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야 기회가 보인다
사장 남필우는 석 달 전 음력설 연휴가 끝나고 손 회장의 호출에 조동희 전무와 함께 그룹 본사를 방문했던 날 눈치를 챘다.
손 회장의 마음이 정훈이 쪽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는 걸.
그 자리에서 손 회장은 자신과 조 전무에게 생뚜앙 지사의 이전 문제에 관해 물었다.
“지사 사무실 이전에 관한 내용도 정훈이 기획이야?”
“네.”
“자네들 생각은?”
“기획을 받기만 했지, 진행을 하란 허락은 아직 주지 않았습니다.”
그 대답에 큰 웃음을 터뜨리는 손 회장의 모습에 남필우는 이번에도 정훈이가 어디선가 정답을 만들어 손 회장에게 보여 줬을 거란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됐다.
“아마도 정훈이가 자네들 두 사람을 우습게 생각하는 모양이야?”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손 회장의 입에서 이렇듯 자극하는 표현이 나왔다는 건 아쉬움과 실망감을 동시에 표현한다는 뜻이니까.
남필우는 함께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조 전무와 눈이 마주친 이후로도 한참 동안 꿀 먹은 벙어리처럼 손 회장의 눈치만 살펴야 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남필우 자신과 조 전무에 대한 실망감보다 정훈이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더 큰 눈치였다.
“모직 본사에서 넘어갔다는 인사부장 말이야.”
“고성표 부장입니다.”
“그래, 그 친구가 직원들 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건물 이야기를 꺼내. 그런데 이게 자네들 방식은 아니거든. 질문 몇 개를 던져 보니까 단번에 정훈이가 보냈다는 걸 알겠는 거야.”
“…….”
“맞지?”
조 전무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을 했고, 그에 손 회장은 한결 더 반가운 표정으로 웃음을 흘렸다.
“솔직히 말해 봐. 자네들 정훈이 감당 안 되지?”
조 전무는 쉽게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남필우는 내심 인정을 하면서도 그 인정을 손 회장 앞에서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었고.
“네.”
“이야….”
“…….”
“내 성질도 참 많이 죽었다. 사장, 전무 둘이서 과장 하나 감당 못 한다는 소릴 듣고도 화가 나기는커녕 기분이 좋은 걸 보면 말이야.”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 버리고 싶었다.
“지금부터는 감당하려고 하지 마. 가르치려고도 하지 말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려놔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 같은 것도 가지지 마.”
대단한 신뢰를 보여 주고 있는 거였다.
도대체 명절 연휴를 맞아 방문한 생뚜앙 지사에서 손 회장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고 싶기도 했다.
“아무리 내 아들이라도 현재 있는 인사부에서는 활동에 제약이 많을 거야. 정훈이 따로 불러서 이야기 나눠 보고 전략기획팀에 자리 하나 만들어서 옮겨 줘.”
“네.”
그렇게 모직 본사로 복귀한 남 사장은 정훈이를 불러 만든 자리에서 결국 인정이라는 걸 해야 했다.
처음엔 혼을 내려고 했다.
가르친다는 개념이 아니라, 왜 자신을 곤란하게 만드느냐고 혼을 내고 조심을 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배우게 되었다.
“고 부장이 회장님께 지금 알아보고 있는 건물을 보여 드렸다고 한다. 네가 시킨 거야?”
“네.”
“왜?”
“왜라니요? 한국에 있는 누군가는 그 건물의 실물을 봐야 할 거 아닙니까. 그래야 계약을 하죠.”
“그걸 지금 내 앞에서 핑계라고 대는 거야?”
“핑계를 제가 왜 댑니까?”
“뭐?”
“잘못한 게 없는데, 무슨 핑계를 대냐고요. 원래는 제가 가려고 했는데, 회장님이 이번 명절 땐 직접 손정태 사장과 함께 순방을 할 테니 저는 그냥 한국에 있으라고 하셔서, 그래서 고 부장한테 그럼 회장님께라도 보여 드려라, 그렇게 말을 한 건데 제가 잘못한 겁니까?”
“너는 회사가 우스워? 조직이 만만해? 어떻게 그 큰 프로젝트를 사장인 내 컨펌도 안 받고 그룹 회장님께 바로 보여 드릴 수가 있어?”
남 사장은 여기에서 한 방 먹었다.
“6층짜리 작은 건물 하나 매입하는 게 큰 프로젝트라고요?”
“뭐?”
“60층짜리 아니고, 6층짜리예요. 서울 강남에 있는 거 아니고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래된 건물이라고요.”
“너 지금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지?”
“아뇨. 무슨 말을 하겠다는 건지는 알겠는데, 이게 왜 제가 혼이 나야 하는 내용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저 지금 칭찬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뭐라고?”
“고작 6층짜리 건물 하나 매입하는 게 그렇게 큰 프로젝트라고 생각을 하셨다면, 왜 사장님이 진작 안 가 보셨습니까?”
“뭐, 뭐?”
“이번 명절 연휴 때 얼마든지 같이 가실 수 있었던 거 아니에요?”
“…….”
“저는 회장님이 한국에 있으라고 해서 같이 못 갔던 거고, 사장님은 그런 게 아니잖아요. 저는 그것도 이해가 잘 안 됐거든요. 다른 지사도 아니고, 우리 모직 해외 지사를 회장님이 방문하시는 데 사장님도 동행을 안 해, 조 전무도 동행을 안 해. 정작 그룹을 콩가루로 만들고 계신 건 사장님과 조 전무면서 제가 고 부장을 시켜서 알아본 건물을 회장님께 보여 드린 건 또 문제가 되는 거예요?”
할 말이 없었다.
“명절이니까 가족들도 만나야 하고, 차례도 지내야 하고… 그게 회사 일보다 더 중요하다면 그렇게 해야죠. 사장인데도 회사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면 존중을 해 드려야죠. 그렇게 하면서도 사장 자리, 전무 자리가 계속 보장이 되면 누구라도 그렇게 하겠죠. 그런데 사장님,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편하게 사장 생활을 하실 거면 저한테 조심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남필우는 그 대화에서 정훈이가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걸 깨달았다.
“제가 사장님이었음, 제가 지사 사무실 이전의 필요성을 말씀드리고 고 부장 시켜 괜찮은 건물을 알아봤다고 했을 때, 바로 그럼 같이 가 보자고 했을 거예요.”
“…….”
“그동안 본사에 가만히 앉아서 뭐 하셨던 겁니까? 아무것도 안 하셨잖아요. 그러셔 놓고 이제 와서 저한테 회사가 우습냐느니, 조직이 만만하냐느니…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앞으로 어느 직원이 자기 업무 외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거며,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까?”
“…….”
“저는 갑자기 좀 걱정스러운데요? 사장님이 그런 꽉 막힌 사고방식으로 우리 재경모직을 우스운 회사, 만만한 조직으로 만드실까 봐요.”
선을 넘는 표현들이 정훈이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지만, 남 사장은 반박을 할 명분이 없었다.
정훈이는 재경모직의 대주주 중 한 명이다.
그걸 남필우가 잊고 있었던 것이고, 그 자리에서 정훈이는 그 부분을 상기시켰던 거다.
손 회장과 장 회장, 정태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정훈이다.
그에 반해 남 사장은 자신의 아내인 손여정과 자신의 지분을 다 합친다 해도 정훈이 혼자서 가지고 있는 지분만큼도 안 된다.
그게 정훈이가 자신의 사무실과 전무실을 큰 어려움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
정훈이는 자신을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부족한 자신을 인정해 주기 위해 그간 많은 배려와 예의를 갖춰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간 20년 넘는 세월 동안 큰 위협 없이 모직의 사장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보니, 이 자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 왔고, 또 만연해져 있었다.
그걸 손 회장도 아니고, 장 회장님도 아닌 고작 입사 1년 차밖에 안 되는 정훈이가 따끔하게 꼬집어 준 것이었다.
마치 반항이 불가능한 큰 어른에게 혼이 나는 것처럼, 분하고 짜증이 나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기에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정을 하고 나니 정훈이가 자신에게 올렸던 지사 사무실 이전 기획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지금의 재경모직에게 절실한 내용인지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부터였다.
남 사장이 더 이상 정훈이를 자신의 처조카, 혹은 회장님의 아들, 인사부 과장으로 대할 수가 없게 된 것이….
* * *
생뚜앙 지사 사무실 이전 기획서를 다시 꼼꼼하게 확인한 남필우는 결국 며칠 뒤 정훈이를 다시 부를 수밖에 없었다.
“생뚜앙 그쪽이 직원들 근무 환경이나 생활 환경이 척박한 건 사실이야. 그런데 60명, 70명밖에 안 되는 직원들이 쓰기엔 건물이 너무 큰 거 아냐?”
“넓게 쓰라고 하면 되죠.”
“어느 나라나 부동산은 자산이기 때문에 충분히 투자해 볼 가치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매입을 하더라도 한 층 정도는 빼놓고 나머지는 렌트를 돌리는 게 경제적이지 않을까?”
“그 푼돈 아껴서 참 큰돈 버시겠습니다.”
“말을 좀 가려서 해.”
“저는 분명 가린 말을 먼저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흘려들으신 건 사장님이고요.”
“…….”
“이 기획. 제가 아닌 다른 직원이 만들어 올렸음 분명 짬이 됐겠죠?”
“…….”
“제 기획도 이렇게 짬이 되는데, 다른 직원들이 회사 생각하며 만들어 올린 좋은 기획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 짬이 됐을까요? 그걸 아셔야 합니다, 사장님. 그 기회들을 놓친 건 사장님이 아니라 우리 재경모직이라는 걸요. 대주주 중 한 명인 입장에서 우리 회사가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어이없이 놓칠 뻔한 사장님을 상대로 말이 예쁘게 나올 수 있겠습니까?”
정훈이의 입에서 대주주 중 한 명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순간, 그간 정훈이가 자신을 많이 봐주고 있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남필우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적을 이어 갔다.
“그렇게 오만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될 거야.”
“사장님.”
“왜?”
“제가 오만해 보이십니까?”
이상하게도 번번이 선을 넘고는 있는데, 그 선을 넘는 게 오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게 솔직한 남 사장의 심정이었다.
“오만이라는 표현 대신 기대라는 표현을 써 주셨음 더 좋았을 뻔했습니다.”
남 사장은 다시 악몽이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저번 자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정훈이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있었다.
하지만 오만이란 표현이 아닌 기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맞는 거였다.
“현지 직원 포함해서 생뚜앙 지사 총원이 70명대에서 더는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게 얼마나 된 줄 아십니까?”
“…….”
“11년째입니다. 저는 지금 이걸 기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11년 동안 아무런 발전이 없었는데도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KS 인터내셔널이니 한일 어페럴이니 자기들끼리 업계 1, 2위라고 까불고 다녀도 결국은 도긴개긴이란 소리 아니겠습니까? 이건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같이 업계에서 뛰고 있는 러닝메이트들의 수준이 딱 그거밖에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올해 안으로 해외 지사 규모를 직원 100명까지 만들어 놓겠습니다. 더 늘어날 수도 있고요.”
“직원 수 늘리는 게 일인가, 어디.”
“그리고 자체 브랜드 수출도 시작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겠습니다.”
“자체 브랜드?”
“시니어즈요.”
“무슨 수로?”
“사장님. 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솔직하게 대답해 주시면 저도 앞으로는 그게 뭐든 사장님 앞에서 무조건 솔직해지겠습니다.”
“뭐? 말해 봐.”
“정말 방법이 없어서 그동안 자체 브랜드를 못 만들고 계셨던 겁니까, 아님 생각이 없어서 못 만들고 계셨던 겁니까?”
“…….”
“우리 직원들은 사장님이 윤 팀장까지 직접 스카우트를 해 올 정도로 자체 브랜드 론칭에 목말라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요, 저는 사장님이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없어서 진행을 못 시키고 있었던 거라고 보이거든요.”
남필우는 날카롭고 뾰족한 뭔가가 방심한 틈에 옆구리 깊숙히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수로 시니어즈를 수출할 거냐고 물으셨어요? 정말 방법을 몰라서 물어보시는 거예요, 아님 할 자신이 있냐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
“사람이 하겠다는 생각만 있음 방법을 왜 못 찾습니까? 생각만 하다 포기를 하니 방법을 못 찾는 거뿐이죠. 건물이 우리 건물입니다. 위치는 방돔 광장 맞은편이고요. 매출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선 브랜드 노출에 의의를 두고 1층 매장을 이미지 숍으로 꾸며 보는 겁니다.”
“이미지 숍? 야, 이 친구야. 이미지 숍은 아무나 여나. 시니어즈가 알마니야? 사는 세상이 다른데, 그 세상이 좋아 보인다고 따라 하면 욕 얻어먹어.”
“사는 세상이 다른 게 아니라 가지고 태어난 기회가 다른 거겠죠.”
“…뭐?”
“알마니라고 어디 처음부터 알마니였겠습니까? 시니어즈라고 언제까지나 시니어즈겠냐고요. 기회는 잡을 수도 있는 거지만 만들 수도 있는 겁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시도는 해 보고 실패를 해야 후회가 없죠. 설마 국내용으로 끝내겠다고 그 큰돈 들여서 시니어즈 인수하셨던 겁니까?”
“…….”
“남의 브랜드 받아다가 그 브랜드 국내 유통하겠다고 쓰는 홍보 비용. 그거 결국은 우리가 남의 브랜드 대신 팔아 주면서 우리 돈 들여 브랜드 홍보까지 해 주는 거 아닙니까?”
“…….”
“그렇게 사업을 하면 돈 말고 남는 게 뭐가 있습니까? 사업이라면 응당 그 사업을 하는 회사 이름이 남아야 하는데, 항공, 식품하고는 달리 우리 모직 쪽은 남는 이름이 없어요. 이럴 거면 왜 사업을 합니까? 그냥 잘나가는 브랜드에 투자를 하지. 그게 돈 벌기는 훨씬 쉽죠. 어렵게 사람 관리 안 해도 되고, 사람 때문에 골치 아플 일도 적고. 그런데 우린 투자 회사가 아니잖아요. 우린 모직 회사 아닙니까. 그럼 모직 회사답게 돈을 벌어야죠. 사장님 혹시 실패할까 봐 겁나십니까?”
그랬다.
남 사장은 자신이 겁을 내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우리 절대 실패 안 합니다.”
“…절대?”
“당연하죠. 제가 될 때까지 포기를 안 할 거니까요. 시니어즈요. 제품력 뛰어납니다. 저 계속 시니어즈만 입고 다니잖아요. 그간 동명물산이 그 제품력을 경쟁력으로 만들어 내지를 못했던 거뿐입니다. 저 싸구려 안 입습니다. 브랜드도 가려서 입고요. 근데도 계속 시니어즈만 입고 다닙니다. 웃긴 게 뭔지 아세요? 우리 인사부 직원들도 제가 입고 있는 게 시니어즈인지 몰라요. 제가 입고 다니니까 다 명품인 줄 알아요.”
“…….”
“왜 사장님이 우리 제품에 대한 확신을 못 가지고 계십니까? 확신도 못 가지실 거면서 인수는 왜 하신 거고요. 저 믿으시면 됩니다. 저 믿고 용기 내세요. 용기를 내야 기회가 보이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조금 전 사는 세상이 다른 게 아니라 가지고 태어난 기회가 다른 거라던 정훈이의 말이 가슴에 날아와 꽂히는 기분이 들었다.
꼭 자기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 같았다.
“기회는 잡을 수도 있는 거지만, 만들 수도 있는 거다?”
“네.”
“용기를 내야 기회가 보인다?”
“당연하죠.”
“정훈이.”
“네.”
“지금부터 이 건 네가 직접 맡아라.”
“지금까지 계속 그러고 있었잖아요. 직원들 근무 환경, 사무실 이전도 따지고 보면 인사의 영역이니까. 근데 그 당연한 걸 위에서 협조를 안 해 주니까 문제였던 거고.”
그 후로 지난 몇 달간 정훈이는 모직 본사에서 거짓말처럼 생뚜앙 지사를 완벽하게 컨트롤해 나갔다.
고 부장을 통해 Banque de France에서 20밀리언 유로를 대출받아 건물을 매입했고, 4밀리언 유로를 써서 이미지 숍으로 사용할 1층을 제외한 전 층을 보수해 나갔다.
그리고 어디에서 실력 있는 VMD 전문가를 한 명 섭외해 오더니, 시니어즈의 기본 매장 이미지를 새롭게 변신시켜 나가기까지 했다.
그렇게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해당 건물 외관을 현지에 직접 와 마주하고 있는 남 사장의 머릿속에서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지사장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남 사장.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남 사장은 시니어즈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온몸에 전율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는 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