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만하면 해야죠
“쟤 왜 일 잘해?”
흡연실.
박종근 과장만 따로 부른 김원호 차장이 도무지 지난주부터 있어 왔던 망 과장의 변화에 적응이 안 된다는 투로 물었다.
하지만 박종근 과장이라고 그 질문에 마땅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쟤 지금 일 잘하는 거 맞지?”
“조금 이따가 마저 더 들어 봐야 알겠지만, 그간 있어 왔던 인사의 부족함에 핵심을 찌르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김 차장은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채 이마를 긁적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며 불만을 토해 냈다.
“무슨 점심시간까지, 샌드위치로 때우면서 미팅을 이어 가자고 해?”
“흐름이 길게 끊어지는 거보다는 오히려 이게 더 나을 수도 있죠. 저도 지금 살짝 궁금합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실은 나도 그래. 근데 박 과장아. 지난주부터 망 과장 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다르네요.”
“그지? 다르지?”
“…네, 다릅니다.”
“그니까. 완전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아.”
“저는 애초에 망 과장이랑 말 섞을 기회가 없어서,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은지는 모르겠고… 확실히 생각하는 깊이가 저랑은 크게 다르네요.”
담배 연기를 내뿜다가 김 차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박 과장을 쳐다봤다.
“뭐가 달라?”
“저는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조기 퇴사 문제를 손 과장이 아까 말한 방향으로는 생각을 해 보지 못했거든요. 그저 사회 문제다, 시대의 흐름이다… 정도로만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어쩌면 치열하게 이 문제점을 들여다보지 못했던 우리 모두의 게으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박 과장 너까지 왜 그래?”
“너까지라니요?”
“지난주엔 정 대리가 그러더니, 이젠 박 과장 너까지 망 과장 편을 들어?”
“정 대리요? 정 대리는 뭐라고 하던데요?”
박 과장 역시 지난주부터 갑자기 회사 업무에 집중을 하기 시작한 손 과장의 변화에 적지 않은 의문을 품고 있는 중이었다.
“애가 좀 이상해진 거 같지 않냐고 하니까, 어쩌면 그동안 우리 인사부 전체를 상대로 간을 봤던 걸 수도 있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을 하던데?”
“간이요?”
“어쨌거나 회장 아들이잖아. 지난 6개월 동안 출근해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시간만 보내는 척을 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간을 봤던 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이야.”
그 말에 박 과장은 곰곰이 지난 6개월의 시간을 되짚어 봤다.
“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지난 6개월 동안 인사부 모두가 테스트를 받았다는 건데… 그건 좀 기분 나쁜데요?”
“누가 아니래?”
“그런데 그거 말고는 지난주부터 있어 온 손 과장의 움직임을 마땅히 설명할 길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네요.”
“박 과장 너도 그런 거 같아?”
“지난주에 제가 두 번이나 손 과장과 부딪쳤습니다.”
“그랬지. 영업2팀 차준영이 건이랑 신입 사원 교육 자료 건으로 두 번 크게 붙었지.”
“두 번 다 제가 일방적으로 발렸어요.”
“그야 회장 아들이니까 발릴 수밖에 없었던 거지. 계급장 떼고 제대로 붙었음 박 과장한테 망 과장이 게임이나 되겠어?”
“아뇨, 저 진심으로 붙었던 겁니다.”
“…뭐?”
김 차장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박 과장을 쳐다봤다.
“회장 아들이라서 피할 거였음 애초에 붙지를 않았겠죠. 저 그냥 붙었던 겁니다. 그런데 두 번 다 처발렸죠.”
“하다가 그냥 피해 준 게 아니었어?”
“아뇨. 명분, 논리… 둘 다 제가 반박할 수 없게 만들었어요. 특히 신입 사원 교육 자료 건은 제가 왜 그런 당연한 요구에 태클을 걸었는지, 저 스스로를 한심하게 만들었고요. 만약 그게 정 대리 의심처럼 지난 6개월간 우리 인사부를 간 보기 위해서 일부러 망나니짓을 했던 거라면 아무 의미 없는 테스트를 받은 거니까, 기분은 더러운데… 근데 그거 말고는 딱히 지금 손 과장이 보여 주고 있는 변화를 설명할 길이 없긴 하네요.”
잠시 두 사람은 각자의 생각을 하며 담배만 피웠다.
김 차장이 말했다.
“생각의 깊이가 박 과장 너보다 더 깊다?”
“차장님은 아까 회의하는 동안 그런 거 못 느끼셨습니까? 아예 보는 시야가 다르지 않던가요?”
“그럼 나도… 색안경을 벗어야 하는 건가?”
“회의 다시 시작되면, 그때부터 저는 태클거리 더는 안 찾고 한번 들어 봐야겠습니다. 궁금합니다.”
* * *
고 부장이 오후 3시부터 부서장급 회의가 있어서 오후에는 시간을 뺄 수가 없으니, 만약 회의가 더 길어질 거 같으면 차라리 간단하게 샌드위치 같은 걸로 점심을 먹으면서 회의를 이어 가자고 제안을 했다.
계획에도 없었던 회의가 나로 인해 길어지고 있는 것이었기에 내가 직접 샌드위치를 사 오겠다고 했다.
회사 건물 밖으로 나가 점심용 샌드위치 4인분을 사 가지고 다시 회의실로 올라갔다.
고 부장과 김 차장, 그리고 박 과장은 벌써 간단하게 휴식을 취한 후 자리에 모여 있었다.
난 그들 앞으로 일 인분씩 포장이 된 샌드위치 런치 박스를 건네 놓고 자리에 앉았다.
샌드위치 비닐을 벗기며 고 부장이 말했다.
“이렇게 샌드위치 먹으면서 미팅 이어 나가는 거 꽤 오랜만 아니야?”
그 말에 김 차장이 어색하게 내 눈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작년 이맘때, 생산 라인 쪽에서 노조 터져 가지고 생산직 사람들이 본사 앞에서 시위했을 때 이후로 처음 아닌가요?”
곧 박 과장이 김 차장의 기억이 틀렸다며 말했다.
“3월에 한 번 했잖아요. 화물 기사님 터널에서 사고 났을 때, 퇴근 준비하다가 갑자기 연락받고 그거 수습한다고.”
“맞네, 김철진. 내가 그 아저씨 이름도 아직 기억을 한다. 그때 진짜 답 없었는데….”
분위기가 좋던데, 왜 갑자기 서로 눈치만 보다가 표정을 굳히지?
“그때 손 과장님은 없으셨네요. 하하하….”
“3월이면….”
나도 있지 않았냐고 물어보려다가, 지난 6개월간 회사에 출근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인사부 전체 회식 자리에도 참석을 안 했던 정훈이 놈의 행실을 떠올리며 왜 갑자기 서로 눈치만 보다가 표정을 굳혔는지를 알 것 같았다.
“앞으로는 항상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내 말에 고 부장뿐 아니라, 김 차장과 박 과장까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자, 입은 이만하면 다 풀렸을 테니까 아까 하던 내용 계속 이어 가지. 손 과장님.”
“네, 부장님.”
“아까 끊겼던 부분부터 다시 이야기해 보세요.”
난 회의실에 모인 다른 세 사람을 천천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부장님, 차장님, 그리고 박 과장님은 회사의 대표 복지 혜택 중 하나인 직원 자녀 학자금 지원에 관해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 그 생각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김 차장이 먼저 말했다.
“직원 자녀 학자금 지원은 꼭 우리 재경모직이 아니더라도, 대기업들 모두가 기본적으로는 가지고 있는 복지 혜택인 거고, 요즘은 어지간한 중견 기업들도 다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 복지 혜택이라고는 보기가 어렵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우리 HRM팀 팀원들과 먼저 회의를 하면서 우리 회사의 대표적인 복지에는 뭐가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이 바로 학자금 지원이었습니다.”
내 말에 자리에 모인 모두는 반박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다른 회사들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할 건 없지만, 분명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자녀를 둔 직원들 입장에선 큰 혜택임에도 틀림이 없죠.”
“그렇죠.”
“그런데 관점을 조금만 틀어서, 그 복지 혜택을 신입 사원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어떻습니까?”
“…….”
“과연 이 복지 혜택이 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란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 중에 그 혜택을 받고 계시는 분이 계십니까? 가장 연장자인 부장님도 아직 그 혜택을 누리기엔 앞으로 몇 년 더 남지 않으셨나요?”
“…그렇죠.”
“차장님은 앞으로 10년도 더 남으셨고, 실례가 되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박 과장님은 아직 미혼이시기 때문에 아마 그 혜택은 과장님이 받을 수 없는 혜택이 될 겁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휴식 시간을 갖기 전과 비교해 김 차장과 박 과장의 자세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중간에 내 말을 자르지도 않았고, 끼어들지도 않았다.
“입사 2년 미만 직원들의 퇴사율이 50퍼센트를 넘고 있는데, 과연 이런 내용의 복지 혜택이 신입 사원, 혹은 1년 차, 2년 차 직원들에게 혜택으로 느껴질까요, 아니면 기성세대와의 불공평으로 다가갈까요?”
“…….”
“저는, 제가 만약 이 회사의 신입 사원이라고 하면 자녀 학자금 지원에 관한 복지 항목을 아예 신경도 안 쓰거나, 조금 심하게 말해서 사람을 놀리느냐는 식으로까지 생각을 하게 될 거 같습니다.”
어쩐 일인지, 이번엔 박 과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내 말에 동의를 한다는 식으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내 집 장만하는 게 불가능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결혼율도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나 혼자 먹고살기도 빠듯한 이 시대에 결혼도 할까 말까인데 자식을 낳는다? 굳이 최근 조사된 출산율까지는 제가 거론을 안 하겠습니다. 과연 이게 진정한 의미의 복지 혜택인 건지, 아님 신입 사원들을 상대로 기업의 기성세대와의 격차를 더 크게 느끼게 만드는 하나의 혐오 장치로 작용을 할 수밖에 없는지를 한번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또 김 차장이 말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자녀 학자금 지원은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지원을 하는 내용이고, 실제 지금 그 혜택을 받고 있는 이 회사의 중역 관계자들은 지난 세월, 20년, 30년 이상을 재경모직에서 젊음을 모두 쏟아부어 주신 분들입니다.”
“그럼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감사하죠. 그리고 당연히 그 혜택을 누리셔야죠. 제가 이 자리에서 드리고 싶은 말은 그 혜택이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신입 사원들, 2년 차, 3년 차… 혹은 10년 차, 15년 차 직원들 즉, 그 혜택과 거리가 있는 직원들 역시 그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겁니다.”
“비슷한 혜택이요?”
고 부장이 쓰고 있던 안경을 고쳐 쓰며 날 쳐다봤다.
“제가 자료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해 놨는데, 그 자료를 함께 보시면서 회의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난 고 부장의 허락을 받고 얼른 정 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 만들었죠?”
―네, 끝났습니다.
“그럼 그거 들고 지금 바로 회의실로 좀 올라오세요.”
잠시 후 정 대리가 회의실로 올라와 노트북을 스크린 화면에 연결시킨 뒤, 간단한 작동법을 내게 알려 주고 회의실을 나갔다.
난 회의실 불을 끈 다음 스크린 앞으로 서서 고성표 부장, 김원호 차장, 그리고 박종근 과장 이 세 사람만을 위한 발표를 시작했다.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 줄 테지만, 그럼에도 제발 이 답답한 친구들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해 줬음 좋겠다.
그동안 이런 당연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으면서, 그게 문제인지도 몰랐던 사람들이었기에 더 절실해지는 순간이었다.
“HRM에서 정리한 지난 5년간의 연도별 학자금 지원 총액 비교입니다.”
그래프를 띄웠다.
“18년도. 22억입니다. 천 단위 아래로는 다 생략을 했고, 다자녀의 경우도 따로 카운팅은 하지 않았다는 점 고려해 가면서 봐 주시면 됩니다. 총 178분의 직원들이 학자금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19년도. 18억입니다. 총 144분의 직원들이 학자금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20년. 15억입니다. 124분이 신청을 했습니다. 21년입니다. 크게 줄어듭니다. 11억입니다. 88분의 직원들이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에 지원한 금액입니다. 이건 천 단위까지 넣었네요. 4억 8천입니다.”
“…….”
“군 휴학 문제도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 복학이 있을 수도 있기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 상반기에 나간 지원 금액만큼 하반기에도 나간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9억입니다. 지난 5년 사이에 50퍼센트… 아니, 60퍼센트가 줄었습니다. 이 그래프가 시사하는 바가 뭐라고 보십니까?”
난 정 대리에게 배운 대로 리모트 컨트롤 버튼을 눌러 다음 화면으로 넘겼다.
“첫째, 정년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법적 정년 말고, 명예퇴직과 같은 현실적 정년이 짧아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난 다시 버튼을 눌렀다.
“둘째, 평균 입사 나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건 작년 기준인데요, 남자의 경우 31.3세, 여자의 경우 29.8세입니다. 기업에서는 현실적 정년을 50세까지도 못 맞춰 주고 있죠. 아무리 직원들 개개인이 책임감, 소속감을 가지고 회사 일에 최선을 다해 보고 싶어도, 자기 인생을 갈아 넣겠다 결심한 회사에서 20년도 일을 못 하는 겁니다.”
“…….”
“그런데 취업만 했다고 바로 결혼을 할 수 있습니까? 그래서 애를 낳을 수 있어요? 아니죠. 무슨 수로요. 자가가 아닌 전세도 못 구하는 사회 초년생이 무슨 수로 입사를 하자마자 바로 결혼을 해서 애를 낳습니까? 그런데도 지금 이 자녀들 학자금 지원이 이 시대의 진정한 복지 혜택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다른 화면을 넘겼다.
스크린 화면에는 MZ세대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오전 회의 때 차장님께서 요즘 젊은 친구들이 조직 문화에 대한 개념과 이해가 잘 없기 때문이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한다, 뻑하면 워라밸 타령이고, 걸핏하면 개인의 행복, 개인의 만족… 그런 소리나 할 줄 알지 책임감 있게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 그런데 이런 사회 구조 속에서 만약 차장님이 취업을 준비하는 나이라고 하면…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찾을 수 있는 놈이 있다면, 그놈이 미친놈 아닙니까?”
그게 웃긴 말이었을까?
갑자기 박 과장이 콧구멍까지 벌렁거리며 어떻게든 웃음을 참기 위해 고개를 푹 하고 숙여 버렸다.
“MZ세대라는 표현 자체가 벌써 본인의 힘만으로는 아무런 희망을 찾을 수 없는, 동력이 없는 이 시대 젊은 층의 기회를 가로막고 있는 프레임인 겁니다. 고객,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발전된 상품, 서비스를 받고 있고 회사는 계속해서 돈을 벌며 부자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은요? 직장인들은요? 월급쟁이들은요? 고객은 점점 편해지고 기업은 점점 커지는데, 정작 그 중간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는 회사 직원들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 정상이라고 보십니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망나니 손정훈이 아닌, 재경의 창업주의 입장에서 회사의 근본인 인사를 이딴 식으로밖에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자리에 모인 이 세 놈을 꾸짖는다는 심정으로 쳐다보았다.
“지난 5년 사이에 회사는 줄어든 학자금 지원비만으로도 거진 13억이라는 큰 경비를 세이브시켰습니다. 세이브시킨 그 돈 다 어디로 갔습니까? 누구한테 갔습니까?”
“…….”
“다 이 회사 웃대가리들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거 아닙니까? 그 13억이라는 큰 경비가 세이브되는데, 웃대가리들이 한 게 뭐가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오히려 여기 계신 여러분들, 그리고 여러분들이 데리고 일하는 직원들이 다 한 거 아닙니까? 그럼 세이브시킨 경비는 당연히 열심히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으로 돌아가게끔 만드셔야지, 왜 아무것도 안 한 웃대가리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지켜만 보셨습니까? 못 그러게끔 해야죠.”
“…….”
“그런 일 하는 게 인사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지금 이번 상반기 공채 리크루팅을 부서별 리크루팅으로 바꿔 보자고 하는 거 아니냐고요. 부서별 리크루팅을 하게 되면 통합 리크루팅을 하는 것보다 경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고요?”
“…….”
“그 돈이 13억이나 됩니까? 그만큼 든다고 해도, 더 든다고 해도 할 만하면 해야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