 괴물의 등장 예고에 추가 투입된 전차 부대가 묵직하게 땅을 울리며 이동했다. 하늘에도 평소보다 많은 전투기와 정찰기가 날아다녔다.
제임스로 변장한 한율은 정상욱 중위와 군용 차량을 타고 방어선 중심부로 이동했다. 게방부가 제임스에게 원하는 건, 올림픽 대로에서 한 것처럼 전투 후폭풍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는 것.
한율은 지나가는 어조로 물었다.
“기사를 보니 유명한 아이돌이 전선에 합류한다던데, 사실입니까?”
“최은수 씨 말이군요. 네. 오늘 아침 일찍 지휘부로 직접 찾아와 소장님과 면담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합류하진 못할 겁니다. 각성 능력 검증도 중요하지만…. 보십시오.”
정상욱이 밖을 가리켰다. 게이트와 가까워질수록 거리는 격렬한 전투 흔적으로 엉망이었다. 그사이를 익숙하게 뛰어다니는 무장한 군인들.
“이곳은 전쟁터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초능력을 갖고 있어도, 그것만으로 귀한 대접 받으며 움직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제 몸 하나 지킬 수 있는 호신술과 호신용 무기 사용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고, 군의 명령 체계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야 하지요. 아주 기본적으로 체력도 뒷받침되어야 하고요.”
정상욱이 한숨을 쉬었다.
“위험한 전장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은 훌륭합니다. 그러나 현재 최은수 씨의 상태론 도움은커녕 오히려 병사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위에서도 고심 중이고요.”
군으로선 당연했다. 만에 하나 당장 예비군을 투입할 지경이 와도 고심할 상황인데, 기초 훈련도 받지 않은 민간인을 대뜸 전선에 투입하다니.
“하지만 각성자 중 김바람 씨는 바로.”
“그분은 예외입니다. 언론에선 좋게 포장했지만, 실은 자신의 초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 지휘부 허가 없이 멋대로 들어와 괴물을 쓰러뜨렸습니다. 영상까지 따로 촬영하면서요. 제임스 씨, 어제와 그제, 김바람 씨에 대한 소식 들은 적 있습니까? 뉴스 아니면 너튜브에서라도.”
“그러고 보니 없네요.”
“훈련소로 훈련… 아니, 교육받으러 가셨습니다.”
“아.”
“김바람 씨의 각성 능력은 총기 관리나 탄환이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지만….”
한율은 이해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능력을 쓰기 위해선 괴물과 근접해야 하니 여러모로 위험하죠.”
“네. 괴물이 코앞에 들이닥친 긴박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소총을 갈기는 게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니까요. 본인이 일으킨 폭발에 본인이 휘말릴 수도 있고요. 그런데 제임스 씨, 혹시 총기 사용 방법….”
“M1개런드, M1카빈, M1903. 옛날 권총도 약간 다룰 줄 압니다. 모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셨죠.”
“멋있네요. M1카빈은 우리나라 예비군에서 몇 년 전까지 사용했었습니다.”
한율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탄환이 제대로 나가던가요? 상당히 오래돼서 완전히 골동품이나 다름없었을 텐데.”
“하하하. 그래서 지금은 전량 폐기하고 다른….”
주제가 진은수에서 김바람을 거쳐 총기로 전환됐다. 하지만 대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쾅! 타타탕! 쿠웅! …키에에엑!
게이트와 가까워질수록 전투 소음도 쉴 새 없이 귀를 때려대는 까닭에.
잠시 후. 차는 헬기가 세워진 장소에 도착했다.
정상욱은 태블릿 PC를 꺼내 지도를 확대했다. ‘큰놈’이 나올 시 군에서 할 작전을 간단하게 설명하고선 게이트와 그리 멀지 않은 빌딩을 가리켰다.
“제임스 씨는 이 건물 옥상에서 거세게 닥칠 후폭풍을 대비해주십시오. 믿겠습니다.”
“네.”
한율은 게방부에서 준비해준 전투복과 전투화, 방탄조끼를 착용했다. 고글, 여러 물건이 담긴 배낭도. 청력 보호 헤드셋이 장착된 방탄 헬멧과 팔에는 방어선 출입 허가를 받은 각성자 표식이 크게 새겨져 있었다.
“잘 아시겠지만, 무기 지급은 어렵습니다.”
“당연하죠. 전 대한민국 군인이 아니니까요.”
“그럼 몸조심하십시오.”
“네, 나중에 뵙겠습니다.”
정상욱과 악수한 뒤, 그보다 더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병사 셋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
‘민간인 차림이었을 땐 전혀 그런 게 없었는데.’
정상욱 중위는 제임스를 보며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무장하고부턴 다른 병사들과 있어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네. 어색하지 않아. 혹시 미군 출신인가?’
하지만 조금 전 그가 다룰 줄 안다고 말한 총기는 모두 제2차 세계대전이나 그 이후 즈음에 사용되던 것들이었다.
‘아니. 일부러 출신지를 유추할 수 없도록 제한된 정보만 말한 것일지도. 아직 영어를 비롯해 외국어를 쓰는 모습도 한 번 본 적 없고.’
오히려 한국어가 굉장히 유창한 걸 넘어 발음도 배우처럼 상당히 좋아, 이곳에서 나고 자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두두두. 제임스를 태운 헬기가 이륙했다.
‘어쨌든 미스터리 해커 집단 일원이 한국에 우호적이면 우리야 만만세지.’
그로부터 3분 뒤. 제임스와 함께 간 병사로부터 무사히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10분 뒤. 게이트 방어선의 모든 병력, 그리고 난리 치던 괴물들까지 잔뜩 긴장하며 게이트를 올려다보았다.
[육안 확인. 나옵니다.]
음울한 색을 띤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부, 게이트가 더욱 어두운 그림자로 뒤덮였다.
기이이잉. 바닷속 고래의 울음소리와 비슷한 울림이 대기를 타고 전해졌다. 뭉툭하면서도 양쪽으로 넓게 찢어진 주둥이와 역삼각형을 띤 커다란 세 쌍의 눈이 서서히 게이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체 얼마나….’
망원경으로 그 모습을 보던 정상욱은 순간 비명을 지를 뻔했다. 게이트를 비집고 나오는 괴물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얼마나 큰 거야?!’
무전기에서 명령이 흘러나왔다.
[공격 개시!]
저놈이 완전히 나오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이렇게 느낀 건 비단 정상욱만이 아닌지,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술대로 산재하던 전투기가 일제히 미사일 폭격을 가했다.
한편, 멀지 않은 곳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율은 감탄했다.
‘명중률도 높고, 위력도 상당한데?’
게이트가 납작한 소용돌이 형태라 괴물 또한 머리부터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공군 전투기 파일럿들은 이 정도야 우습다는 듯, 괴물의 눈을 정확히 폭격했다.
그오오오…! 눈을 공격당한 괴물이 괴롭다는 듯 몸부림쳤다. 후드득. 다량의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폭격은 쉴 새 없이 가해졌다. 그러나 대체 어떻게 구성된 몸인지, 눈을 제외한 표피엔 자잘한 생채기만 날 뿐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괴물은 점점 더 바깥으로 내려와, 날개를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콰앙! 전투기의 미사일이 날갯죽지를 정확히 폭격했다. 괴물이 주둥이를 쩍 벌렸다.
기잉, 기잉, 기잉.
청력 보호 헤드셋을 착용해서 그런지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오싹한 무언가가 대기를 통해 꿀렁꿀렁 퍼졌다.
이윽고.
[응답…, 치직, …모두 대피…!]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잘 날던 전투기들이 일제히 휘청거렸다. 괴물이 게이트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온 것도 그때.
콰앙! 떨어진 괴물이 한 빌딩에 발을 비스듬히 댔다가 기우뚱, 다른 빌딩으로 쓰러졌다. …콰앙! 쿠웅! 괴물은 다른 건물들도 연달아 들이받았다. 촤아악! 놈이 펼치는 날개가 다른 빌딩의 유리를 모조리 부수며 올라갔다.
앞이 보이지 않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
쯧. 한율은 미간을 찡그렸다.
계나리의 시간대에서 서울을 초토화시킨 놈이라기에, 얼마나 강한지 가까이서 구경하러 온 건데.
‘하필이면 이쪽으로.’
괴물과 함께 쓰러지는 건물이 아래에 포진한 부대, 그리고 한율이 있는 건물을 덮쳤다.
한율은 보호 마법 결계를 펼치고 동시에 강한 바람 마법을 일으켰다.
쿠콰쾅!
그 형님이 나다
전차 부대는 괴물의 낙하 예상 지점을 포위하고 있었다. 제아무리 괴물이 강하고 커도, 한꺼번에 공격하면 쓰러질 거라 여기며.
그러나 괴물은 군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예측한 것보다 훨씬 크고, 굉장히 단단했다. 위력이 상당히 강한 무기를 연달아 퍼부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눈을 먼저 공격한 게 실책이었던 걸까. 괴물은 이리저리 부딪치며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을 모조리 박살 내고 넘어뜨렸다. 급기야 날개를 펼치며 비행을 시도, 단번에 수백 미터를 이동하더니 제법 큰 건물과 충돌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모두가 비명을 질렀다.
안 돼!
괴물과 함께 건물이 쓰러지며 가까이에 있던 다른 건물, 그 아래에 포진한 부대를 덮쳤다.
쿠콰쾅!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 건 그 순간이었다.
산산이 박살 나는 건물 파편 사이로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누군가 무전 채널로 중얼거렸다.
[이게 무슨….]
지상으로 떨어져야 할 건물 파편이 투명한 그물에 걸린 것처럼 허공에 멈췄다. 이리저리 몸부림치던 괴물 또한 파편 덩어리에 옆 머리를 댄 채 움직임을 멈췄다. 참 괴이하게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것만 같았다.
반면, 한율은 욕지기가 솟았다. 괴물에게서 나는 악취가 너무나도 지독했다.
‘떨어져.’
고글로 가려진 눈이 더욱 짙은 푸른색을 띠었다. 그의 마력을 머금은 바람 마법이 두꺼워지며, 건물 파편과 괴물의 머리를 밀어냈다.
콰득, 콰드득! 파편이 거센 바람에 실려 소용돌이처럼 돌기 시작하자, 괴물이 알아서 휘청휘청 몸을 일으켰다.
“정상욱 중위, 들립니까?!”
-[…네, 말씀하십시오!]
“잠깐 공격 중지하라고 말씀해주십시오!”
-[네?!]
“아래 부대 빨리 후퇴시키라고!”
한율은 버럭 외치며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함께 있던 병사가 놀라서 손을 뻗었지만, 돌아보지 않고 자신이 만든 소용돌이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못 버텨!”
-[네, 네!]
소용돌이 안은 크고 작은 날카로운 파편이 거칠게 휘몰아쳐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한율을 감싼 보호 결계에 닿는 순간 모조리 분쇄되어 사라졌다.
‘아주 작은 틈이라도 만들어주면 나머진 알아서 하겠지.’
소용돌이를 통과해 재차 움직이려는 괴물의 머리에 착지, 완전히 닫히지 않은 눈꺼풀 사이로 손을 휘둘렀다. 그리고 곧바로 바람에 몸을 실어 피했다.
박살 나서 내부가 환히 드러난 건물의 철골 구조물을 가볍게 잡아 빙글, 안으로 올라가 괴물을 내려다보았다.
정상욱 중위가 잘 전달했는지 일순 잠잠해진 현장.
삐. 희미한 이명 속에서 한율은 숫자를 셌다.
3, 2, 1.
…그어엉!
괴물이 돌연 사지를 비틀며 바들바들 떨었다. 주둥이를 크게 벌려 숨을 크게 헐떡거리더니 우뚝,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곤 기우뚱 넘어갔다.
쿠웅!
시신경이 연결되었던 조직 틈새로 전기 마법이 폭발한 까닭이었다.
헤드셋을 통해 정상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제임스 씨, 제임스 씨 들리십니까?!]
“잠깐 기절한 것뿐으로 빠르면 5분, 늦어도 10분 안엔 깰 겁니다. 파고들 만한 약점은 열린 눈꺼풀 사이. 이후는 알아서 하세요.”
-[알겠습니다! 헬기 보낼 테니 병사들과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네.”
한율은 아래에 있던 부대가 대피한 걸 확인한 뒤, 소용돌이로 가두었던 파편을 천천히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쿠웅, 쿵! 제 옆으로 건물 파편이 떨어지는데도 기절한 괴물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한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가오는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잠시 후.
엄청난 굉음이 강서구를 뒤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