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파는 게 아니라 사는 거예요
재경 그룹 본사 회장실.
손홍준 회장은 재경모직의 사장 남필우의 보고를 듣고 미간을 찡그렸다.
소파 깊숙이 다리를 꼬아 앉으며 고개까지 갸웃거렸다.
“시니어즈 매장 리뉴얼이 다음 달이면 다 끝이 난다고?”
“네, 다음 달 중순이면 대구 태평로점을 마지막으로 전 매장 리뉴얼이 끝날 거 같습니다.”
“뭔 소리야? 다음 달 중순 해 봤자, 15일, 16일 잡고 앞으로 20일 정도밖에 더 남았어?”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보고대로 하자면 태평로점도 13일까지 공사 완료시키고 14일 일요일에 맞춰서 오픈을 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손 회장은 잠시 고개를 옆으로 떨군 채, 생각이 깊어진 얼굴로 두 눈만 수차례 감았다 뜨길 반복했다.
“처음에 나한테 시니어즈 전 매장 리뉴얼 계획이 잡혔다고 보고할 때, 최소 6개월 정도는 걸릴 거라고 하지 않았어?”
“음… 네,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6개월은 제가 따로 뽑은 예상 기간이었고, 사실 그 전에 정훈이가 길어도 4개월 안에 끝이 날 거라고 하긴 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남 사장 역시 좋은 결과물을 보고하고 있음에도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간 재경모직에서 이런 대규모 리뉴얼 공사를 해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있었다고 해 봤자 스마일 스쿨 전 매장 리뉴얼이 고작이었는데, 그 역시 당시엔 우리가 다 직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가맹점을 두고 하는 거라서 1년 넘게 걸렸잖아.”
“네. 그래서 KS 인터내셔널이나 한일 어패럴 쪽에서 가진 브랜드 중 시니어즈와 전국 매장 수를 비슷하게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놓고 그 브랜드의 리뉴얼 공사 기간을 따로 확인했었습니다.”
“그랬더니 6개월 정도가 나왔다?”
“네, 최대한 빨리 끝난 공사가 6개월 정도가 나왔다는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훈이는 4개월 안에 끝낼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그건 제가 의욕으로 인정해 주고 넉넉잡고 6개월이라고 회장님께 보고를 올렸던 건데… 이게 정말로 이 안에 끝이 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아니, 잠깐만.”
손 회장도 이해가 안 되긴 매한가지였다.
“VMD라고 했나?”
“네.”
“우리 모직 쪽에선 원래 그게 없던 팀이었다며?”
“네, 그것도 정훈이가 동명물산 쪽에서 그 인원을 최대한 다 흡수시켜서 따로 만들었죠. 그 팀의 팀장이 정훈이한테 4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말을 했었답니다.”
손 회장이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는 걸 보고서야 남 사장도 함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기존에 없던 팀을 따로 만들어서 그 팀만 데리고 공사에 들어간 거 아냐? 외주 업체도 쓴 거야?”
“아뇨, 자체적으로 끝낸 겁니다.”
“그럼 더 말이 안 되지. 지금 모직은 시니어즈만 보고 있는 게 아니잖아. 퍼스펙티브도 다음 달에 첫 매장 론칭 들어간다고 안 했나?”
“그 매장 콘셉트 역시 벌써 다 정해졌고, 논현점에 매장이 빠지는 대로 곧장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아, 뭔 소릴 하는 거야, 도대체? 말 같은 소릴 해. 어떻게 그 모든 게 이 짧은 시간 안에 다 정리가 될 수가 있어?”
“그… 말이 안 되는 걸, 지금 정훈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 해내고 있습니다.”
“…뭐?”
“파리 지사 건물 1층에 준비 중인 이미지 숍도 다음 주면 공사 끝납니다.”
결국 손 회장은 그간 한 번도 노골적인 의심을 해 보지 않았던 남 사장을 상대로 확인하듯 물었다.
“그거 다 자네가 직접 확인을 한 거야? 밑에서 올라오는 보고만 듣고 나한테 전달만 하는 거 아니고?”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확인이라는 건 결국 리뉴얼을 끝내고 오픈한 매장에서 올라오는 매출로만 할 수 있는 건데, 리뉴얼이 끝났다고 보고가 올라온 매장들에선 실제 그 당일부터 매출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파리 지사 이미지 숍은 제가 신경 써서 매주 보고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도 없습니다.”
손 회장이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하지만 눈을 치켜뜨며 남 사장에게 말했다.
“정훈이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냐?”
“네?”
“열심히 하는 건 열심히 하는 거고, 이런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려면 그게 어디 보통 정성이겠냐고. 사업만 살피고 정훈이는 안 살피는 거 아니지?”
“좀 더 신경 쓰겠습니다.”
“백 미터 달리기 같은 건 시키지 마. 그런 거 가르치겠다고 자네한테 맡긴 거 아니니까.”
“네.”
“길게 가는 법을 가르쳐야지, 처음에 반짝하다가 제풀에 지쳐 버리는 경우를 한두 번 봤어? 동네 장사 하는 거 아니잖아. 그렇게 반짝할 수 있는 놈들은 직원 중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네.”
“그리고 왜 계속 인사부에 박아 놔? 추진력을 증명해 내고 있잖아. 그럼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줘야지. 내가 그때 기회 봐서 전략기획팀으로 옮겨 주라고 했잖아.”
그에 남 사장은 혓바닥으로 입술을 살짝 적신 다음 송구하다는 표정으로 조심히 입을 열었다.
“귀찮다고 합니다.”
“뭐? 뭐라고?”
“굳이 지금 할 것도 많은데, 부서를 옮기는 게 귀찮다고… 그렇게 대답을 하네요.”
“귀찮다?”
“당장은 인사부가 편할 거 같다고 합니다.”
“지금 좋은 기획들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 올려서 진행까지 직접 다 하고 있는데, 인사부가 편하다?”
“우리 회사 사업이 아니라, 우리 회사 직원들을 먼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인사부가 현재로서는 가장 편하다고 하네요.”
입만 반쯤 벌린 채 허탈한 웃음을 토해 내고 있는 손 회장에게 남 사장이 말했다.
“퍼스펙티브 건도 윤현정 팀장이라고 KS 인터내셔널에서 제가 예전에 스카우트해 온 젊은 팀장이 하나 있는데, 그 팀장을 중심에 세워 놓고 자기가 직접 총괄을 해 볼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그걸 지금 인사부 일도 다 하면서 같이해 보겠다는 거야?”
“지금 정훈이는 그런 걸 걱정할 수준이 아닙니다.”
“…….”
“인사부, 개발부뿐 아니라, 영업부까지 인사부 사무실에서 직접 다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훈이가?”
“어쩌면 지금 재경모직엔 제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손 회장은 지금 남 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기 위해 하는 빈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명분에도 힘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현재 모직 안에서 저나 조 전무의 역할은 인사부 과장이 회사 전체를 휘어잡고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그 명분에 힘을 보태 주고 있는 거밖에는 없습니다.”
손 회장의 눈매가 가늘어지는 순간 남 사장이 허탈하게 웃으며 인정을 했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저나 조 전무가 그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 역시 정훈이입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저나 조 전무가 생각이 깊어, 혹은 회장님의 지시가 있어 정훈이라는 명분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럴 수밖에 없도록 정훈이가 저나 조 전무를 끌고 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를 덧붙이며 남 사장은 입을 닫았다.
“정훈이. 아주 특별한 재주가 있습니다.”
“무슨 재주?”
“사람의 잠재력을 이끌어 낼 줄 압니다. 그것도 제 기준에서는 최대치로요. 이건 그저 실력이 좋다, 능력이 뛰어나다…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영역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 *
“설마 나 때문에 부서 사람들 눈치 보는 건 아니죠?”
점심시간을 이용해 영업부 차준영 대리를 따로 불렀다.
함께 회사 밖 백반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물었다.
“아뇨, 눈치 볼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부장님이 저한테 퍼스펙티브팀으로 가라고 하셨고, 저도 자체 브랜드 영업은 이번이 처음이라 과장님과 이런 시간을 갖는 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지난주에 제가 보내 드렸던 영업 전략은 어떠셨습니까?”
“아, 그거? 좋던데요?”
내 말에 차 대리는 이젠 더 이상 내가 좋다고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며 솔직한 생각을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으으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좋았어요.”
“이렇게 말씀을 하셔 놓고, 그런데… 하시면서 다른 방향을 말씀하시죠.”
“응?”
“그게 과장님 스타일이라고요.”
“역시 눈치가 빠르네?”
“이건 눈치가 빠른 게 아니라 솔직한 거죠. 누구라도 과장님이랑 이런 자리 두세 번만 가지면 바로 파악 가능할 거예요.”
“그런가?”
점점 퍼스펙티브 영업에 진심이 묻어나고 있는 차준영이었다.
“오케이. 그럼 우리끼리니까, 이건 디테일 잡는 거랑은 별개로 편안하게 내 생각을 말해 볼게요.”
“네, 저도 제발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나는 차 대리가 퍼스펙티브를 띄울 수 있는 영업 전략 말고요, 어떤 브랜드를 맡더라도 편하게 그 브랜드 영업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차 대리만의 영업 색깔을 만들어 내길 바라고 있는 거예요.”
“저만의 영업 색깔이요?”
식당 안을 둘러보며,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흘렸다.
“근무 시간만 아니면 소주 한 병 뜯어 놓고 이야기하면 딱이겠는데.”
그 말에 싱긋이 웃는 차 대리에게 슬쩍 물어봤다.
“차 대리, 우리 인간적으로 한 병만 딱 시켜 가지고 후딱 나눠 마시는 거 어때요?”
“지금이요?”
“티만 안 나면 되잖아요.”
“그래도….”
“오케이. 좋다. 그럼 다 마시지 말고 딱 두 잔씩만 마시는 걸로 합시다.”
“저는 괜찮은데….”
“그럼 다 괜찮은 거지. 절대 비밀입니다, 이건. 무슨 말인지 알죠?”
“당연하죠.”
결국 소주 한 병을 시켰고, 강제 절제를 위해 물컵에 소주 반병을 부어 종업원에게 버려 달라고 말한 뒤, 남은 반병을 가지고 나눠 마시기 시작했다.
“크흐… 그렇지, 이런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눠야 진짜 사업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
슴슴하게 무쳐진 콩나물 밑반찬을 안주 삼아, 소주 반 잔을 꺾어 마셔 놓고 차 대리에게 말했다.
“이 영업이라는 게 차아아아암 재미가 있어요. 반면에 진짜 힘들고 어려운 게 영업이기도 하고. 준영 씨 같은 누군가에겐 참 재미가 있는 영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정말 하기 힘들고 어려운 게 바로 영업이거든. 그게 무슨 뜻이겠어요?”
“재능?”
난 손가락을 크게 한 번 튕겨 놓고 말했다.
“그렇지. 바로 그거지. 영업은 성실함도 필요하고 끈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게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해. 미련하게 열심히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거든, 이 영업이라는 게.”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차 대리에게 내가 다소 아픈 소릴 했다.
“근데 지금 차 대리가 하고 있는 걸 보면 미련하게 퍼스펙티브를 준비하고 있어요.”
“…….”
“퍼스펙티브를 팔 생각만 하고 있지, 살 생각을 전혀 못 하고 있어요.”
“살 생각이요?”
“영업은 파는 게 아니라 사는 거예요.”
“네?”
“물건을 소비자한테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게 영업이라고.”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놓고, 조금 전 내가 한 말을 분석해 보기 위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차준영이었다.
“지금까지 나한테 준영 씨가 보내 준 영업 전략. 전략으로서는 깔 게 없지. 그런데 이게 과연 준영 씨의 색깔이냐는 거지, 내 말은.”
“…….”
“그동안 영업부 안에서 꾸준히 실력 인정받고, 마지막엔 결국 매출 1위까지 찍었잖아요.”
“네.”
“그거 대단한 거예요. 아무나 못 해요. 그런데 사실 누군가는 할 수 있는 거거든. 지금 당장 준영 씨의 경쟁자가 없었던 거뿐이지, 준영 씨만큼 실적에 대한 욕심이 있고, 절실한 누군가가 나타나면 준영 씨보다 더 많은 매출 실적을 올릴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죠.”
“그리고 그동안 준영 씨가 했던 영업은 속된 말로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실적은 올릴 수 있는 영업 아니었나? 브랜드가 알아서 팔아 주는 영업이었잖아요. 샤넬이 어디 영업하는 사람 능력에 따라 안 팔릴 게 팔리고, 팔릴 게 안 팔리고 그러냐고. 아니잖아. 지금까지 우리 재경모직 영업부가 해 왔던 건, 따지고 보면 영업이 아니라 납품이었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차 대리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신 후, 어느 정도는 내 생각에 동의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소주잔을 입술에 붙였다.
“이건 영업의 영역이 아니라 운의 영역이었다고 봐야지. 어떤 브랜드를 담당하게 되는지, 어떤 브랜드가 갑자기 뜨게 되는지에 따라 실적이 왔다 갔다 하는 거잖아요.”
“네, 솔직히 그렇죠.”
“좋은 브랜드를 담당하게 된 운에 욕심이 붙고, 거기에 자신감까지 추가가 되면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게임을 그동안 차 대리가 해 왔던 거라고. 그런데 나는 차 대리가 거기에서 올리는 실적, 거기에서 받는 인정에 안주하지 않길 바라서 부장님 통해 퍼스펙티브로 옮기게끔 해 보라고 제안을 했던 거예요.”
“…네.”
“준영 씨만의 색깔이 있어야 해요. 진짜 영업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소릴 들으려면.”
“색깔….”
“그 색깔이 없으면 브랜드 없이는 실적을 올릴 수가 없게 된다니까? 물론 좋은 브랜드를 가져오는 것도 실력이지. 그런데 그런 건 아까도 내가 말했다시피 욕심 있는 사람, 절실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다 할 수 있는 거거든.”
“그 색깔이라는 건 어떻게 만들 수 있습니까?”
“송곳니가 있어야죠.”
“송곳니요?”
“어떤 상황에서도 이거 한 방이면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송곳니.”
“색깔에 이어 송곳니까지 나와 버리니까,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요?”
그래, 내가 조금 어렵게 돌아가긴 했네.
“자, 잘 봐요, 차 대리. 지금 이 자리에 나랑 차 대리 둘만 있어.”
“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단 말이지.”
“네.”
“이걸 영업이라고 치면, 우리 두 사람 중 누가 지금 영업을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잠시 고민을 하던 차 대리는 곧, 내가 자신을 상대로 영업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내가 지금 차 대리를 상대로 영업 중이지. 난 지금 차 대리에게 뭘 팔려고 하는 거겠어요?”
“음… 저 스스로 저만의 영업 색깔, 영업 송곳니를 가질 수 있게끔 하는 영업이요?”
“바로 그거지. 차 대리가 그걸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어요?”
“음….”
“차 대리의 마음을 내가 지금 사고 있잖아. 계속 이런 자리를 만들어서 둘만 시간을 가지면서, 근무 시간에 소주까지 시켜 놓고.”
“네.”
“자, 그럼 여기에서 내가 가진 영업 색깔은 뭐겠어요? 내가 가진 송곳니는?”
“소주?”
“그렇지! 차 대리의 마음을 사겠다고, 내가 지금 소주를 시켰잖아. 회장 아들이랑 단둘이 그것도 근무 시간에 남들 몰래 소주를 마신다? 나한테 마음을 안 줄 수가 없잖아요.”
“그야….”
남은 잔을 비워 놓고, 다시 한 잔을 더 따라 빈 병을 만들어 놓은 뒤 말했다.
“차 대리가 나한테 보여 준 영업 전략에는 차 대리의 색깔이 없어요. 그냥 좋은 수준이지, 아, 이걸 차 대리가 이렇게 진행을 하면 거짓말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 하는 기대감이 없어요.”
“…….”
“나는 그런 기대감을 원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 회사에서 퍼스펙티브만 할 거 아니잖아요. 다른 새 브랜드 나오면 그것도 차 대리가 맡아야지. 그렇게 승진을 하고, 그렇게 차 대리만의 영업 영역을 구축해야지. 그걸 차 대리라면 해낼 수 있을 거 같아서, 차 대리를 퍼스펙티브팀에 넣은 거예요.”
“송곳니가 정말 날카로우시네요. 더 쥐어 짜낼 수밖에 없게 만드세요.”
“내가 점심시간에 이렇게 단둘이서만 앉아 소주를 시켰다는 건, 내 입장에선 차 대리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뜻이에요.”
* * *